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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드라마] 산후조리원 - 이상한 세계 떨어진 초보맘 격공 느와르

Drama/2020

by 꿈꾸는 잡다구리 2021. 2. 1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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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드라마] 산후조리원 - 이상한 세계 떨어진 초보맘 격공 느와르

 

 

장르 : 드라마

시청등급 : 15세 이상

편성 : tvN 2020.11.02~2020.11.24 (8부작)

제작사 : 래몽래인

제작 : 

연출 : 박수원

PD : 

극본 : 김지수, 최윤희, 윤수민

출연 : 엄지원, 박하선, 장혜진, 윤박, 최리, 임화영, 최수민, 이세랑, 최자혜, 김윤정, 정성일, 남윤수, 무진성, 김민철, 손숙, 이준혁, 배우희, 정문성, 강홍성, 강홍석, 박시연

 

- 인물관계도

1

방송 날짜 : 2020년 11월 2일

시청률 :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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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방송은 저승사자와 함께 황천길을 건너는 현진(엄지원 분)의 모습으로 오프닝부터 강렬함을 선사했다. “노산이라 위험하다고 하긴 했는데 정말 죽었네요라는 현진의 대사와 함께 이어진 장면은 회사에서 프로페셔널함을 뽐내며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터뷰를 하던 도중 입덧을 참지 못하고 달려나가는 현진은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회사에서 최연소 상무로 승진을 하던 날, 산부인과에서는 최고령 산모가 되었어요라는 내레이션이 이어지며 범상치 않은 앞날을 예고해 몰입감을 높였다.

 

이어 회사 올리블리의 최연소 상무가 되기까지 현진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그려졌다. 온 세상이 붉은 악마가 되어 응원전을 펼치던 2002년에도 그녀는 응원은 커녕, 알바를 하면서 스펙 쌓기에 몰두해야만 했고, 회사에서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독하게만 비쳐졌다. 그리고 이제 최고령 산모가 되어 분만을 하던 중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었던 현진은 어린시절부터 남달랐던 그녀의 생존력을 다시 한번 발휘했다. 저승사자를 단숨에 힘으로 제압, 곧바로 강에 메다 꽂는 모습과 함께 들리는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는 앞으로 그녀가 겪게 될 산후 세계를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게 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인정을 받는 것 만큼, 출산의 과정 또한 만만치 않았다. 외국 클라이언트와의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현진의 양수가 터졌고, 이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스스로 119에 전화를 걸어 병원에 도착했다. 때마침 도착한 그녀의 연하 남편 도윤(윤박 분)의 호들갑과 함께 그녀의 출산 스토리가 시작되었다.

 

출산 16시간 전이 다가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출산의 단계는 경험자들에겐 폭풍 공감을, 그 외에 수많은 시청자들에게는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면서 극의 몰입을 더욱 배가시켰다. 관장과 제모로 현진에게 극강의 굴욕감을 선사해준 제1기 굴욕기를 지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에 무통 주사를 달라고 울부짖게 되는 제2기 짐승기를 겪으면 폭풍 전야의 무통 천국기가 찾아온다. 그 다음 단계로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의 출산의 고통을 표현한 대환장 파티기를 견디면 마지막으로 반드시 기쁨기를 맞는다. 이 과정에서 현진이 무사히 분만에 성공한 후 아기가 태어났고, 오현진의 인생은 끝이 났다는 대사는 앞으로 엄마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그녀에게 어떤 일이 펼쳐지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기쁨기에 돌입했지만 아이를 보고 당혹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현진과 그런 현진의 마음을 유일하게 알아주고 보살펴주는 친정엄마(손숙 분)가 시댁 식구들을 향해 세상에 순산이 어딨어. 내 새끼는 죽다 살아났구먼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 것은 물론, 가슴 뭉클한 감정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이제 갓 딱풀이 엄마가 된 현진에게 험난했던 출산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올 줄 알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굴욕과 인내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소확행을 즐기던 현진은 수유 때문에 한동안 커피 금지령을 당했고, 오직 미역국만을 마셔야 하는 것이 그녀에게 닥친 현실이었던 것. 이에 친정엄마의 눈을 피해 몰래 커피를 사려고 했던 현진에게 또다른 굴욕의 순간이 찾아온다. 거의 007작전을 방불케 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수하는 데 성공한 현진은 친정 엄마 몰래 무사히 엘리베이터를 타는 데 성공하고 그 곳에서 자신의 후줄근한 모습과는 달리 너무나 완벽한 모습의 산모 은정(박하선 분)과 딱 마주치게 된다. 서둘러 커피를 마시려던 현진은 옆에 있던 산모 은정이 재채기를 한 후에 그녀와 자신의 발 주변으로 의문의(?) 물 웅덩이가 생긴 것을 발견했고,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다른 사람들의 틈에 섞여 사라진 은정. 이에 당황한 것도 잠시, 또 다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회사 사람들부터 남편 도윤과 친정 엄마가 노란 물 웅덩이 위에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현진을 발견하면서 또 한번 인생 최대 굴욕의 순간을 맞게 된다. 때문에 현진과 은정, 두 사람의 인연이 앞으로 어떤 전개를 맞게 될지,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두 사람의 관계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후 현진과 도윤은 딱풀이와 함께 산후조리원 세레니티를 찾는다. 조리원 원장 혜숙(장혜진 분)과 간호사들은 완벽한 준비로 현진의 가족을 맞이했고, 모든 시설 하나 하나가 산모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세레니티의 시스템에 현진은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원장 혜숙의 소개로 조리원 곳곳을 살펴 보던 현진, 갑자기 어디선가 울음 소리가 들린 듯 하지만 이내 착각이라 여긴다. 천국처럼 보이지만 뭔가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세레니티 산후조리원. 특히 마지막 엔딩 장면은 압권이었다. 한밤 중에 현진의 방에 찾아온 혜숙의 표정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왠지 오싹한 기운이 느껴졌고, 예상치 못한 그녀의 뜻밖의(?) 행동이 그려졌다.

