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 사극, 로맨스
시청등급 : 15세 이상
편성 : MBC 2021.11.12. ~ 2022.01.01. (17부작)
제작사 : 위매드, 엔피오엔터테인먼트
기획 : 김호영
연출 : 정지인, 송연화
음악 : 노형우
극본 : 정해리
출연 : 이준호, 이세영, 강훈, 이덕화, 박지영, 장희진, 장혜진, 조희봉, 서효림, 강말금, 오대환, 이민지, 하율리, 이은샘, 문정대, 배제기, 김강민, 권현빈, 김이온, 조승희, 지은, 윤효식, 차미경, 고하, 양병열, 박서경, 김병춘, 이서, 이주원, 이설아, 최정후, 윤해빈, 이서현, 조시연, 도상우, 이순재
1회
방송 날짜 : 2021년 11월 12일
시청률 : 5.7%
어린 이산(이주원 분)과 어린 성덕임(이설아 분)의 짧지만 여운 깊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어엿하게 성장한 왕세손 이산(이준호 분)과 성덕임(이세영 분)의 모습과, 이들의 운명적인 재회가 그려졌다.
영특하고 재주 많은 어린 생각시 덕임은 자신의 목표인 백 냥 모으기를 달성하기 위해 동료 생각시들에게 삯을 받고 전기수(책을 읽어주고 대가를 받는 이야기꾼) 놀이를 하고 있었다. 궁인들이 해서는 안되는 전기수 놀이를 하다가 상궁들에게 발각 된 덕임은 제조상궁(박지영 분)에게 승하한 영빈(남기애 분)의 조문을 다녀오라는 명을 받고 홀로 영빈의 처소로 향했다. 한편 어린 이산은 영빈의 승하 소식을 듣고 슬픔에 휩싸였다.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영조에 의해 효장세자의 양자로 입적된 이산은 영조가 원하는 이상적인 후계자가 되기 위해 자신을 담금질해왔다. 이에 사도세자의 친모인 영빈을 친할머니라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었던 이산은 영빈의 마지막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영조의 눈을 피해 영빈의 처소로 향했다.
이렇게 각각 다른 이유로 영빈의 처소를 향하던 이산과 덕임은 우연히 만나게 됐다. 이산을 왕세손의 배동으로 착각한 덕임은 이산을 영빈 처소에 데려다 주고, 우여곡절 끝에 함께 조문 하게 된 두 아이는 애틋한 교감을 나눴다. 이때 영조가 들이닥치며 소란이 일어났다. 이산은 덕임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처소를 빠져나가 화를 면하고 덕임은 영조와 마주했다. 잔뜩 겁먹은 덕임을 보며 죽은 딸이 떠오른 영조는 덕임에게 영빈의 유품인 ‘여범’이라는 서책을 건넸고, 무사히 궁녀 처소로 돌아온 덕임을 본 제조상궁은 그의 영민함을 눈여겨봤다.
머지 않아 이산은 영조의 계비 숙의문씨(고하 분)의 농간에 의해 폐위 위기에 놓였다. ‘너의 어머니는 계집종이다’라는 구절이 무수리 출신인 영조의 친모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금서가 된 서책을 이산이 읽었다고 고변한 것. 이러한 꿍꿍이를 우연히 엿듣게 된 덕임은 왕세손을 구하기 위해 금서가 있는 동궁 서고로 뛰어갔다. 같은 시각, 분개한 영조는 죄를 청하는 이산에게 보란 듯이 동궁의 서고를 뒤지라는 어명을 내리고, 뒤늦게 사태를 알게 된 왕세손의 배동인 홍덕로(최정후 분)도 서고로 뛰어갔지만 어명을 수행하는 내관들의 서슬퍼런 기세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때 덕임이 기지를 발휘했다. 금서에서 문제가 되는 글귀를 찢어 버린 것. 찢긴 서책을 본 영조는 이산이 자신의 명을 지키기 위해 책을 찢었다며 크게 기뻐했고, 금서 소동은 되려 이산에게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산은 자신을 도운 이가 덕로라고 생각했고, 서고에서 덕임의 행동을 목격한 덕로는 이산의 총애를 얻고 싶은 마음에 덕임의 공을 가로챘다.
한편 이산과 덕임은 어린시절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각각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특히 덕임은 동무들의 버선에 개구리알을 넣는 장난을 즐기는 천방지축 소녀가 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이산과 덕임이 운명적인 재회를 해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궐 안을 망아지처럼 뛰어다니던 덕임이 후미진 지름길을 내달리다 발을 헛디뎌 연못가로 미끄러져 버린 것. 덕임은 때마침 연못가에서 산책 중이던 이산의 곤룡포 자락을 부여잡았고, 이산은 물에 빠지려는 덕임의 허리를 엉겁결에 감싸 안아 버렸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포옹이 심쿵을 유발한 동시에, 운명적인 재회로 시청자들을 전율케 한 두 사람이 향후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 지 궁금증이 수직 상승한다.
그런가 하면 ‘옷소매’는 첫 방송부터 서사와 연기력, 만듦새의 3박자 속에 MBC 사극의 매력을 여실히 뽐냈다. 후대에 익히 알려져 있는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상상력을 더한 서사는 몰입도 높은 전개로 이어졌다. 또한 주조연과 아역을 불문한 모든 연기자들이 탄탄한 연기를 뽐내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단히 붙들었다. 특히 이준호와 이세영은 후반부의 짧은 등장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며 향후 본격적인 활약을 기대케 했다. 나아가 풍부한 한국적 색채, 고즈넉한 궁궐의 풍경, 아름다운 오브제가 눈을 사로잡는 미장센은 60분 동안 눈을 즐겁게 만들었고, 아련하고 섬세한 음악의 활용은 기품을 더했다.
2회
방송 날짜 : 2021년 11월 13일
시청률 : 5.6%
이산(이준호 분)과 성덕임(이세영 분)이 서로를 향한 오해를 시작으로, 귀여운 투닥거림 속에 끈끈한 인연을 쌓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가을 밤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이에 ‘옷소매’의 최고 시청률은 8.2%까지 치솟았다. 또한 전국 시청률은 5.6%, 수도권 시청률은 5.2%를 기록했다. (닐슨 코리아 기준)
이날 방송에서는 한양 도성을 위협하는 호랑이의 출몰에 근심이 깊어가는 산의 모습과 함께 시작됐다. 호랑이가 이미 열 둘이나 되는 백성을 살육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청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답답해하던 산은 익위사(동궁을 호위하는 관청)을 움직여 호랑이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왕의 허락 없이는 사냥을 할 수 없는 바. 산은 당분간 사태를 지켜보기로 하지만 어지러운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이에 마음을 추스르러 후원의 연못가로 향한 산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비탈길에서 미끄러져 내려온 덕임에게 떠밀려 둘이 함께 연못에 빠져버린 것. 분노한 산은 덕임에게 반성문을 써오라는 명만 내린 채 자리를 떠버렸다.
그런가 하면 ‘죄인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다’는 익명서를 받은 산은 자신의 보위를 위협하는 세력의 존재에 잔뜩 예민해졌다. 이에 산은 평소 걸음을 하지 않던 동궁 서고에 불쑥 쳐들어갔다. 자신이 공부하는 시강원과 서고가 맞닿아 있는 만큼, 반대파의 정보 수집 용도로 쓰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이곳에서 산은 동궁 서고 담당 생각시인 덕임과 다시 만났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두 사람. 산은 덕임에게 수상한 자가 없는지 캐묻지만 되려 본인이 수상한 남정네로 몰려 볼품없이 쫓겨나는 굴욕을 맛봤다. 머지않아 다시 서고를 찾은 산은 덕임이 자신의 시강 내용을 받아 적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덕임을 첩자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덕임과 실랑이 중 그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연을 맺었던 어린 생각시를 떠올린 산은 흥분을 가라앉혔고, 필사 일을 하는데 시강 내용을 참고했다는 덕임의 설명에 오해를 풀었다. 이 과정에서 엉겁결에 자신을 겸사서 홍덕로(강훈 분)라고 소개한 산은 오만한 말본새로 덕임의 심기를 건드려 소금 세례를 맞고 또다시 서고를 쫓겨나 웃음을 자아냈다.
그도 잠시 산과 덕임이 서로를 신경 쓰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열흘 뒤 열릴 축제를 준비하는 궁녀 처소에 덕로와 함께 머리를 식히러 구경 나왔던 산이 덕임의 전기수 놀이를 보게 된 것. 산은 덕임이 낭독하는 패관소설의 내용이 마치 자신과 아버지 사도세자(도상우 분)의 이야기처럼 들리자 울컥했다. 이어 산은 덕임에게 “듣는 사람의 심정은 어찌되든 네 돈 벌이만 하면 되느냐”고 쏘아붙인 뒤 “읽지 마라. 너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어선 아니 될 사람이다”라고 일갈한 뒤 자리를 떠났고, 덕임은 뜻 모를 산의 행동이 황당한 한편 심경이 복잡해졌다.
이윽고 덕임은 결전의 날을 맞이했다. 덕임은 반성문을 고이 접어들고 동궁전으로 향했고, 덕임의 필체를 알아본 산은 정체가 들통날까 봐 급히 얼굴을 가렸다. 반면 호랑이 왕세손의 정체가 서고에서 만난 겸사서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덕임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처분만 기다릴 뿐이었다. 기고만장하던 서고 담당 생각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완전히 전세가 역전된 상황. 그런 덕임의 모습이 귀엽기도, 괘씸하기도 한 산은 보란 듯이 반성문을 퇴짜 놓아 웃음을 유발했다. 더군다나 산은 호랑이 관련 자료를 찾는다는 명목 하에 수시로 서고에 들러 천연덕스럽게 덕임의 반성문 코치를 해줬고, 같이 있는 시간만큼 부쩍 가까워진 두 사람의 모습이 보는 이를 설레게 했다.
