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천일의 스캔들’, 권력에 빠진 천태만상 인간군상 [서랍 속 Film]

Movie

by 꿈꾸는 잡다구리 2020. 1. 29. 20:37

본문

320x100
반응형

영화 : '천일의 스캔들'

개봉 : 2008

장르 : 드라마, 멜로, 로맨스

등급 : 15세 관람가

러닝 : 115

감독 : 저스틴 채드윅

출연 : 나탈리 포트만, 스칼렛 요한슨, 에릭 바나, 짐 스터게스, 마크 라이런스

 

시놉시스 : 볼린 가의 아름다운 딸 앤 볼린(나탈리 포트만)은 영국의 국왕 헨리 8세를 유혹하여 권력과 명예를 얻으려 한다. 그러나 왕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동생 메리 볼린(스칼렛 요한슨). 왕은 당차고 도전적인 성격의 앤과 달리 순수함과 관능미를 가진 메리에게 빠져들고 그녀를 궁으로 불러들이게 된다. 메리는 집안의 이익과는 상관없이 왕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권력과 명예를 중요시하는 앤과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후 왕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 메리가 왕과의 동침이 불가능해지자, 동생에 대한 질투와 증오로 기회를 엿보던 앤은 동생을 밀어내고 왕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앤이 점차 다가올수록 그녀의 요부 같은 섹시미에 빠져드는 헨리 8세는 그녀를 갖기 위해 애를 쓰지만, 앤은 그와의 잠자리를 쉽게 허락하지 않고 더 큰 권력을 가진왕비가 되길 원하는데

 

(※ 이 글에는 영화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TMI 리뷰. 강력 스포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 앤 볼린과 메리 볼린극단으로 치우친 인간의 모습

아름다운 두 자매이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앤은 야심, 욕망의 결정체라면, 메리는 순종과 무소유의 결정체다. 영화의 비극 역시 앤의 욕망이 주요한 원인이 된다. 앤의 야심은 집안을 멸망으로 이끌어가는 도화선이 된다.

 

헨리8세에게 메리가 앤을 구해달라고 부탁할 때 했던 대사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메리는그녀는 나의 자매이자 나의 일부입니다.”라고 헨리 8세에게 말한다. 이 대사를 통해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앤과 메리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점이다.

 

하지만 둘이 함께 있을 때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눈치 채기 힘들다. 그만큼 두 사람은 함께 있음으로 인해 서로의 불완전함을 보완해주는 존재다. 앤의 욕망에 제동을 걸어준 인물이 메리였으며, 메리의 무소유 성향을 완화시키는 존재가 앤이다.

그렇기에 함께 했던 앤과 메리는 행복했다. 허나 서로의 불완전함을 지탱했던 두 사람은 한 남자로 인해서 갈라서게 된다. 이로 인해 비극이 시작된다.

 

인간의 모습도 앤과 메리와 같다. 욕망이 없다면 메리와 같은 답답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반대로 앤과 같이 너무 욕망에 집착하게 되면 스스로 파멸의 길을 자초하게 된다. 그로 인해 모든 도덕과 가치관을 파괴하게 된다. 그렇기에 영화는 앤과 메리를 통해서 극단에 치우친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다.

 

▶ 헨리 8쾌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진다

 

이 말처럼 인간은 쾌락에 순응하는 동물이다. 헨리 8세의 모습은 인간에 쾌락에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준다. 헨리 8세가 처음부터 쾌락에 빠진 건 아니다. 헨리는 앤의 모습에서 인간의 탐욕을 보게 되고 두 자매 중 메리를 택하게 된다. 헨리는 메리를 통해 자신만을 사랑하는 순수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헨리는 앤으로 인해 서서히 쾌락에 물들어 간다.

 

그 발단은 앤의 귀환이다. 프랑스로 쫓겨났던 앤은 메리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다시 돌아오게 된다. 헨리 앞에 다시 등장한 앤은 이전에 발랄했던 모습에서 한층 성숙해졌다. 앤은 쉽게 헨리에게 다가가지 않은 채 애를 태운다.

 

인간은 가질 수 없다면 더욱 갈구하게 된다. 헨리 역시 쉽게 가진 메리보다 손에 넣지 못하는 앤을 갖고자 한다. 이런 헨리의 욕망은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무서운 건 감각의 순응이다. 자극이 반복되면 자극에 무뎌지기 때문에 더 큰 자극을 원한다. 쾌락을 찾는 이들이 파멸로 이어지는 이유 또한 감각의 순응에 있다. 헨리 역시 더 강한 쾌락을 위해 앤과 변태적인 행위를 자행한다.

 

하지만 쾌락의 끝은 파멸이자 공허함이다. 영화 속 대사다음 날 아침이면 전날의 행위 때문에 괴로워한다라고 한 것처럼 헨리는 아침이 되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에 휩싸이게 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큰 결심을 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헨리는 괴로워하면서도 밤이면 쾌락에 빠져들고 만다. 사람은 누구나 쾌락에 쉽게 빠지지만 공허함이 찾아오면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고 나서 다시 죄책감이 퇴색되면 또다시 쾌락을 찾고 만다.

 

▶ 볼린 부모한국 부모의 자화상

영화의 배경은 왕위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15세기 영국이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당시에는 정략 결혼이 많았던 시기다. 앤과 메리의 아버지는 숙부의 야망에 동조해 신분 상승을 꾀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자식들을 이용한다. 눈 앞의 환상을 쫓는 나머지, 당장의 욕심에 급급해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

 

그나마 두 자매의 어머니는 시대의 흐름과 본질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어머니의 의견은 번번히 아버지에 의해 묵살당한다.

 

볼린 부모를 보면서 한국의 부모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부모가 되면 볼린 부모처럼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부모가 되지 않은 입장에서 본 볼린 부모이기에 조금은 비판적인 시선을 갖게 된다.

 

어떤 사회학자가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자식을 자신에 대한 대체품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식을 통한 신분 상승으로 인한 결과라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하루의 일과가 학원 투어다. 학교가 끝나면 최소 3개에서 많게는 5개가 넘는 학원을 다닌다. 아직 한글도 떼지 못한 갓난 아이가 영어 유치원을 다닌다.

 

‘내 자식은 더 많이 배우게 하겠다.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

 

이런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내재된 욕망이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자식의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욕망이 과해지면 앞 일이 뻔히 예상되는 잘못된 길임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달콤함에 보지 않으려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 숙부 - 권력이 뭐길래?

숙부는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인물이다.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밥그릇 안의 담긴 음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여동생 가족마저 이용한다. 시골에서 순수하게 살아가는 볼린 가족에게 정치의 맛을 보여준다. 두 자매의 아버지가 가진 욕망을 부채질해 정치판의 말로 사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숙부를 보면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앤을 재판하는 장면에서 숙부의 행동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신에게 도움이 됐던 앤이 자신의 입지를 흔들리게 하자 바로 버린다.

 

영화 속 숙부의 모습은 한국 정치인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정치인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정치인의 모습은 탐욕적이고 자기 밖에 모르는 인간이었다.

 

한 줄 평 : 천태만상 인간세상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