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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 욕 나오는 한국 장례 문화 [서랍 속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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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잡다구리 2020. 12. 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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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욕 나오는 한국 장례 문화 [서랍 속 Film]

 

영화 : '잔칫날'

개봉 : 2020

장르 : 드라마

등급 : 12세 관람가

러닝 : 108

감독 : 김록경

출연 : 하준, 소주연,

 

시놉시스 : 무명 MC 경만(하준)은 각종 행사 일을 하며 동생 경미(소주연)와 함께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를 간호 중이다. 하지만 갑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경만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비용조차 없는 빡빡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동생 몰래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으로 생신 축하연 행사를 간 경만은 남편을 잃은 후 웃음도 잃은 팔순의 어머니를 웃게 해달라는 일식(정인기)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재롱을 피운다. 가장 울고 싶은 날 가장 최선을 다해 환한 웃음을 지어야 하는 경만은 팔순 잔치에서 예기치 못한 소동에 휘말리며 발이 묶이게 된다. 한편 홀로 장례식장을 지키는 경미는 상주인 오빠의 부재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주변의 잔소리만 듣게 되는데

 

(※ 이 글에는 영화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TMI 리뷰. 강력 스포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독특한 한국 장례 문화의 민낯

 

타인의 상갓집을 가는 경우가 있어도 자신이 직접 장례를 치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조부모가 돌아가시거나 부모가 돌아가시는 경우가 아니라면 낯선 장례 문화다. 문제는 그런 익숙하지 않은 장례 문화에 온갖 허례허식이 가득하다는 거다. 더구나 상갓집도 돈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 그런 현실을 잔칫날이 보여준다.

 

죽음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는 건 개소리다. 경만에게 장례식장 직원은 장례식장에 오는 손님에게 대접할 음식을 어떤 것으로 거냐고 사무적으로 묻는다. 금액에 따라서 달라지는 음식의 그리고 제단 장식을 어떤 걸로 건지수의를 뭘로 할지그러면서 장례식 비용이 적힌 서류를 무심하게 건넨다.

 

더구나 사람 하나 없는 경만의 장례식장과 일식의 장례식장이 비교가 된다. 줄지어진 조화, VIP, 3단으로 꾸며진 제단이 경만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형식적인 조문, 위로 없는 인사

 

가족을 떠나 보내는 것이야 말로 당사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런 스트레스 속에 조문을 온 이들의 태도는 스트레스를 더욱 부추긴다. 꼭 장례식장 가서 사사건건 참견하는 꼴불견이 있지 않나. 그리고 원래 이래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래 놓고선 자기가 말한 대로 하지 않으면 불효자니 어쩌니 욕하는 모습들.

 

경만의 친구들은 부조를 얼마를 할지같이 계를 하지 않은 경만에게 조화를 할지 말지를 두고 고민을 한다. 더구나 경만이 어떤 감정인지 안중에도 없이 각자 자기 말만 하기 바쁘다. 마치 경만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기회에 오랜만에 보여 회포를 푸는 듯하다. 거기다 친구는 상갓집에 경만의 사촌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하며 경미에게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기까지 한다. 친구들은 경미에게 카드를 사오라고 시켜 도박을 한다.

 

고모들은 남매를 도와주기 보다는 상황도 모른 간섭을 하며 자리를 비운 경만을 욕하기 바쁘다상갓집에 머릿고기가 없는 말이 되느냐고 하고 조문객이 절할 곡소리를 내라며 가르친다. 실컷 경만 욕을 하다가 절을 하는 순간 곡소리를 내며 고인을 위하는 척하는 위선의 모습이 역겹기까지 하다. 그러나 잔칫날 모습은 마냥 허구가 아닌 실제 장례식장에서 종종 목격되기에 씁쓸함을 남긴다.

 

 

인생은 아이러니

 

가장 슬픈 날, 누군가의 기쁨을 위해 웃어야 한다. 이게 잔칫날의 기본 토대다. 근데 현실에서도 이런 상황이 참 많다. 그 근원에는 돈이다. 돈을 벌어야 해서, 먹고 살아야 하기에 등등으로 자신의 감정을 포기하고 일상 생활을 보내야 하는 이들이 많다. 결국 감정도 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사치가 된 현실. 아이러니한 인생을 보여주는 잔칫날이다. 아버지의 가는 마지막 길 좋은 수의라도 하고 싶은 경만의 마음, 이를 위해 아버지의 장례를 두고 행사를 선택한 경만의 심경을 어느 정도 헤아릴 있다.

 

경만은 지방으로 팔순 잔치 행사를 가서 웃음을 잃은 자신의 노모를 웃게 해달라는 일식의 부탁을 받는다잔치를 준비하는 동네 사람들 역시 효자인 일식이 노모가 웃는 모습을 보면 돈을 챙겨 테니 거듭 부탁을 한다일식의 부탁으로 얼마전 돌아가신 일식의 아버지가 입은 옷을 입고 재롱을 부린 경만은 노모를 웃게 만든다. 하지만 노모는 여보라고 말을 하고는 그대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는 펼쳐지는 답답한 상황들.

 

행복하다 느낀 순간 찾아온 노모의 죽음. 행복과 슬픔, 삶과 죽음, 이러한 개념은 동떨어진 게 아닌 동전의 양면과 같아 늘 곁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공교롭게도 온갖 상처를 받은 경만을 위로한 건 일식이다. 례식장을 지키지 못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병간호를 했지만 아버지와의 추억을 만들지 못한 후회를 내뱉는 경만.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방치했다가 잔칫날 효도하겠다고 나선 일식. 각자의 후회와 미련을 서로 쏟아내며 위로를 한다.

 

한 줄 평 : 돈 없으면 감정 누리는 것도 사치인 시대,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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