장르 : 드라마
시청등급 : 15세 이상
편성 : tvN 2020.06.20. ~ 2020.08.09 (16부작)
제작사 : 스튜디오드래곤, 스토리티비, 골드메달리스트
제작 : 배선해, 유철용, 김정미
연출 : 박신우
PD :
극본 : 조용
출연 :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 박규영, 김주헌, 강기둥, 김창완, 김미경, 장영남, 장규리, 서준, 최우성, 이얼, 김기천, 정재광, 지혜원, 강지은, 주인영, 배해선, 박진주, 문우진, 김수인, 곽동연, 최다니엘
1회
방송 날짜 : 2020년 6월 20일
시청률 : 6.1 %
먼저 국내 드라마에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애니메이션 프롤로그로 포문을 연 새로운 시도가 몰입감을 높여 시선을 빼앗았다. 특히 김수현(문강태 역), 서예지(고문영 역), 오정세(문상태 역), 박규영(남주리 역)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명연기는 물론 동화 속 비주얼을 연상시키는 의상, 미술, 색감 등이 박신우 감독 특유의 연출 센스를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색다른 웰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이어 꿈도 희망도 없이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반사회적 인격 성향을 가진 동화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의 충돌이 심상치 않은 파동을 일으켰다. 이날 동화책 낭독회를 위해 병동에 온 고문영은 흩날리는 벚꽃 아래 문강태와의 만남에서 “필요할 때 내 앞에 나타나 주면 그게 운명”이라며 제 할 말만 남긴 채 유유히 사라졌다.
이후 병실을 탈출한 환자로 인해 낭독회는 중단됐고 그가 어린 딸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함을 알게 된 고문영은 차갑게 분노했다. 이 때 통제 불가능에 빠진 환자가 고문영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고, 동시에 그녀에겐 어린 시절 아버지가 목을 조르던 트라우마가 오버랩 됐다. 이에 정당방위로 그를 위협하려던 고문영을 급히 뛰어온 문강태가 막아서면서 두 남녀가 재회, 피투성이가 된 손에도 개의치 않고 환자를 지키려한 그와 “운명, 아니었네”라며 말을 번복하면서도 흥미로운 눈을 한 그녀는 서로에게 강렬히 각인됐다.
그 난동 끝에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형 문상태에게 약속한 고문영 사인 미션을 잊어버린 문강태는 절친 조재수(강기두 분)와 함께 위조 작업에 들어갔지만 단박에 들통나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만의 세계에 쏙 들어가 토라진 문상태를 어르고 달래는 둘의 고군분투는 짠하면서도 유쾌함을 터뜨렸으며 애틋한 형제, 현실 절친의 브로맨스 케미가 빛났다.
그런가 하면 고문영의 포스에 꼼짝달싹 못한 출판사 대표 이상인(김주헌 분)과 직원 유승재(박진주 분)의 티격태격도 코믹함을 더했다. ‘괜찮은 정신병원’의 간호사 남주리(박규영 분)가 병원에 입원한 고문영 아버지의 수술 동의서를 받기 위해 직접 그녀를 찾아갔을 때, 둘 사이의 은근한 신경전은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과거사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한편, 1회 말미에는 고문영을 비정상으로 여기던 문강태가 자신이 알던 “눈빛에 온기가 전혀 없는” 누군가와 똑같은 그녀의 눈빛을 확인하기 위해 출판사를 찾아왔다. 그 여자가 무서웠냐는 물음에 “좋아했어, 내가”라는 뜻밖의 말을 내놓은 문강태의 눈은 고요하면서도 단단했고, 오히려 방어 기제처럼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고문영의 표정이 흔들렸다. 묘한 설렘 기류가 터져 나온 둘의 로맨스 폭격 엔딩은 그대로 시청자들을 흠뻑 빠져들게 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색을 가진 캐릭터들과 촘촘한 서사 속 5년 만의 드라마로 복귀한 김수현의 존재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서예지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 오정세는 또 한 번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박규영 역시 현실 공감을 더하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은유적 센스를 자유자재로 화면에 구현한 박신우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센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과 동화적 코드를 활용한 화려한 미술 장치 등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와 요소들이 넘쳐나 ‘역대급’이란 호평을 얻었다.
2회
방송 날짜 : 2020년 6월 21일
시청률 : 4.7%
고문영(서예지 분)은 문강태(김수현 분)를 그녀의 반경에 끌어들이기 위해 문상태(오정세 분)를 출판기념 사인회에 초대했다. 강태는 문영의 눈을 피해 멀찍이 떨어져 있으려 했으나 공룡 옷을 입은 아이를 보고 흥분한 상태를 미친 사람 취급한 아이의 부모가 상태에게 몰상식한 행동을 보이며 상태를 자극했다. 강태는 상태에게 달려와 옷을 덮어주며 위로했고 이를 지켜 본 문영은 강태와 상태 형제를 궁지에 몰아넣은 아이의 부모에게 똑같이 응징, 시청자들에게 사이다와 같은 통쾌한 장면을 선사했다.
'고문영 전담 평론가'를 자처하며 그녀를 자극해온 평론가는 강태에게 "이 여자랑 엮이면 끝이 안 좋다"며 문영에게 반사회적 인격 성향이 있음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평론가를 뒤쫓아가 응징한 문영은 이후로도 분을 삭이지 못했지만 강태는 문영에게 감정 통제 자가치료법인 '나비 포옹법'을 알려주는 자상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쿵 내려앉게 했다. 이어, 문영은 뒤에서 자신을 토닥이는 그에게 “트라우마는 이렇게 앞에서 마주 봐야지”라며 바짝 다가갔고 입술이 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밀착한 둘의 텐션은 심박수를 치솟게 했다.
