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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파파야 향기’ – 잔잔한, 그리고 짝사랑 [서랍 속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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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잡다구리 2020. 12. 19.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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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파파야 향기’ – 잔잔한, 그리고 짝사랑 [서랍 속 Film]

 

 

 

 

영화 : '그린 파파야 향기'

개봉 : 1993

장르 : 드라마

등급 : 12세 관람가

러닝 : 104

감독 : 트란 안 훙

출연 : 트란 누 엔 케, 만 상 루

 

시놉시스 : 1950년대 사이공, 부자집 하녀로 들어간 10살 시골소녀 무이는 그녀 또래의 말을 잃은 안주인의 보살핌으로 어렵지 않게 도시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주인아저씨의 무기력하고 나태한 태도로 집안은 서서히 기울어져간다. 10년후 무이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주인인 다른 가정으로 보내지고, 무이의 순수함에 끌린 그는 무이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서로는 격정적이지는 않지만 서서히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신분이 다른 두사람이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주인은 무이에게 접근한다.

 

(※ 이 글에는 영화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TMI 리뷰. 강력 스포 리뷰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린 파파야 향기라는 영화는 어찌 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다. 지루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영화기도 하다. 베트남의 한 가정을 카메라에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는 카메라 기법이 조금 특이하다. 보통 줌인, 줌아웃을 통해 카메라 무빙이 이뤄지는데 이 영화는 카메라의 시선이 옆으로 흐른다. 이러한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 인물들도 똑같이 움직인다. 반면 개미, 개구리, 귀뚜라미 등 사람이 아닌 작은 동물, 곤충 등을 클로즈업 시켜 관객에게 보여준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이가 처음 시종 일을 하기 위해서 한 가정집에 들어오는 장면을 시작으로 그 집의 가장이 죽는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그 일이 있은 후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의 무이의 모습이다.

 

영화에서는 무이의 성장을 옷의 색으로 보여준다. 어릴 때는 녹색 옷을 입고 있다가 10년 후에는 빨간 색 옷을 입고 있다. 이는 어린 시절의 아무 것도 모르는 청순한 소녀의 모습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 무이의 달라진 심경을 옷의 색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특히 무이가 쿠엔이라는 주인님 아들의 친구에게 음식을 나를 때에 녹색 옷이 아닌 옷을 입고 있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나이를 초월한다고 이야기한다. 탄이라는 늙은 노인은 자신의 주인의 어머니인 노마님을 잊지 못해서 무이에게 안부를 묻는다. 이를 통해 늙은이가 되었든 젊은이가 되었든 누구에게나 사랑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이가 일하는 집의 막내인 틴은 무이를 무던히도 괴롭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어린 시절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 되려 더 괴롭히는 남자아이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영화에서는 영상미와 대사를 잘 보여준다. 그린 파파야 향기는 처음에는 무이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에는 말보다는 행동과 카메라의 이동. 그리고 배경음악으로 많은 것을 표현한다. 마치 아이가 성숙해지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면서 짝사랑을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대한 무이의 심정처럼 느껴진다.

 

램이라는 주인집의 둘째 아들은 신경질이 나면 촛농을 지나가는 개미에게 떨어뜨린다. 그 뿐 아니라 촛농을 떨어뜨림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은 개미를 잔인하게 손으로 눌러 죽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틴 역시 무이를 놀리기 위해서 도마뱀의 목을 묶어서 장대에 매달아 버린다. 하지만 무이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개미를 구경하고 더운 날 개구리에게 물을 뿌려준다. 그리고 깨진 항아리에서 나오지 못하는 귀뚜라미를 키운다. 특히 파파야를 쪼갠 무이가 그 안에 있는 씨를 보고 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느긋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집이나 골목 등의 장소가 한정적이긴 하나 베트남의 아름다움과 여유가 담겨 있다. 특히 사람들의 여유로움 이라든지 비가 오는 장면들이 인상 깊다. 영화 초반에 베트남의 요리가 자주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베트남의 음식을 너무나 먹음직스럽게 보여주어서 한번쯤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 후반 쿠엔과 무이가 숨바꼭질을 하는 장면은 아무런 대사가 없음에도 적절한 긴장감과 아름다움. 서로가 사랑을 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인상에 남는다.

 

한 줄 평 : 잔잔한, 그리고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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