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법정물, 복수, 범죄, 디스토피아, 피카레스크, 드라마
시청등급 : 15세 이상
편성 : (부작)
제작사 : 스튜디오 드래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제작 : 김우택, 장경익
연출 : 최정규, 나지현
음악 : 정세린
극본 : 문유석
출연 : 지성, 김민정, 진영, 박규영, 안내상, 김재경, 장영남, 백현진, 정애연, 주석태, 전채은, 윤예희, 이소영, 이기택, 남성진, 홍서준, 이서환, 이화룡, 정재성, 박형수, 차건우, 문동혁, 정은표, 이해운,
1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3일
시청률 : 5.5%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에 상륙한 새로운 사법 개혁인 라이브 법정 쇼의 첫 시행이 그려지면서 본색을 드러내는 재판장 강요한(지성 분)과 그의 행적을 파헤치는 배석판사 김가온(진영 분)의 비밀스러운 미션으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졌다.
강요한은 전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고 그 선택이 재판 결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민시범재판’을 안착시키며 첫 케이스로 시골 마을에 사는 어린아이와 노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JU케미컬 공장의 독성폐수 유출 사고를 채택했다.
김가온과 대법관 민정호(안내상 분)는 대중의 공분을 산 사건을 택한 것에 의문을 품고 내막을 은밀히 조사하기 시작, ‘국민시범재판’ 시행에 힘을 실어준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검사 시절 스폰서가 이번 재판의 피고인인 JU케미컬 회장 주일도(정재성 분)란 사실을 알아냈다. 김가온은 스폰서 관계인 주일도가 심판대에 올려지는 것을 막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는 차경희의 수상한 행보와 그동안 강요한에게서 묘하게 느꼈던 섬뜩함을 떠올리며 첫 재판에 의구심을 키워나갔다.
‘국민시범재판’ 첫 케이스 선정에 의문을 표한 것은 김가온 뿐만이 아니었다.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정선아(김민정 분)도 차경희를 찾아가 좀 더 무난한 사건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 것. 차경희는 모욕적인 언사로 오히려 정선아에게 경멸감을 줘 과연 이 첫 재판에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점점 궁금증을 치솟게 했다.
서막을 연 ‘국민시범재판’은 인자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강요한과 그를 날카롭게 주시하는 김가온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대기업이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안전 박사’라는 새로운 증인의 양심 고백을 기점으로 판도가 달라지기 시작, 마치 기다렸다는 듯 피고인 주일도를 서서히 옥좨는 강요한의 압박 심문과 함께 극적 반전이 펼쳐졌다.
특히 머릿속이 하얘진 주일도를 매섭게 몰아붙이는 강요한의 확 바뀐 태도와 동시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죄 그래프는 안방의 몰입도를 극한으로 치닫게 했다. 재판 결과 역시 5년형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새로운 조항을 근거로 금고 235년을 선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과 통쾌함으로 재판을 관전하던 국민들은 물론 안방 시청자들까지 전율케 했다.
드디어 어두운 세상에도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의 장막을 거두려던 찰나 김가온은 피해자 가족을 따스하게 안아주는 강요한에게서 하품 섞인 눈물을 포착, 그의 소름 돋는 면면을 다시금 절감했다. 속내를 꿰뚫어보려는 듯 서로를 응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앞으로 치열하게 부딪힐 이들의 대립을 암시했다.
방송 말미 강요한이 화재 현장 속 김가온과 똑 닮은 모습을 한 남자와 마주 선 장면이 그려지면서 마무리, 아직 밝혀지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남겼다.
이처럼 ‘악마판사’ 첫 회는 라이브 법정 쇼의 개막을 통해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난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과 수수께끼같은 판사 강요한의 수상쩍은 행보를 그리며 강렬하게 포문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허를 찌르는 스토리로 질주하는 문유석 작가의 필력과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미로 긴장을 점증시킨 최정규 감독의 연출, 캐릭터와 하나 된 배우들의 호연까지 꽉 채워져 있었다.
2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4일
시청률 : 5%
범재판부 배석판사 김가온(진영 분)과 광역수사대 형사 윤수현(박규영 분)이 ‘국민시범재판’에 의문을 품고 강요한(지성 분)의 실체를 파헤치는 전개가 펼쳐졌다.