극 말미, 결국 사달이 났다. 궁궐 인근의 야산을 수색하던 산과 익위사가 궐 쪽으로 이어지고 있는 호랑이의 흔적을 발견한 것. 이날 궐에서는 궁녀들의 축제가 펼쳐지고 있어 수많은 궁인들이 운집해있는 상황이었고, 이 모습과 함께 피투성이가 된 채 호랑이에게 끌려가는 어린 생각시의 모습이 비춰져 긴장감이 극으로 치달았다. 이때 홀로 서고에서 번을 서던 덕임 앞에 산이 나타나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나아가 산이 덕임에게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사람들 앞에서 책을 읽어달라고 간청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산의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동시에 산과 덕임이 힘을 합쳐 백성들을 살육하는 호랑이를 잡아낼 수 있을지, 또한 덕임이 산의 정체를 언제쯤 알게 될지 향후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옷소매’ 2회는 청년 이산과 성덕임의 등장과 함께 서툴고도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시작해 시청자들의 심장을 간질간질하게 만들었다. 또한 스토리의 전개와 함께 산과 덕임의 감정선의 미묘한 변화가 밀도 높게 펼쳐지며 시청자들을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산 역의 이준호와 성덕임 역의 이세영은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기반으로 사랑스러운 케미스트리를 뽐내, 스토리 전개와 함께 더욱 무르익을 두 배우의 호흡에도 기대감이 수직 상승한다.
3회
방송 날짜 : 2021년 11월 19일
시청률 : 7%
이산(이준호 분)과 성덕임(이세영 분)이 목숨을 건 연대를 통해 호랑이의 습격으로부터 궁궐을 지켜냈지만, 산이 허락 없는 타위(임금의 사냥)을 벌였다는 이유로 정적들의 이간질 속에 영조(이덕화 분)의 노여움을 사 궁지에 몰리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이날 방송은 산의 부탁을 받고 5백 명의 궁녀를 축제 현장에서 대피시키려는 덕임의 고군분투로 시작됐다. 덕임은 출입구가 단 하나뿐인 상황에서 궁녀들이 동요없이 피신할 수 있도록 지략을 썼다. 전기수 놀이를 시작하겠다고 선전해 뿔뿔이 흩어져 있던 궁녀들을 한데 모은 뒤, 입궁 년도에 따라 차례로 현장을 빠져나가게 만든 것. 하지만 채 절반이 대피하기도 전에 호랑이의 포효가 울려 퍼지며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돌변해버렸고, 서상궁(장혜진 분)-복연(이민지 분)-경희(하율리 분)-영희(이은샘 분)가 궁녀들을 침착하게 통솔하며 상황이 점점 진정됐다. 한편 덕임은 위험에 빠진 어린 생각시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가 호랑이와 맞닥뜨리고 말았다. 피에 굶주린 호랑이가 덕임에게 달려드는 순간 산이 나타나 그를 구해냈다. 이어 미리 찰코(짐승을 잡는 덫)를 설치해둔 축제 현장으로 호랑이를 유인한 산은 익위사와 함께 호랑이를 잡아내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궁궐을 위기에서 구해낸 산의 용맹한 행동은 되려 정적들의 먹잇감이 됐다. 허락없이 타위를 행한 것이 임금을 기만한 행위라며 비난을 쏟아낸 것. 결국 호랑이 사냥에 가담한 모든 이들이 처벌 당할 위기에 놓이고 말았고, 소식을 들은 덕임은 산을 걱정했다. 이 과정에서 덕임은 진짜 겸사서인 홍덕로(강훈 분)에게 “혹시 겸사서 나으리 소식은 모르시냐. 다치신 곳은 없는지 염려가 된다”고 물어 그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내 산이 자신의 이름을 빌려 덕임을 만났다는 사실을 깨달은 덕로는 “항아님이 궁금해하는 겸사서를 나는 잘 모르겠다”며 산의 거짓말에 보조를 맞췄다.
머지않아 덕임에게 왕세손을 도울 기회가 생겼다. 산의 누이인 청선군주(김이온 분)와 청연군주(조승희 분)가 할아버지 영조가 좋아하는 ‘곽장양문록’ 필사본을 바치면서, 오라비의 구명을 청해보려 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 덕임은 왕세손이 용서를 받으면 겸사서도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날까지 새며 홀로 필사를 마쳤다. 그러나 손녀들의 속셈을 간파한 영조는 알현을 거부했고, 거절당한 청선군주와 청연군주 대신 덕임이 영조를 알현할 기회를 얻었다.
영조의 노여움을 샀다가는 자칫 덕임도 화를 입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자신을 구해줬던 산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던 덕임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영조의 말에 대뜸 “세손 저하를 용서해달라”고 말해버렸다. 맹랑한 생각시의 행동에 발끈한 영조는 덕임의 목숨을 거두겠다며 노발대발했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덕임은 기지를 발휘했다. ‘이야기꾼’의 재주를 이용해, 영조의 동정심을 자극해보기로 한 것. 덕임은 안타까운 가족사를 밝히며 “살고 싶다”고 눈물로 애원했고, 마음이 누그러진 영조는 “세상 일엔 다 때가 있는 법”이라고 말하며 덕임을 고이 돌려보냈다.
그날 밤, 영조는 여전히 대전 앞에 엎드려 죄를 빌고 있는 산을 찾았다. 그리고 산의 행동을 매섭게 꾸짖는 한편 “하마터면 호랑이한테 내 귀한 손자 놈이 잡아먹히는 줄 알았다”며 따뜻한 할아버지로 돌아와 산의 사죄를 받아들였다. 가까스로 영조의 용서를 받은 후, 산은 덕임과의 추억이 깃든 동궁의 서고를 찾았고 어느새 산의 마음에 애틋하게 자리잡은 덕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뭉클한 설렘을 안겼다.
이 가운데 산이 덕임에게 신분을 들키며 흥미를 한껏 치솟게 만들었다. 궁인들을 거느린 채 연못가 산책 중이던 산은 청선군주와 함께 다가온 덕임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랐다. 감히 세손저하의 예안을 볼 수 없는 덕임은 고개만 조아리고 있었지만, 당황한 산은 허둥지둥 부채로 얼굴을 가린 뒤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돌다리 밑으로 유유히 흐르는 물결 위에 산의 얼굴, 그리고 놀란 표정으로 그 얼굴을 보고 있는 덕임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던 것. 곧 이어 부채를 떨어뜨린 산과 덕임의 눈맞춤과 함께 극이 종료돼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이에 비로소 진짜 신분으로 조우한 산과 덕임이 향후 어떤 인연을 펼쳐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산의 보위를 노리는 정적들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좌의정 홍정여(조희봉 분)와 영조의 금지옥엽 화완옹주(서효림 분) 그리고 그의 양아들 정백익(권현빈 분)이 산을 견제하는 모습이 긴장감을 높였다. 더욱이 제조상궁(박지영 분)이 홍정여를 뒤에서 조종하는 비선실세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 향후 치열함 암투 속에서 한층 다이내믹해질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4회
방송 날짜 : 2021년 11월 20일
시청률 : 7.5%
이산(이준호 분)이 성덕임(이세영 분)에게 왕세손 신분을 들키고, 서로에게 거리를 두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덕임이 정식 나인 승급을 앞두고 동궁전 지밀로 배정되면서, 멀어질 수 없는 인연이 계속돼 흥미를 높였다.
연못가에서 곤룡포 차림의 산과 진짜 겸사서 홍덕로(강훈 분)를 동시에 마주한 덕임은 산이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잔뜩 골이 났다. 웃전에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아무 말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한 동시에,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을 나눴던 산과의 신분 차이를 절감해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것. 산 역시 덕임이 신경 쓰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산은 덕임과의 오해를 풀어보고자 서고를 찾아갔지만 되려 서로 감정이 상해버렸고, 지금까지의 인연을 없던 일로 돌려버렸다.
그러나 산과 덕임의 인연은 오히려 촘촘해지고 있었다. 덕임이 정식 나인 승급을 앞두고 동궁전 지밀로 배정돼 산의 지척에서 시중을 들게 된 것. 동궁의 모든 궁녀들이 기피하는 ‘호랑이 왕세손’의 시중을 들게 된 덕임은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정작 산은 덕임의 수많은 실수 들을 참아주며 다른 궁녀들과 덕임을 달리 대했다. 나아가 산은 가까이 다가온 덕임의 손목을 낚아채고는 “니가 왜 여기 있느냐? 아까부터 얼마나 방해가 된 줄 아느냐?”며 꾸짖다가도 ‘배속을 바꿔 눈에 띄지 않게 하겠다’며 줄행랑을 치는 덕임을 불러 세워 다시 자신의 곁에 앉혔다. 산은 “오늘은 처음이라 시선이 갔을 뿐이다. 늘 옆에 있다면 결국 보아도 보이지 않게 되겠지. 어차피 넌 수많은 궁인들 중 하나일 뿐이고 조금도 대수롭지 않아”라고 말하며 덕임을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애써 부정했지만, 자꾸만 덕임을 향하는 시선을 멈출 수 없었다.
