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 청춘, 성장, 로맨틱 코미디, 스포츠, 시대극
시청등급 : 15세 이상
편성 : tvN 2022.02.12. ~ 2022.04.03. (16부작)
제작사 : 화앤담픽쳐스, 스튜디오드래곤
음악 : 임하영
연출 : 정지현, 김승호
미술 : 김소연
극본 : 권도은
출연 : 나희도, 남주혁, 보나, 최현욱, 이주명, 서재희, 김혜은, 최민영, 이찬종, 허지나, 김동균, 소희정, 윤세웅
IMF 시절을 배경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청춘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시대극이긴 하지만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30대 이상의 성인이라면 겪어왔던 시기를 다루고 있어서 과거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을 받게 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성장하는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가 더욱 공감을 하게 했다. 펜싱 신동 소리를 듣던 나희도는 어느 순간 누군도 알아주지 않는 상황에 처했다. 백이진은 90년대 뚜껑이 열리는 외제차를 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을 만큼 부유했지만 IMF로 인해서 집안이 망하고 가족이 다 헤어진 채 단칸방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희도는 자신의 롤모델인 고유림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기 위해서 애를 쓰고 결국 고유림과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된다. 하지만 고유림은 그런 희도에게 날선 태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희도, 이진, 유림, 승완의 관계성이 얽키고 설키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책방 알바를 하는 이진과 책방 VIP 희도, 이진의 집이 잘나가던 시절 후원을 했던 유림, PC통신으로 서로의 얼굴을 모른 채 속마음을 주고 받고 있었던 희도와 유림, 같은 반이 된 희도, 유림, 승완, 승완의 집에 세들어 사는 이진, 그리고 태양고 선후배이자 방송반 선후배 사이인 이진과 승완까지.
이런 관계성이 얽키면서 이야기가 점차 풍성해지고 몰입감을 더한다. 그런 가운데 서서히 유림의 라이벌이 되고자 하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희도와 그런 희도를 보면서 좌절감에서 벗어나는 집안 가장이 되어 버린 이진까지. 시대가 준 상처를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치유하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문제는 이야기 후반으로 진행되면서다. 이야기의 진행방식은 현재의 희도 딸이 발레를 그만둔다고 하면서 할머니인 신재경의 집에서 머물면서 엄마의 다이어리를 보게 되면서 과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다 보니 현재와 과거를 오고가게 된다. 희도와 이진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기에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하게 되지만 딸의 성이 백씨가 아니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첫 회부터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내걸고 시작한 셈이다. 그렇기에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희도의 남편이 누구냐를 추측하는 온갖 글과 영상이 방송 중에도 많이 나왔다. 유튜브에도 온갖 가설을 세우면서 뇌피셜을 펼쳤다. 그리고 이야기 후반부에 앵커가 된 이진이 희도와 인터뷰를 하는 장면에서 늦었지만 결혼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의 환상이 깨져 버린 것이다.
결국 이진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아니기 되면서 몰입도가 떨어진 셈이다. 물론 작가의 영역이고 첫사랑이 아름답게 포장될 필요도 없다. 어찌 보면 한국 드라마=로맨스라는 공식이 길들여진 시청자들로 인해 결과인지도 모른다.
희도와 이진이 이뤄지지 않지만 서브인 유림과 지웅은 서로 커플이 된다. 첫사랑이 이뤄지지 않는 케이스와 이뤄진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다양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에 충분했다고 보지만 이런 불만족이 시청자로 하여금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게 한다. 작가의 허술한 설정을 하나둘 지적하는 글들이 많아진 이유기도 할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띈 배우는 이주명이다. 지승완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매사 즐겁지 않다고 하면서도 전교 1등에 반장까지 하는 나름의 노력파다. PC통신으로 개인 방송을 하기도 하고 방송반을 하기도 한다. 그런 승완이 지웅이 선생님에게 폭행을 당하자 반항을 하기 시작한다. 이주명이라는 배우가 잘 소화한 덕분에 캐릭터의 매력이 더 잘 살아난 느낌이다.
재미있는 점은 20대 시청자 층에서는 결말을 두고 불만을 쏟아내지만 30대 이상의 시청자 층에서는 오히려 현실적인 결말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사랑이 현재진행 중인 10~20대와 달리 첫사랑의 쓴 맛을 경험해본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이기에 지나보면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것이지라는 느낌으로 희도의 마지막 이야기를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제쳐두고 이야기 흐름만 보면 힘든 시기에 나름의 성장과 자리에 오른 남녀의 이야기로 본다면 적당한 위로와 여운을 갖고 갈 수 있는 드라마다. 하지만 로맨스로 이 드라마를 보면 '왜왜왜왜'를 외치며 실망하게 될 드라마다.
1회
방송 날짜 : 2022년 2월 12일
시청률 : 6.4%
성인이 된 나희도의 딸 김민채(최명빈)가 할머니 신재경(서재희)의 집으로 도망쳤다가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나는 토요일마다 그 애를 보러간다”는 목소리와 함께 1998년 7월 고등학생 나희도(김태리)가 IMF로 인해 어수선한 시대의 장소들을 지나쳐 꿈이자 동경인 고유림(김지연)을 보러 가는 모습이 펼쳐졌다. 그리고 IMF 때문에 펜싱부가 없어진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내 꿈을 빼앗은 건 시대”라며 망연자실하던 나희도는 PC통신 속 친구 인절미에게서 “너의 세계가 사라졌다면 그 애의 세계로 가”라는 말을 듣고 고유림이 있는 태양고로 전학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IMF로 망한 집안으로 인해 가족들과 헤어져 이사 온 첫날부터 아르바이트에 나선 백이진(남주혁)은 신문을 배달하다 일어난 사고로 나희도와 처음 만났다. 이후 나희도는 풀하우스를 빌리러 만화책 대여점에 갔다가 아르바이트 하던 백이진과 다시 만났고, 강제 전학을 당하려고 찾은 나이트클럽에서 또다시 백이진과 맞닥뜨렸다. 백이진은 나희도를 나이트클럽에서 끌고 나오며 무모한 계획을 세운 나희도를 나무랐지만, “꿈을 지키려는 거. 계획은 틀렸어도 니 의지는 옳아”라고 응원했고 서로의 이름을 물으며 통성명했다. 백이진의 조언에 따라 엄마 신재경에게 부탁을 건넨 나희도는 태양고 펜싱부 코치 양찬미(김혜은)에게 전학을 허락받았고, “고유림, 나는 오늘 드디어 너의 세계로 간다”라고 속마음을 다졌다. 그때 문 안으로 들어오는 신문을 받아든 나희도는 지나가는 백이진을 향해 태양고로 전학 간다며 고맙다고 외쳤고, 잠시 멈춰 나희도의 말을 들은 백이진이 “축하해”라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모습으로 앞으로 두 사람의 청춘 발걸음을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첫 회에서는 1998년 IMF라는 시대에 맞서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의 조각들을 쫄깃한 대사와 휘몰아치는 서사로 표현한 권도은 작가의 감성 필력이 몰입도를 이끌었다. 여기에 청춘의 미세한 심리 변화는 물론이고, 배경과 색감을 통해 1998년 시대의 사회상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정지현 감독의 연출력이 하모니를 이루며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인물의 발걸음에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다채로운 카메라 앵글은 청춘들의 재기발랄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오롯이 전달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특히 김태리와 남주혁은 시대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게 된, 불완전한 청춘들의 요동치는 심리 상태와 청량한 매력들을 여지없이 발산, 시선을 압도했다. 먼저 김태리는 자신의 꿈인 펜싱을 위해 내달리는 열여덟 살 펜싱 꿈나무 나희도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김태리는 펜싱부가 없어져 위기에 처하자 포기하지 않고 열정과 패기를 폭발시키는 모습부터 냉랭하다 못해 싸늘한 엄마에게 강하게 반항하고, 고유림의 연습을 몰래 지켜보며 고유림의 인사 한마디에 뛸 듯이 기뻐하는 열여덟 청춘 나희도의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남주혁은 풍족하고 잘 살던 집안에서 많은 것을 누리고 살다가 IMF 때문에 꿈도, 가족도, 돈도 잃은 채 생계를 위해 나선 백이진의 면모들을 디테일하게 연기해냈다. 허름한 하숙방에 들어선 후 부족함이 없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허탈함을 드리우는 가하면, 망한 재벌집 아들이라며 자존심을 짓밟는 친구에게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고, 고등학생인 나희도에게 좀 더 성숙한 어른으로서 뼈있는 조언을 조목조목 건네는 모습까지 상황에 따라 눈빛과 말투, 표정을 자유자재로 변모시키면서 각별한 존재감의 백이진을 완성, 이목을 집중시켰다.