김가온은 ‘국민시범재판’에서 양심 고백을 했던 증인의 행동과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전개된 재판 과정이 어딘가 석연치 않음을 느꼈다. 곧장 강요한에게 따져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재판을 하나의 ‘입증 게임’으로 치부하는 강요한의 비릿한 말뿐이었다.
정의 실현은 물론 도저히 인간다움이라곤 느껴지지 않은 강요한에게서 환멸을 느낀 김가온은 친구 윤수현과 함께 강요한을 뒷조사하기 시작, 커뮤니티에서 “강요한 그 인간은 악마에요”란 수상한 댓글을 포착해냈다.
댓글을 쓴 사람은 성당의 신부로 그가 밝힌 강요한의 초등학교 시절 일화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에 따르면 어린 강요한은 교실에 들어온 새를 망설임 없이 내리치는 잔인함은 물론 부유한 집안 아이들의 물건을 숨겨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의심하도록 유도, 똘똘 뭉쳐 자신을 괴롭혔던 반 전체 아이들의 관계를 힘들이지 않고 부숴버린 것.
무엇보다 어린아이가 만든 상황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사람의 심리를 탁월하게 이용할 줄 아는 영악함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어린 강요한을 떠올리며 치를 떠는 신부의 목소리와 차경희(장영남 분)의 아들이자 도심을 마구잡이로 들쑤시던 고삐 풀린 운전자 이영민(문동혁 분)을 악랄하게 괴롭혀놓고 천연덕스럽게 인사하는 강요한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보는 이들을 더욱 깊이 몰입시켰다.
그런가 하면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정선아(김민정 분)는 서민의 손을 들어준 통쾌한 판결로 온 국민의 찬양을 받는 스타판사 강요한에게 서서히 접근했다. 자선 패션쇼에서 함께 춤을 춘 두 사람은 겉보기엔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 같아 보였지만 그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특히 매혹적으로 다가가는 정선아의 묘한 호기심과 조금의 틈을 주지 않으려는 강요한의 경계심이 뒤엉킨 이들의 대화는 공격 전 몸을 잔뜩 웅크린 맹수의 모습이 엿보여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앞날을 예고했다.
한편, 방송 말미 강요한과 김가온이 언쟁을 벌이려던 중 갑자기 폭탄이 폭발했고 아수라장이 된 강요한의 사무실 전경이 그려졌다. 터진 스프링클러를 온몸으로 맞은 채 의식을 잃은 김가온을 데리고 걸어나오는 강요한의 모습으로 마무리, 파격적인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마지막까지 사로잡았다.
이처럼 ‘악마판사’는 수수께끼 같은 판사 강요한의 과거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국민시범재판’의 대흥행으로 지각변동이 시작된 디스토피아 세상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3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10일
시청률 : 5.5%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아들 이영민(문동혁 분)을 시범재판에 회부한 재판장 강요한(지성 분)의 빅피처가 전개됐다.
강요한은 시범재판부 판사실 폭발물 테러 사건에 대해 시범재판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여기며 다음 재판은 약자에 대한 권력과 폭행을 일삼는 권력층 자제에 대한 재판으로 차경희 장관의 아들인 이영민을 피고인으로 지목했다. 쉽지 않은 재판이 될 것임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그는 “똥개가 짖어대도 기차는 갑니다”라며 거침없는 언행으로 응수했다.