또한 산은 곤경에 빠진 덕임을 지키려 영조(이덕화 분)의 금지옥엽인 화완옹주(서효림 분)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화완옹주가 덕임이 어도(임금이 걷는 길)를 범했다는 트집을 잡아 곤장 100대의 벌을 내리려 하자 산이 막아선 것. 그러나 덕임에 대한 처분은 곧 내명부의 수장인 중전김씨(장희진 분)에게 넘겨졌고 덕임은 꼼짝없이 곤장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순간 영조가 등장하며 상황이 반전됐고 산은 자신에게 덕임의 처분을 정하라는 영조의 시험에 모두가 납득할만한 현명한 판결을 내려 덕임의 목숨을 구해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산의 보위를 지키기 위한 사조직의 존재와 함께, 익위사 중 산의 목숨을 노리는 첩자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덕임은 어린시절 자신을 거둬준 혜빈 홍씨(강말금 분)로부터 ‘산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라’는 명을 받았다. 이 가운데 극 말미, 산이 기방을 드나든다는 풍문을 들은 혜빈 홍씨가 덕임에게 미행을 지시했고, 산의 뒤를 쫓던 덕임이 덕로에게 미행 사실을 발각 당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사조직의 존재를 외부인에게 들켜버린 덕로는 비정하게도 덕임을 죽이라고 명했다. 그 순간 모습을 드러낸 산이 멈추라며 명하며 덕임을 향하는 서슬퍼런 검을 막아 세우며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극이 종료돼 향후 전개를 향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더욱이 덕임을 두고 ‘수많은 궁인들 중 하나’, ‘대수롭지 않은 존재’라고 말하면서도, 누구보다 덕임의 안위를 걱정하는 산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폭발적인 여운을 선사했다.
5회
방송 날짜 : 2021년 11월 26일
시청률 : 8.8%
이산(이준호 분)을 미행하다가 들킨 성덕임(이세영 분)이 홍덕로(강훈 분)의 주도하에 ‘동덕회’의 일원이 되고, 산과 덕임이 서로를 오해하고 그 오해가 풀리는 과정을 통해 한층 각별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산이 자신을 미행하다가 들켜 덕로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놓인 덕임을 구하며 시작됐다. 산의 보호로 목숨을 부지한 덕임은 혜빈 홍씨(강말금 분)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용서를 빌었지만, 산은 덕임이 자신이 아닌 혜빈을 섬겼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고 출궁을 명했다. 이에 덕임은 ‘살고 싶어 그랬다’며 애원하는 한편 “정말로 기방에 출입하시는 줄 알았다. 저하처럼 스스로를 절제하며 지조를 지키는 사내가 몇이나 있겠느냐”며 아부까지 동원해 끝내 산의 분노를 누그러뜨렸다. 이에 산은 동덕회 일원들에게 덕임을 심부름을 시키기 위해 부른 아이라고 둘러댔고, 덕로는 ‘살아서 여기에 앉아있는 이상 동덕회의 일원’이라며 덕임을 입회시켰다.
한편 덕임을 향한 산의 애정은 갈수록 깊어졌다. 덕임에게 ‘패관소설(민간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주제로 한 소설) 대신 읽으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서책들을 잔뜩 선물하는가 하면, “서고에서 너와 함께 보낸 시간이 특별했다”며 은근히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급기야 산은 계례식 준비로 녹원삼을 입은 덕임의 모습을 보고 승은을 입은 줄 착각해 어쩔 줄 모르는 등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풋풋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겼다. 그러나 산은 온전히 ‘덕임을 좋아하는 한 남자’로만 존재할 수는 없었다. 덕임을 향한 산의 마음을 눈치챈 혜빈이 일부러 두 사람을 엇갈리게 만든 것. 산이 궁녀들의 계례상을 받는 자리에 나타난 혜빈은 산의 입에서 ‘미천한 신분의 궁녀를 곁에 둘 생각이 없다’는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덕임이 면전에서 이를 듣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산의 호감을 느끼고 조금은 들떠있던 덕임은 마음이 상하고 말았다. 또한 자신을 불러 “세손이 왕이 되기 전까지는 어렵고 성가신 일이 없어야 한다”고 선을 긋는 혜빈의 모습에, 그저 여관으로서 산을 보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가 하면 극 후반부에는 산이 궁지에 몰려 긴장감을 높였다. 영조(이덕화 분)가 대리청정 의사를 밝히면서 산이 왕위에 한층 다가서자 위기감을 느낀 화완옹주(서효림 분)와 정백익(권현빈 분)이 산을 모해한 것. 화완옹주는 영조에게 산이 궁궐 밖에 수시로 나가 비행을 저지르고 다닌다고 고했고, 영조는 증좌를 찾아 시시비비를 가릴 때까지 산에게 금족령(외출을 금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산은 동궁전에 꼼짝없이 갇히게 됐고 산의 안위가 걱정된 덕임은 야간 번을 서겠다고 자진해 산의 곁으로 향했다. 이어 덕임은 좋아하는 서책도 모조리 빼앗긴 뒤 심란한 마음에 잠들지 못하는 산의 방문 앞에 앉아, 그에게 선물 받은 시경(詩經)을 낭독했다. 뜻밖의 위로를 받은 산은 계례식 날 덕임의 마음을 상하게 만든 것을 사과했고, 창호문 넘어 애틋한 교감을 나누는 산과 덕임의 모습이 설렘을 최고조로 이끌었다.
이때 동궁전에 영조가 들이닥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영조는 산이 궁궐 밖을 주기적으로 나간 증거가 나오자 머리끝까지 화가 났고 “네 아버지처럼 되면 안된다”며 손찌검을 하기에 이르렀다. 문밖에서 이 같은 사달을 모두 들은 덕임은 산의 마음속 깊은 곳의 상처, 그가 짊어지고 있는 ‘차기 군주’의 무게를 엿보고 연민이 싹텄다. 더욱이 고통을 꾹꾹 눌러가며 ‘그저 곁에 있어달라’고 말하는 산의 부탁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 덕임은 어명을 어긴 채 방문을 열고 들어가 산과 마주했다. 나아가 덕임은 “한낱 궁녀이지만 저하의 사람입니다. 일평생 곁을 떠나지 않고, 오직 저하만을 위할, 저하의 사람입니다. 제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저하를 지켜드리겠나이다”라고 맹세하며 산에게 절을 올렸고, 눈물에 젖은 얼굴로 덕임의 얼굴을 바라보는 산의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폭발적인 여운을 자아냈다.
이처럼 ‘옷소매’ 5회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청춘 남녀의 풋풋한 연심, 왕세손과 궁녀라는 신분의 차이가 주는 안타까운 엇갈림을 넘어 차기 군주와 신하의 신의에 이르기까지, 산과 덕임의 입체적인 감정선을 밀도 높게 펼쳐냈다. 더욱이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산 역의 이준호, 성덕임 역의 이세영의 물오른 연기가 압권이었다. 이에 탄탄한 서사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로맨스 맛집’ 타이틀을 공고히 하고 있는 ‘옷소매’가 향후 어떤 전개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6회
방송 날짜 : 2021년 11월 27일
시청률 : 9.4%
이산(이준호 분)이 중전 김씨(장희진 분)를 포섭한 성덕임(이세영 분)의 도움으로 금족령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산이 자신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덕임의 모습에 점점 빠져드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설렘을 선사했다.
산은 ‘동덕회’ 일원들에게 자신이 금족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인물을 찾아내라 명했다. 그들이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덕임과 덕로(강훈 분)는 중전을 떠올렸다. 동덕회의 구성원 중 중전을 알현할 수 있는 것은 여인 신분인 덕임 뿐. 이에 덕임은 자신이 중전을 만나보겠다고 산에게 고한 뒤, 혜빈 홍씨(강말금 분)의 도움을 받아 친잠례(누에 기르기를 장려하기 위해 왕비가 직접 누에를 치는 궁중 의식) 준비로 분주한 중궁전에 일손을 보탠다는 명목으로 파견을 갔다. 그러나 명민한 중전은 덕임이 자신의 곁에 온 진짜 이유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산의 편을 들어주는 대신 조건을 걸었다. 눈엣가시였던 화완옹주(서효림 분)를 누를 수 있는 명분을 자신에게 가지고 오라는 것.
중전이 준 숙제를 풀지 못해 몇 날 며칠 가슴앓이를 하던 덕임은 친구 경희(하율리 분)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조선의 여인이라면 마땅히 조선의 비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을 기리기 위해 치르는 친잠례 행사에 화완옹주가 청에서 들여온 비단으로 옷을 해 입고 나타날 것이라는 정보를 얻은 것. 덕임은 이 소식을 중전에게 알렸고, 중전은 실제로 화려한 청나라 비단옷을 뽐내며 친잠례 행사장에 등장한 화완옹주를 내외명부 여인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벌하며 목적을 달성했다. 이어 중전은 덕임과의 약속대로 영조(이덕화 분)의 마음을 움직여 금족령을 거둬들이게 만들었다.
금족령에서 풀려남과 동시에 덕임을 향한 산의 마음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중궁전에 며칠 더 머물러야 한다는 덕임의 말에 영영 중궁전으로 가버릴까 노심초사하는가 하면 덕로가 덕임을 따로 만나 중전과의 일을 캐내보겠다고 하자 은근히 동요하며 “자네가 성나인에 대해 신경 쓸 것 없다”며 견제를 하기도 했다. 이에 덕로는 덕임의 존재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야심한 밤, 덕임과 우연히 대화를 하던 중 중전을 설득해 영조의 마음을 돌린 장본인이 덕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덕로는 “이러다 내가 저하의 측근 자리를 항아님께 빼앗겨 버리겠다”며 덕임을 도발하기까지 했다. 한편 이 모습을 멀리서 목격하고 오해한 산은 심기가 불편해져 동궁의 모든 궁인들에게 온갖 심술을 부리기에 이르렀다.