2회
방송 날짜 : 2022년 2월 13일
시청률 : 8%
나희도(김태리)가 IMF에 꿈, 가족, 돈 모두를 잃고 시름에 잠긴 백이진(남주혁)에게 열여덟의 순수한 방법으로 위로를 전하며 먹먹한 여운을 안겼다. 극중 나희도는 태양고로 전학한 후 꿈이자 동경인 고유림(김지연)과 얼굴을 마주했고, 고유림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며 웃어 보였다. 나희도는 3일 뒤 연습경기를 하라는 양찬미(김혜은)의 지시에 고유림과 나란히 연습을 하던 중 “내가 고유림과 같이 연습하고 있다. 진짜 너의 세계에 왔어 고유림”이라고 속으로 되뇌며 기뻐했다. 그러나 나희도는 팬이라는 자신의 고백에도 냉랭한 고유림에게 당황했고, 이후에도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고유림으로 인해 힘들어했다.
더욱이 나희도가 펜싱 연습 경기에서 고유림과 팽팽하게 맞선 끝에 승리한 후 5년 전 전국 대회에서 펜싱 신동 나희도를 만나 두려움에 떨었던 고유림의 반전 과거가 드러났던 터. 나희도는 고유림에게 경기를 해서 영광이었다고 전했지만 고유림은 퉁명스럽게 비꼬았고, 이에 나희도는 “널 좋아하는 내 마음에 대해서 니가 뭘 알아”라며 맞받아쳤다.
반면 잘 살던 시절 고유림이 펜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던 백이진은 고유림을 찾아가 집안이 망하는 바람에 연락하지 못한 것을 미안해해 고유림을 눈물 나게 했다. 이에 더해 태양고 방송반과 밴드부였던 백이진이 아버지에게 빨간 스포츠카를 선물 받고 기뻐하던 모습에 이어 빨간딱지가 가득한 집 안, 위장 이혼, 떨어져 살아야 했던 가정사가 펼쳐졌다. 또한 고성을 지르는 빚쟁이들에게 멱살이 잡힌 백이진이 고개를 숙인 채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대신 저도 절대 행복하지 않을게요”라면서 눈물을 글썽거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때 눈물을 꾹꾹 참아내는 백이진을 목격한 나희도가 놀라하며 돈을 갚으러 왔다고 하자 백이진은 다른 걸로 해달라며 슈퍼 앞 평상에 앉아 속내를 털어놨다. 나희도는 꿈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엄청 큰 꿈이 있지. 고유림 라이벌 되는 거”라고 답했고, 백이진은 “내 꿈은 우주에 있었어. 나사에서 일하고 싶었어”라며 한숨을 쉬었다. 나희도는 예전 백이진이 인기 많고 유명했다는 소문을 덧붙이고는 “근데 앞으로 어떤 순간에도 행복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백이진과는 다른 사람 같았다”며 고등학교 시절과 달라진 백이진을 아쉬워했다. 이에 백이진이 “난 니가 뭘 함부로 해서 좋아. 너 보면 내 생각이 나. 열여덟의 나 같애”라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며 털어놓자, 나희도는 백이진을 예전 학교로 이끌었다.
학교 운동장 수도꼭지를 거꾸로 돌려 물을 튼 나희도는 “기분 엄청 좋아지지 않아? 나 이거 보고 있으면 행복해져”라며 즐거워했고, 지켜보던 백이진은 나머지 수도꼭지를 모두 틀어 거대한 수돗가 분수를 만든 후 미소를 지었다. 백이진은 나희도를 앞으로 밀쳐 물을 맞게 했고 두 사람이 한바탕 물장난을 치던 순간, 갑자기 나타난 경비아저씨가 소리를 치자 백이진은 나희도의 손목을 잡아끌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채 한참을 달린 두 사람은 멈춰 서서 숨을 고른 후 박장대소했고, 나희도는 “앞으로 나랑 놀 때만 그 아저씨들 몰래 행복해지는 거야”라며 “둘이 있을 땐 아무도 몰래 잠깐만 행복하자.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라고 청량하게 웃었다. 마치 홀린 듯이 나희도를 바라보던 백이진은 살포시 미소를 보였고, “달려서인지 들떠서인지 아리송한 숨이 찼다. 바람이 불어와 초록의 잎사귀들이 몸을 비볐다. 여름의 한가운데였다”라는 나희도의 내레이션이 울리면서, 앞으로 펼쳐질 두 청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3회
방송 날짜 : 2022년 2월 19일
시청률 : 8.2%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국가대표를 충원하기 위해 열리는 평가전에 결원이 생기는 바람에 기적처럼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만두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가 왔다. 시대가 너를 돕는다. 나희도”라는 코치 양찬미(김혜은)의 말과 함께 얼떨떨해하는 나희도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고유림(김지연)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집으로 돌아가던 나희도는 백이진(남주혁)을 찾고 있는 수상한 남자를 빚쟁이라고 생각해 책대여점으로 달려가 백이진을 숨겼다. 하지만 이후 나희도는 백이진이 떨어뜨린 쪽지를 보고 수상한 남자가 백이진의 아빠였음을 알고 충격에 휩싸였다. 그 사이 백이진은 우여곡절 끝에 버스터미널에서 아빠를 만난 후 “제가 다시 찾을게요. 우리 가족 다시 모을게요”라면서 깊은 포옹을 나눴다. 버거운 현실에 울적한 채 돌아가던 백이진은 정신없이 거리를 뛰어가다 슬리퍼가 찢어져 넘어지려던 나희도를 붙잡았고, 나희도를 걱정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희도는 백이진이 아빠를 만났다는 말에 긴장이 풀리는 듯 “나 때문에 아빠랑 못 만났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미안해서 다신 니 얼굴 못 볼 거 같았어. 그게 너무 무서웠어”라고 마음을 내비쳤고, 결국 나희도와 백이진은 2인 3각 어깨동무를 한 채 티격태격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나희도는 양찬미에게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1등해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면서 새벽, 주말 훈련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늦은 밤, 나희도와 고유림이 체육관에서 각자 연습에 열중하고 있던 때, 갑자기 들어온 선배가 허락 없는 훈련을 빌미로 윽박지르자 고유림은 나희도를 막아선 채 상황을 중재했던 터. 이에 나희도는 고유림에게 “눈치 보고 제대로 연습도 못하고, 그게 정말 편해?”라고 일침을 놨지만, 고유림은 도리어 “그건 너처럼 실력이 어중간할 때 해당되는 얘기지. 난 아냐”라며 독설을 내뱉었다. 고유림에게 상처받은 나희도는 “내가 너 진짜 좋아하고 동경했거든? 딱 그만큼 이제 미워할 수 있을 거 같애”라며 체육관을 나섰다.
고유림을 동경하던 날들을 떠올리며 서글퍼하던 나희도는 책대여점에서 만난 백이진이 이유를 묻자 “앞뒤 상관없이 딱 한마디만 해줄 수 있어? 고유림이 잘못했네”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백이진이 망설이자, 실망감에 휩싸인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것. 나희도는 자신을 쫓아온 백이진에게 “난 항상 니 편이었던 거 같은데”라며 서러움을 터트렸고, “내가 펜싱을 왜 못하는지 지금 깨달았어. 펜싱에서 제일 중요한 게 상대방과 거리 조절이거든. 근데 내가 지금 그걸 못하네. 너무 많이 기대했다. 고유림한테든 너한테든”이라며 지나쳐 가버렸다.
그렇게 집에 온 나희도는 그동안 모아놓은 고유림의 자료들을 쓰레기통에 던졌고, 벽에 붙여진 고유림의 사진까지 떼어버렸다. 그리고 나희도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과 거리 조절에 실패했어. 그 애를 더 이상 좋아하지 못할 것 같아”라며 PC통신으로 인절미와 대화하던 중 “그 애가 잘못했네”라는 인절미의 메시지에 울컥해했다. 그때 “우리 사이는 거리가 없어. 그래서 조절할 필요도 없지”라고 위로하는 인절미의 메시지와 동시에 고유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나희도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유일한 상대인 PC통신 절친 인절미가 고유림이라는 반전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과 더불어 앞으로의 두 사람 관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4회
방송 날짜 : 2022년 2월 20일
시청률 : 8.8%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전날 격하게 대립한 고유림(김지연)과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스쳐가며 냉랭한 기류를 드리웠다. 반면 면접 후 발표를 기다리던 백이진(남주혁)은 그 회사 이사로 재직 중인 아는 형과 맞닥뜨렸고, “나사 들어가겠다던 놈이 무역회사 면접을 다오고”라는 말과 함께 안쓰러움이 섞인 10만원 수표를 건네받고는 서글픔에 술을 들이켰다. 나희도는 술에 취한 채 대문 앞에 앉아 있는 백이진을 목격했지만, 자신을 위로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앙금으로 그냥 지나치려 했던 터. 하지만 이내 백이진이 “널 보니 웃게 된다”며 회사 면접에서 떨어진 것을 털어놓자, “그 회사가 잘못했네”라며 백이진 편을 들어 백이진을 머쓱하게 했다.
나희도는 자신도 코치에게 혼이 났지만 놀려달라며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면 마음이 나아지거든”이라는 말로 백이진을 다독였고, 백이진은 “난 그냥 옆에서 볼래. 넌 옆에서 봐도 희극이거든”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나희도는 “백 프로의 희극도 없고 백 프로의 비극도 없는 거 같아. 그래도 너랑 내 앞에 놓인 길엔 희극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위로했지만 백이진이 그대로 잠들어 버리면서 나희도를 어이없게 했다.