또한 강태는 “피하는 게 아니라 도망치는 거겠지? 무서워서”라고 제 속내를 꿰뚫은 고문영의 말에 그동안 외면했던 것들을 직면하기 시작했다. 강태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주리(박규영 분)의 제안으로 성진시로의 이주를 마음먹은 것. 성진시는 엄마가 살해당한 충격으로 떠났던 고향인데다가, 당시 사건 현장을 목격한 상태에게도 “나비가 죽였다”며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곳이다. 하지만 상태는 걱정과 달리 아무렇지 않게 “형만 믿어”라는 든든한 대답을 내놓았고, "우리 형 용감하다 난 아직 겁쟁인데"라며 감정이 북받친 강태의 모습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이처럼 문영의 존재는 강태가 애써 밀어내려 해도 이미 그의 삶에 파고들고 있었다. 어른동화 빨간 구두이야기를 읊으며 “억지로 갈라놔도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게 있어. 이제야 내 빨간 구두를 찾았어”라며 강태와 마주하는 강렬한 엔딩을 선사했다. 문영의 갑작스런 등장에 “당신이.. 여길 왜..”라며 놀란 강태와 “왜긴, 보고 싶어서 왔지”라며 미소 짓는 문영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며, 한층 깊어질 이들의 판타지 동화 같은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첫 회부터 극찬을 받았던 박신우 감독의 연출 센스 역시 장관을 이루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자아냈다. 특히 문영을 만나러 가는 상태의 마음을 뮤지컬 형식으로 표현한 장면은 화려한 시각적 효과와 CG, 배경음악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상태가 바라본 순수한 세상을 유쾌하고 따스하게 그려냈다.
3회
방송 날짜 : 2020년 6월 27일
시청률 : 5.9%
이날 방송에서는 어릴 적 살던 성진시로 내려가 괜찮은 정신병원에 자리 잡은 문강태(김수현 분)가 그를 따라온 고문영(서예지 분)의 끊임없는 도발로 애써 모른 척했던 진심들을 점차 마주하게 되는 쫄깃한 스토리가 펼쳐졌다.
문강태 앞에 불쑥 나타난 고문영은 그의 철벽을 “문강태 나 주라!”, “자꾸 탐이나”, “예뻐서” 같은 말로 흔들어놨다. 또한 그를 짝사랑 중인 간호사 남주리(박규영 분)와 마주치게 되면서 세 남녀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 앞으로의 또 다른 관계성을 예고했다.
이후 깊은 숲속에 자리한 저택인 성(城)에 돌아가 악몽과 같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고문영은 이내 문강태를 떠올리며 그가 알려준 나비 포옹법으로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이는 그녀가 화려한 스타일링, 무서울 것 없어보이던 행동들로 구축한 자기방어 뒤에 사실은 연약한 진성이 있음을 보여준 대목으로 시청자들을 더욱 깊게 몰입시켰다.
또한 환자들에게 문예 수업을 하게 된 고문영은 “동화는 꿈을 심어주는 환각제가 아니라 현실을 일깨워주는 각성제”라는 독특한 교훈을 전하며 “난 이대로 괜찮고, 넌 너대로 괜찮다”고 현실을 인정하면 된다는 고문영과 “남들이, 세상이 그렇지가 않은데”라고 반문한 문강태의 대치가 이어졌다. 특히 욕구불만이라며 자꾸만 내면을 건드는 고문영의 말과 행동에 문강태는 결국 “네가 나에 대해 뭘 알아”라며 폭발, 달콤 살벌한 기류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정기적으로 괜찮은 정신병원을 찾는 국회의원 막내아들 권기도(곽동연 분)가 아버지의 선거 유세 현장에 난입, 엘리트 집안에서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던 사연을 폭로했다. 눈물과 웃음으로 범벅된 그가 경호원의 제지를 피해 아이처럼 노래하고 뛰어노는 모습엔 마치 “나 좀 봐 달라, 제발 봐 달라”는 간절한 외침이 담긴 듯 했다.
그를 막으려 뛰어왔던 문강태 역시 발길을 멈췄고 어느새 다가온 고문영은 "참 잘 논다. 그치?"라며 거들었다. 여느 때처럼 철벽을 칠 줄 알았던 것과 달리 문강태는 서글픈 눈을 한 채 "나 그냥.. 너랑 놀까... 그럴까?"라고 반응,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쿵 내려앉게 했다.
이처럼 문강태는 고문영으로 인해 오랜 시간 형을 돌보는 일 하나로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살았던 지난날 위선과 가식을 스스로 마주보기 시작했다. 늘 형만 있으면 된다고 되뇌며 애써 자신을 설득하고 있지만, 실상 평범한 청춘의 삶을 갈구하고 있는 진심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것. 늘 티격태격 다투는 두 사람이지만 점점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어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리며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화적 상상력으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인물의 심리와 이야기를 표현해낸 CG와 연출 센스가 제대로 폭발, 물 만난 듯 펼쳐지는 박신우 감독의 연출 세계가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4회
방송 날짜 : 2020년 6월 28일
시청률 : 4.9%
신들을 옭아맨 상처와 애써 짓눌렀던 감정이 폭발한 문강태(김수현 분)와 고문영(서예지 분)의 이야기가 전개됐다. 감정에 동요를 일으킨 문강태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서예지가 서로의 상처와 결핍을 채워줄 존재로 한 발짝 다가선 것.
이날 문강태는 국회의원의 아들이자 괜찮은 정신병원의 환자 권기도(곽동연 분)를 보며 어릴 적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형만 보살핀 엄마로부터 “엄마가.. 너 그러라고 낳았어...”라는 말을 떠올렸다. 어린 문강태의 상처가 여기서 비롯됐음을 짐작케 한가운데 “예쁨 받고 싶어 하는 게 보여”라며 그의 속내를 꿰뚫은 고문영의 결정적 한 마디는 문강태의 심장을 욱신거리게 했다.