앞서 강요한은 첫 재판에서 차경희의 검사 시절 스폰서에게 235년형을 선고해 그녀의 뒷목을 붙잡게 한 바, 아들 이영민을 다음 타깃으로 삼았다는 사실은 그녀를 향한 전면전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차경희는 모든 피해자들로부터 강제 합의서를 받아내 재판의 종결을 꾀했지만 칼자루를 쥔 강요한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상습폭행은 피해자 합의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시켜 전 국민을 상대로 실시간 제보를 받아낸 것. 방송 화면은 그동안 이영민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제보 영상들로 도배됐고 강요한은 기세를 몰아 단순폭행에서 상습폭행으로 공소장을 변경 요청했다.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권력층 자제의 재판을 국민의 힘을 빌려 성사시킨 강요한의 힘은 가히 위협적이었다. 특히 ‘국민시범재판’을 온전히 자신의 무대로 만들어가는 그의 행보는 다음 타깃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한편, 판사실 폭발물 테러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배석판사 김가온(진영 분)은 강요한의 저택에 머물면서 강요한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 그 중 ‘막대한 유산의 상속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환영받지 못한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에게 끔찍한 학대를 받아온 배경은 강요한의 냉혈한 성격에 대한 이해와 연민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김가온은 강요한의 죽은 이복형이자 자신과 무척 닮은 강이삭(진영 분)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저택에 묻힌 숨은 비밀에도 한발 다가섰다. 강요한의 유모 지영옥(윤예희 분)은 어릴 적부터 남달랐던 강요한의 잔혹성을 고백하면서 과거 강요한을 학대한 아버지가 죽고 난 후 한 달 뒤에 성당 화재 사건으로 형 강이삭이 목숨을 잃었다며 강이삭의 죽음과 강요한의 연관성을 추론해 그의 실체를 향한 의심의 날을 바짝 세우게 했다.
이렇듯 ‘악마판사’ 3회에서는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요한의 재판은 물론 그의 끔찍한 과거사를 그리며 선과 악의 경계선에 서 있는 강요한의 좌표가 대체 어디쯤일지 그 실체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키웠다. 더불어 유일하게 친절을 베푼 형 강이삭과 똑 닮은 김가온을 굳이 자신의 울타리에 들여 관찰하는 강요한의 행동에는 어떤 꿍꿍이가 있을지 다음 방송이 더욱 기다려진다.
4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11일
시청률 : 6.2%
성당 화재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면서 대저택에 봉인된 강요한(지성 분)의 비극적인 가족사가 벗겨졌다.
김가온(진영 분)은 강요한의 이복(異腹) 형 강이삭(진영 분)이 성당 화재 사건에서 죽게 된 이유를 강요한과 연관짓는 유모의 말에 혼란을 느꼈다. 인간성이 결여된 위선자에서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은 피해자, 그리고 형의 죽음에 얽혀 의심을 받는 자까지 강요한에 대한 김가온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져갔다.
김가온은 ‘국민시범재판’ 두 번째 케이스에서 강요한의 잔혹성을 한 번 더 체감했다. 강요한이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아들 이영민(문동혁 분)을 기어코 상습 폭행범으로 단두대에 올려세운 뒤 ‘사랑의 매’ 태형 30대라는 충격적인 형벌로 재판을 종결한 것.
태형을 받으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영민의 모습이 날 것으로 생중계되자 누군가는 끔찍한 현장을 바로 보지 못했고 누군가는 박수를 치며 포효했다. 이영민의 찢어질 듯한 비명 소리와 시민들의 광기(狂氣) 서린 환호성이 뒤섞인 그곳은 디스토피아 그 자체였다.
강요한의 잔인함에 분노한 김가온은 “당신 형도 그래서 죽인 거야?”라며 자극했고 평정심이 깨진 강요한은 죽일 듯한 기세로 김가온의 목을 졸랐다. 그리고 “뭐가 진짜 잔인한 건지 알아?”라고 내뱉은 강요한의 모습 뒤로 악몽같던 10년 전 성당 화재 사건의 전말이 펼쳐졌다.
강요한의 기억 속 10년 전 그날은 강이삭이 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유산을 사회적 책임재단에 전액 기부하는 협약식이 진행중이었다. 재단 이사장 서정학(정인겸 분)과 대통령 허중세(백현진 분)와 영부인, 차경희 장관 부부, 민보그룹, 사람미디어그룹 회장 내외 등 지금의 권력 카르텔인 재단 인사들이 총출동한 자리였다.
미사를 드리는 도중 시작된 불길은 성당을 순식간에 잠식했고 성당 안은 탈출하기 위해 앞다투어 문으로 향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그 중 제 한 몸 살고자 강이삭의 어린 딸 엘리야(전채은 분)를 짓누르며 달려 나가는 차경희의 모습은 강요한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혔다.