며칠 후 백이진은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가던 중 폭주족으로부터 도망치는 나희도를 태워주며 구출했고, ‘오늘 면접 떨어짐. 건들이지 마시오’라는 글로 동네방네 망신을 준 나희도에게 사과하라고 타박하면서도 나희도의 방법처럼 웃고 나니까 괜찮아졌다고 고마움을 내비쳤다. 나희도는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는 방법을 만든 이유에 대해 “경기에서 맨날 졌으니까. 맨날 진다고 매일이 비극일 순 없잖아. 웃고 나면 잊기 쉬워져. 잊어야 다음이 있어”라며 자신만의 좌절 극복법을 건넸다. 바로 그때 소나기가 쏟아지자, 백이진은 스포츠카 뚜껑이 닫히지 않는다고 난감해했지만, 나희도는 “비 맞는 거 엄청 좋아해”라며 즐거워해 또다시 백이진을 웃게 했다.
그런가 하면 그 후 집으로 돌아가던 백이진은 불이 켜진 태양고 체육관을 보고는 국가대표 평가전을 앞둔 나희도를 찾아갔다. 갑작스런 백이진의 등장에 반가워하던 나희도는 펜싱복을 입은 자신을 신기해하며 질문을 던지는 백이진에게 펜싱복을 입혀준 후 대련을 벌였다. 이어 나희도는 평가전에서 1등을 꿈꾼다며 “난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거든. 지고 실패하는데 익숙해서”라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백이진은 “사람들은 그걸 정신력이라고 불러. 뺏어오고 싶을 정도로 탐나. 그래서 나도 약해질 때면 니가 보고 싶은 거겠지”라며 실패를 겁내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지닌 나희도에 대한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때 체육관 전등이 일제히 꺼지며 깜깜해졌고, 백이진은 어둠 속에서 나희도 앞으로 걸어가 나희도의 칼로 자신의 몸을 터치해 그린 라이트에 불을 밝혔다. 백이진이 “천천히 올라가서 원하는 걸 가져”라며 나희도에게 응원을 건네자, 나희도는 복잡한 표정이 된 채 “넌 왜 나를 응원해? 우리 엄마도 나를 응원하지 않는데”라고 의아해했다. 이에 백이진이 “기대하게 만들어서. 그래서 자꾸 욕심이 나”라는 말로 설핏 감정을 드러냈던 것. 그린 라이트 아래 서로에게 눈빛을 반짝이며 미묘한 기류를 드리운 두 사람의 ‘극복 응원 엔딩’이 시청자들에게 심쿵한 설렘을 선사했다.
5회
방송 날짜 : 2022년 2월 26일
시청률 : 8%
극중 백이진(남주혁)은 나희도(김태리)를 집 앞에 데려다주며 다음 날 진행될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선전하라고 응원했고, 자신이 한 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나희도는 “너는 너 말고도 다른 사람을 자라게 해. 내 응원은 그런 너에게 보내는 찬사야”라는 백이진의 말을 떠올린 후 “네 응원 다 가질게. 우리 같이 훌륭해지자”라고 웃은 뒤, 펜싱 대련에서 백이진이 사용했던 펜싱칼을 선물로 건넸다. 칼 선물이 처음이라는 나희도의 말에 백이진은 기뻐했고, 두 사람은 활짝 웃으며 헤어졌다.
국가대표 평가전에 나선 나희도는 자신 있냐는 코치 양찬미(김혜은)의 물음에 “저 오늘 한 번도 안 져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나희도는 일 년 전 겨뤄본 다른 선수가 믿지 못할 만큼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당당히 1등을 차지하며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나희도는 ‘국가대표 나희도’가 된 후 가장 먼저 백이진을 만나러 책대여점으로 달려갔지만, 그만뒀다는 백이진이 자취방까지 빼고 사라진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더욱이 나희도는 자신의 집 대문에 ‘국가대표 나희도’라는 글씨가 적힌 백이진에게 줬던 펜싱칼이 꽂혀있자 “진짜 간거네”라며 이별 선고를 받은 듯 슬퍼했다.
반면 백이진은 빚쟁이들이 동생 백이현(최민영)까지 찾아가 괴롭히자 삐삐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후 엄마와 외삼촌이 있는 포항으로 떠났다. 하지만 외삼촌을 도와 수산시장에서 일을 하며 힘에 부친 현실에 지쳐가던 백이진은 동생이 포항으로 내려온 자신의 결정을 원망하자 충격을 받았다. 사실 도망치고 싶었던 건 자신임을 깨닫고 괴로워하던 백이진은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있는 곳에 내 응원이 닿게 할게”라고 삐삐에 남겨진 나희도의 음성을 반복해서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
태릉선수촌에 입소한 나희도는 같은 방을 쓰게 된 고유림(김지연)의 냉대와 녹록치 않은 훈련 속에서 태양고 방송반 아나운서였던 백이진의 방송 녹음본을 청취하며 나름의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백이진이 남기고 간 펜싱칼을 결연한 눈빛으로 보며 힘을 얻은 나희도는 ‘대통령배 펜싱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고 백이진은 스포츠뉴스를 통해 나희도의 모습을 목격하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 하면 나희도의 소식에 기분 좋아하던 백이진은 지나가다 수돗가를 발견하고는 나희도와 ‘수돗가 분수대’를 만들었던 여름날을 생각하며 수도꼭지를 돌렸다. 그리고 같은 시각, 나희도도 선수촌 야외 수돗가에서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틀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각자의 장소에서 똑같이 수도꼭지 앞에 서 있던 두 사람은 마치 서로가 눈앞에 있는 듯 마주섰고, 백이진은 나희도를 향해 “축하해 나희도”라고 읊조렸다. 이어 두 사람이 흩날리는 눈 속을 내달린 후 멈춰서 손을 잡고는 애틋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상상으로 펼쳐졌다. 그리움이 만들어낸 두 사람의 상상 속 만남에 이어 “보고 싶었어. 근데 봤어. 네가 보여줘서”라는 백이진의 삐삐 음성이 흘러나왔고, 공중전화로 이를 들은 나희도는 눈물을 글썽였다. 풀하우스 15권이 나오기 전에 나타나겠다며 “기다려 희도야”라고 약속하는 백이진의 목소리와 또다시 동전을 넣어 반복해 듣는 나희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멀리서도 의지하고 응원하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될지 기대감을 높였다.
6회
방송 날짜 : 2022년 2월 27일
시청률 : 9.8%
극중 백이진(남주혁)은 힘든 상황에서도 아빠와의 결혼을 후회한 적 없다던 엄마가 “너도 그런 사람을 만나. 함께 있으면 같이 나아지는 사람. 그런 게 진짜 성공한 인생이야”라고 말하자 갑자기 뭉클해진 채 “나 서울 갈래요. 도망은 여기까지예요”라고 단단한 의지를 드러냈다. 풀하우스 15권이 나오기 전에 나희도(김태리) 앞에 나타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듯 5개월 후 백이진은 UBS 수습기자가 되어 취재를 하며 고군분투했다.
그동안 나희도는 월드컵과 그랑프리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따는 등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고, 백이진이 주고 간 칼에 써진 ‘국가대표 나희도’라는 백이진의 글씨를 보며 “아시안게임도 잘 부탁해. 칼 준 사람도 잘 좀 부탁해. 너무 힘들지 않게”라고 주문처럼 기도했다. 그러나 나희도는 고유림(김지연)을 편애하는 국가대표 코치로 인해 힘들어했고, 결국 고유림과 머리채를 휘어잡고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무섭게 성장해 나갔다.
그런 사이 백이진은 시위 현장에 취재하러 나갔다가 시위 행렬 사이를 가로질러 걸어가는 나희도를 발견했다. 백이진은 행진하는 군중들 속에서 나희도를 미친 듯이 찾다가 가방에서 풀하우스 15권을 떨어뜨렸고, 그때 “백이진?”이라는 나희도의 목소리와 함께 풀하우스 15권을 들고 있는 나희도가 나타났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벅차했고 백이진은 “늦어서 미안해. 봤어 15권?”이라며 사과를 건넸다. 기자가 됐다는 백이진의 말에 기뻐한 나희도는 반년 만에 만난 백이진에게 3일 된 남자친구를 소개해 박장대소케 하고는 “아까 너 뒷모습 보고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놓칠까봐”라며 먹먹해했다. “너 힘들지 않게 해달라고 엄청 기도했어. 기도가 좀 통했나?”라는 나희도에게 감동 받은 백이진은 “조금 힘들었고 금방 일어섰어. 일어서지던데?”라며 나희도의 응원에 힘을 냈음을 덤덤하게 털어놨다.
이후 스포츠국에서 펜싱을 담당하게 된 백이진은 아시안게임을 취재하기 위해 경주에 도착했고, 나희도는 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해 고유림과 금메달을 놓고 겨루게 됐다. 하지만 나희도는 결승전을 겨우 3시간 남겨놓은 상황에서 준결승에서 붙었던 일본 선수와 칼이 바뀌는 위기에 맞닥뜨렸다. 나희도는 그냥 바뀐 칼을 쓰라는 코치에게 “대체 어느 선수가 시합에서 남의 칼을 써요!”라고 외친 후 기차를 탔다는 일본선수를 우여곡절 끝에 만나 칼을 되찾았다.