한편 극 말미, 산과 덕임 사이에 아찔한 사건이 일어나 시청자들의 심장을 널뛰게 만들었다. 덕임이 선배 나인들에 의해 강제로 산의 목욕 시중을 들게 된 것. 마침 상의를 벗고 목욕을 하던 산은 예상치 못한 덕임의 등장에 당황해 어쩔 줄을 몰랐고, 덕임 역시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하는 모습으로 간질간질한 설렘을 선사했다. 이내 평정심을 찾은 듯했던 산은 돌연 지난밤 덕임과 덕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컥 화가나 “그런 모습이 남의 눈에 띄면 어찌 될 줄 아느냐”며 덕임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되려 덕임은 “보셨으면 감히 궁녀를 희롱한 겸사서를 혼내셨어야지 왜 보고만 계셨냐”며 유능한 수족인 겸사서는 혼내지 않고 힘없는 궁녀만을 나무란다며 야속함을 드러냈고, 이에 산은 “다른 궁녀들 사정 따윈 내 알 바 아니다. 내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나의 사람 뿐”이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급기야 덕임이 “혹 소인이 염려되어 그러시냐”고 묻자 산은 말을 돌릴 생각조차 못하고 수긍해버렸고 이내 어색한 공기가 목욕 전각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머지않아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우려던 덕임과 이를 도우려던 산이 함께 물속으로 빠져버렸고, 흠뻑 젖은 두 사람이 숨막히는 눈맞춤을 주고 받으며 극이 종료돼 시청자들의 심박수를 수직 상승시켰다.
7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3일
시청률 : 10.7%
성덕임(이세영 분)을 향한 감정이 커질 대로 커져버린 이산(이준호 분)이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만, 후궁이 아닌 궁녀로서의 삶을 지키고자 한 덕임이 산의 마음을 거절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함께 욕조에 빠지며 아슬아슬한 무드에 휩싸였던 산과 덕임은 서상궁(장혜진 분)의 등장으로 인해 어색함을 깨고 평소의 분위기로 돌아갔다. 덕임은 궁녀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목욕 전각에 마련되어 있는 여벌의 나인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덕임의 등에 새겨진 명(明)이라는 글자가 포착돼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아찔한 사건의 여파는 청춘 남녀인 산과 덕임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놨다. 특히 산은 공부를 할 때에도, 사람이 앞에 있으나 없으나 덕임만을 생각했다. 급기야 전각에서 책을 읽던 중 덕임과 친구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된 산은 “내가 사모하는 사람은 세손 저하”라고 말하는 덕임의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중궁전으로 파견을 갔던 덕임은 동궁전으로 복귀해 별당 근무 배정을 받았다. 별당은 산에게 있어 아버지 사도세자(도상우 분)와의 오붓한 추억이 깃든 특별한 공간이었고, 덕임과 별당에서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을 꺼내 놓으며 애틋한 감정을 키웠다. 감출 수도 없을 정도로 커진 산의 사랑은 덕임의 눈에도 투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덕임 역시 산에게 끌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아픈 줄 알고 이마를 짚어보며 걱정하는 산의 모습은 덕임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는 머지않아 두려움이 되었다. 제조상궁(박지영 분)이 덕임에게 “너를 세손 저하의 후궁으로 올리고 싶다. 궁녀들의 편에 서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감춰왔던 속내를 꺼내놓은 것. 심지어 덕임이 생각시 시절 동궁의 서고에 배정돼 산과 인연을 쌓게 된 것도, 산이 공부하는 책들을 필사하며 내용을 익히게 만든 것도 모두 제조상궁의 큰 그림이자 일종의 신부 수업이었다. 사도세자의 익위사였던 아버지가 한순간 역적이 되는 과정을 겪으며 정쟁의 무서움을 느낀 바 있는 덕임은 후궁이 되는 것에 겁이 났다. 또한 궁녀로서의 삶에 자부심을 느끼고 만족하고 있는 지금, 온전한 자신의 삶을 잃어버릴까 무서워진 덕임은 막 움트기 시작한 사랑을 잘라 내기로 마음먹었다.
이 같은 덕임의 속마음을 모른 채, 산은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매일 별당에서 공부만 하는 산을 보며 덕임이 “가끔은 저하 자신을 위해주십시오”라고 간언하자 “나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과”라고 넌지시 속마음을 꺼내놓은 것. 심지어 덕임에게 주고 싶어 귀한 과일인 감귤을 챙겨온 산의 모습에서는 서툴지만 풋풋한 진심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에 산의 마음을 더는 모른 척할 수 없다고 생각한 덕임은 감귤을 사양하며 은유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고, 산 역시 속뜻을 알아차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뒤이어 산은 앞서 덕임이 “세손 저하를 사모한다”고 했던 말이 연심이 아닌 충심을 뜻했다는 것을 알고 낙심했다. 그러나 덕임은 왕의 여인인 궁녀 신분인 바. 지금은 자신에게 마음이 없더라도 언젠가 덕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쓰린 가슴을 추슬렀다.
그러나 머지않아, 산은 덕임이 외간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우연히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덕임의 친 오라비인 성식(양병열 분)이었지만 산은 이를 알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성식이 덕임의 팔에 푸른 팔 토시를 껴주고, 덕임의 옷소매에서 궁녀의 상징인 붉은 끝동이 사라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한 산은 배신감을 느꼈다.
이윽고 한밤중 서고에서 덕임과 마주친 산은 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져 “너는 내 사람이냐”고 물었다. 이에 덕임이 물론이라고 답하자 산은 “그럼 너의 모든 것이 나의 것이냐? 너의 생각, 너의 의지, 너의 마음까지 모두가 나의 것이냐”고 한발 더 나아가 덕임의 마음을 갈구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덕임은 “궁녀에게도 스스로의 의지가 있고 마음이 있습니다. 소인은 저하의 사람이지만 제 모든 것이 저하의 것은 아니라 감히 아뢰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덕임의 맹랑함에 화가 나는 동시에 사랑하는 이의 단호한 거절에 상처를 받은 산은 울컥하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이어 덕임을 말없이 벽으로 몰아세운 뒤 그의 가녀린 목덜미를 움켜쥐는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엇갈려버린 두 사람의 로맨스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영조(이덕화 분)가 매병(치매) 의심 증상을 보이며 정국을 살얼음판으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좌의정 홍정여(조희봉 분)로부터 이 소식을 들은 제조상궁은 책을 읽어준다는 핑계로 영조를 직접 알현해 두 눈으로 영조의 건망증 증세를 확인해 긴장감을 치솟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동궁 지밀 나인 신분으로 덕임을 살뜰히 챙겼던 월혜(지은 분)가 산을 배신한 익위사를 살해해 입막음한 장본인이라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에 본격적인 권력교체기의 문턱에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는 ‘옷소매’의 향후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8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4일
시청률 : 10.5%
이산(이준호 분)이 성덕임(이세영 분)의 거절에 낙심한 뒤 모진 마음을 먹는 한편, 덕임을 산의 후궁으로 만들려는 제조상궁 조씨(박지영 분)의 압박이 거세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한 덕임이 과거 영조(이덕화 분)로부터 하사 받은 영빈(남기애 분)의 유품인 여범(女範)을 훔쳤다는 오해를 받아 처벌 위기에 놓이고, 이를 계기로 산이 어린시절 자신과 함께 영빈의 조문을 갔던 생각시가 덕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덕임의 거절에 상처를 받은 산은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 오직 나의 뜻으로만 죽을 수도 살 수도 있다는 걸 절대 잊지 마라”라고 매섭게 경고한 뒤 돌아섰다. 한편 어지러운 산과 덕임의 마음처럼, 궁궐의 정치판 역시 혼란에 휩싸이고 있었다. 덕로(강훈 분)는 영조의 어의를 포섭해, 영조가 매병(치매)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산 역시 이를 알게 됐다. 영조의 건강상태로 인해 승계가 한층 빨라질 상황에 놓이자 산의 반대파인 제조상궁은 덕임을 불러다 “세손저하가 사도세자처럼 되지는 않을지 지켜봐야한다”며 덕임이 후궁이 되어 자신의 눈과 귀가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덕임은 “계책은 필요치 않다. 그저 세손저하를 믿으시면 된다. 성군이 되실 것”이라며 제조상궁의 부탁을 거절했다.