불타는 기둥에 깔려버린 형에게 강요한은 구하러 돌아올 것을 약속했지만 결국 강요한과 엘리야만이 살아남았다. 성당 밖에는 응급환자를 두고 멀쩡한 몸으로 응급차를 차지한 허중세 부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민보그룹 회장 등 재단 인사들의 갖가지 행태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이날을 잊지 않으려는 듯 그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담은 강요한의 눈에는 환멸에 가득 찬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렇듯 ‘악마판사’ 4회는 강요한과 재단 인사들 사이에 얽혀진 성당 화재 사건의 전말과 함께 충격과 공포의 ‘국민시범재판’ 두 번째 케이스가 전개되면서 인간에 대한 증오를 키우고 그로 인해 뒤틀린 정의가 심어진 강요한의 배경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정의 실현이라는 명분으로 ‘국민시범재판’을 통해 차경희의 숨통을 조여가는 상황은 그날 화재 사건에 있었던 재단 인사들에 대한 강요한의 경고이자 빅피처가 아니었을지 무한 상상을 자극한다.
한편,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 정선아(김민정 분)의 반전도 눈길을 끌었다. 이사장을 폭력과 폭언으로 제압한 그녀가 사회적 책임재단의 실질적인 권력자란 사실이 드러난 것. 이에 재단의 뜻이 곧 정선아의 뜻인 가운데 그녀가 어떤 마수를 뻗을지 점점 궁금해지는 상황.
5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17일
시청률 : 5.9%
강요한(지성 분)과 정선아(김민정 분)의 첨예한 대립과 함께 과거 인연이 밝혀지는 흥미진진한 전개가 펼쳐졌다.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아들 이영민(문동혁)이 태형 30대를 선고받은 후 디스토피아 사회에는 작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대다수가 이영민을 엄벌해야 한다고 투표했지만 형 집행을 생중계로 보자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다’라는 반응이 생겨났기 때문. 일각에서는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하며 광적으로 열광하는 무리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반응을 캐치한 정선아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인 차경희에게 접근, “상상할 때 속 시원한거랑 진짜 그 꼴을 보는 건 다르다”라며 강요한을 딜레마에 빠트릴 묘수를 제시했다. 강요한이 금고 235년, 태형 30대 등 가혹한 형벌을 선고해왔던 것을 역이용해 검찰이 그보다 더한 형벌을 선수 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보기로 한 것.
정선아와 차경희는 상습적인 성폭행 피의자로 기소된 톱배우를 ‘국민시범재판’에 올려세운 뒤 검사가 징역 20년과 성 충동 제거 치료 명령인 물리적 거세를 신청하도록 했다. 강요한은 시범재판에 회부할 사건이 검찰 입맛에 맞는 케이스로 진행된 점, 검찰 측이 예상밖에 초강수를 둔 점, 결정적으로 법정에 정선아가 들어선 모습을 포착하면서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노림수임을 알아챘다.
정선아는 만약 강요한이 검찰 측의 요구대로 물리적 거세를 선고한다면 그의 재판이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라는 평에 힘을 싣게 될 것이고, 대중을 의식해 반대한다면 더 센 걸 기대하는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임을 내다봤다. 어떤 선택을 해도 악수로 작용할 정선아의 덫은 국민적 신망을 얻고 있는 강요한에겐 가히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정선아가 만들어놓은 선택지에 강요한이 택한 답은 없었다. 강요한은 징역 20년이라는 검찰 측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는 대신 상습 성범죄자들이 수용된 미국 교도소에서 20년을 복역할 것을 선고했다. 또 한 번 허를 찌른 판결은 악인에게 가차 없이 형을 내리는 시범재판의 특성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물리적 거세’란 잔혹한 형벌에만 초점이 맞춰진 시선을 잠재웠다.
환호성을 지르는 방청객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는 강요한은 구석에 앉아있던 정선아를 향해 매서운 시선을 보냈다. 경고의 뜻이 가득 담긴 눈빛을 바로 보는 정선아의 표정 역시 싸늘했다. 그리고 방송 말미, 강요한을 납치해 자신이 대저택에서 일했던 어린 하녀임을 밝힌 정선아의 행동은 극의 긴장과 몰입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한편, 김가온(진영 분)은 강요한 곁에 설 것인지, 앞을 막아설 것인지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그가 겪은 강요한은 충분히 위험한 인물이지만 그보다 더한 재단 인사들의 민낯을 알게 되면서 더욱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김가온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 선택에 따라 어떤 변화가 일게 될지에도 궁금증이 모아진다.