그러나 열차가 연착되는 위기가 이어졌고, 이 소식을 들은 백이진은 경주역으로 차를 몰아 뛰어 나오는 나희도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그리고 백이진은 “경기도 못해보고 질까봐”라고 불안해하는 나희도를 “우린 15분 후에 경기장 도착할 거고 넌 30분 몸 풀고 결승전 치를 거야. 아무 문제없어”라는 말로 안심시켰다. 경찰이 쳐놓은 차량 통제 철제 바리케이트가 앞을 막은 난관에 부딪혔지만 백이진은 기지를 발휘해 통과했고, 나희도는 “나 너 못 만났으면 지금 어떡하고 있을까”라며 고마워했다. 그러자 백이진은 “우린 어떻게든 결국 만났을거야”라더니 “나도 고마웠어. 떨어져 있는 내내”라며 힘든 시절을 견디게 해준 나희도에게 마음을 전했다. 펜싱 경기장에 도착한 후 백이진은 “잘할 거지?”라며 응원했고, 나희도는 “잘 모르겠어. 근데 확실한 건 이길거야”라며 눈부시게 미소 지었다. 이어 국가대표 나희도가 자신감에 찬 다부진 표정으로 결승전 무대에 오른 가운데, 당당하게 고유림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가는 “피스트 질주 엔딩”이 담겨 다음 회를 기대하게 했다.
7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5일
시청률 : 9.7%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고유림(김지연)과 맞붙어 격렬하고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어린 시절 아빠와 처음 펜싱을 접했던 순간부터 그만두라는 코치와 엄마에게 반발했던 순간까지 나희도의 과거가 흐른 가운데 14대 14, 한 포인트만 남겨둔 상황. 나희도와 고유림은 동시 공격에 나섰고 양쪽 다 불이 들어왔지만 심판이 나희도가 이겼다는 사인을 날리면서 나희도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고유림은 심판에게 격하게 항의하는데 이어 시상대 위에서 억울한 듯 눈물까지 흘려 판정시비에 불을 붙였다. 특히 기자회견장에서 오심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고유림이 “오심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빨랐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말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어 기자들의 오심판정 질문이 터져 나오자 끝내 나희도는 금메달을 벗어 놓고 기자회견장을 나갔다. 고유림이 무슨 쇼를 하냐고 윽박지르자, 나희도는 “쇼는 누가 했는데. 선수끼린 알지 않냐? 누가 빨랐는지”라고 맞섰다. 하지만 고유림은 “내가 빨랐어”라고 물러서지 않았고, 나희도는 “니가 판정을 부정하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서 내 금메달이 명예를 잃었다고”라며 되받아쳤다. 그러나 고유림이 여전히 금메달을 뺏긴 자신이 분하다고 소리치자, 나희도는 “지금 금메달을 뺏긴 사람은 나야. 뺏은 사람은 너고 고유림”이라며 싸늘하게 나가버렸다.
그 사이 백이진은 나희도의 금메달을 부정하는 기사들이 쏟아지자 선배에게 “사람들은 고유림이 이기는 걸 보고 싶었는데 졌으니까요. 근데 뉴스는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라며 반발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선배는 뉴스는 현상을 쓰는 거라며 오히려 ‘불가근불가원’을 들어 취재원과 거리 유지를 하지 못한 백이진을 질타했다.
선수촌을 일탈해 정처 없이 걷던 나희도는 기자들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오버랩 되자 약을 사러 갔다가 엄마 신재경(서재희)이 “고유림 선수가 금메달을 빼앗기고 눈물을 보였습니라”라고 멘트하는 뉴스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 어딘지 모르는 곳까지 간 나희도는 백이진과 연락이 닿았고, 백이진은 무사한 나희도에게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단독행동에 대해 질책했다. 울컥해서 가버리는 나희도를 따라간 백이진은 “사람들은 고유림이 피해자래. 근데 나는 너도 피해자 같거든”라며 위로를 전했고, 나희도는 백이진에게 펜싱칼을 건네 동시에 찔러보는 동작을 해보며 “선수들은 모를 수가 없어. 동시에 불이 들어와도 누가 빨랐는지 모를 수가 없다고”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백이진은 이전 펜싱 내기에서 딴 소원권을 쓰겠다면서 “더 이상의 사건사고는 안 돼. 돌아가자 희도야”라고 설득했다.
결국 처분 받을 때까지 집에서 자숙하라는 코치의 명령에 선수촌을 떠난 나희도는 기차역에서 ‘매수된 심판? 펜싱 나희도 우승’, ‘펜싱 고유림 도둑맞은 금메달’ 등 자신을 비난하는 신문 헤드라인을 보고 두려움이 솟구쳤다. 열차 좌석에 차마 앉지도 못하고 통로에 기댄 채 나희도가 서울로 향하던 그 시각, 백이진은 떡갈비 식당을 소개해주며 친분을 맺은 펜싱 결승전 심판을 찾아갔다. 그리고 “선수가 덜 유명하다는 이유로 전 국민에게 비난받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던 백이진은 포대기를 몸에 두르고 인형까지 업고 나선 투혼 끝에 결국 심판의 인터뷰를 따냈다.
이때 엄마와 마주치기 싫어 국밥집으로 갔던 나희도는 “선수들은 흥분한 상태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다. 상식적으로 바로 앞에서 본 내가 제일 잘 보지 않았겠나”라는 결승전 심판의 인터뷰와 함께 “과열된 억측과 논란을 감당해야 하는 건 어린 선수들이었습니다. 가장 기뻐야할 순간은 그렇게 상처로 남게 되었습니다”라는 백이진의 보도를 보게 됐다. 나희도는 그간의 서러움에 눈물을 떨궜고, 옆 테이블 손님이 격려에 주체할 수 없이 오열을 터트렸다. 이후 선배에게 칭찬을 듣고 미소를 짓는 백이진, “알아줘서 고마워 백이진”이라고 위로에 감사하는 나희도의 모습이 담기면서 한층 성장한 두 청춘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기대감을 높였다.
8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6일
시청률 : 10.9%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학교 옥상 아지트에 울려 퍼지는 “나도 사랑해. 다은아”라는 백이진의 고백 음성을 들으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고, 백이진(남주혁) 또한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화장실에 가겠다며 자리를 피한 나희도는 뭔지 모르게 기분이 묘하면서 야속하고 서러운 알쏭달쏭한 감정이 끓어올라 마구 세수를 했다. 이후 나희도를 찾은 백이진이 여타의 상황들에 대해 나희도를 질타했지만, 나희도는 “앞에선 잔소리 폭탄이면서 뒤에선 심판 취재해서 뉴스에 내보내고. 앞뒤가 너무 다른 거 아니야?”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백이진은 “걱정 좀 그만 시켜. 나희도”라며 다정하게 나희도의 앞머리를 흐트러뜨렸고, 나희도는 기분이 묘해진 채 처음으로 백이진이 잡고 있는 자신의 손목에 신경이 쓰였다.
그 후 나희도는 백이진의 “나도 사랑해 다은아”라는 말이 환청처럼 계속 들려오는 등 왜인지 모를 열패감에 빠져들었다. 도서관에서 졸업앨범을 뒤지며 백이진의 다은이를 찾는가 하면, 2주 사귄 자신의 연애를 비웃던 백이진을 떠올리며 괘씸해했다. 또한 예전 자취방으로 이사 온 백이진을 도우러 간 나희도는 백이진과 어떤 여학생의 다정한 스티커 사진을 발견했고, 고유림(김지연)으로부터 백이진의 과거 여친에 대한 얘기를 듣자 분노를 폭발시켰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백이진이 나희도를 번쩍 안아 올려주자 긴장감과 떨림에 넋이 나가 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나희도는 코치 양찬미(김혜은)에게 기자와 친하게 지내지 말라는 충고를 듣게 된 후 고민에 빠졌다. 더욱이 백이진이 자신과 달리 진짜 어른처럼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목격하자 묘한 거리감을 느꼈던 것. 백이진이 자연스럽게 어깨동무하며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이끌었지만, 나희도는 계속 데면데면하게 굴었고, 결국 백이진은 “너 오늘 나한테 왜 이러냐. 아까부터 평소답지 않게”라며 의아해했다. 그 순간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자 백이진은 나희도를 자신의 품 쪽으로 끌어당겼고 백이진 가슴에 폭 안긴 나희도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백이진은 장난스럽게 나희도 얼굴에 점처럼 초코시럽을 조금 남겨뒀고 나희도를 집에 데려다주며 피식 웃더니 “너 보니까 좋아서”라고 답해 또 한 번 나희도를 요동치게 했다. 이내 얼굴의 초콜릿 점을 확인한 나희도는 분노하며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백이진의 환한 미소에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하지만 나희도는 애써 마음을 감추며 “너한테 어린 애, 무식한 애, 웃긴 애 되는 건 싫어”라며 화를 냈고, 백이진은 나희도의 속내를 모르는 채 당황했다.