2

방송 날짜 : 2020년 11월 3일

시청률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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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는 본격적인 산후조리원 생활이 그려져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세레니티 산후조리원에 입성한 첫날 밤, 한밤 중에 방문한 조리원 원장 혜숙(장혜진 분)에게 뜻하지 않게 가슴을 맡기게 된 현진의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시작한 2회는 시작부터 최강의 몰입도를 자랑하기에 충분했다. 불쾌한 감정도 잠시, 현진은 잠깐의 터치만으로도 밀가루를 좋아하고, 생활이 불규칙하고, 사람 상대를 많이 하는 등 그녀의 모든 생활 패턴을 한 눈에 캐치한 혜숙의 능력에 감탄했다. 하지만 수유 얘기가 나오자 마자 급변하는 혜숙의 표정에 이어 현진의 그때까진 알지 못했다. 이 곳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는 걸이라는 내레이션, 그리고 이와 함께 등장한 핏빛의 조리원은 천국이라더니라는 부제는 앞으로 벌어질 심상치 않은 사건들을 예고하며 흡인력을 높였다.

 

산모들의 산후조리에서 제일 기본이자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수유다. 세레니티 입성 후 처음으로 수유실을 찾은 현진. 그 곳에서 수유와 유축을 하고 있는 산모들의 모습을 평화롭게 바라봤지만, 연달아 산모들의 가슴과 눈이 마주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그녀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누구의 엄마로 통하는 조리원에서 태명 대신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자분(자연 분만), 완모(분유 없이 100% 모유로만 수유하는 것) 등과 같이 산모들 사이에서 쓰는 전문 용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던 현진은 산모들과의 대화에 홀로 공감하지 못했다. “엄마가 되기 전의 삶은 완전히 지워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는 대사는 이제 갓 엄마가 되어 과도기를 겪는 그녀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오줌싸개 누명을 씌우고 도망갔던 은정(박하선 분)과 수유실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하게 된 현진은 단박에 그녈 알아보고 아는 척을 했지만,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은정 덕분에 두 사람의 관계 역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했다. 이어 현진은 딱풀이의 첫 수유에 도전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다. 젖을 물자 마자 생각지도 못한 아픔에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딱풀이가 울음을 터뜨렸던 것. 첫 수유부터 아픔을 참지 못한 것에 자책을 하는 현진. 여기에 은정과의 신경전도 시작되면서 그녀의 재난 같은 산후조리원 적응기의 거대한 막이 올랐다.

 

다음 날,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은 현진은 은정의 제안으로 열무 엄마(최자혜 분), 까꿍 엄마(김윤정 분)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조리원에서도 모성애가 강하기로 워낙 유명했기에 대화는 자연스럽게 은정 위주로 흘러갔고, 태교부터 모유 수유에 대한 생각까지 서로 다른 스타일을 보인 현진과 은정은 서로를 향한 경계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누구 한 사람의 의견이 정답인 것은 아니었지만, 은정은 조리원 내에서 그 누구보다 육아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고수인 반면, 현진은 정보력도 부족한 초보 엄마였다. 때문에 첫 만남부터 오줌싸개 누명으로 얽히고 설킨 두 사람의 관계가 앞으로 어떤 전개를 맞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계속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진은 딱풀이 수유를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진 현진은 안선생(최수민 분)의 지도에 따라 풋볼 자세에 도전해 봤지만 이 또한 실패해 보는 이들까지 안타깝게 만들었다. 결국 최후의 방법으로 꼬시미 스킬을 쓰기로 한 현진과 안선생. 아기에게 분유 맛을 좀 보여주다가 분유 병을 떼는 순간 엄마 젖으로 바톤터치를 하는 것으로 될 수 있으면 가장 마지막에 쓰는 방법이었지만 현진은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또 다시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 시각, 아내 밖에 모르는 팔불출 현진의 연하 남편 도윤(윤박 분)은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준석(이준혁 분)에게 갖가지 꿀팁을 얻게 되면서 그를 롤모델처럼 따랐다. ‘누구나 가슴 속에 울창한 숲 하나쯤은 있지 않나라는 띵언을 남긴 준석의 말을 가슴 속에 새기고 현진이 화를 낼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리는 도윤. 조리원 생활에서 유일하게 의지하게 된 준석과 함께 간 베이비 페어에서 모유 수유 강의를 듣던 그는 아내 현진과는 달리 폭풍 칭찬을 듣게 되었고, 두 사람의 대비된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도윤이 연이은 수유 실패에 상처받은 아내를 진심을 다해 위로해주는 장면은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진심 어린 위로가 로맨틱한 분위기로 연결되는 듯 싶었지만, 반전이 있었던 것. 미처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한 도윤이 로맨스 대신 베이비 페어 강의에서 배운 가슴 마사지를 행동으로 옮기면서 현진은 결국 제대로 열이 받았고, 그 분노가 도윤에게 표출된 장면에서는 두 사람의  케미가 더욱 빛을 발했다.

 

그날 밤, 현진은 굳은 결심을 한 듯 은정의 방을 찾아가고 진심을 다해 은정에게 도움 요청을 했다. “도움을 청하는 것, 도와달라고 용기내어 말하는 것, 그것이 내 첫번째 모성이었다라는 현진의 내레이션은 뭉클함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현진의 진심 어린 도움 요청에 마음이 움직인 은정의 반응 역시 훈훈했다. 여기 있는 모든 엄마들이 똑같이 힘들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고 도우면서 버티는 거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워킹맘이든, 육아에 올인한 엄마든 모두 제 각각의 사연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은 아이를 위한 똑같은 마음이라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진 대목이었다.

 

특히 이 장면은 박수원 감독이 직접 밝힌 산후조리원의 기획 의도를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엄마도 서툴 수 있는데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자기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도 서툴러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는 작품에 담고 싶었다. ‘난 왜 이것밖에 못할까?’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분들에게 서툴러도 괜찮아요, 행복해지세요라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육아에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행복하게 육아 하셨으면 좋겠다고 응원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는 박수원 감독의 의도가 정확히 내포된 장면이라 할 수 있는 것. 무엇보다 이 장면에서 현진이 아프다고 말하지 못했던 엄마들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면서 또 한번 진한 위로와 공감을 선사한 동시에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은정의 도움으로 현진이 수유에 성공한 후 두 사람의 관계는 180도 분위기가 바뀌어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아직은 친하다고 할 수 없는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와중에 세레니티에는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났다. 등장과 함께 산모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루다(최리 분)가 바로 그 주인공. 화려한 스타일도 눈길을 끌었지만 산모들이 그녀를 집중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앞으로 쭉 아이에게 분유만 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아이에게는 모유가 좋다는 원장 혜숙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당당하게 엄마한테는 뭐가 좋은 건데요?”라고 묻는 루다의 거침없고 위풍당당한 모습은 사이다 매력을 발산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급속도로 싸늘해진 은정과 원장 혜숙의 표정, 그리고 산모들의 수근거림은 이들에게 닥칠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했다.