덕임을 포섭하는데 실패한 제조상궁은 길들이기에 나섰다. 덕임에게 겁을 줄 요량으로 감찰을 지시한 것. 그러나 감찰과정에서 덕임이 소지하고 있던 영빈의 유품인 ‘여범’이 나오면서 일이 커지고 말았다. 중전 김씨(장희진 분)이 왕실의 재물을 절도한 혐의를 직접 추궁하게 된 것. 덕임은 영조에게 직접 하사 받은 물건이라고 설명하였으나 증거도 증인도 없는 상황. 위기에 빠진 덕임의 소식을 들은 산은 중궁전으로 달려왔다. 덕임이 누명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은 영조가 직접 증인이 되어주는 것뿐이었으나, 산은 매병에 걸린 영조가 옛일을 기억할 리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영조를 직접 알현하게 해달라는 덕임의 청을 뒤로한 채 “참수형 대신 유배형을 내려달라”고 중전에게 부탁했다. 산이 자신을 감싸주지 않았다고 생각해 상처 받은 덕임은 더욱 간절하게 영조를 알현하게 해달라고 애원했고 중전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매병에 걸린 영조가 오래전 일을 기억할 리 만무했다. 더욱이 모두가 자신의 기억력을 시험하는 상황에 심사가 뒤틀린 영조는 “형법에 따라 벌하면 되지 않느냐. 단근형(발꿈치의 힘줄을 끊는 형벌)을 내리고 출궁시켜라”라는 불호령을 내렸다.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산은 영조에게 “이 일에는 한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다. 전하께서는 제게 하나의 목숨을 귀히 여기지 않는다면 군주 될 자격이 없다고 가르치셨다. 하오니 조금만 더 저 백성에게 군주의 시간을 내어 달라”며 엎드려 간청했다. 이에 마음을 돌린 영조는 덕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었고, 덕임은 영빈의 조문을 갔던 날의 모든 일들을 세세하게 묘사해 영조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여범을 훔쳤다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덕임의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은 영조 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영빈의 조문에 동행했던 산 역시 그날의 일을 떠올렸고, 자신이 그리워했던 기억 속 어린 생각시가 다름아닌 덕임이었음을 알게 됐다. 이에 덕임을 향한 원망보다 애틋함이 커진 산은 발길을 끊었던 동궁의 별당으로 향했고, 덕임에게 어린시절 영빈의 빈소에 함께 갔던 아이가 자신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애틋한 포옹을 나눠 시청자들의 가슴에 벅찬 설렘을 선사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영조가 대리청정을 명하며 이산의 보위를 둘러싼 본격적인 권력암투의 서막이 올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조상궁의 실체가 드러나 충격을 선사했다. 제조상궁은 궁녀들의 막후조직인 ‘광한궁’의 수장으로, 이들 조직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왕을 만들어내는 ‘택군’을 해오고 있었던 것. 더욱이 제조상궁은 사도세자의 보모 상궁인 박상궁(차미경 분)이 산을 만나 무언가를 건네려 하자 이를 가로채고 감금 뒤 고문을 하는 등 ‘광한궁’의 존립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덕임을 포섭할 목적으로 덕임의 스승 상궁인 서상궁(장혜진 분)을 억지로 조직의 일원으로 만들기까지 해, 향후 ‘광한궁’의 마수가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궁금증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산을 군주로 만들려고 하는 ‘동덕회’ 역시 반대파인 좌의정 홍정여(조희봉 분)을 파직 시키려 하는 등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 한층 흥미진진해질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9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10일
시청률 : 10.9%
대리청정을 시작한 이산(이준호 분)이 영조(이덕화 분)를 대신해 능행에 갔다가 제조상궁 조씨(박지영 분)가 보낸 자객들에 의해 암살 위기에 놓이고, 이를 눈치챈 성덕임(이세영 분)이 신호연으로 산에게 위험을 알려 역모를 막아내는 모습이 스펙터클하게 펼쳐졌다.
산과의 어린시절 인연을 확인한 뒤 옛 추억에 사로잡혔던 덕임은 이내 이성을 찾고 황급히 산의 품에서 벗어났다. 이어 덕임은 괜스레 별당에 세워져 있는 신호연을 주제로 시답잖은 농담을 하며 화제를 돌려보았지만 산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널 그리워했다”며 진심을 전하는 산의 모습에 덕임은 “그저 어린아이 둘이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그 만남에 의미를 두실 필요가 있냐”며 산의 마음을 애써 밀어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나날이 노쇠해지던 영조는 산에게 대리청정의 교지를 내렸고 산은 이를 받들었다. 또한 자신 대신 능행을 떠나는 산에게 수어청 군사들을 움직일 수 있는 호부까지 건네주며 힘을 실어줬다. 반면 산이 보위에 오를 날이 가까워지자 정적들은 피가 말랐다. 이에 제조상궁과 광한궁의 궁녀들은 산의 능행을 기회로 삼아 암살을 계획해 긴장감을 치솟게 만들었다.
한편 산의 능행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행궁으로 오던 중 백성들로부터 ‘어린 여자아이들이 왕실의 이름을 내세운 무리들에 의해 유괴를 당하고 있다’는 호소를 듣게 된 것. 더욱이 이 일의 해결을 둘러싸고 덕로(강훈 분)와 크게 언쟁까지 벌이며 산의 심기는 매우 불편해졌다. 이때 덕임의 존재가 산에게 유일한 위로가 되었다. 격무를 마치고 침전에 들어온 산이, 고장 난 온돌을 대신해 이부자리를 덥히기 위해 비단금침 속에 누워있다가 잠들어버린 덕임을 발견한 것. 잠든 덕임의 모습에 푹 빠져 그의 얼굴을 손으로 쓸어 보다가 “넌 내가 두렵지도 않으냐? 무슨 짓을 당할 줄 알고 겁도 없이”라고 읊조린 뒤, 덕임이 깰까 봐 조심스레 침전을 나가는 산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간질간질한 설렘을 선사했다.
그도 잠시, 역모 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조상궁의 밀명을 받은 동궁 지밀나인 월혜(지은 분)는 계획에 방해가 될 것 같은 서상궁(장혜진 분)을 압박해, 부족한 식자재를 구해야한다는 명목으로 관아로 보냈다. 이어 덕임과 서상궁이 관아로 향하는 틈을 타, 월혜 무리는 무기고에 잠입해 조총에 사용하는 약포 등 무기들을 모두 망가뜨려버렸다. 이후 관아로 가던 도중 덕임과 서상궁은 강가에서 아이들이 행궁 쪽에서 떠내려온 약포 주머니를 주워 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 이어 서상궁은 광한궁이 벌인 역모임을 눈치챘고 한시라도 빨리 산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채근했다. 그러나 돌아가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상황. 이때 덕임이 기지를 발휘했다. 연날리기를 하던 아이들을 보고 앞서 별당에서 보았던 신호연을 떠올린 것. 이에 덕임은 다급하게 ‘맞붙어 싸워라’라는 의미의 신호연을 만들어, 산이 봐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하늘에 연을 띄웠다.
이 같은 덕임의 간절한 마음은 산에게 닿았다. 신호연을 발견한 산은 황급히 전투를 준비했지만 무기도 병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더욱이 적이 외부에 있는지 내부에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은 긴장감을 극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산은 영조에게 받은 호부를 덕로에게 건네며 “수어청의 군사들을 이끌고 돌아오라”고 명했고 하는 수없이 소수의 익위사들과 함께 목숨을 건 혈투를 시작했다. 같은 시각, 바람마저 멈춰버려 연을 띄울 수 없게 된 덕임은 산이 혹시나 신호연을 보지 못했을까 봐 노심초사하며 행궁으로 달려갔고, 넘어져 흙투성이가 되고 눈물 범벅이 된 상황에서도 산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숲길을 내달려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반면 자객들을 이끌던 월혜는 수세에 몰리자 신호탄으로 적들을 더 불러모았다, 이에 산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일전을 준비했다. 그 순간 수어청 군사들을 이끌고 돌아온 덕로의 활약으로 월혜를 제외한 역적의 무리들이 일거에 소탕돼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이처럼 벅찬 순간, 산은 자신에게 신호연을 띄워준 사람을 생각했다. 그리고 때마침 행궁에 돌아온 덕임의 모습을 발견했다. 덕임은 탈진 직전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무사한 산의 모습을 보며 환하게 웃음 지었고, 산은 쓰러지는 덕임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자신의 품에 안겨 정신을 잃은 덕임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으며 “그 신호연을 보았을 때 너일 줄 알았다. 너일 수밖에. 죽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을 때 떠오른 얼굴은, 제발 한 번만 더 보게 해달라 애원했던 얼굴은, 너였다. 덕임아”라고 고백하며 한줄기 눈물을 떨어뜨렸다. 이처럼 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 덕임과, 그런 덕임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역적들과 맞선 산의 사랑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이가 다른 여운을 선사했다. 동시에 위대한 사랑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낸 산과 덕임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겨날지 향후 전개에 궁금증이 수직 상승한다.
10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11일
시청률 : 10.2%
행궁 역모 사건의 여파로, 살얼음판 같은 정국이 펼쳐지는 궁궐의 모습이 그려졌다.