문강태는 선거 유세 현장 난동 사건으로 화가 나 병원을 들이닥친 권기도 아버지에게 뺨을 맞았고 이후 붉어진 뺨을 본 고문영이 “누가 그랬냐”며 흥분했지만 그는 그녀에게 왜 흥분하는지, 기저에 깔린 감정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하지만 반사회적 인격 성향인 고문영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고 “넌 몰라. 네가 지금 무슨 감정으로 날뛰는 건지”라며 자신에게 비수를 꽂은 문강태를 그저 맥없이 바라보았다.
문강태 말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해진 고문영은 이후 괜찮은 정신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던 아버지에게 “진짜 내가 어떤 애인지 다 잊었어, 아빠?”라며 자극했다. 이에 고대환(이얼 분)이 발작하기 시작, 과거 어린 딸에게 그랬듯 고문영을 덮쳐 목을 졸랐다. 가까스로 풀려난 그녀는 바닥에 누운 채 쓴웃음을 삼키며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상처와 결핍이 전해져 먹먹함을 안겼다.
방송 말미 고문영이 쓴 동화책 ‘좀비 아이’를 읽게 된 문강태는 자신을 투영한 듯한 동화책 주인공에게 이입, 북받친 감정을 쏟아냈다. 고단한 인생을 따뜻하게 위로받지 못한 그의 서러운 울음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더 저릿하게 만들었다. 남들과 다른 자신을 이해받지 못했던 고문영은 “너도 죽을 때까지 나를 몰라”라며 문강태에게 하지 못했던 혼잣말로 다시 한번 마음의 벽을 세웠다.
한편, 친구 조재수(강기둥 분)로부터 병원에서 고문영이 아버지 고대환에게 목 졸림을 당했다는 사실을 접하자 문강태는 자신이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쏟아냈다는 후회와 자책으로 곧장 고문영을 찾아 나섰다.
굵은 빗줄기를 뚫고 고문영에게 간 문강태는 비에 흠뻑 젖어 거니는 그녀를 극적으로 발견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따뜻하게 덮어줬다. 위태롭게 서 있던 고문영과 문강태 사이에 수 초간 아무런 말 없이 눈빛이 오갔고, 쓰러지듯 자신의 품에 안긴 고문영을 조심스럽게 감싸 안는 문강태의 모습이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마무리됐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 흡인력이 엄청나다, 연출 미쳤다", “드라마 너무 따듯하고 힐링된다", "완벽한 연기, 아름다운 미장센 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메시지, 진짜 대작이다", "여운이 깊게 남는다", ”웃기다가 짠하다가 설레다가 재밌다. OST도 좋다“, ”오늘 레전드 찍었다“ 등 뜨거운 반응들이 이어졌다.
이렇듯 사랑받지 못한 존재로 자란 문강태와 타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 고문영은 서로를 통해 각자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됐고, 켜켜이 쌓인 감정이 터지면서 결국 가장 필요했던 ‘온기’를 서로에게서 충족했다. 상처와 결핍을 치유해줄 존재로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하며 대하게 될지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5회
방송 날짜 : 2020년 7월 4일
시청률 : 5.2%
이날 방송에서는 문강태(김수현 분)가 형 문상태(오정세 분)를 찾기 위해 고문영(서예지 분)의 저주받은 성으로 향하면서 과거부터 얽히고설킨 운명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앞서 고문영은 폭우를 뚫고 자신을 데리러 온 문강태를 따라 그의 옥탑방으로 갔다. 내심 그녀를 걱정해 챙기면서도 집에서만은 내보내려한 문강태와 꿋꿋이 자고 가겠다는 고문영의 티격태격 실랑이 끝에 한 지붕 아래 뜻밖의 동침이 성사됐다.
결국 고문영과 거리를 유지한 채 나란히 누운 문강태는 “네가 예전에 좋아했던 나랑 눈빛이 닮은 그 여자, 생각 날 때 있어?”라며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낸 그녀의 물음에 “그 애는 날 살려줬는데 난 도망쳤어. 비겁하게”라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내놨다. 고문영이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달려왔음을 짚으며 “좀 멋있었어”라고 툭 던진 말은 그의 퍽퍽한 마음에 또 한 번 파동을 일으켰고, 보는 이들의 마음에도 간질간질한 설렘을 피워냈다.
다음날 아침, 옥탑방 밖에서 마주친 고문영과 남주리(박규영 분)는 문강태를 사이에 둔 양보 없는 욕망을 분출했다. 그를 좋아하냐고 돌직구를 던진 고문영은 “걘 예전부터 내 꺼였어”라고 도발했고 참지 못한 남주리는 그건 집착이고 탐욕이라며 독설을 던졌다. 고문영 역시 "내숭, 가식, 착한 척"이라고 일갈, 결국 두 사람은 머리끄덩이를 잡고 육탄전까지 벌였다.
한편, 문강태는 고문영과 엮이지 말라는 조재수(강기둥 분)의 조언에 동조하는 듯 했지만 그녀와 함께 있을 때면 상처, 나비, 형의 존재까지 잊어버린다며 고백, 그럴 때마다 정신을 차리게 알려달라며 서글프게 웃었다. 고문영으로 인해 자기의 삶을 들여다보고 ‘놀고 싶어’하는 감정을 표출하게 되는 변화를 애써 거부하고 있음이 보였다.
이후 문강태는 남주리가 숨겨왔던 진심을 꺼내려하자 "나 같은 거에 마음 묶어두지 말라“며 다시 예전처럼 벽을 세웠다. 아픈 속내를 감춘 그녀는 "그냥 좋아할래요. 그건 내 마음이잖아요"라며 미련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를 우연히 목격한 고문영은 단단히 결심한 듯 병원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던 문상태를 꿰어 성으로 향했다. 마법의 성에 입성한양 들뜬 상태는 여기서 함께 살며 삽화 작가로 일해 달라는 고문영의 제안을 수락, 계약서에까지 사인했다.