3

방송 날짜 : 2020년 11월 9일

시청률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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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은 산후조리원 생활 3일 차에 접어들면서 점차 익숙해져 가는듯 보이는 현진(엄지원 분)의 모습으로 시작했다. 식사는 오로지 미역국에 모유 촉진에 도움이 되는 요가 수업, 마사지실에서는 가슴 마사지에만 집중하고 강의 역시 가슴에 대한 공부를 하는 등 모든 포커스를 모유 수유에 맞춘 조리원 생활을 어려움 없이 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른 엄마들에 비해 현진의 모유 양은 현저히 적었고, 부르튼 입술과 지친 안색의 그녀가 코피까지 쏟는 모습이 비춰질 때는 안타까움도 최고치에 달했다. 때문에 반인반모라는 3회 타이틀은 더욱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은정(박하선 분)에게 도움 요청을 하면서 화해를 하게 된 현진은 다른 산모들과도 훨씬 더 허물없게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새로 들어온 신입 산모 루다(최리 분)의 등장으로 엄마들 사이에도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조리원 입성과 동시에 분유를 주겠다고 선언한 루다는 아침 식사에서도 미역국에 라면 스프를 타는가 하면, 간밤에 루다의 방 쓰레기통에서 술병이 발견되었다며 주의를 주는 원장 혜숙(장혜진 분)에게 떳떳하게 음주 사실을 밝힌 것은 물론, 여기에 요미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불러줄 것을 요청하며 혜숙과 팽팽한 기 싸움을 펼쳐 산모들의 시선을 싹쓸이 했던 것. 그렇게 평화롭던 세레니티 산후조리원에도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오후 3시가 가까워 오자 산모들부터 조리원 식구들까지 거울을 손에 들고 모두가 꽃 단장을 하기 시작했다. 이유를 궁금해 하는 현진에게 쑥쑥이 엄마인 윤지(임화영 분)는 오후 세시의 연인이 오는 시간이라고 알려줬고, 3시가 되자 해피맨 하경훈(남윤수 분)이 후광과 함께 등장했다. 보조개 미소에 훤칠한 기럭지, 택배 상자 쯤은 거뜬히 한쪽 어깨로 드는 잔 근육까지 갖춘 경훈은 그 훈훈한 매력으로 조리원의 모두를 한 방에 사로 잡았지만, 유일하게 은정은 그를 피하는 것처럼 보여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현진은 딱풀이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자신에게 스스로 이상한 엄마라며 자책했다. 도윤은 그런 현진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저녁 식사를 했고, 내내 아내의 기분 전환을 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며 다정함의 끝판왕같은 면모를 선보였다. 그렇게 둘 만의 데이트에 시간가는 줄 몰랐던 두 사람은 딱풀이를 잊고 뒤늦게 조리원으로 돌아왔지만, 안선생(최수민 분)은 이미 딱풀이의 마음이 상했다며 목소리 흉내로 아이의 마음을 대변해서 표현했다. 특히 이 장면에서 안선생의 목소리 연기와 딱풀이의 표정은 절묘하게 어우러져 더욱 실감나는 딱풀이의 감정을 전달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음 날 일찍 수유실을 찾은 현진은 루다와 마주쳤고, 루다는 수유가 끝난 후 잠깐 얘기 좀 하자며 그녀를 방으로 불렀다. 방을 찾아간 현진은 다짜고짜 자신의 치수를 재기 시작하는 루다의 행동에 놀랬지만, 이후 맞지 않는 속옷을 입고 있던 그녀가 불편해 보였다며 딱 맞는 브래지어를 선물 해준 것, 그리고 여성리더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던 자신을 본 적 있다는 말에 마음을 열게 되었다.

 

그렇게 현진과 루다가 친분을 쌓아가고 있을 때, 은정은 베이비시터에게 온 전화를 혼자 몰래 방에서 받았다. 그만둔다는 말에 정색을 해보지만 영상통화 속 베이비시터의 낙서 된 얼굴과 엉망이 된 머리에 할 말을 잃은 은정은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부탁했다. 산모들 사이에서 최고의 리스펙트 대상이었던 은정이었지만, 시어머니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고 아이들을 맡기는 모습에서 그녀의 또다른 고충이 느껴지는 듯 했다. 여기에 세시의 연인, 해피맨 경훈과 다시 마주친 은정이 안절부절 못하고 아는 척 하지 말아달라고 차갑게 말하고는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그려져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인연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 가운데 한층 가까워진 현진과 루다는 치킨 파티를 열고 있었다. 치킨엔 맥주가 빠질 수 없다며 맥주를 꺼내온 루다. 그에 현진은 모유 수유를 해야 한다며 거절하지만, 이내 초강력한 치맥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현진의 일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루다의 헤어 스타일을 유심히 보던 현진은 이내 그녀랑 똑같이 컬러 헤어 피스를 달았고, 잠시 후에는 치킨 모양의 모자까지 쓰고서는 조리원에서의 설움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곳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은 자신이라며 반쯤 엄마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반쯤은 잘나가던 오현진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거 같기도 하고…”라고 말하는 현진의 모습은 이제 갓 엄마가 되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그녀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에 루다는 좋은 데로 가자며 현진을 끌고 나갔고, 그렇게 두 사람이 간 곳은 바로 신생아실. 유리창 너머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의 표정에서는 행복함이 느껴졌다. 때마침 눈을 뜬 딱풀이 앞에서 재롱을 부리던 현진은 엄마가 너무 서툴고 부족해서 많이 힘들지? 엄마 근데 진짜 열심히 하고 있어. 근데도 좀 많이 모자라. 더 열심히 할 거니까 엄마 조금만 기다려줘라는 말과 함께 마지막에 사랑해라고 덧붙여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훈훈함도 잠시, 다른 산모들과 함께 등장한 은정이 현진에게 딱풀이 엄마, 지금 술 드신 거에요?”라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다그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모유를 안주면 되지 않냐는 루다의 말에 은정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고, 갑자기 은정과 루다 사이에 끼게 된 현진은 분유라는 말을 꺼냈다가 조리원 안의 모든 산모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점점 더 걷잡을 수 없게 번져갔다. 은정은 모유, 루다는 분유로 양극화 된 분위기 속에서 각각 자신이 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오목조목 설명하기 시작했던 것. 결국 원장 혜숙이 나서 현진에게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지 결정을 하라고 하고 나서야 상황은 정리되었다. 이후 모유와 분유를 놓고 대립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고, 여전히 무엇이 옳은지 결판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진의 선택 시간이 다가왔다.