산은 역모를 진압한 뒤 역적의 배후를 조사하기 위해 수어청의 군사를 이끌고 한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영조(이덕화 분)는 목숨을 잃을 뻔한 손자를 걱정하기는커녕 능행을 떠나기 전 산에게 주었던 군사동원권부터 빼앗았다. 이는 역모 실패로 궁지에 몰린 제조상궁 조씨(박지영 분)가 홍정여(조희봉 분)의 손을 빌어 산과 영조 사이를 이간질해, 영조로 하여금 산이 자신을 왕위에서 끌어내리려 한다는 의심을 품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영조는 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대전 옆으로 이궁(궁을 옮기는 것)을 명했고, 제조상궁은 안핵사가 역모의 진상을 밝히고 한양에 돌아오기 전까지 산을 폐위시킬 계략을 꾸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산이 처소를 옮기고 덕임이 동궁 서고에 임시 배정되면서 두 사람은 뜻하지 않은 이별을 하게 됐다. 역모 사건 이후 산을 만나지 못한 덕임은 그의 안위를 물어볼 곳조차 없어 애가 닳았다. 급기야 사무치는 그리움에 꿈속에서 산을 만나고 깨어나 눈물짓는 덕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같은 시각, 서고에 들른 산은 덕임이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 그리움의 대상이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확신을 가졌다. 이어 덕임과 별당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던 산은 눈물의 의미를 물으며 “더는 아닌 척 할 수 없다”며 고백의 말을 꺼냈다. 그러나 덕임은 ‘저하께서 무사히 보위를 잇고 성군의 꿈을 이루는 것이 먼저’라는 뜻을 담아 산의 마음을 사양했다. 하지만 이미 서로를 향하는 애틋한 사랑을 알고 있는 두 사람. 산은 덕임의 이마에 뜨겁게 입을 맞춘 뒤, 덕임의 소원대로 대업에 매진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편 덕임도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안핵사가 돌아와 역모 사건의 배후가 궁녀들의 막후 조직인 광한궁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광한궁의 일원인 서상궁(장혜진 분)도 무사할 수 없는 상황. 덕임은 제조상궁이 처소를 비운 사이 연판장을 찾아내 명부에서 서상궁의 이름을 지우기로 계획했다. 이 과정에서 덕임과 서상궁은 광한궁으로 향하는 비밀통로를 발견했고 그곳에 감금되어 있던 ‘사도세자의 보모상궁’ 박상궁(차미경 분)을 찾아내 탈출 시켰다. 또한 박상궁이 납치를 당하기 전, 산에게 전하려 했던 물건인 ‘휘항’까지 발견해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극 말미 산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산이 영조를 위해 주최한 연회에서 사달이 일어나도록 제조상궁이 화완 옹주(서효림 분)와 숙의 문씨(고하 분)을 구슬려 계략을 꾸민 것. 연회에 참석한 혜빈 홍씨(강말금 분), 화완 옹주, 숙의 문씨가 영조에게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진상하는 가운데 누군가 보란 듯이 ‘생감’과 ‘게장’을 올렸다. 두 음식은 영조가 선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심의 상징이었고, 평생 독살 의혹에 시달려온 영조의 역린이었다. 순간 낯빛이 돌변한 영조는 두 음식을 가져온 이가 누구인지 추측을 하며 연회장을 일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급기야 화로 안에서 뜨거운 부지깽이를 꺼내 모두를 위협하던 영조는 총애하는 옹주와 후궁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근래 의심을 품고 있던 산과 그의 어미인 혜빈 홍씨에게 타깃을 맞춰 긴장감이 치솟았다. 이에 산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낼지, 폭주하는 영조의 마음을 돌려 덕임의 소원대로 보위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1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17일
시청률 : 12.8%
이산(이준호 분)이 영조(이덕화 분)와 갈등을 빚으며 폐위와 선위, 두 갈림길 앞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영조가 자신에게 ‘생감’과 ‘게장’을 진상한 범인으로 혜빈 홍씨(강말금 분)을 지목하자, 산은 모친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며 벌을 받겠다고 호소했다. 이미 제조상궁 조씨(박지영 분)의 계략으로 인해 산에 대한 신뢰를 잃기 시작한 영조인 바. 산을 향한 영조의 의심은 갈수록 깊어졌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끝내 영조는 산에게 ‘너는 이미 대리청정을 명 받은 국본이다. 어좌에 오르든가 아니면 죽어야 한다’고 일갈, 처분을 기다리라며 산을 동궁에 유폐시켰다. 영조의 폭주가 이어지자, 홍덕로(강훈 분)을 비롯한 ‘동덕회’는 산에게 선위를 받아내라고 간언했고, 산은 조선의 안위와 할아버지를 향한 효심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편, 산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혼자 묵묵히 견디면서도 덕임(이세영 분)을 그리워했다. 절절한 그리움은 덕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산이 연회장에서 영조가 휘두른 부지깽이를 막다가 손에 큰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덕임은 약이라도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찾아갔지만 덕로의 방해로 마음을 전할 수 없었다.
산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에 가슴앓이만 하던 덕임에게 뜻하지 않게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사도세자의 보모상궁이었던 박상궁(차미경 분)으로부터 금등지사의 진실을 듣게 된 것. 금등지사란 과거 영조가 사도세자의 목숨을 거두는 대신 그의 아들인 산에게 보위를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기록하고 옥새를 찍어 증빙한 문서. 박상궁은 덕임에게 금등지사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일러주며 산의 안위를 부탁했다. 비로소 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덕임은 금등지사를 찾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단서는 박상궁이 보관하던 휘항에 새겨진 봉(峯)이라는 글자와 혜빈 홍씨의 가락지에 새겨진 오(五), 그리고 덕임의 어깨에 새겨져 있던 명(明)이라는 글자였다. 그리고 덕임은 오빠 성식(양병열 분)의 도움으로, 단서들이 가리키는 곳이 편전의 어좌 뒤편에 놓여있는 ‘일월오봉도’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음 날, 산은 영조의 처분을 받기 위해 편전으로 향했다. 급하게 환궁한 덕임은 산에게 금등지사의 존재를 전하려 했으나, 산의 발길을 재촉하는 신하들 탓에 말을 전할 겨를도 없이 헤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편전에 발을 들일 수 없는 처지인 덕임은 치열한 고민 끝에 중전 김씨(장희진 분)을 찾아가 산을 도와달라 읍소했고, 거절하려는 중전의 마음을 끝내 돌리는데 성공해 시청자를 전율케 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산은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동덕회의 명부를 입수한 제조상궁과 홍정여(조희봉 분)가 영조에게 명부를 건네, 산을 향한 영조의 의심이 절정에 달해 있었던 것. 이 사실을 알리 없는 산은 영조에게 ‘소손을 믿어달라. 국본인 저를 모략하고 음해하는 역당의 무리들이 있다’고 호소했고, 이에 영조는 ‘누가 역당인지 알기나 하냐’며 산의 면전에 명부를 집어던졌다. 급기야 영조가 자신을 호위하던 운검이 차고 있던 장검을 뽑아 들고 산을 위협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긴장감을 극으로 치솟게 만들었다. 나아가, 이어진 12회 예고에서 영조가 산을 사도세자로 착각하는 듯한 모습이 보여져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
이처럼 ‘옷소매’ 11회는 목숨이 위태로워진 왕세손 이산의 안타까운 상황과, 비록 몸은 떨어져있지만 마음은 매 순간 서로를 향하고 있는 이산-성덕임의 애달픈 사랑을 절절하게 그려내며, 사극 로맨스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더욱이 이산 역의 이준호와 성덕임 역의 이세영이 선보인 섬세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로 하여금 두 사람의 감정선에 푹 젖어 들게 만들며 매 순간 눈물샘을 자극했다.
12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18일
시청률 : 13.3%
이산(이준호 분)이 영조(이덕화 분)로부터 왕위를 넘겨받는 과정이 다이내믹하게 그려져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이날 방송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산의 모습을 조명하며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 시작됐다. 산이 역심을 품었다고 오해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던 영조가 일순간 매병 증세를 보이더니 산을 죽은 사도세자(도상우 분)로 착각하기 시작한 것. 영조는 서슬 퍼런 장검을 산에게 던지며 임오년의 비극을 재현하려 했고, 산은 “아비가 아니옵니다. 산이옵니다. 소손을 보시옵소서.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아비가 아닌 저를 보시옵소서”라면서 울부짖었다. 순간 자신의 상태가 온전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영조는 패닉에 휩싸였고, 산은 영조에게 ‘마지막 결단을 내려달라’고 선위를 간청했다.
같은 시각, 덕임(이세영 분)이 금등지사의 봉인을 풀기 위해 중전 김씨(장희진 분)과 함께 편전에 들어섰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제조상궁 조씨(박지영 분) 역시 따라 들어와 덕임을 끌어내려 혈안이 되었지만, 덕임은 순간 천둥 번개로 편전 내부가 어수선해진 틈을 타 영조에게 금등지사에 대해 고하기 시작했다. 덕임의 이야기에 임오년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한 영조는 일월오봉도 뒤에 봉인돼 있던 금등지사를 제 손으로 꺼내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나아가 화완 옹주(서효림 분)를 불러, 산에게 옥새를 전하게 하며 ‘왕으로서의 자신은 죽었다’고 만인 앞에 선언했다.
무사히 권력을 넘겨받고 성군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선 이산은 덕임을 향한 그리움을 품고 별당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별당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덕임을 보고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산은 “나는 이미 마음을 정했어”라고 말하면서, 국왕으로 자리를 잡은 뒤 정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겠다고 미래를 약속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런가 하면, 행궁에서 벌어졌던 역모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되었던 안핵사가 돌아오면서 사건의 배후가 제조상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앞서 광한궁 소속 궁녀들의 명단이 적힌 연판장을 불태우는 등 신변을 정리한 제조상궁은 유배형을 내려 목숨을 살려주겠다는 영조 앞에서 자결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뒤이어 화완 옹주의 양자인 정백익(권현빈 분)은 산에게 어미의 아들로서 어미 대신 죽고자 하오니 옹주의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간청했고, 산이 그 뜻을 받아들여 화완 옹주만은 목숨을 부지하게 됐다. 나아가 노쇠해진 영조는 산의 품에서 눈을 감았고, 산은 평생 원망한 동시에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주검을 품에 안고 서럽게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영조가 승하하고 새로운 왕이 탄생한 뒤 궁궐에도 새바람이 불었다. 동궁전 나인이었던 덕임은 대전 나인 신분이 되었고, 대전 나인이었던 복연(이민지 분)은 출궁을 당해 장터 주막에서 일을 하는 처지가 되었다. 또한 산은 열정적으로 정무를 살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국왕이 되어있었다. 이처럼 달라진 상황 속에서 산과 덕임의 관계에도 변화가 일었다. 덕임은 분주한 산의 옆에서 하릴없이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되어 있었고 산은 그런 덕임에게 미안함이 쌓여갔다.