이렇듯 ‘악마판사’ 5회는 악(惡)의 양대축인 강요한과 정선아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한층 더 쫄깃한 재미로 다가서고 있다. 특히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움직일 줄 아는 두 사람이 제대로 적수를 만난 듯 펼치는 수 싸움은 더 치열해질 이들의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6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18일
시청률 : 6%
이날 방송에서는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정선아(김민정 분)와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계속되는 공작 속에서 재단 사업의 비리가 있음을 만천하에 알린 강요한(지성 분)의 카운터 펀치로 안방에 뜨거운 쾌감을 일으켰다.
강요한은 정선아가 과거 저택에서 일했던 어린 하녀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정선아란 인물이 생각보다 더 위험한 자임을 절감했다. 거짓말도 잘하고 탐나는 물건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훔쳤던 그 어린 하녀가 오랫동안 정체를 숨긴 채 자신의 주위를 계속 배회하고 있었다는 건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
결박된 강요한을 한껏 희롱한 정선아는 재단의 꿈터전 사업에는 관심을 갖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에 강요한은 아무것도 지킬 게 없으니 협박은 소용없다며 도발했고 그 순간 정선아의 눈에는 반드시 소중한 것을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무서운 집념이 이글거렸다.
그런 가운데 강요한의 증인 매수를 의심해 주일도(정재성 분) 사건의 증인 장기현(차건우 분)을 끈질기게 추적한 광역수사대 형사 윤수현(박규영 분)은 장기현의 계좌에 거액이 입금된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장기현은 돌연 자취를 감췄고 윤수현은 집 안에서 확보한 낡은 통장을 빼앗긴 채 괴한으로부터 피습을 당하고 말았다.
윤수현을 막으려 한 자가 과연 누구일지 궁금증이 증폭될 때쯤 뉴스에서는 강요한이 장기현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기자회견이 보도됐다. “금품을 대가로 위증을 교사한 것이라면 심각한 범죄다”라고 말하는 차경희에게선 의기양양한 기세가 느껴졌다. 같은 시간 역시 뉴스를 보던 정선아는 때마침 심복과 통화하며 “지금 보고 있어. 수고했어”라고 말해 결국 그녀들이 벌인 짓임을 짐작케 했다.
강요한은 법정에 올라 모든 의혹을 시인했다. 곳곳에서는 실망한 이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고 재단 인사들만이 쾌재를 부르며 관전했다. 그러나 그 순간 사라진 장기현이 등장, 공장에서 해고돼 생계가 어려워진 자신을 도와준 것이라 고백하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됐다.
침통한 표정으로 일관한 강요한은 ”법관으로서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때를 놓치지 않고 대중의 감정을 교묘하게 자극했다. 이어 스스로 심판대 올라 전국민에게 신임 여부를 묻기까지 했다. 한 편의 쇼처럼 극적으로 펼쳐진 증인 위증 교사 의혹은 그에게 치명적인 오점이 아닌 반대급부로 청렴하고 인간적인 판사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이 기세를 몰아 강요한은 사회적 책임재단의 핵심 사업이자 온 국민을 상대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는 꿈터전 사업으로 대중의 시선을 옮겼다. 꿈터전 사업의 핵심 인사인 5인방의 면면을 공개한 그는 성금과 사업의 진짜 목적을 제보한 이에게 사재로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 어느 누구도 감히 상상해보지 못한 재단 사업을 향한 의구심을 싹 틔웠다.
순식간에 휘몰아친 재앙에 재단 인사들은 패닉에 빠졌고 정선아만이 흥미롭다는 듯 묘한 미소를 띄웠다. 충격과 혼돈으로 점철된 재단의 모습을 끝으로 이날 방송은 마무리 됐다.
이처럼 ‘악마판사’ 6회에서는 정선아가 파놓은 함정을 역이용해 국민의 신임을 공고히 하고 권력 카르텔에 초강수를 둔 강요한의 행보를 보여주며 짜릿한 전개를 펼쳤다. 이에 정선아와 재단 인사들이 어떤 반격을 행할지 궁금해지는 상황.