 

그 순간에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찰나, 산모 중 누군가 모유 젖병이 보관되어 있던 냉장고 문이 열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은정은 자신의 모유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받게 된 세레니티 산후조리원 사람들. 은정은 곧바로 루다를 향한 의심의 싹을 키웠고, 원장 혜숙에게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세레니티를 휩쓸 범상치 않은 모유 젖병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산후조리원은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개를 예고했다. 특히 젖병 도난 사건으로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한 현진의 고뇌는 더 깊어졌다. 그리고 혼자 수유실에 남아 있던 그녀가 커튼 뒤에 누군가의 발을 발견하면서 그 정체를 확인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장면으로 장식한 엔딩은 최강의 임팩트를 선사했다.

4

방송 날짜 : 2020년 11월 10일)

시청률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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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는 산모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모유 도둑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 없는 효린(박시연 분)이라는 것이 밝혀져 시작부터 흥미진진함을 배가시켰다. 효린은 그 현장을 현진(엄지원 분)에게 딱 걸렸고, 그녀에게 스스로 국민여신으로 불리는 톱스타 한효린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임신 후 살이 엄청나게 불어난 덕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고, 때문에 가정 불화를 비롯해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는 얘기까지 현진에게 털어 놓게 된 효린. 이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20년을 바쳐서 해 온 일이니까.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내 자리로. 난 내 일이 좋거든요라면서도 자신이 점점 없어진다며 초라하게 쫓겨나는 모습을 두려워하는 효린에게 현진은 자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더욱 공감했고,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어 했다. 언제든 연락하라며 친구가 되겠다는 말을 남기고 효린의 방을 나서는 현진의 표정에서는 수 많은 감정들이 묻어나와 더욱 몰입감을 높였다.

 

효린에게 깊이 공감했던 현진도 스스로 초라함을 느끼게 되는 일이 생겼다. 회사 직원의 전화 한통을 받고 아직은 회사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현진은 급 기분이 좋아졌다. “모든 게 달라진 나에게 힘내라는 응원보다 더 힘이 되는 한 마디는, 넌 여전히 필요한 사람이라는 말이었다라는 내레이션은 그녀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한 대목. 이에 바로 업무 모드로 들어간 현진은 오랜만에 커리어 우먼 스타일로 변신을 하고 준비한 자료를 들고 회사를 찾아갔다. 잔뜩 설레는 마음으로 갔지만, 방은 이미 비워진 지 오래고, 자신 없이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직원들을 보고 있자니 섭섭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도 잠시, 새로 온 이사가 이미 사업 보고를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현진은 실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들키기 싫었던 현진은 원래 약속이 있었다는 핑계를 대며 애써 당당한 척 회사를 빠져 나오지만,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짠하게 만들었다.

 

회사를 나온 현진은 마침 배가 고파 햄버거를 사 들고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벤치에서 50대 남자가 똑같이 햄버거를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옆 자리에 앉은 현진은 회사 사람들과 딱 마주치고, 그 초라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절박하게 옆 자리 남자와 일행인 척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금방 들통 나면서 현진은 최악의 굴욕과 마주했고, 또 한번 상처를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세레니티 산후조리원에서 완벽한 엄마로 모두의 리스펙트를 받고 있는 은정(박하선 분)에게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사연이 있었다. 남편이 급히 쌍둥이들을 맡기면서 어쩔 수 없이 조리원에서 아이들을 봐야 했던 은정. 그 곳에서는 뛰거나 장난치거나 소리지르면 안된다는 주의사항을 알려주지만,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리를 지르며 뛰기 시작하는 쌍둥이들과, 이에 이영애 모드는 던져버리고 쌍둥이들 뒤처리에 정신 없는 은정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다행히 전직 유지원 교사였던 윤지(임화영 분)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그것마저도 역부족이었다. 은정이 수유를 하러 간 사이에 쌍둥이들은 윤지의 얼굴에 안경 낙서를 남겨두고 사라진 것. 조리원 사람들 몰래 쌍둥이를 찾으러 다닌 은정은 다름 아닌 루다(최리 분)의 방에서 애들을 발견했고, 얌전하게 책을 읽고 배꼽인사까지 하는 쌍둥이들의 새로운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은정은 루다에게 산후조리를 잘 해야한다며 영양제를 건네면서 고마움을 표했고, 이 장면에서는 은정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훈훈함을 전달했다. 이에 루다 역시 언니가 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는 반응을 보여 극과 극으로 대립했던 두 사람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 지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루다의 말에 모든 걸 바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는 은정의 과거 이야기는 아무도 알지 못했던 그녀의 고민과 상처가 드러나 눈길을 사로잡았다. 쌍둥이를 낳고 3년 만에 첫 외출을 하게 된 은정은 한껏 멋도 부리고 나왔지만 만날 사람 한 명 없다는 사실에 아이를 돌보는 동안 혼자가 되었다고 느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쌍둥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자신도 모르게 숨을 곳을 찾았던 은정은 결국 주차되어 있던 해피 택배 트럭에 올라 타게 되고, 그 트럭을 운전하고 있던 것이 다름 아닌 세레니티의 아이돌, 해피맨 경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감춰진 인연이 드러났다.

 

그렇게 모두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있던 엄마들. 그 때 효린에 대한 기사가 터지고, 그 제보를 다름 아닌 현진이 하게 된 것이 되면서 세레니티에는 위기가 몰려온다. 현진은 효린을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조리원을 나가는 그녀를 도와주기로 했다. 하지만 현진의 메이크업도 90년대 초반 화장 같아 실패하고, 속옷 디자이너인 루다에게 스타일링 도움을 청하지만 그 역시 별반 도움이 되지 않고, 은정과 윤지까지 나섰지만 이 역시 실패. 그때 루다가 던진 왜 날씬해 보여야 되는 거에요? 몸 풀고 있는 산모가 말라깽이인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라는 한 마디는 각자의 고민에 지친 엄마들에게 이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기폭제가 된다.