사라진 형을 찾던 문강태는 그가 고문영의 성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곳으로 향했다. 어딘 줄 알고 찾아오느냐는 고문영에게 문강태는 "가봤으니까. 네가 나를 구해주고 내가 너한테서 도망쳤던 그때..."라고 뜻밖의 대답을 해 그녀를 멍하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 차가운 눈빛을 한 소녀가 고문영이라는 사실을 그 역시 알고 있었던 것.
어린 시절 문강태는 들꽃을 들고 그녀의 성으로 찾아갔었고, 감옥 같던 성에서 왕자님 같은 그를 기다리던 고문영은 마침내 온 문강태를 보고 미소 지으며 뛰쳐나갔다. 하지만 의문의 여인을 마주친 후 다시 미소를 잃어버린 고문영은 그의 들꽃을 짓밟으며 매몰차게 돌아섰고, 이 18년 전 만남이 악연일지 운명일지 호기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6회
방송 날짜 : 2020년 7월 5일
시청률 : 5.6%
이날 방송에서는 의문의 여인이 등장하는 악몽으로부터 고통받아온 고문영(서예지 분)과 그녀의 안전핀이 된 문강태(김수현 분)의 모습이 애틋함을 더했다.
앞서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이어져 왔음을 자각하며 가슴 속에 메아리친 진심을 토해냈다. “넌 내가 살렸고, 내가 구한 목숨이야”라며 떠나려는 문강태에게 매달리는 고문영과 “네가 그날 건져 올려준 덕분에 내 이번 생은 진짜 거지 같거든”이라며 버거웠던 삶에 지친 문강태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 문강태의 옷깃을 움켜쥔 고문영의 손이 그를 향한 간절함을 대변했지만, 문강태는 매몰차게 뿌리쳤다.
이런 문강태의 감정은 고문영과 삽화 작가 계약을 한 형 문상태(오정세 분)로 인해 극으로 치솟았다. 형의 계약을 무르지도, 형을 저주받은 성에서 데리고 나오지도 못한 채 홀로 돌아선 문강태는 어릴 적 형을 원망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고단한 삶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형이 삽화 작가 계약조건에 캠핑카를 포함했단 사실을 보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문상태식 사랑은 심연으로 가라앉은 문강태의 마음을 다시금 일으켜 세웠다. 이로써 형과 함께 고문영과 동거를 하게 된 문강태는 감정 없는 빈 깡통이라 여겼던 그녀의 이면도 차츰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문상태가 우연히 지하실로 가는 통로를 발견하면서 새로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 고문영은 동화 ‘푸른 수염의 비밀’을 들며 금기의 장소임을 알렸다. 문상태가 동화 속 푸른 수염 백작은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혼자 성안에 갇혀 살아야 하냐며 때 묻지 않은 질문을 하자 문강태는 “푸른색 수염이라도 상관없다고 정말 괜찮다고.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진짜 신부가 언젠간 나타나겠지”라며 대답했다. 형제의 대화를 몰래 엿들은 고문영의 면면에 옅은 미소가 드리워졌고 이는 ‘조금 이상해도 괜찮다’며 위로하는 드라마의 메시지와도 관통하고 있어 그 울림이 크게 다가왔다.
한편, 고문영은 병원 내 환자 강은자(배해선 분)로 인해 트라우마가 발현됐다. ‘엄마’라는 존재에 남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과 의문의 여인이 등장하는 악몽에 시달려 온 것. 고문영의 꿈속 비밀의 지하실에는 검붉은 핏자국이 스며든 바닥과 오래된 물건 등이 있었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그녀는 엄마라 불리는 의문의 여인에게 시달림을 당했다. 꿈에서 깨자마자 그녀 위로 마주 떠 있는 의문의 존재가 등장, “엄마가 경고했지, 널 구하러 온 왕자도 죽일 거라고”라며 위협했다. 안방극장에는 여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과 긴장감도 차올랐다.
극한 공포에 사로잡혀 신음하는 그녀를 문강태가 일으켜 세웠지만,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한 고문영은 “도망가...빨리...당장”이라며 절규했다. 하지만 고문영의 손은 문강태의 옷자락을 또 한 번 간절히 붙잡고 있었고 충격과 혼란 속 문강태는 “그래 안 갈게”라고 답하며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감싸 쥐었다.
7회
방송 날짜 : 2020년 7월 11일
시청률 : 5.6%
이날 방송에서는 엄마의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문강태(김수현 분)와 엄마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자른 고문영(서예지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앞서 문강태는 밤새 악몽에 시달린 고문영의 곁을 지켰고, 이튿날엔 일부러 시간을 내 그녀와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고문영을 데리고 나가 드라이브를 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이며 경치 좋은 산책로를 함께 거닌 것.
그러던 중 고문영은 문강태에게 "당최 욕구란 게 없잖아. 먹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그렇다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이 매사 시큰둥"이라며 뼈 때리는 말을 던졌다. 문강태는 "참는 거야. 누구나 너처럼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진 않아"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고문영은 욕구를 참지 말라며 "네 안전핀... 내가 뽑아줄까?"라고 말해 문강태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후 문강태는 고문영에게 언젠가 형을 위해 자신이 직접 만들었던 악몽인형을 건네 악몽으로 힘들어하는 고문영을 위로했다. 이런 섬세한 배려에 고문영 역시 마음 한쪽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런가 하면 어린 시절 엄마와 형과 함께 짬뽕을 자주 먹으러 다녔던 이유가 실은 자신이 좋아하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오래 응어리진 문강태의 상처도 아물어가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자신을 어루만지며 미안하다고 울던 엄마의 기억을 떠올린 그는 서러운 눈물을 흘려 안방에 먹먹한 감동을 일으켰다.