그날 밤 나희도는 백이진에 대해 “멀어지는 기분. 너의 세계와 내 세계가 점점 분리되는 기분. 너는 저만치 앞서 있고 나는 어쩐지 한참 뒤쳐진 거 같다”라며 심각해했고, “이 감정은 명백히 너에 대한 질투다”라고 확연한 거리감에 대해 괴로워했다. 같은 시간, 백이진 역시 나희도에게 장난이 지나쳐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내고는 사랑스럽게 웃는 나희도를 떠올리며 심란해했다.
그런가 하면 나희도와 고유림은 서로 PC통신의 친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드디어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고유림이 신분이 확인되지 않는 사람을 만난다고 하자 백이진은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따라나섰고, 약속 장소에서 고유림과 백이진은 멀찍이 떨어진 채 상대를 기다렸다. 바로 그 때 인절미와 라이더37을 알아보는 상징인 노란 장미를 든 나희도가 걸어왔고 충격을 받은 고유림은 백이진에게 노란 장미를 안겨주고는 도망쳐 버렸다. 나희도는 눈앞에 노란 장미를 든 백이진이 인절미라고 확신하고는 “나는 널 질투한 게 아니었다. 너에게 자격이 안 될 거 같아서 화가 났던 거다. 수많은 밤을 위로했던 우리의 이야기들. 그게 너라면 나는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독백했다. 이와 동시에 “나 널 가져야겠어”라는 나희도의 ‘화끈 고백’과 난처한 백이진의 표정이 교차되면서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드높였다.
9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12일
시청률 : 10.6%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백이진(남주혁)을 인절미라고 확신한 채 “니가 그랬지. 우린 어떻게든 결국 만날 사이라고”라며 신기했지만 백이진이 우연이라며 거듭 부인하자, 창피해하면서 뒤돌아 뛰어갔다. 나희도는 백이진에게 고백한 순간을 떠올리며 이불킥을 해댔고 백이진과 마주치기만 하면 피해 다녀 백이진을 화나게 했다.
그러던 중 백이진은 나희도와 고유림(김지연)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다큐를 위해 태양고 체육관을 찾았고 드디어 나희도와 마주쳤다. 백이진이 나희도에게 왜 자신을 피하냐고 묻자 나희도는 “쪽팔려서 그랬다 왜”라고 답하더니 “인절미가 너니까 너라서 나온 고백이야. 그 고백의 반은 네 거라고”라며 묘한 감정을 털어놨다. 우리 관계를 뭐라고 생각하냐며 백이진이 답답해하자 나희도는 “난 요즘 너 땜에 미치도록 복잡해!”라면서 “나 너 질투해. 아니 나 너 좋아해. 근데 너한테 열등감도 느껴. 그래서 요즘 네가 진짜 싫어”라고 속사포처럼 폭탄 고백을 쏟아냈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 투명하게 드러낸 나희도를 보며 백이진은 웃음을 터트렸고, “난 고민 끝났어. 해본적도 없지만”이라며 나희도에 대한 마음을 넌지시 내비쳤다.
이어 나희도는 백이진과의 관계에 대해 “정의할 말이 없어. 지인, 친구, 연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그런 구분들 중엔 속하는 게 없어”라면서 정의를 새로 만들자고 덧붙였다. 나희도가 가위, 구름, 무지개 등을 나열하자 백이진은 “난 무지개가 좋네”라며 “나를 몇 번이고 일으킨 사람이야. 책임감을 가져”라고 앞으로 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나희도는 돌아가려는 백이진의 팔을 붙잡은 채 “네 답은 뭐냐고”라고 물었고 백이진은 “무지개는 아니야”라는 답을 한 뒤 여러 감정이 뒤섞인 눈빛을 드리웠다. 이내 나희도의 팔을 떼고 나희도의 손목을 꼭 잡은 백이진이 “나희도”라고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희도가 떨리는 눈빛으로 백이진을 바라봤지만, 나희도의 엄마 신재경(서재희)이 등장하면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후 다큐에 들어가는 인터뷰를 위해 방송국을 찾은 나희도는 근사한 기자 백이진의 모습에 설레 했다. 백이진은 인터뷰를 하며 나희도의 왼쪽 얼굴이 예쁘다는, 사소한 사항까지 챙겼고 “나 좀 믿어 나희도. 너한테 피해 가는 건 내가 싫어”라며 신뢰감을 드리웠다. 그러나 백이진이 없는 사이 다큐 PD가 나희도와 고유림에게 아시안게임 판정시비가 있던 동시타를 해보라는 무리한 주문을 하면서, 결국 나희도가 발목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던 터. 다급하게 뛰어온 백이진은 다큐 PD에게 분노를 터트린 후 나희도를 번쩍 안아들고는 병원으로 향했다. 백이진은 나희도가 다치게 된 상황에 자책했지만 나희도는 “옆에 있잖아.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결국엔 옆에 있잖아”라며 고마워했다.
그때 큰 무지개를 발견한 나희도는 차를 세웠고 무지개에 기뻐하는 나희도와 달리 백이진은 나희도의 발목이 괜찮은지만 걱정했다. 나희도의 재촉에 결국 무지개를 보며 편안해진 백이진은 “넌 항상 나를 좋은 곳으로 이끄는 재주가 있네”라며 아시안게임 때 심판 인터뷰를 따러 간 사연을 꺼내고는 “넌 항상 날 옳은 곳으로 좋은 곳으로 이끌어”라고 전했다. 그게 자신이 생각한 관계정의인 무지개라고 미소를 짓던 나희도는 백이진에게 답을 내놓으라고 말했고, 이에 백이진은 “사랑이야. 난 널 사랑하고 있어 나희도. 무지개는 필요 없어”라는 돌직구 고백을 날렸다. 놀란 나희도와 그런 나희도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백이진이 담기면서 두근거리는 설렘을 선사했다.
그런가하면 고유림은 외롭고 힘들었던 자신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 라이더37이 나희도라는 사실에 잠 한숨 못자고 괴로워했다. 나희도가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고유림은 나희도에게 차고 넘치는 사랑과 위로를 받았음을 떠올렸고 일진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까지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나희도의 모습에 그간 못되게 군 일들을 사과하며 자신이 인절미라고 밝혔다. 서로 포옹한 채 눈물을 흘리며 화해를 나눈 나희도와 고유림이 마치 썸타는 듯 어색하지만 다정해져가는 모습으로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10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13일
시청률 : 10.9%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사랑이야. 난 널 사랑하고 있어 나희도. 무지개는 필요 없어”라는 백이진(남주혁)의 고백에 놀라 잠시 생각하더니 “나는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라고 답해 백이진을 웃게 했다. 백이진은 “난 네가 뭘 하든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너 자체를 사랑하고 있고, 이 고백으로 네가 좀 더 행복해진다면 난 바랄게 없어”라며 나희도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직진 중임을 밝혔고, “바랄게 없다고? 사랑이라는 게 원래 그래?”라며 궁금해 하는 나희도에게 “그렇던데 너한텐”이라며 진심을 털어놨다. 백이진의 사랑 고백이 통한 듯 나희도는 “나 좀 행복하다”라고 환하게 미소 지어 백이진까지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어 나희도는 부상당한 자신을 걱정해주는 고유림(김지연)과 백이진의 고백을 들었을 때를 되새기며 일기를 적어 내려갔다. “듬성듬성 비어 있던 세상이 가득 차는 기분. 모든 낯선 것과 친구가 되고 닥쳐 올 불행과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강해지는 기분. 한순간에 두려운 게 없는 사람이 되었다”라고 쓴 나희도는 “백이진이랑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백이진의 사랑 고백으로 인해 마음이 더욱 단단하고 결연해졌음을 내비쳤다.
반면 백이진은 고졸 기자라는 무시를 당하며 시련과 갈등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선배의 충고에 따라 백이진은 나희도를 다치게 만든 다큐 PD에게 찾아가 사과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대인배처럼 굴던 다큐PD는 단 둘만 있게 되자 고졸 출신에 몰락한 집안 도련님이라며 모욕을 안겼다. 더욱이 회식자리에서 다시 학력 제한이 생겨 유일한 고졸 기자가 될지 모른다는 말을 들은 백이진은 선배에게 “저 진짜 잘해야 돼요. 제가 못하면 학력 제한이 다시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럼 나 같은 사람들은 기회조차 없어지는 거니까”라며 짊어진 무거운 무게에 대해 괴로워했다.
그런가 하면 백이진은 수학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나희도와 고유림이 안쓰러워 촬영을 빌미로 계획을 세웠고, 문지웅(최현욱)과 지승완(이주명)까지 합류하면서 태양고 선후배 5인의 수학여행이 성사됐다. 그리고 바다에 들어가 한바탕 물놀이를 하고 미숙한 태양고즈로 인해 백이진이 폭발하는 등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겪으며 이들은 한층 돈독해졌다. 이어 마냥 철부지 같던 태양고즈는 각자 아픈 사연들을 전했다. 나희도는 초등학교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고유림은 보증을 잘못 서서 집이 어려워졌다는, 문지웅은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엄마가 자신을 힘들게 데려왔다는, 그리고 지승완은 인생이 너무 재미없다는 얘기를 털어놔 백이진을 놀라게 했다.