 

루다의 말에 모두가 애 낳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이렇게 살 찌고 우울한 모습으로 나가면 욕 할 거라고 걱정하는 효린. 그 말에 현진부터 엄마가 된 후로 엉망진창이 되었다며 스스로 고장 난 엄마에 꼰대 상무, 열폭하는 와이프라고 고백하기 시작했다. 이어 루다 역시 엄마라고 무조건 행복할 수 있냐며 자신이 미혼모라는 사실을 털어놓고 이에 용기를 얻은 윤지 역시 애기가 아프다는 사실을 말한다. 마지막은 은정 차례. “저도 알아요. 엄마들이 저한테 벽을 느낀다는 거라는 그녀의 말에 현진이 손사레를 치며 아니라고 하는데, 이에 은정이 다시 건넨 말이 압권이었다. “완벽이요라는 한 마디에 깔깔거리고 웃는 엄마들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훈훈 했고, 이 장면에 더해진 현진의 우리가 불행을 인정한 순간, 우린 비로소 행복해 졌다는 내레이션은 이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엄마라는 공통점 하나만 있을 뿐인데, 이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극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

 

이처럼 또 한번 사건, 사고가 휩쓸고 간 세레니티 조리원에는 평화가 찾아온 듯 보였지만 현진과 은정에게는 또 다른 폭풍이 찾아오고 있었다. 쌍둥이 유치원에서 온 전화를 받은 은정, 비밀이 생긴 남편 도윤과 변기에 버려지는 현진의 진짜 모유, 그리고 바꿔 치기 된 딱풀이의 가득 찬 젖병까지. 여기에 현진의 마지막 대사 내 인생의 장르도 스릴러로 바뀌고 있었다는 이들 앞에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증이 증폭시키며 이제 후반전을 남겨두고 있는 산후조리원의 전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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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년 11월 16일

시청률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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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엄지원 분) 남편 도윤(윤박 분)과 함께 별 구경을 하면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던 중, 아름답게 쏟아지던 별똥별들이 별안간에 불 붙은 돌덩이로 변하더니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어 박히는 꿈을 꿨다. 그 꿈은 곧 현실이 되어 현진에게 젖몸살을 안겨주었고, 원장 혜숙(장혜진 분)의 숙련된 마사지 스킬로 이를 극복하게 되었다. 이 장면에서 젖몸살에 괴로워하는 현진, 마사지에 몰두한 혜숙의 모습과 교차되어 등장하던 거대한 박에 던져지는 콩 주머니 CG 장면은 절묘하게 어우러져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마지막 박 두개가 터지면서 등장한 현수막 안에 적혀있던 젖지만 잘 싸웠다’, ‘모유 대 탈출이라는 문구는 오직 산후조리원이기에 가능했던 장면 연출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웃음 폭격기 수준의 명장면이었지만, 현진의 마음은 달랐다. 그 모든 순간을 멍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도윤을 본 현진의 이 동물적인 모습은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자주 들켰다. 난 그렇게 수치심을 잃어버린 채 제 3의 성이 되어가고 있었다는 내레이션은 착잡한 그녀의 마음을 고스란히 대변했던 것.

 

이후 엄마들 사이에서는 부부 사이의 터닝 포인트가 새로운 화제거리로 등장했다. 은정(박하선 분) 부부의 인터뷰 기사를 부러워 하던 엄마들은 그 비결이 뭔지 궁금해 했다. 은정은 부부 사이의 터닝 포인트라는 산후조리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서로 사랑하는 부부로 사느냐, 아니면 엄마 아빠 역할만 충실히 하는 부모로 사느냐가 결정된다며 부부 사이에 긴장감이 사라지게 하지 않기 위해 풀어진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듣고 있던 루다(최리 분) 언니 남편은 무슨 노력을 하시는데요?”라고 조용히 한 방을 날렸고, 그 말에 은정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때 마침 은정 앞으로 커다란 리본이 달린 자동차 선물이 도착했고, 그것이 당연히 남편의 출산 선물이라 생각한 다른 엄마들은 은정을 한없이 부러워했다. 은정 역시 으쓱해 하며 루다 보란 듯이 우리 애 아빠가 이렇게 노력을 해준다니까요라고 하지만 사실 그 자동차는 남편이 준비한 것이 아닌 남편의 스폰서 측에서 인플루언서인 은정의 SNS 노출을 위해 부탁한 광고였다. 다른 엄마들이 눈치 챌까 차에서 몰래 통화를 하는 은정의 모습은 왠지 모를 씁쓸함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현진 역시 자꾸만 달라지는 것 같은 부부 관계에 상처를 받고 있었다. 은정의 터닝 포인트라는 말이 걸려 산부인과 검진을 가면서 풀 메이크업에 원피스까지 잔뜩 멋을 부려봤지만 오히려 적응하지 못하는 도윤. 스킨십 시도까지 거부 당하고 기분이 제대로 상한 현진은 도윤이 선물을 준비했다는 말에 잠깐 기분이 좋아졌다가 이내 그 선물이 아기와 함께 쓰는 슬링이라는 것에 괜히 더 심통이 난다. 현진이 가장 상처 받은 포인트는 바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때였다. 가까이 다가 오지도 않고 가만히 서서 내내 핸드폰만 보고 있던 것도 모자라, 부부관계는 6주 후부터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도윤의 얼굴에 언뜻 웃음이 비친 순간을 현진은 예리하게 알아챘기 때문.

 

그런 와중에 세레니티에는 또 다른 핫이슈 사건이 발생했다. 덥수룩한 머리에 지저분한 차림새의 남자가 엄마들의 평화로운 야외 요가 시간에 갑자기 등장한 것. 이에 현진을 비롯한 모든 엄마들이 사색이 되어 놀랐지만, 그 남자가 다름아닌 원장 혜숙의 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 아들이 바로 루다의 남자친구라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무엇보다 훈남 모드로 돌아온 반전 비주얼의 혜숙 아들이자 루다 남친인 우석(영재 분)은 루다에게 프로포즈를 했고, 모든 엄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기 좋게 거절을 당하면서 흥미는 더욱 배가되었다.

 

그 시각, 현진과 은정 또한 부부 문제로 심란해 하고 있었다. 현진은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오늘 못 들어 온다는 도윤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생일을 맞은 은정은 조리원 엄마들에겐 남편과 밖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외출을 했지만 현실은 홀로 쌍둥이가 친 사고를 수습하고 있었다.

 

루다는 우울해 하는 현진에게 기분 전환을 하러 가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조리원 밖으로 예정에 없던 외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나와도 뭐 하고 놀아야 할지 막막하던 그 때, 두 사람은 누군가 원피스 차림에 헬멧을 쓰고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은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밖에서 딱 마주치게 된 세 사람. 루다가 은정의 전동 킥보드를 대신 타면서 한창 신나게 즐기고 있을 때, 은정은 현진에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밝히지 못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이상하게 현진에게 숨기고 싶은 것마다 꼭 들키게 된다며 부부사이에는 터닝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고. 사실 우리 부부는요. 그걸 좀 잘못 보냈나봐요. 우리도 처음엔 참 좋았는데라고 씁쓸하게 말하는 은정의 모습과 거리에서 공연하는 버스킹 밴드의 음악이 어우러져 더욱 애잔하게 느껴졌다.