한편, 괜찮은 정신병원을 찾은 고문영은 지난번 자신을 딸로 착각한 환자 강은자(배해선 분)로부터 사과를 받았다. 고문영은 그 보상으로 강은자에게 늘 두르고 다니던 숄을 요구했고 강은자는 생전 딸이 선물한 것이라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고문영에게 건네줬다. 이로써 딸에 대한 그리움과 마음의 짐을 고문영이 털어버리게 해준 셈인 것. 문강태는 “잘했어, 고문영”이라며 다정한 눈빛으로 칭찬했다.
이후 고문영도 성으로 돌아가 자신의 긴 머리칼을 스스로 잘라냈다. 이는 그녀가 쓴 동화 '봄날의 개' 속 목줄 끊는 법을 잊어버려 도망가지 못하는 개와 달리, 오랜 시간 발목 잡혔던 끔찍한 악몽과 기억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의지였다. 문강태는 비죽비죽한 고문영의 머리를 정돈해준 후 "예쁘다"고 말했고 한층 가까워진 핑크빛 기류를 조성했다.
방송 날짜 : 2020년 7월 12일
시청률 : 5.6%
이날 방송에서는 고문영(서예지 분)이 마음에 들어선 문강태(김수현 분)와 그에게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자각한 고문영의 이야기로 가슴 설레는 로맨스의 서막을 올렸다.
짧아진 머리로 해맑게 웃던 고문영의 모습을 본 이후 문강태의 머릿속은 온통 그녀의 생각으로 가득 찼다. 스스로 “미쳤구나! 문강태”라며 떨쳐보려 하지만 환한 미소에 심쿵하고, 훈남과의 다정한 스킨십에 발끈하는 등 어느새 그답지 않은 행동까지 불쑥 나오게 된 것. 고문영은 “너 설마... 질투해?”라며 재미있어 했고, 움찔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자꾸 눈에 아른거리는 고문영으로 인해 문강태가 혼란을 느끼는 사이 여전히 ‘탐나는 존재’로 그를 대하던 고문영에게도 마음의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형 문상태(오정세 분)를 향한 문강태의 헌신적인 행동이 눈에 담겼기 때문. 특히 비오는 날 자기 옷이 젖는 줄도 모른 채 형을 챙기는 문강태를 쫓아가 젖은 한쪽 어깨를 우산으로 가려준 장면은 그녀의 얼음장 같은 마음에도 따스한 바람이 불었음을 직감케 했다.
이런 두 사람의 감정은 비밀 연애 중인 환자 주정태(정재광 분)와 이아름(지혜원 분)을 통해 뚜렷해졌다. 문강태는 주정태가 “안 보면 모를까 매일 눈에 보이니까 정말 미치겠어요... 차라리 보지 말자 눈을 감아도 자꾸만 생각나고...”라고 말하자 마치 자신의 상태를 줄줄이 읊어주는 듯한 기분에 더욱 혼란스러워 했다.
병원에서 문예 수업 중이었던 고문영도 ‘미녀와 야수’를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해석해주자 “야수를 왕자님으로 변하게 만든 힘은 벨의 진정한 사랑이에요”라며 “그 사랑은 상처 난 영혼을 보듬게 만들어줘요”라고 반박하는 이아름의 열변을 가만히 곱씹었다. 지난날 악몽에 시달린 자신을 안아주고 달래주던 문강태를 떠올린 고문영은 “사랑...”이라며 그제야 새로운 감정을 자각했다.
방송 말미 이아름의 전 남편에게 고문영이 뺨을 맞는 위험에 처하자 문강태가 한걸음에 달려와 주먹을 날리는 소동이 발생했다. 문강태는 곧장 넘어진 고문영을 일으켜 세워 괜찮은지를 물었다. 수많은 시선이 집중해 있어도 그의 신경은 고문영을 향해 있었다. 아랑곳없이 고문영의 부은 뺨을 조심스럽게 감싸는 문강태의 걱정 어린 시선과 고문영의 시선이 오랫동안 맞닿았다.
문강태는 정직처리 됐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가장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며 고문영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네가 전에 그랬지. 언제든 내가 원하면 납치해준다고”라며 “나, 너랑 놀러 가고 싶어. 지금이야 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날 방송은 생애 첫 일탈을 예고한 문강태와 뭉클해진 고문영의 모습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9회
방송 날짜 : 2020년 7월 18일
시청률 : 5.8%
이날 방송에서는 문상태(오정세 분)의 폭주로 문강태(김수현 분), 고문영(서예지 분), 그리고 문상태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예고,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전개가 이어졌다.
이날 문강태와 고문영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단 둘만의 여행을 떠났다. 병원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지만 마음만은 홀가분한 문강태와 어릴 적 트라우마의 잔재인 긴 머리를 잘라낸 고문영은 여느 연인들 못지않은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비록 주정태(정재광 분), 이아름(지혜원 분)의 긴급한 호출로 그들과 함께 민박집에서 밤을 보내게 되었지만 여행 내내 얼굴을 떠나지 않는 미소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문강태와 고문영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정작 문상태는 불안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소중히 간직했던 망태 인형을 고문영에게 주는 대신 ‘문강태는 문상태 것’이라며 자신의 곁에 동생이 남아 있어주길 바랐다. 그러나 동생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고문영과 단 둘이 여행을 다녀온 것을 알게 된 문상태는 그만 이성을 잃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복두장처럼 가슴 속 깊이 봉인했던 말을 쏟아냈다.