이어 분홍빛으로 물든 해질녘, 5인은 아름다운 바닷가를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감상에 젖어들었다. “우리가 이 여름의 주인이 되는 거야”라는 나희도의 낭만적인 제안과 함께 “이 여름은 우리 거다!”라는 지승완의 함성이 울려 퍼지면서 닥친 좌절과 시련을 견디고 씩씩하게 성장해 나가는 다섯 청춘의 우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더불어 나희도가 “나 왜 이 순간이 영원할 거 같지?”라며 울컥해하자 백이진이 나지막이 “영원할 건가 보다”라며 나희도의 소망을 응원했고, 이에 나희도가 “영원하자”라고 굳게 다짐하는 모습으로 눈부시게 빛날 앞으로를 예고했다.
11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19일
시청률 : 10.9%
극중 친구들과의 수학여행을 훈훈하게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온 나희도(김태리)는 백이진(남주혁)의 초대를 받아 백이진이 가족과 함께 다니던 고급 레스토랑에 방문했다. 백이진은 UBS 스포츠국 정식 기자로 펜싱 담당이 되었다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너 없이는 불가능했어”라고 힘들어할 때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나희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과 자주 오던 레스토랑이라는 백이진의 말에 나희도는 기억들이 많은 건 좋은 거라며 부러워했고 백이진은 “그렇게 말하니깐 이 순간도 되게 소중한 것 같다”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에 나희도는 “언젠간 추억이 될 거니까. 정신 차리고 똑바로 기억하자”라고 기운을 북돋은 후 특별히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준다며 문방구에서 뽑기를 하면서 신나했다.
이후 나희도는 아빠가 직접 만든 의자를 고치러 가기 위해 엄마 신재경(서재희)을 기다렸지만 신재경은 속보 때문에 오지 못했고, 폭우 속에 혼자 의자를 옮기던 중 의자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부서진 의자를 보며 속상해하던 나희도는 약속을 저버린 엄마를 향해 실망감을 터트려냈고 결국 아빠 장례식장에 오지 않은 얘기를 꺼내며 “난 아직 열세 살에 머물러 있어. 도저히 그게 용서가 안돼서!”라고 울먹였다. 하지만 신재경은 남편에 대한 것은 그리움이 아닌 원망이 8할이었다며 자신이 버틴 방식에 대해 쏟아내고는 매정하게 자리를 떴다.
그러던 중 백이진은 혼이 나간 채 뭔가를 찾고 있는 나희도를 목격했고, 뒤돌아본 나희도가 눈물을 흘리자 충격을 받았다. 백이진은 아빠가 만든 의자를 엄마가 버렸다며 오열하는 나희도를 따스하게 안아 위로하고는 신재경이 나희도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날에 대해 설명하면서 방송국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재경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나희도는 “선배의 프로정신 뒤엔 늘 네 상처가 따라오는 거잖아”라며 복잡해하는 백이진에게 “나한텐 상처였지만 널 꿈꾸게 했구나 우리 엄마는. 그거대로 좋은데?”라며 오히려 웃어 보여 백이진을 울컥하게 했다.
그 뒤 백이진은 다큐를 핑계로 나희도와 고유림(김지연)을 전지훈련장에서 데리고 나와 밴드부 공연장으로 향했다. 돌발 상황으로 인해 밴드부 앵콜곡 무대에 오른 백이진은 한 번도 본적 없는 자유롭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기타연주를 했고, 나희도는 백이진을 감탄하듯 바라봤다. 나희도는 무대에서 내려온 백이진에게 “3학년 6반 백이진, 난 3학년 3반 나희도야. 우리 같이 놀자”라며 방송반으로 향했고, 고된 선수촌 시절 위안을 안긴 테이프 속 방송본을 실제로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최선은 다 해봅시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은 이미 우리의 편이기를”이라는 위로 담긴 백이진의 낭랑한 목소리를 들으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때 밖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됐고, 나희도는 친구들과 나란히 서서 “기분 너무 좋아! 고마워. 오늘 같은 오늘을 선물해줘서”라고 백이진에게 고마워했다. 백이진이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면서 아름다운 청춘의 추억을 하나 더 만든 두 사람의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그런가하면 나희도는 엄마 신재경이 아빠의 의자를 고치기 위해 목공소에 맡겨놨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 후 깜짝 놀랐다. 이어 아빠 기일을 맞아 엄마와 함께 아빠 산소를 찾은 나희도는 엄마가 “나 사실 니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 너무 그리워”라면서 폭풍 오열하자 부둥켜안은 채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화해의 포옹을 나눴다. 이와 동시에 수면 내시경을 끝내고 정신이 몽롱한 채 손을 맞잡고 있는 현재의 나희도와 신재경의 모습 위로 “사랑해 엄마”라는 나희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모녀의 애틋한 모습이 가슴 먹먹한 감동을 안겼다.
12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20일
시청률 : 10.7%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펜싱을 그만두겠다는 후배 이예지(주보영)를 말리는 코치 양찬미(김혜은)에게 “전 펜싱 하는 게 즐겁고, 예지는 더 이상 즐겁지 않으니까 그만둬도 된다는 겁니다”라며 포기도 도전이라고 편을 들었다. 결국 양찬미는 이예지에게 전국대회에서 8강까지 올라가면 그만두라는 제안을 했고, 나희도는 이예지와 훈련을 함께하며 응원했다.
반면 스포츠국 펜싱 담당인 백이진(남주혁)은 펜싱 전국대회가 있는 대구에 하루 일찍 먼저가 야구 경기를 취재하겠다고 자청했다. 백이진은 폭우가 쏟아지는 속에서 멘트가 외워지지 않자, 예전 생방송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긴장한 채 리포팅에 나선 백이진은 적어놓은 기사들이 빗방울에 지워져 알아볼 수 없게 되자 당황했지만 이내 차분하게 멘트를 만들어나갔다. 백이진은 끝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렸지만, 동료들은 “방금 그걸 외워서 한 거야? 많이 컸네. 우리 백기자”라며 칭찬을 건넸다.
이후 백이진은 전국대회에 내려온 나희도와 만났고, 선수자격정지 3개월을 받아 시합을 뛰지 못하는 나희도에게 오히려 부담감이 없어 편하지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희도는 “부담감도 경험이야. 선수는 시합을 뛰어야 돼. 이기든 지든 시합을 뛰고 나야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거든”이라며 “시합을 안 뛰는 선수가 선수로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라는 어른스러운 말로 백이진을 놀라게 했다. 한층 성장한 나희도를 바라보며 백이진은 “작년의 너랑 지금의 너가 되게 다른 거 같아. 내년엔 또 달라지겠지? 스무 살 되니까?”라며 미소 지었고 “옆에서 오래보고 싶다. 계속 계속 멋있게 크는 거”라며 나희도를 무한 응원했다.
백이진이 나희도를 바래다준 그때, 나희도의 달콩이었던 정호진(최태준)이 나타났고, 백이진에게 나희도를 못 잊고 있다며 헤어진 이유가 백이진 때문인 거 같다고 밝혀 백이진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하지만 백이진은 나희도를 데리고 장난치는 게 아니냐는 정호진의 말에 격하게 반응하며 “만나봤으면 알 거 아니야. 장난이 쳐지는 애냐고. 걔 눈빛, 표정, 생각, 가치관...누가 이렇게 장난을 진지하게 쳐”라고 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백이진은 “난 걔 시간이 내 시간보다 아까워. 멋진 경험만 하게 해주고 싶어. 그리고 그걸 내가 할 수 있어”라고 나희도에 대한 애틋함을 내비쳤다. 더불어 백이진은 “걔가 하고 있는 게 뭔지 모른다고? 몰라도 돼. 내가 아니까”라며 나희도에 대한 단단한 마음을 확신했고, 몸을 숨긴 채 두 사람의 대화를 몰래 듣고 있던 나희도는 백이진의 진심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런가하면 ‘태양고즈’ 4인방 중 펜싱 실업팀으로 거취를 정한 고유림(김지연)과 자퇴를 선택한 지승완(이주명)을 제외한, 나희도와 문지웅(최현욱)만 수능 시험을 치르며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을 마무리했다. 2000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세상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백이진의 자취방에 모인 5인방은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쏟아내더니 가족들과 있어야겠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둘만 남은 나희도와 백이진은 벽에 기대어 나란히 앉은 채 어색한 분위기에 휩싸였고, TV에서 흘러나오는 보신각 타종을 지켜봤다. “세상 끝나기 전에 하고 싶은 거 없어?”라는 백이진의 물음에 “별로”라던 나희도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백이진의 입술에 입을 맞췄고 이내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마주했다. “해가 달라지고 세기가 달라졌다. 나도 무언가 달라지고 싶었나 보다”라는 나희도의 내레이션과 함께 첫사랑의 설렘을 담은 ‘입맞춤 엔딩’이 담기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드높였다.