 

특히 두 사람의 연애 시절이 비춰지면서 우리에게도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서로를 뜨겁게 원하고 원했던 시간이라는 내레이션에 맞춰 등장한 현진과 도윤의 로맨틱한 키스 씬은 폭풍 설렘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후 이어진 현진과 은정의 진솔한 대화에 이어진 나는 엄마였지만 여전히 여자였고, 사랑받고 싶었으니까라는 대사는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뜨거운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은정과의 대화에서 깨달음을 얻은 현진은 달라지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도윤이 치질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현진은 한 걸음에 그 곳으로 달려갔고, 부부는 서로를 향한 마음을 다시 확인했다. 이때 서로에게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줄 수 있었던 시절은 끝났다. 하지만 달라진 우리의 관계도 제법 괜찮았다는 대사는 현실적으로 와 닿았기에 더욱 진한 감동이 느껴졌다. 앞으로 현진과 도윤의 부부관계가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기대를 모았던 대목. 특히, 두 사람의 재회 순간은 마치 멜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지만 역대급 웃음을 자아내는 반전 매력을 뿜어냈다. 서로 아픈 눈빛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 모습 뒤로 도윤의 조리원 멘토였던 준석(이준혁 분) 국내 제일의 항 외과라는 이미지가 비춰졌던 것. 도윤과 준석의 콤비 플레이를 향한 반응 또한 뜨거웠기에 준석의 재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빵 터지는 웃음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이처럼 현진과 도윤 부부의 터닝 포인트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조리원에 돌아온 후 나란히 조리원 원피스 커플룩을 맞춰 입고는 서로에게 좌욕기를 양보하는 모습으로 훈훈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던 두 사람. 그렇게 이들에게 행복이 다시 찾아온 듯 보였지만 반전 포인트가 있었던 것. 현진이 그토록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일하던 회사에 새롭게 알렉스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형성되었다. 여기에 내 계획과는 상관없이 내 인생은 이미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는 현진의 내레이션이 더해지면서 매 회 엔딩마다 극대화된 미스터리, 스릴러적 매력을 보여줬던 산후조리원답게 또 다른 사건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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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년 11월 17일

시청률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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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대의 질풍 노도의 시기가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지금이라고 생각하는 현진(엄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회사에 새로 온 이사 알렉스(소주연 분)를 세레니티에서 만나기로 한 현진은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아껴두었던 화려한 가운은 걸쳐 입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지금까지 팀원들을 통해 접한 정보를 취합해 봤을 때 알렉스가 왠지 욕망 가득하고 야비한 느낌의 남자일 거라고 예상한 현진. 만나서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다짐으로 약속 장소에 갔을 땐 상상과는 전혀 다른, 밝은 미소에 순수한 매력이 느껴지는 여자인 알렉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스럼 없이 많이 도와 달라며 손을 내밀고, 자신과 같이 좀비물을 보면서 혼맥하는 것이 취미라는 것에 현진은 알렉스에게 쌓아둔 마음의 벽이 잠깐 사라졌었다. 하지만 곧 아기랑 1년 정도 푹 쉬지 그러냐는 그녀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린 현진은 난 아이도 좋지만 일도 좋아해요라고 자신의 의사 표현을 정확히 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헤어졌다.

 

일렉스와 만난 후 기분이 심란한 현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에 복귀하면 딱풀이를 봐주기로 했던 친정엄마(손숙 분)가 어깨가 아파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더 우울해졌다. 편찮으시다는 소식에 엄마 걱정부터 들었던 것이 아닌 복직, 딱풀이 걱정이 먼저 들었던 자신의 모습을 철없는 딸은 아픈 엄마보다 내 걱정이 먼저였다. 나를 키우느라 낡아버린 엄마는 버리고 내가 살 궁리부터 했다는 대사로 표현했고, 이는 시청자들이 극에 감정을 이입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베이비시터를 구해 보기로 한 현진은 때 마침 시터 이력서를 보고 있던 은정(박하선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정엄마가 갑자기 편찮으신 바람에 베이비시터를 구해야 할 것 같다며 정보를 줄 수 있을 지 어렵게 말을 꺼냈는데, 의외로 갖가지 정보들을 자세히 가르쳐 주면서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은정. 이에 현진은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은정은 말했잖아요. 여자들의 우정은 아이를 낳고 시작된다고라며 의리를 보여 훈훈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때 다가온 원장 혜숙(장혜진 분)이 두 사람에게 시터계의 복룡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두 사람의 의리 넘치는 관계는 180도 순식간에 뒤바뀌게 되었다. 바로 천하를 얻는 것보다 더 얻기 어렵다는 유아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얻어내는 재야의 숨은 고수, 전설의 시터가 등장했다는 혜숙의 말에 현진과 은정은 서로 그 시터를 차지하겠다고 나선 것. 불과 몇 분전까지 서로 따뜻하게 바라보며 여자들의 우정을 운운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서로를 노려보며 견제하는 현진과 은정. 이어진 현진의 치열한 육아의 세계에 따뜻한 조리원 동기는 없었다. 그저 운명의 적수만 있을 뿐이라는 대사와 함께 원장 혜숙이 남긴 어느 집을 선택하실지는 복룡, 그 분의 뜻이지요라는 말은 앞으로 벌어질 두 사람의 치열한 전투를 예고하며 흥미를 배가시켰다.