문상태는 몸도 마음도 어렸던 문강태가 엄마에게 “형 같은 거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했던 말, 강에 빠진 자신을 두고 달아나려고 했던 일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었다. 문강태는 미처 알지 못했던 형의 상태에 다시 현실을 자각했고, 고문영 역시 문상태에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비밀을 털어놔야 병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처럼 과거의 기억은 문강태, 고문영뿐만 아니라 문상태의 발목도 잡고 있었다. 늘 형이 1순위이지만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긴 문강태와 동생을 잃을까 두려워 폭주하고 만 문상태, 문강태의 안전핀을 뽑았지만 행복을 만끽하기도 전에 놓쳐버린 고문영까지 평범한 삶이 이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임이 다시 드러나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까워진 문강태, 고문영의 사이만큼이나 고문영, 문상태 역시 ‘짝꿍’이 된 만큼 더욱 긴밀해진 세 사람의 관계가 산산조각이 난 일상을 다시 붙일 수 있을지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10회
방송 날짜 : 2020년 7월 19일
시청률 : 5.5%
이날 방송에서는 형 문상태(오정세 분)와 눈물의 화해를 했지만 고문영(서예지 분)을 밀어내기 시작한 문강태(김수현 분)와 그를 향한 그리움이란 감정을 새기게 된 고문영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문상태의 폭주 후 현실을 직시하게 된 문강태는 겨우 열었던 마음의 문을 다시 굳게 잠갔다. 친구 조재수(강기둥 분)에게 털어놓은 지난 밤 고문영과의 행복한 일탈을 “주제도 모르고 내가.. 내가 그런 꿈을 꿨다. 재수야..”라며 서글픈 자책을 해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먹먹하게 만들었다.
버거웠던 삶 때문에 가슴 한쪽에 형을 원망하고 살았던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은 후 형과 화해한 문강태는 고문영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고문영은 “네 입은 거짓말해도.. 그 눈은 절대 거짓말 못 해”라며 정곡을 찔렀지만, 그는 “내 인생에서 좀 빠져주라”며 “넌 그냥 나한테 폭죽 같은 거였어. 잠깐의 이벤트”라는 모진 말로 밀어냈고, 난생처음 가슴 시린 통증을 느낀 고문영은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고문영은 문강태의 모진 말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마치 양치기 소년처럼 그의 관심을 얻기 위한 메시지를 보내며 고군분투를 펼친 것. 그럴수록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인 고문영은 이 감정이 바로 ‘그리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립다.. 그립다”며 나직이 반복하던 그녀는 점점 차오르는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몸소 느꼈다.
그런 가운데 방송 말미에는 ‘괜찮은 정신병원’ 환자 박옥란(강지은 분)이 보호사를 폭행하고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옥란은 고문영의 아버지 고대환(이얼 분)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원장 오지왕(김창완 분)으로부터 고문영의 엄마와 관련이 있거나 엄마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받고 있는 인물이다.
마침 그날은 고문영의 생일이었기에 문강태는 박옥란이 고문영에게 갔을 거로 추측했고, 그의 예상대로 박옥란은 고문영 앞에 폭죽을 터트리며 등장했다. 공포에 굳어선 고문영과 죽을힘을 다해 ‘문영의 성’으로 향하는 문강태의 모습이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11회
방송 날짜 : 2020년 7월 25일
시청률 : 5.7%
이날 방송에서 문강태(김수현 분)는 탈원한 박옥란(강지은 분)을 찾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고문영(서예지 분)의 성으로 달려갔다. 문강태가 성에 도착했을 때 박옥란은 묘한 찝찝함만 남긴 채 사라진 뒤였지만 다행히 고문영은 무사했고, 그는 그녀를 보지 않는 동안 쌓인 그리움과 함께 꽁꽁 감춰둔 진심을 키스와 함께 폭발시켰다.
문강태는 고문영에게 과거에 엄마가 살해당한 일, 형 문상태가 나비를 무서워하는 이유, 형의 곁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모두 털어놓았다. 하지만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그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고,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다시 확인하며 곁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문상태는 본인만의 세계가 견고해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 오로지 동생밖에 없었다. 문강태와 고문영은 문상태가 대사까지 다 외울 만큼 좋아하는 만화인 '아기공룡 둘리'의 이야기로 그를 설득하고, 가족으로서도 동료로서도 그가 필요하다 어필하는 등 끊임없이 문상태의 세계에 문을 두드렸다.
마침내 문상태는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둘리와 친구들에게 방을 내준 고길동처럼 고문영을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들였다. 고문영이 두 사람의 '가족'이 됨으로써 문상태의 세계는 더욱 확장되었고, 문상태가 진짜 어른으로 한 발짝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문강태, 문상태, 고문영 모두 가족으로부터 온전히 보호를 받지 못한 미운 오리 새끼였지만, 피보다 진한 사랑으로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고 있다. 가족이 된 세 사람이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12회
방송 날짜 : 2020년 7월 26일
시청률 : 5.3%
이날 방송에서는 문상태(오정세 분)의 나비 트라우마가 엄마를 죽인 살인자가 했던 나비 브로치로 밝혀진 가운데 문강태(김수현 분)가 고문영(서예지 분)의 서재와 가족사진에서 나비를 발견해 안타까운 전개를 예감케 했다.
문강태, 고문영은 그동안의 갈등과 불안을 씻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나누며 ‘문영의 성’에서 함께 지냈다. 서슴없이 애정표현을 하는가 하면 질투도 하는 등 여느 연인들과 다를 바 없이 그들의 사랑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중 문강태는 박제된 나비와 ‘내가 곧 갈게’라는 섬뜩한 메시지가 담긴 편지 봉투를 발견, 일순간 안방에 긴장감이 드리워졌다. 고문영과 그의 엄마의 죽음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치솟게 했다.
이어 형 문상태를 통해 ‘나비가 엄마를 죽였다’는 말이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찬 사람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강태는 더 큰 충격으로 가라앉았다. 고문영의 가족사진 속 그녀의 엄마 가슴에 선명하게 달려있던 나비 브로치가 떠올랐기 때문.
앞서 서재에서 본 박제 나비와 메시지로 불안과 초조함에 휩싸인 문강태는 나비 등에 작은 나비가 업혀 있다는 독특한 형상도 사진 속에서 본 것과 일치해 엄마를 죽인 범인이 고문영의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문강태는 이제 겨우 행복해지려는 자신 앞에 놓인 가혹한 현실에 억눌렀던 감정을 토해내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괴롭지 않게.. 문영이는 몰랐으면 좋겠어요”라며 고문영을 향한 깊은 사랑을 드러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고문영은 그저 평소와 다른 분위기인 문강태에게서 서운함을 느껴 더욱 안타깝게 했다.