이윽고 선왕의 삼년상을 치른 뒤 조정의 일이 안정 궤도에 오른 어느 날, 산이 덕임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했다. 산은 자신의 곁에서 탕약 시중을 들던 덕임에게 “널 내 곁에 두고 싶어. 궁녀가 아니라 여인으로서. 그러니까 난 지금 너에게 내 후궁이 되어달라 말하는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승은을 제안했다. 하지만 조금의 기쁜 기색도 없는 덕임의 표정에 머쓱해진 산은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며 말을 덧붙였고, 이에 덕임은 그저 명을 받들 듯 수긍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 순간 산은 덕임을 불러 세웠고 “난 너와 가족이 되고 싶어”라고 말하며 왕으로서 승은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한 남자로서 진심 어린 청혼을 했고, 덕임이 동요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가득 채웠다. 이에 왕세손과 궁녀의 풋풋한 로맨스에서 한 걸음 나아가 본격적으로 왕과 궁녀의 사랑 이야기를 써내려 갈 산과 덕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13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24일
시청률 : 12.8%
고통스러운 제왕의 길을 걷는 이산(이준호 분)과 그의 곁에서 가슴앓이를 하는 성덕임(이세영 분)의 안타까운 사랑과 엇갈림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날 방송은 또 한번의 역모가 발생하고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산과 덕임이 화를 면하는 모습으로 긴장감 넘치게 시작됐다. 역모는 진압되었지만 도승지 홍덕로(강훈 분)의 주도로 궐에는 피바람이 불었다. 광한궁의 잔당 세력이자 역모에 가담한 월혜(지은 분)가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고, 역당 무리에 산의 이복동생인 은전군이 속해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덕로는 은전군을 사사하라고 끈질기게 설득해 산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이처럼 제왕의 책무가 무거울수록, 덕임을 곁에 두고 싶은 산의 갈망이 커졌다. 그러나 산은 자신의 청혼에 답을 내려주지 않고 은근히 거리를 두는 덕임의 모습을 보며 한층 심란해졌다.
반면 덕임은 왕이 된 산의 곁에 있는 것이 어려워졌다. 자신이 의도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가 산에게 형제를 빨리 죽여야 한다고 권한 셈이 되었던 것. 덕임은 즉위 후 하루하루 고통스러워하는 산을 향한 애틋함이 커지는 만큼 ‘왕의 여인’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 산을 사랑하지만 후궁이 되고 싶지는 않았던 덕임은 산이 은전군에게 사약을 내린 뒤 고통을 잊으려 술에 의지하는 모습을 그저 곁에서 지켜보며 애달픈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산의 청혼에 덕임이 답을 주지 않는 사이, 대비(장희진 분)는 후궁 간택령을 내렸다. 산은 대비를 찾아가 크게 반발했지만 후사가 없는 산에게는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더욱이 탕평을 위해 대비의 오라비를 유배 보내며, 대비의 등에 칼을 꽂은 바 있는 산은 간택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혜경궁(강말금 분)이 덕임에게 산의 후궁이 되어달라고 부탁했으나, 덕임이 이를 거절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산은 크게 낙심했다. 이에 덕임은 “전하의 후궁이 된다면 제 전부를 전하께 내어드려야 하고 제 것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전부를 내어준다면 그 사람의 전부를 받고 싶을 것이옵니다. 하지만 전하께서는 그리하실 수 없는 분이시지요”라고 거절의 이유를 밝혔다. 산은 납득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렸고, 제왕의 책무를 다하고자 끝내 덕로의 누이동생(박서경 분)을 후궁으로 들였다.
덕임은 산의 후궁 간택에 애써 태연한 척했다. 그러나 후궁으로 들어온 원빈이 과거 인연이 있던 덕로의 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덕임의 마음은 싱숭생숭해졌다. 나아가 덕임은 산이 후궁 처소에서 밤을 보내는 사이 대전에서 번을 서는 기구한 상황을 맞이했다. 캄캄한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산이 없는 산의 공간에서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던 덕임은 ‘이곳에 앉아 밤새 전하를 기다리는 일은 그저 여관인 내게 주어진 임무일 뿐이야. 그러니까 다른 생각은 할 필요 없어. 기다리는데 익숙해져야만 해. 나는 그저 지존을 모시는 궁녀일 뿐이다’라고 되뇌며 서글픈 마음을 다잡았다. 그도 잠시,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듯한 덕임의 표정으로 극이 마무리돼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14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25일
시청률 : 13%
15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25일
시청률 : 14.3%
이산(이준호 분)과 성덕임(이세영 분)의 사랑이 홍덕로(강훈 분)의 폭주와 함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산은 정치적 압박에 의해 덕로의 누이동생인 원빈(박서경 분)을 후궁으로 들였지만 후궁 처소에서 밤을 보내는 대신 대전에서 번을 서는 덕임의 곁으로 돌아오며 흔들림 없는 사랑을 보여줬고, 덕임은 그런 산의 모습이 내심 기뻤다. 반면 외척이 된 덕로는 관상감을 꼬드겨 합궁일을 조작했다가 발각되는 등 끝 모를 야욕을 드러냈고, 산은 계속되는 덕로의 무리수에 점점 그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궁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울증을 겪던 어린 원빈이 급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덕로는 원빈의 피살을 주장하며 중궁전을 용의자로 몰아가려 일을 꾸몄다. 이 과정에서 궁녀들이 실종되기 시작하고, 덕임의 동무인 경희(하율리 분)까지 행방불명 되고 말았다. 덕임은 사라진 경희가 걱정돼 어쩔 줄 모르던 차에 끝내 산에게 궁녀들의 실종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울며 간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산은 도승지인 덕로에게 사건의 빠른 해결을 명했지만,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 덕로인 만큼 사건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덕임은 복연(이민지 분)-영희(이은샘 분)와 함께 직접 경희를 찾아 나서고, 배후에 덕로가 있음을 알아냈다. 덕임은 덕로가 산의 최측근인 만큼, 산이 덕로를 감쌀지도 모른다는 판단 하에 대비(장희진 분)에게 도움을 청하려다 산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사실 산은 사건의 진상을 모두 알고 있었으나, 덕로를 축출하려는 계산하에 최적의 타이밍을 보고 있던 중이었다. 산은 자신을 기다려주지 않고 대비전을 끌어들이려 한 덕임에게 분노했고, 덕임은 동무의 목숨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산에게 격분했다. 이에 덕임은 산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려는 의도로 ‘전하를 연모한 적이 없다. 한번도 사내로서 바라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결단코 그럴 일은 없다’고 쏘아붙였고, 상처받은 산은 보란 듯이 덕임에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덕임이 입맞춤을 받아들인 순간 밀어내며 출궁을 명했다.
덕임이 출궁하고, 덕로가 관직을 내려놓고 궐을 떠난 뒤 1년이 흘렀다. 산은 이번에야 말로 덕임을 잊기로 마음 먹고 화빈(이서 분)을 새로운 후궁으로 들였다. 그러나 혜경궁(강말금 분)이 덕임을 궁으로 불러들이고 덕임이 화빈 처소의 궁녀로 산과 마주치기 시작하며 산의 다짐은 물거품이 됐다. 궁에 돌아온 덕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산과 화빈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가슴이 아렸고, 덕임을 질투한 화빈이 패악질까지 부리는 통에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그런 와중에 덕로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덕로의 마지막 편지를 받은 산의 마음은 착잡해졌다. 이 과정에서 산은 어린 시절 금서를 읽은 자신을 위해 책장을 찢어 목숨을 구한 이가 덕로가 아닌 어린 생각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산은 자신을 도운 생각시가 덕임인지 확인하고자 화빈의 처소에 갔다가, 덕임이 화빈에게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보고 격분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덕임의 웃전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산은 덕임을 환궁시킨 혜경궁을 찾아가 원망을 쏟아낼 뿐이었다. 이에 혜경궁은 “이대로 그 아이를 포기하시겠습니까? 그 아이는 주상께서 행복해 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 부디 행복해지세요”라고 말하며 산을 다독였다.
그런가 하면, 극 말미에 어지러운 마음을 품은 산과 덕임이 단둘이 조우했다. 덕로의 사망 소식을 들은 덕임이 홀로 눈물 짓는 모습을 목격한 산은 마음이 무너져 내렸고, 여전히 덕임을 원하는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과거 자신을 도운 생각시가 덕임이라는 사실까지 확인한 산은 다시 한 번 애틋한 진심을 털어놨다. 뒤이어 산은 마지막이란 심경으로 “역시 너무 늦었느냐? 한 번 변해버린 것은 돌이킬 수 없느냐?”며 덕임의 사랑을 갈구했다. 하지만 대답 없는 덕임의 모습에 체념한 산은 조용히 돌아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 순간 덕임이 산의 옷소매를 붙잡아 걸음을 멈춰 세웠고, 돌아선 산이 덕임을 품에 끌어안고 “널 그리워했다”며 고백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폭발적인 여운을 선사했다. 동시에 아무리 밀어내도 멀어지지 않는 산과 덕임의 운명적인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
16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1일
시청률 : 17%
17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1일
시청률 : 17.4%
이산(이준호 분)이 성덕임(이세영 분)에게 승은을 내리고, 왕과 후궁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후궁이 된 덕임은 산과 함께 하는 순간에 달콤한 행복을 느끼는 한편 그저 산을 기다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자신의 삶에 서글픔을 느꼈다. 하지만 머지않아 산과 덕임에게 새 생명이 찾아왔고 두 사람은 가족이 된 기분 속에 절정의 행복을 만끽했다. 그도 잠시, 덕임은 어린 자식과 친구 영희(이은샘 분)를 앞세워 보내는 불행을 겪게 됐다. 그러나 일국의 제왕인 산은 덕임을 평범한 지아비로서만 대할 수 없었고 이에 덕임의 괴로움은 커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날이 쇠약해지던 덕임은 만삭의 몸으로 산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그리고 ‘정녕 신첩을 아끼신다면 다음 생에서는 신첩을 보시더라도 모른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 달라’는 덕임의 유언이 마음에 못처럼 박힌 산은 고통스럽게 오열했다.