13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26일
시청률 : 9.9%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2000년을 알리는 보신각 타종 소리 속에서 백이진(남주혁)에게 입을 맞춘 후 “실수 아니야. 달라지고 싶었어”라며 마음을 드러냈지만 백이진은 갑자기 나희도의 멍든 발톱을 걱정해 나희도를 혼란스럽게 했다. 집에 바래다주면서도 아무 말 없는 백이진에게 실망한 나희도는 “너는 나를 사랑하지만 이런 사랑은 안 된다는 거지?”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백이진은 말을 돌렸다. 나희도는 괜찮은 척 들어가더니 대성통곡했고, 백이진은 애써 흔들리는 감정을 다잡았다.
이어 백이진은 나희도의 진심을 알게 된 후 나희도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에 휩싸였다. 더욱이 백이진은 양찬미(김혜은)로부터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뇌물을 받았다는 보도로 관계가 틀어진 나희도의 엄마 신재경(서재희)과의 사연을 들으며 심각해졌고, “서로 상처받고 관계 쫑내고 싶지 않으면 다른 부서 지원해”라는 신재경의 말을 떠올리며 복잡한 심정에 괴로워했다.
한숨을 내쉬며 집으로 오던 백이진은 기다리고 있던 나희도를 발견했고, 나희도는 “이런 사랑은 안 된다고 말하지 마. 보고 싶어서 왔어”라며 결연한 마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백이진은 실밥을 떼려는 나희도가 키스를 시도하는 걸로 오해해 고개를 황급히 돌렸고 나희도는 수치스러워하며 가버렸다. 미안함에 홀로 술을 마시던 백이진은 가까이 다가오던 나희도의 얼굴을 떠올리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듯 심호흡하고는 술에 취해 “너랑 나는 그러면 안 돼. 결국 널 실망시킬 거야. 근데 나 흔들려. 흔들리고 싶어”라고 전화로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나희도가 아닌 문지웅(최현욱)에게 잘못 걸어 놀림을 받고 말았다.
이후 나희도는 고유림(김지연)에게 백이진을 향해 고백한 뒤에 갖게 된 두려움과 속상함을 털어놨다가 “원래 고백은 도박이지. 다 잃거나 다 가지거나. 가져봤잖아 그게 중요한 거지”라는 응원에 힘을 얻었다. 반면 백이진은 선배에게 부서 이동에 대해 상담했다가 도리어 “불가근불가원” 기자랑 취재원은 안 된다는 엄한 충고를 받았던 터. 백이진은 술에 취해 돌아가는 길, 자신을 기다리던 나희도와 맞닥뜨렸고, “난 도박을 했어. 나 다 잃을 각오로 이러는 거야. 너도 다 잃을 각오로 선 똑바로 그어”라는 나희도의 굳건함에 흔들렸지만, 결국 나희도를 밀어내고 말았다. 이에 나희도는 “사랑 더럽게 어렵네”라면서 눈물을 훔쳤다.
얼마 후 백이진은 나희도와 고유림이 승리를 일궈낸 펜싱 대회 단체전을 “결과는 빛났고 과정은 아름다웠습니다”라고 전한 리포팅으로 인해, 스포츠국 국장에게 불려가 펜싱 홍보하려고 스포츠국 지원했냐는 꾸중을 들었다. 이에 백이진은 다른 종목으로 옮기겠다며 “불가근불가원. 기자로서 실패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했지만 국장은 딴 사람에게 떠넘기지 말고 수습하라고 경고했다.
고민에 빠진 채 골목길에 들어선 백이진이 보이지 않는 나희도에 씁쓸해하는 순간, 나희도가 “결과는 빛났고 과정은 아름다웠다”라는 리포팅을 읊으며 나타나 마지막 경기를 예쁘게 표현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백이진은 욕을 먹었다며 “널 만난 거. 널 사랑한 거, 후회 안 해. 너한테 흔들리는 거. 흔들리고 싶었던 거. 그건 내 실패지”라며 멀어져 보자고 제안한 후 눈물을 흘리는 나희도를 둔 채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뭐든 상관없어. 이런 사랑이든 저런 사랑이든. 그러니까 한 발자국도 멀어지지 말라고”라며 나희도가 울먹이던 찰나, 백이진이 대문을 열고 나와 나희도에게 입을 맞췄던 것. 아름답게 내리는 흰 눈 사이로 애틋한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과 “이런 사랑도 해보자. 너랑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거야”라는 백이진의 다짐이 어우러지는 ‘진격의 키스 엔딩’이 보는 이들의 설렘을 무한대로 증폭시켰다.
14회
방송 날짜 : 2022년 3월 27일
시청률 : 10.3%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백이진(남주혁)과 손을 잡은 채 고유림(김지연)-문지웅(최현욱)-지승완(이주명) 앞에 등장했고, 친구들의 응원과 환호 속에 첫사랑의 시작을 알리며 행복해했다. 특히 고유림은 “우리 희도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죽여 버릴 거야”라며 애틋한 우정을 드리웠고, 백이진은 “나희도는 좋겠네”라며 흐뭇해했다.
이후 고유림은 아빠가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상대 운전자의 치료비와 합의금을 마련해야했고, 나희도에게 찾아가 귀화를 결정했음을 털어놨다. 나희도는 고유림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걱정했지만, 고유림은 “나한테 펜싱은 그냥 수단이야. 우리 가족 지킬 수 있는 수단”이라며 결연함을 드러냈다. 고유림은 속상해하는 부모님에게도 “나 귀화하면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어. 우리 집 빚, 합의금, 치료비, 수리비. 내가 못할 이유가 없어”라며 다부지게 말했고, “엄마 아빠 평생 나 위해서 희생했어. 그 희생 그냥 이번엔 내 차례가 된 거야”라고 오히려 부모님을 위로했다.
우연히 고유림의 귀화에 대해 알게 된 백이진은 고유림을 찾아갔지만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고유림은 도리어 백이진을 불러 세우고는 “준비해온 말 해. 오빤 해야 돼”라며 덤덤하게 괜찮다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고유림을 만난 후 백이진은 선배에게 “내 편인 사람들한테 비수를 꽂고 상처를 주는 일이요. 내 편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요. 그렇지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기자라는 직업의 본분을 되새기며 괴로워했다.
그 사이 지승완 집에 모여 고유림 송별회를 가졌던 4인방은 TV를 통해 백이진이 고유림의 귀화를 단독 보도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분노한 나희도는 백이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꺼져있었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골목 구석에 착잡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백이진을 발견했다. 나희도는 “남의 비극 이용해서 장사하는 것도 사람 봐가면서 할 수 없어?”라며 몰아쳤고 백이진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백이진은 “다른 선수였으면 바로 보도할 내용을 유림이니까 덮고 갔어야 됐나? 유림이랑 친하니까?”라며 반문했고, 나희도는 “적어도 제일 먼저는 아니었어야지”라며 화를 냈다. 급기야 백이진은 “너 나랑 계속 만날 수 있겠어? 혹시 또 모르잖아. 네 비극 이용해서 내가 장사할지도”라고 비수를 날렸고 나희도는 실망스러워하며 가버렸다.
나희도는 고유림이 출국하기 전 위기에 처한 고유림을 도와주는가 하면, 고유림의 배웅 길에 “너랑 함께했던 모든 시간, 행복했어”라며 응원과 위로를 건넸다. 반면 백이진은 특종을 했다는 동료들의 축하와 다른 매체들의 고유림에 대한 보도를 보며 참담해했다. 주위에서 고유림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을 지켜보던 백이진은 굴다리를 지나가다 붉은 글씨로 ‘고유림 매국노’라고 적혀진 걸 보고는 결국 지금껏 참아왔던 울음을 토해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간의 심적 고통과 괴로움을 담아 폭발시킨 백이진의 ‘무릎 오열’과 함께 낙서를 지우는 도구를 들고 나타난 나희도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엇갈린 두 사람의 행보가 애잔함을 높였다.
그런가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9년이 흐른 2009년, 3회 연속 펜싱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나희도와 UBS 앵커가 된 백이진이 현지 연결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먼저 나희도에게 금메달 수상을 축하한 백이진은 나희도와의 인연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했고, 두 사람은 감회에 젖었다. 이어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백이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고, 나희도 또한 “제가 어디에 있든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라며 예전과 똑같은 응원을 전했다. 그러나 벅찬 감정에 휩싸인 듯한 백이진이 결혼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 지난 9년 동안 두 사람의 사연에 궁금증을 안겼다.
15회
방송 날짜 : 2022년 4월 2일
시청률 : 9.5%
극중 나희도(김태리)는 ‘고유림 매국노’라는 낙서 옆에서 울고 있던 백이진(남주혁)에게 다가가 고유림(김지연) 귀화 보도에 자책하는 눈물을 닦아줬다. 나희도는 취재를 하는 게 백이진의 일이라며 위로했고 낙서를 함께 지우면서 “난 네 거 다 나눠 가질 거야. 슬픔, 기쁨, 행복, 좌절 다. 우리, 힘들 땐 같이 힘들자”라고 여자 친구로서 충고해 백이진을 뭉클하게 했다. 백이진은 나희도와의 관계를 위해 사회부로 부서를 이동, 훨씬 바빠졌고 선수촌에 입촌한 나희도도 시간을 내기 힘들었지만 두 사람은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데이트를 해나갔다. 두 사람은 2001년으로 넘어가는 보신각 종소리를 멋진 야경 속에서 함께 들으며 새해를 축하하고 행복해했다.