방송 말미 가족사진을 촬영하기로 한 스튜디오에 몰라볼 정도로 멋지게 변신한 문강태가 뒤늦게 등장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저 그의 화가 풀렸다고 생각한 고문영의 면면에는 해맑은 미소가 번졌다. 과연 문강태가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일지, 그의 예상대로 엄마의 죽음이 고문영의 가족과 연관성이 있을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치솟고 있다.
13회
방송 날짜 : 2020년 8월 1일
시청률 : 5.7%
이날 방송에서는 병원 벽화에 그려진 나비 그림으로 인해 문강태(김수현 분)가 숨기고 있던 과거의 진실을 고문영(서예지 분)도 알게 됐다.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고문영의 엄마 도희재(우정원 분)와 아빠 고대환(이얼 분)의 과거가 자세히 그려졌다. 살인을 하고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도희재에게 공포를 느낀 고대환은 그녀를 복도 난간에서 밀쳐버렸고, 피범벅이 된 채 정신을 잃은 그녀를 지하실에 가둔 모습을 어린 고문영이 목격했다. 죽음을 앞둔 고대환은 병상에 누워 자신의 딸이 도희재와 같이 괴물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며 당시의 괴로웠던 심정을 토로했다.
잘못된 방식으로 딸을 통제하려 했던 엄마, ‘장화 홍련’의 아빠처럼 아내의 행동을 방관하기만 했던 아빠까지 고문영의 가족은 불안정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빠가 단 한 번 읽어준 동화를 계속 떠올릴 만큼 가족의 품이 절실하기도 했다. 때문에 고문영에게는 가족이 되어 함께 사진을 찍고, 옆을 지키고 있는 문강태(김수현 분), 문상태(오정세 분) 형제는 더욱 특별했다. 그러나 누군가 병원 벽화에 도희재의 나비 브로치와 똑같은 나비를 그려 끝나지 않은 악몽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고문영은 문강태, 문상태의 엄마를 죽인 범인이 자신의 엄마 도희재일지도 모른다는 강한 확신을 갖게 되면서 상황은 더 파국으로 치달았다. 운명이라고만 생각했던 두 사람의 인연이 사실은 지독한 악연으로 얽혀있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문영은 직접 긴 머리도 잘라내며 어렸을 적 엄마에게 받은 트라우마를 이겨내려 노력했지만 믿기 어려운 현실이 또 한 번 그녀를 덮쳤다. 문강태가 그녀보다 먼저 모든 사실을 알고서도 고문영의 곁을 지키기로 한 가운데, 고문영에게 가족이란 존재가 ‘아기 공룡 둘리’로 거듭날지 ‘장화 홍련’으로 영영 남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4회
방송 날짜 : 2020년 8월 2일
시청률 : 5.9%
이날 방송에서는 수간호사 박행자(장영남 분)가 고문영(서예지 분)의 엄마이자, 문강태(김수현 분)의 엄마를 살해한 도희재(장영남 분)로 밝혀진 가운데 문강태가 형 문상태(오정세 분)를 납치한 도희재와 대면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병원 벽화에 그려진 나비로 인해 고문영은 자신의 엄마가 형제 엄마를 죽인 장본인이란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충격과 슬픔 그리고 형제를 향한 미안함까지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점철된 고문영의 오열은 보는 이들까지 숨죽이게 했다.
문강태는 자신 역시 믿기 힘든 사실을 부정하고 원망도 했지만 그럼에도 고문영을 포기할 수 없음을 내비쳤다.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잘못이 아니란 사실과 자신에게는 여전히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소녀, 고문영일 뿐이라는 고백이 더없는 애틋함으로 물들였다.
그런 가운데 문강태가 ‘문영의 성’에서 동화책 한 권을 발견, 긴장감이 드리워졌다. 쓸모가 없어진 자식을 바다에 내다 버린 잔혹한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에는 “실패작은 결국 폐기처분돼야 해”란 섬뜩한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 이는 딸 고문영을 자신의 창조물 중 하나로 치부한 도희재의 광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고문영에게 곧 위기가 닥칠 것을 예감케 했다.
고문영이 위험하단 사실을 알게 된 문강태는 한발 앞서 그녀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고 이 사실을 모르던 고문영은 모든 원흉을 끝내기 위한 결단으로 엄마가 쓴 ‘서쪽마녀의 살인’ 최종고가 출판될 것이란 사실을 세상에 알려 도희재를 자극하려 했다.
하지만 도희재는 두 사람의 예상을 깨고 아직 자신의 존재를 눈치 못 챈 형 문상태를 납치해 허를 찔렀다. 도희재의 계획대로 형이 있는 ‘문영의 성’으로 문강태가 왔고,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고문영은 문강태를 위해 ‘문영의 성’으로 향했다.
의식을 잃은 문상태 옆 소름 돋는 웃음을 내뱉는 도희재, 그런 그녀를 분노에 찬 얼굴로 노려보는 문강태와 죽을힘을 다해 집으로 향하는 고문영의 모습을 끝으로 14회가 마무리, 다음 회를 향한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15회
방송 날짜 : 2020년 8월 8일
시청률 : 6.5%
이날 방송에서는 도희재(장영남 분)의 만행으로 문강태(김수현 분), 고문영(서예지 분), 문상태(오정세 분)가 위기에 봉착했다. 도희재는 형제의 엄마가 고문영의 잔인한 행동에 간섭을 했단 이유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으며, 고문영을 딸이 아닌 피조물로 취급해 문강태를 분노에 떨게 했다. 문강태는 증오감에 도희재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래도 엄마는 엄마니까“라고 말하던 고문영을 떠올리며 목을 조르던 손에서 힘을 뺐다.