홀로 남겨진 산은 국정에만 매달린 채 14년의 세월을 보냈다. 덕분에 조선에는 태평성대가 열렸고 과업을 이룬 산은 그제서야 고단했던 삶을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저승인지 꿈결인지 모를 곳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덕임과 재회했다. 산은 지난 날을 후회하며 왕이 아닌 지아비로서 덕임의 곁에 남는 것을 선택했고, 덕임에게 “제발 나를 사랑해라”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덕임은 따뜻한 입맞춤을 건네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비로소 왕과 왕의 여인이 아닌 필부필부(평범한 남편과 아내)로 사랑을 완성했고, 그들의 순간은 영원이 되었다.
역사적으로도 성군이라고 불린 이산에 대한 이야기다. 워낙 영화, 드라마, 소설 등 다양한 매체로 소개된 인물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결말에 대한 이야기나 대략적인 상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드라마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준호와 이세영의 호흡이 좋았던 드라마다. 다른 사극과 다르게 궁인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기존의 사극과 달랐던 점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시청률 면에서도 나름 성공적이었다. 첫 방 시청률의 3배를 기록하고 화제성도 높었다. 이런 점을 보면 2021년 사극 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어느 정도 정통성을 가지는 사극이 성공하는 걸 보면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드라마 내용만 놓고 보면 이산은 쓰레기다. 당시 시대상으로 보면 당연한 거지만 2021년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바라보면 잘 살고 있는 여자의 앞길을 막아 놓는 인물이 이산인 셈이다. 성덕임은 궁인으로 동무들과 편안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지만 이산과 엮이면서 계속 가늘고 길게 살고자하는 삶이 굵고 짧게 살게 만들어진다.
연모라는 감정을 이용해 후궁이 되라고 강요하는 이산과 어떻게든 자신의 삶과 자유로운 선택을 포기할 수 없은 덕임과의 밀고 당기는 싸움이랄까. 결국 후궁이 된 덕임은 그리 행복한 삶이 아닌 결말을 맺는다. 아들을 낳기 전까지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들이 죽고 난 뒤 결국 세상을 떠나는 덕임과 마지막을 동무들과 함께 하고 싶었지만 이산이 찾아온 결말. 좀 씁쓸하다.
모든 동무가 죽고 마지막까지 살아 남아 제조상궁이 된 경희의 모습도 짠하다. 한 명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려다 죽음을 당하고 한 명은 스스로 선택하려는 삶을 사랑 때문에 포기하고 다른 한 명은 짝사랑하다가 결국 병에 걸려 죽는다. 그리고 제일 쿨내 나는 경희만 살아 남아 제조 상궁이 됐고 마지막까지 덕임의 유품을 가지고 있다가 그마저도 이산에게 주는...
결국 이산이 쓰레기...
# 시청률 3배 UP & 화제성 올킬 & 연기대상 8관왕.. 기록이 증명하는 ‘킹소매’ 돌풍
‘옷소매’는 첫 방송 직후부터 가히 ‘기록 제조기’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주 각종 인기 지표들을 갈아치우며 대중을 놀라게 만들었다. 먼저 전국 시청률 5.7%로 시작한 ‘옷소매’는 방송 4주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며 쟁쟁한 경쟁작들 속에서 흥행 독주를 시작했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에 힘입어 전국 17.4%로 종영, 첫 회 대비 3배 상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닐슨 코리아 제공)
또한 각종 화제성 지표 및 OTT 순위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조사한 TV화제성 지수 기준으로 ‘옷소매’는 드라마 부문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첫 방송 직후 단 한 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또한 본격적인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11월 4주차부터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 드라마 시청 건수 1위, IPTV 3사(KT, SKB, LGU+) 유료 VOD 이용건수 1위, SMR 클립 조회수 드라마 부문 1위를 독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나아가 ‘2021 MBC 연기대상’에서 ‘올해의 드라마상’을 비롯해 ‘남자 최우수상(이준호)’, ‘여자 최우수상(이세영)’, ‘베스트커플상(이준호-이세영)’, ‘공로상(이덕화)’, ‘작가상(정해리)’, ‘여자 조연상(장혜진)’, ‘남자 신인상(강훈)’ 등 8관왕을 차지하며, ‘킹소매 돌풍’을 증명했다.
# 新 정조-의빈 로맨스 탄생시킨 밀도 높은 스토리
‘옷소매’를 통해 정해리라는 걸출한 작가가 탄생했다. ‘군주-가면의 주인’, ‘계백’ 등의 공동 집필을 통해 사극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낸 정해리 작가가 처음으로 단독 집필한 ‘옷소매’를 통해 포텐셜을 제대로 터뜨렸다. ‘옷소매’는 대중에게 이미 익히 알려진 ‘정조-의빈’을 소재로 하면서도 새로운 관점과 밀도 높은 스토리텔링으로 기시감 없는 ‘新 정조-의빈 로맨스’를 선보였다. 또한 원작 소설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영정조 시대의 권력 암투를 비롯해 드라마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적극 활용해 빈틈 없는 재미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나아가 각 인물들의 서사와 매력을 극대화 시킨 캐릭터 구성력을 통해 ‘과몰입 유발 드라마’로 우뚝 섰을 뿐만 아니라, 진부한 클리셰를 비틀어 신선함을 부여한 역클리셰와 현대적 감성이 살아있는 대사와 설정들을 통해 사극 장르의 전통적인 소비층인 중장년 세대뿐만 아니라 MZ세대까지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 엠사사극의 저력을 보여준 정지인 감독표 연출력!
‘옷소매’가 웰메이드 사극으로 각광받은 데에는 정지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자타공인 사극 명가 MBC의 노하우를 살린 스페셜리스트들의 시너지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 ‘옷소매’는 풍부한 한국적 색채, 고즈넉한 궁궐의 풍경, 고전미가 물씬 느껴지는 의상들과 각종 오브제들로 프레임 안을 가득 채우며 빼어난 영상미로 방영 내내 호평을 얻었다. 또한 전통과 모던의 밸런스를 맞춰 몰입도를 극대화 시킨 명품 음악, 로맨스-권력 암투-코믹을 넘나드는 완급조절 또한 일품이었다.
그런가 하면 수많은 명장면들도 탄생했다. 덕임이 연못의 물반사를 통해 산의 정체를 알아챘던 3회 엔딩, 산과 덕임의 시경 낭독부터 둘만의 계례식으로 이어지는 5회 엔딩 시퀀스, 폐위와 선위의 갈림길에서 산과 영조(이덕화 분)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11-12회의 시퀀스 연출 등은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옷소매’는 탄탄한 만듦새를 통해, 2년 만에 돌아온 엠사사극의 저력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증명했다.
# ‘킹준호X갓세영’부터 강훈-이덕화까지 모두가 빛났다!
차세대 연기파 커플로 주목받은 이준호-이세영이 ‘옷소매’를 통해 ‘킹준호’와 ‘갓세영’으로 우뚝 섰다. 군 전역 후 복귀작으로 ‘옷소매’를 선택한 이준호는 대중의 기대치를 배로 뛰어넘는 연기력과 함께 ‘정조 이산’이라는 캐릭터에 은근한 섹시미를 덧입혀 대체불가한 ‘이준호표 정조’를 탄생시켰다. 더욱이 2PM 활동을 통해 ‘우리집 신드롬’을 일으킨 이준호는 ‘옷소매’를 통해 ‘우리궁 신드롬’까지 양산하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또한 이세영은 ‘사극 무패’ 타이틀을 가뿐히 뛰어넘어 ‘믿고 보는 사극 여신’으로 우뚝 섰다. 특히 이세영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빚어진 사극 발성, 섬세한 감정 연기로 ‘성덕임’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시청자들에게 오롯이 설득시켰다. 또한 기존 사극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궁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구현해내며 ‘사극 여성상’의 새로운 롤모델로 자리잡았다.
이준호-이세영 뿐만 아니라 강훈(홍덕로 역), 이덕화(영조 역), 박지영(제조상궁 역), 장희진(중전 김씨 역), 장혜진(서상궁 역), 조희봉(홍정여 역), 서효림(화완옹주 역), 강말금(혜빈 홍씨 역), 오대환(강태호 역), 이민지(김복연 역), 하율리(배경희 역), 이은샘(손영희 역) 등 모든 배우들의 호연이 ‘옷소매’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강훈은 권력욕에 의해 파멸해가는 ‘홍덕로’의 모습을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고, 이덕화는 51년의 연륜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사극 대가’의 연기로 매순간 탄성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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