이후 나희도는 크레인 붕괴 사고가 난 현장에서 리포팅 후 괴로워하는 백이진을 목격했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백이진은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도착하는 현장마다 사람이 죽어있다며 속상해했고 “무뎌지고 싶지 않습니다. 다 아파할 거예요. 다 공감하고”라며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나타난 나희도에 반가워하던 백이진은 술에 잔뜩 취한 나희도를 데리고 와 재우면서 “삶은 소중한 거야. 살아있는 우리는 후회 없이 사랑하자”라며 고통스런 현장에서 깨달은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때 잠에서 깬 나희도는 항상 나희도가 자신을 좋은 곳으로 이끈다고 했던 백이진의 말을 빗대어 “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이끄는 사람이야.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고 격려했고, 큰 위로를 받은 백이진은 “사랑해 모든 방식으로”라며 나희도를 꼭 껴안았다.
나희도는 2001년 마드리드 대회 결승전에 올라 고유림과 맞붙었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신재경과 같이 중계를 지켜보던 백이진은 “희도한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다짐을 건네 신재경을 흐뭇하게 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나희도, 신재경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실망하는 나희도의 표정에 신재경은 “기다리고 어긋나고 실망하는 거. 한사람은 계속 미안하고 한 사람은 계속 체념하는 그런 관계 괜찮냐고”라며 정곡을 찔렀고 나희도는 속상해했다.
미안해하던 백이진은 서프라이즈로 나희도와 커플 캐리어를 산 후 600일 기념 여행을 떠나기로 했지만, 뉴욕 세계 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터져 결국 여행을 가지 못했다. 백이진이 예약한 여행 장소에 혼자 도착한 나희도는 백이진의 진심어린 편지를 읽었지만 백이진은 다음날 바로 뉴욕으로 떠나고 말았다. 백이진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은 처참한 상황에 힘겨워하면서 지쳐갔고, 나희도는 TV에서 리포팅을 하는 백이진을 보며 견뎌나갔다. 두 사람은 “너무 보고 싶어” “힘내 백이진”이라고 서로 위로했지만, 백이진은 한 달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던 중 성장하는 과정이니 힘내라는 나희도의 말에 백이진은 “나는 이딴 감정을 성장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아”라고 울컥했고, 나희도는 “더 이상 나의 응원이 닿지 않는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더욱이 나희도는 엄마로부터 백이진이 뉴욕 특파원에 지원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백이진은 나한테 또 미안하겠구나. 난 이제 니가 그만 미안했으면 좋겠다”라고 슬퍼했다. 2002년을 앞둔, 눈 내리는 보신각 앞을 걷는 나희도의 위로 “난 여전히 너를 응원한다. 근데 그럴수록 멀어진다”라는 가슴 아픈 내레이션이 흘렀고, 남자친구 있냐는 팬의 말에 “잘 모르겠어요”라며 멈칫하던 나희도는 눈물을 그렁거렸다. 이어 1년 전 백이진과 함께 새해를 맞은 장소에서 홀로 쓸쓸한 표정을 짓는 나희도와 뉴욕에서 새해를 맞은 어두운 표정의 백이진이 교차됐던 터. 동시에 한해 전인 2001년 서로를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던 두 사람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서글픈 여운을 남겼다.
16회
방송 날짜 : 2022년 4월 3일
시청률 : 11.5%
극중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은 서로에게 엇갈린 시간들이 계속되며 결국 이별을 맞이했다. 나희도는 뉴욕지국 특파원에 뽑혀 한국에서의 일을 정리하러 들어온 백이진과 날카로운 말들을 격렬하게 쏟아내며 서로에게 상처를 냈다. 나희도는 스트레스로 연습 도중 쓰러지는가 하면 백이진은 악몽을 꾸며 눈물을 흘리는 등 후회와 미련으로 아파했다. 뉴욕으로 떠나기 전 나희도의 다이어리를 받게 된 백이진은 자신과 멀어진 거리감에 혼자 힘들어했던 나희도의 절절한 순간들을 알게 됐고, 나희도는 백이진이 떠난다는 소식에 만나러 달려갔다. 결국 두 사람은 눈물 속에 포옹을 나누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사랑했던 지난날을 떠나보냈다.
시간이 흘러 2009년, 나희도는 결혼을 한 뒤 샌프란시스코 대회를 끝으로 은퇴했고, 백이진은 UBS 뉴스 앵커로 발탁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펜싱클럽 대표가 된 고유림(김지연)은 스트릿 패션 사업을 하는 문지웅(최현욱)에게 프러포즈를 받았고, 방송국 예능국에서 조감독으로 일하는 지승완(이주명)에 이르기까지 선후배 5인방은 각자 나름의 삶을 살아갔다. 2021년이 되어 잃어버렸던 마지막 다이어리가 돌아오자 나희도는 그때 그 시절 굴다리로 향했고 되돌리고 싶었던, 모진 말을 내뱉었던 이별의 순간을 재구성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어” “니가 가르쳐준 사랑이 내 인생을 얼마나 빛나게 했는지 넌 모를 거야. 고마워”라는 나희도와 백이진의 진심이 울려 퍼지면서 아름다운 이별의 애틋함이 뭉클한 울림을 안겼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남긴 것 #1.
- 김태리-남주혁-김지연(보나)-최현욱-이주명 등 극강 몰입도 선사한 ‘인생 열연’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태리-남주혁-김지연(보나)-최현욱-이주명 등 ‘청춘’을 살아 숨 쉬게 만든 배우들의 ‘인생 열연’이었다. 김태리는 열정과 패기로 무장한 채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는 특유의 긍정에너지를 발산, 펜싱 금메달리스트라는 꿈을 이룬 나희도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체불가’ 독보적인 연기를 펼쳤다. 남주혁은 고달픈 현실을 이겨내고 단단한 사명감과 소신을 지닌 기자에서 앵커까지 오른 백이진을, ‘청춘 비주얼’과 어우러지는 혼연일체 감수성 연기로 아낌없이 선보여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김지연(보나)은 어려운 상황에도 펜싱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강인함과 사랑스럽고 귀여운 매력을 넘나드는 ‘외유내강’ 고유림으로 열연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최현욱은 개성과 스타일이 남다른 패션 감각과 특유의 능청스러움에 기발한 재치를 더한 문지웅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호평을 얻었다. 이주명은 강단 있는 자신감부터 투철한 정의감, 다부진 성격까지 화끈함이 매력인 지승완을 시원하게 표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태리-남주혁-김지연(보나)-최현욱-이주명은 캐릭터와 착붙한 연기로 청춘의 모습을 변화무쌍하게 그려내며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인생드라마로 각인시켰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남긴 것 #2.
- 싱그러운 청춘 감수성을 이끌어낸 권도은 작가-정지현 감독의 ‘작감 케미’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불완전하지만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좌절과 고난에도 희망을 품고 다시 한 번 질주하는 청춘들의 생생한 여정을 섬세한 스토리로 써내려가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권도은 작가는 각 캐릭터들의 매력을 도드라지게 만든 감수성 깊은 대사와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진폭이 큰 ‘청춘 희로애락’을 맛깔나게 풀어냈다. 정지현 감독은 선명한 색감과 감각적인 연출로 싱그러운 ‘청춘 감성’을 극대화시켰는가 하면 시대의 특징을 잡아낸 다양한 요소들과 아름다운 풍광, 배경까지 세밀하게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펜싱 장면에서는 박진감 넘치고 역동적인 구성으로 몰입도를 고조시키며 풍성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에게 보는 맛을 선사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남긴 것 #3.
- 남녀노소 세대불문 공감을 불러일으킨 ‘청춘의 의미’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청춘’이라는 시절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를 선사했다. 무모할 정도로 질주하고 시련과 위기를 만나도 포기하지 않으며 희망과 용기를 가지면 해낼 수 있다는 청춘들의 모습은 현실의 시름에 지쳐가는 많은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불완전한 ‘청춘’이어서 가능한 성장통과 이를 딛고 한걸음씩 성장해나가는 청춘들의 도전이 떨림과 설렘을 일으키며 뭉클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안겼다. “사랑과 우정이 전부였던 시절, 그런 시절은 인생에서 아주 잠깐이다. 긴 인생을 빛나게 하는 건 그런 짧은 순간들이니까”라는 나희도의 대사처럼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기성세대에게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있던 추억들을 소환, 아련함을 건넸고 새로운 세대에게는 지금에 최선을 기울이게 만드는 ‘공감의 장’을 불러일으켰다.
제작사는 “배우들부터 제작진, 스태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작품을 만들었다. 그동안 아낌없는 응원과 뜨거운 사랑, 폭발적인 성원을 보내주신 시청자분들 덕분에 보람을 느끼고 기쁨을 누렸다”고 감사를 전하며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인해 찬란하게 빛났던 청춘에 대해 위로하고, 나아갈 인생에 대해 희망을 전할 수 있었으면 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모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2020년 드라마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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