 

이후 베이비시터의 면접을 준비하는 현진과 은정의 치열한 전투 준비 과정이 그려지면서 극의 흡인력도 함께 높아져 갔다. 면접 100 100승을 보고 있는 현진과 쿠키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은정의 극과 극 스타일과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두 사람의 표정은 진지함과 코믹함을 동시에 전달하며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리고 다가온 대망의 면접 당일. 커피숍에서 면접을 보기 위해 나란히 앉아 있는 현진과 은정은 서로를 노려보며 견제했고, 그 때 등장한 시터계의 복룡, 영미(김재화 분)는 각 잡힌 정장에 딱 봐도 범상치 않은 포스의 소유자였다. 이에 자연스럽게 기립한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 공손하게 영미를 대했다. 게다가 전에 돌봐주던 아이와 통화를 하는 영미의 모습에 더욱 간절해진 현진과 은정의 눈빛은 시터를 차지하기 위한 두 사람의 대결 결과가 더욱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전투. 커피숍에 이어 무술 고수로 변신한 현진과 은정의 대결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다. 영미를 가운데 두고 검술 대결을 펼치던 두 사람. 그럼에도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현진은 갑자기 검을 버리고 가슴에서 총을 꺼냈고, 그 일격에 은정이 무너지는가 싶더니 다시 쌍권총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다. 결국 현진이 끝내 쓰러졌고, 이에 은정이 마지막 끝내기 한 방을 위해 바주카포를 꺼내 드는 장면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무기 공격에 빵 터지는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두 사람의 대결을 무술 고수의 진검 승부 장면으로 패러디 해서 표현한 장면은 산후조리원만의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었다. 특히 비장함과 긴장감 사이, 그리고 현실과 패러디 사이를 절묘하게 오갔던 연출, 소름 돋게 만들었던 배우들의 표정과 액션 연기, 마지막으로 센스와 기발함이 돋보였던 대사까지 완벽한 삼박자 조합은 그야말로 미친 시너지를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았고,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다.

 

베이비시터 결투에서 참패를 맛 보고 풀 죽은 현진을 위해 가물치 국물을 싸온 현진 엄마. 딸의 마음이 어떤지 진작 알아 차린 엄마는 삐진 딸을 달래 줬고, 엄마가 가장 든든한 내 편이라는 안도감에 현진은 어린 아이처럼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어진 엄마는 내가 울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았다. 엄마는 내가 보내는 싸인을 읽고 있었다. 엄마가 된 나도. 나의 엄마 앞에선 언제까지 철부지 어린 애였고. 엄마의 눈에도 엄마가 된 딸이 여전히 어린 아기일 뿐이었다. 아무것도 해결된 건 없었다. 하지만 엄마만 믿으라는 말 한마디에 그냥 안심이 되었다. 철부지 어린 아이처럼이라는 현진의 내레이션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선사하며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는 엄마라는 존재가 주는 그 위대한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오면서 가슴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여기에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는 다른 엄마들에게 아이가 아프다고 고백 했었던 윤지(임화영 분)가 그녀의 남편과 함께 병원의 안치실 앞에 서 있었고, 슬픔에 복받쳐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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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년 11월 23일

시청률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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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스터리에 얽힌 비밀이 드디어 밝혀지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은 물론, 그 슬픈 사연에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에 앞서 세레니티 산후조리원에는 퇴소를 앞둔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이의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각각의 방식대로 아이의 이름 짓기에 돌입한 엄마들. 현진(엄지원 분) 역시 도윤(윤박 분)과 이를 의논했고, 도윤은 딱풀이의 이름만큼은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하지만 성명학 책을 봐도 어렵기만 할 뿐, 좋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던 도윤.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요미 아빠 우석(무진성 분)에게서 예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급 친해진 두 사람은 함께 이름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두 아빠가 찾아간 사람은 바로 작명가(정상훈 분)였다. 그 작명가가 들이민 가격표에는 자 직업 작명일 경우, 건물주 작명일 경우에는 옵션으로 비용이 추가된다고 적혀 있었고, 그 모습에 사기꾼 냄새를 맡은 도윤과 우석이 자리를 뜨려고 하자 여름 특가 할인이 들어간다며 마감 임박으로 딱 2자리가 남았다고 꼬시기 시작했다. 특히 이 장면은 짧은 특별 출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존재감을 발휘한 정상훈의 활약이 돋보인 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는 빵 터지는 웃음까지 선사했다.

 

그 사이 현진은 친구의 추천으로 맘카페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딱풀이맘이라는 닉네임이 이미 있다고 나오자 딱풀이노모라고 바꿔서 가입을 한 현진은 누군가 딱풀이맘이라는 닉네임으로 세레니티 조리원을 추천하는 글을 올린 것을 발견하고 의아하게 생각을 한다. 때마침 찾아온 윤지(임화영 분)는 현진에게 건우라는 이름을 딱풀이 이름으로 추천을 해주고,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분위기의 윤지의 모습은 몰입도를 한층 더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이후 도윤은 자신이 생각한 딱풀이의 이름을 현진에게 말했다. 인생에서 어려움이 닥쳐도 그 어려움도 즐겁게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순 우리말로 즐겁다는 뜻의 라온이라는 이름을 지어온 것. 그 의미에 현진도 마음에 쏙 들어 했고, 그렇게 딱풀이의 이름은 김라온이 되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몰랐던 윤지는 건우라고 수 놓은 배냇저고리를 선물 박스에 포장해서 딱풀이를 찾아가는데, 이름이 건우가 아닌 라온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자 갑자기 돌변했다. “왜 딱풀이 이름이 라온이에요?”라며 따져 묻는 윤지의 태도에 당황한 현진은 딱풀이 이름은 부모인 제가 정하는 거예요. 쑥쑥이 엄마가 이러는 거 이해하기 힘드네요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방으로 들어가 버린 윤지는 선물을 내팽개치면서 엄마도 아니면서! 엄마 같지도 않으면서라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그려져 섬뜩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지금까지 딱풀이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모든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아픈 윤지의 아이 태명이 쑥쑥이가 아닌 딱풀이라는 것, 그리고 분에 못이긴 그녀가 딱풀아 엄마가 데리러 갈게라는 일기장 메모를 쓰는 모습까지 그려지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얼마 후, 다시 선물을 들고 현진의 방을 찾아와 사과를 전하는 윤지. 아기를 보고 싶을 때마다 딱풀이 보면서 위로 받았다는 윤지의 말에 안타깝게 여긴 현진은 오히려 그녀를 위로해줬다. 하지만 그 딱한 마음도 잠시, 현진은 윤지가 전해준 선물 박스를 열어 보고는 충격에 휩싸였다. ‘건우라는 이름을 수 놓은 배냇 저고리와 함께 들어 있던 메모에 써진 글씨가 그 동안 자신에게 보내왔던 메시지 속 글씨와 똑 같았던 것. 이에 현진은 그 동안 선물 보낸 사람이 쑥쑥이 엄마였는지 물었고, 무표정으로 딱풀이 엄마 정신 좀 차리라고요라고 답하는 윤지의 모습은 오싹함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윤지가 딱풀이를 안고 있었기에 현진은 위험하다며 아이를 다시 안으려고 했지만, 윤지는 뒷걸음질 치며 더 세게 품에 안는 모습을 보였다. 일촉즉발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던 그 때, 원장 혜숙(장혜진 분)과 윤지의 남편이 등장했다. 아이를 품에서 절대 떼어놓지 않던 윤지는 딱풀이가 힘들어 한다는 말에 그제서야 품 안에서 놓아줬고, 오열하는 윤지와 충격을 받은 현진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남편을 위해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던 은정(박하선 분)에게도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졌다. 인터뷰를 하던 도중 가슴에서 젖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 걸 알아차린 은정은 사진을 찍을 때에도 계속 가슴을 가리는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기자가 와인잔을 함께 들고 건배하는 포즈를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지 못한 은정은 끝내 와인을 자신의 가슴으로 쏟아 붓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엉망이 된 분위기 속에서 여전히 자신이 아닌 주위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남편의 모습에 또 다시 실망을 했다. 초라해진 마음을 애써 감추고 현장에 놓여 있던 기념 티셔츠를 챙겨 나와 화장실 변기에 앉아 유축을 하고 있는 은정의 모습은 더욱 안쓰럽게 느껴졌다.