그 순간 문강태는 도희재가 주입한 약물주사에 정신을 서서히 잃어갔지만, 어느새 성에 도착해 도희재를 향해 만년필을 치켜 든 고문영을 말리며 마지막까지 그녀를 지켰다. 고문영이 갑작스럽게 쓰러진 문강태로 인해 충격을 받은 사이, 문상태가 깨어나 도희재를 기절시키며 상황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고문영은 부정해도 엄마와 같은 피가 흐른다는 도희재의 저주 같은 말에 흔들리며, 형제를 더 이상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자 두 사람을 밀어냈다. 문강태는 절필 선언까지 하며 다시 혼자가 되려고 하는 그녀를 설득했지만, 고문영은 문강태에게 연기 그만하라며 성에서 떠나줄 것을 요청했다.
고문영의 말처럼 문강태는 여전히 가면을 쓴 채였다. 도희재만 생각하면 떠오르는 불행한 기억들이 여전히 응어리처럼 남아 있었고, 그는 도희재를 죽이고 싶었지만 고문영이 생각나 그럴 수 없었다고 오지왕(김창완 분) 원장에게 털어놨다. 그의 고민을 들은 오원장은 터질 뻔한 그를 붙들어 준 것이 고문영이라는 명료한 처방전을 내렸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안전핀이 되어 준 셈이었다. 폭발하려던 순간에 상대방을 위해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며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이 충동을 억누른 것이다.
문강태는 고문영이 자신에게 안전핀이 되어달라고 했지만 어느새 고문영도 자신의 안전핀이 되어 지켜주고 있음을 깨달았고, 곧 브레이크 없는 직진 고백이 이어졌다. 고문영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한다고 우렁차게 고백하며 결국 그녀의 마음을 돌리는 데에 성공했다.
문상태도 진짜 행복한 표정을 짓는 동생의 얼굴을 그려 고문영의 마음을 흔들었고, 남주리(박규영 분), 이상인(김주헌 분) 등 많은 사람들이 합심하여 고문영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란 걸 알려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따스함을 불어넣었다.
16회
방송 날짜 : 2020년 8월 9일
시청률 : 7.3%
최종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고문영(서예지 분)과 문상태(오정세 분)가 만든 동화책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가 출판됐음을 그리며 새로운 인생 여정 길에 오른 문강태(김수현 분), 고문영, 문상태의 모습으로 엔딩을 맞이했다.
동화책 속 입꼬리만 웃는 가면을 쓴 소년이었던 문강태는 더 이상 지독한 현실에 눈물짓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소리만 요란한 속이 텅 빈 깡통 공주 고문영은 타인의 슬픔을 위로할 줄 알게 됐으며, 답답한 박스 속에 갇혀 살던 아저씨 문상태는 과거에서 스스로 벗어나게 된 것. 세 사람은 지난한 삶을 떨치고 진정한 행복을 얻게 됐다.
이러한 스토리의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박신우 감독의 센스있는 연출과 묵직한 메시지를 재치 있고 뚝심 있게 끌고 간 조용작가의 필력이 조화를 이루며 웰메이드의 휴먼 힐링 드라마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동화적 코드를 완성한 일러스트와 동화책, 판타지를 덧입힌 화려한 CG기술과 세트, 감정을 북돋은 OST와 BGM 등 눈과 귀를 사로잡은 요소들도 시청자들을 매혹시켰다.
특히 섬세한 내면연기로 또 한 번 ‘역시’라는 평을 끌어낸 김수현(문강태 역)과 인생캐릭터를 새로 쓴 서예지(고문영 역), 그가 아닌 문상태는 상상할 수 없는 오정세(문상태 역), 현실 연기로 공감력을 더한 박규영(남주리 역)을 비롯해 모든 배우의 연기가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를 일으켰다.
때문에 연출과 대본, 배우들의 호연이 빛난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첫 방송 이후부터 각종 화제성 지표를 장악함은 물론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어 적수 없는 흥행 질주를 이어왔다.
무엇보다 인간 내면에 대한 고찰이 매주 시청자들을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각자의 아픔이 있는 인물들이 응어리진 상처를 직면하고, 이겨낼 용기를 얻으며 행복을 찾는 과정이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공감을 얻었기 때문.
여기에는 매회 동화를 활용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 ‘사이코지만 괜찮아’만의 방법이 한 몫을 했다.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 ‘좀비 아이’, ‘봄날의 개’,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 등 동화책 속 구절들은 인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일으켰다.
또 이들 곁에서 지혜로운 조언을 건네고 따스한 밥 한 끼를 챙겨주는 어른들과 답답한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친구들의 존재는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서로 의지하며 어우러져 사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뿐만 아니라 문강태, 고문영, 문상태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 괜찮은 정신병원 환자들의 사연은 짙은 여운을 남겼다.
나름 신선했다. 우선 동화책과 캐릭터의 이야기가 서로 연관이 지어지면서 흥미를 높였다. 고문영이 동화 작가라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지점이다. 이야기는 사이코인 아동 동화 작가와 장애를 가진 형을 돌봐야 하는 정신병동 보호사의 이야기다. 태생적인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여자와 삶이 지쳐 사랑을 거부하는 남녀의 창과 방패 같은 사랑 이야기다.
드라마에서 하드 캐리한 인물은 서예지다. 각종 쌍욕에 욱하는 성질, 거기에 희롱에 가까운 발언 등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로 인해 성희롱 논란까지 생길 정도. 그럼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다른 하드 캐리 인물은 오정세다. 실제 장애인들의 모습을 참고해 가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과 비슷하게 연기를 해 극찬을 받았다.
동화 그림으로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나 전체적인 풍경이 아름다운 것도 나름 보는 맛이 있다. 서늘하고 매마른 두 남녀가 서서히 따뜻하고 온기를 찾아가는 느낌이 마치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느낌. 그래도 최고의 장면은 고문영이 운전을 하다가 고라니를 만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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