 

반면, 충격적인 상황을 겪은 현진은 맘카페에 딱풀이맘이라는 닉네임으로 윤지가 남긴 글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그녀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모두 알게 되었다. 그녀가 겪은 말 못할 아픔에 현진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이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컥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가장 강렬했던 것은 엔딩 장면이었다. 매 회마다 미스터리 코드가 녹여진 엔딩을 선보였던 산후조리원이 종영을 단 1회 남기고 있는 가운데,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예고하며 또 한번 최강의 임팩트를 선사한 것. 우석이 아빠에게서 온 연락을 대신 받게 되자 핸드폰을 지어 던지는 루다(최리 분)부터 남편에게 또 한번 상처 받고 해피맨 경훈(남윤수 분)의 피아노 공연장을 찾아간 은정,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현진을 찾아 헤매는 도윤과 혜숙의 초조한 모습까지. 위태로운 세 엄마들의 모습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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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0년 11월 24일

시청률 :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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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엄지원 분)과 은정(박하선 분)을 비롯한 세레니티 조리원 동기 엄마들이 퇴소 후 일상 생활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에 앞서 말도 없이 사라졌던 현진은 도윤(윤박 분)의 믿음직스러운 위로를 받고 조리원으로 무사히 돌아왔고, 남편 선우(정성일 분)의 무심함에 상처 받았던 은정 역시 해피맨 경훈(남윤수 분)에게서 조금 더 행복해져도 된다는 진심 어린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위태로웠던 두 사람 모두 엄마의 자리로 돌아오면서 세레니티 산후조리원의 마지막 날도 다가오고 있었다.

 

이후 엄마들은 세레니티의 자랑으로 꼽히는 원장 혜숙(장혜진 분) 애착 육아에 대한 퇴소 교육을 받았다. 부모와의 유대관계에 따라 아이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혜숙의 강의를 들은 현진이 라온이가 불량하게 자란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에서는 도윤이 또 한번 라온이로 변신, 빨간 머리에 피어싱, 그리고 진한 화장까지 하고 등장해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산후조리원을 통해 탈모 분장부터 장발의 고등학생에 이어 역대급으로 강렬했던 파격 변신을 선보인 배우 윤박의 하드캐리가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세레니티를 떠나기 전 마지막 밤, 현진과 은정, 루다(최리 분), 열무 엄마(최자혜 분), 그리고 까꿍 엄마(김윤정 분)는 함께 모여 파자마 파티를 열었다. 부쩍 친해진 모습으로 서로의 꿈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훈훈했다. 여기에 어릴 때 동방신기 팬클럽 회장이었다는 사실을 밝힌 은정의 깜짝 댄스 퍼포먼스까지 펼쳐져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이때 엄마가 되기 전, 우리에게도 모두 다른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는 모두 다른 모양의 엄마였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다는 현진의 내레이션은 뭉클함을 전달했다.

 

그렇게 세레니티 조리원을 떠나는 엄마들의 모습은 이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현진은 라온이를 위해 육아 휴직을 생각했지만 회사에서 맡긴 큰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없었고, 은정은 아이를 키워보니까 제일 중요한 건 결국 나예요. 내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해질 수 있어요라며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해줬다. 은정 역시 남편의 사과를 받아줬고, 이들 부부의 관계는 또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루다 역시 혜숙을 어머님이라 부르며 우석(무진성 분)과의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조리원을 떠나는 현진에게 엄마도 도움 받아도 된다며 분유와 이유식을 선물한 혜숙의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에요. 아이랑 함께 행복한 엄마지. 꼭 행복해지세요라는 대사는 산후조리원이 내포한 의미를 관통하는 동시에 많은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여기에 안선생(최수민 분)의 아들로 차태현이 깜짝 등장, 혜숙에게 엄마에 대한 수칙 열 가지를 전했고, 이는 그가 출연했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재기 발랄하게 패러디 한 장면으로 산후조리원만의 색깔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총평 -

산후조리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다뤘다는 점에서 일단 흥미로웠다. 그리고 여자 배우들이 주축이 돼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도 나름 괜찮았다. 여기에 산후조리원만의 문화, 육아에 매몰되는 엄마들의 모습이 너무 사실적이라서 푹 빠져서 보게 만들었다. 제작진의 약을 빤 연출도 중간중간 코믹하게 그려져 재미있었다. 

 

출산을 앞두고 산후조리원 이용을 앞둔 이들에게는 어쩌면 교과서 같은 드라마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산후조리원을 경험했다면 무한 공감을 하면서 계속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초보 엄마가 진짜 엄마가 되어 가는 과정. 그리고 모성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하는 문화 등이 다시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엄지원의 자신을 내려 놓은 연기. 박하선의 여왕벌 포스, 젊은 엄마들의 의식을 보여준 최리, 여왕벌 주위에 날아다니는 모습의 최자혜, 김윤정. 그리고 가장 눈물이 나는 사연을 지닌 임화영까지. 각자의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다. 산후조리원에서 함께 지내는 남편들의 모습도 나름 웃음을 자극하는데 윤박과 이준혁의 케미가 환상이다. 박시연의 특수 분장까지. 어느 캐릭터 하나 버릴 게 없이 모두 매력적이라 8부작이라는 게 짧게만 느껴졌다. 시즌2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나오지 않겠지. 독특한 소재로 도전한 제작진에게 박수.

※ 2020년 한국 드라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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