7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24일
시청률 : 5.6%
정의와 원칙을 따르던 김가온(진영 분)에게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 강요한(지성 분)부터 사회적 책임재단 이사장을 살해하고 스스로 왕좌에 오른 정선아(김민정 분)까지 충격과 혼란에 휩싸인 디스토피아가 그려졌다.
강요한은 지난 역병 후 공격적으로 자선 사업을 키운 재단이 재난 구호가 아닌 홍보에 역점을 둔 것에 주목, 미디어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미지를 팔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정권 장악 후 본전 회수 이상을 노린 재단 인사들이 대대적으로 시행한 꿈터전 사업의 실상은 노숙자, 빈민층, 사회 불만 세력들을 가둘 집단 수용시설일 것이라 추론했다.
이에 김가온이 강요한의 싸움을 돕기로 나선 가운데 이들은 다음 목표인 재단 인사들의 분열 조장에 돌입했다. 사람 심리를 조종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강요한은 그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손쉽게 분위기를 휘저었고 그 수를 읽고 동요하지 않은 것은 정선아 뿐이었다.
재단 인사들을 코너로 몰아넣은 강요한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거짓으로 판을 키웠다. 있지도 않은 재단 내부 회계자료를 입수했다고 말한 것은 물론 제대로 된 비리 제보가 없었음에도 제보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거짓을 알렸다. 재단 인사들이 은밀하게 자료들을 넘긴 현장은 사진으로 남겨 공개, 신빙성에 힘을 실었다. 자료가 가짜이든 진짜이든 중요한 것은 ‘정말 무언가가 있구나’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기에 자기만 살겠다며 서로의 약점을 내놓은 재단 인사들의 행태는 강요한에게 유용한 떡밥을 제공해준 셈이었다.
대중을 선동하는 도구에는 김가온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요한은 원칙주의자 이미지를 가진 김가온 역시 한 사기범의 피해자임을 어필, 국민들의 감정자극제로 이용했다. 김가온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성향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신의 상처를 이용한 것도 모자라 대국민 사기극에 끌어들인 것에 환멸을 넘어 혐오의 감정을 느꼈다.
“판사는 법대로 할 때 제일 힘이 있는 겁니다”라고 했던 김가온이 온갖 거짓으로 점철된 기자회견에 분노하자 강요한은 그의 신념마저 뒤흔들게 만들었다. 법의 준엄한 심판 끝에 징역 17년을 받은 부모님의 사기꾼이 엉뚱한 수감자로 갈음된 현장을 보여준 것. 그가 굳게 믿어온 법과 원칙이란 시스템은 권력 앞에 한없이 초라할 뿐이었다. 외면하고 싶을 만큼 지독한 디스토피아의 민낯을 본 김가온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마구 토해내며 오열했다.
한편, 정선아는 혼란에 휩싸인 재단 인사들에게 이 논란을 잠재울 카드로 온 국민이 존경하는 이사장 서정학(정인겸 분)의 죽음을 내세웠다. “넌 명예롭게 서 선생님으로 가는 거야”라며 죽어가는 서정학의 가슴을 칼로 더욱 깊게 쑤시는 정선아에게선 마침내 그와의 지독한 사슬을 끊어냈다는 울분과 희열이 공존했다.
결국 재단의 비리 의혹은 내부 직원들의 소행이며 서정학은 모든 십자가를 지고 자결한 것으로 정리, 신임 이사장 자리는 정선아가 차지하며 이날 방송이 마무리됐다.
이렇듯 ‘악마판사’ 7회는 국가를 상대로 던진 강요한의 초강수를 ‘서정학의 명예로운 죽음’이라는 패로 맞받아친 정선아의 소름 돋는 시나리오로 매듭지어졌다. 이에 불 꺼진 의혹을 강요한은 어떻게 되살릴지, 더불어 거대한 권력 앞에 무력한 시스템을 보며 패닉에 빠진 김가온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궁금해지는 상황.
8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25일
시청률 : 5.4%
정의를 향한 순수한 믿음을 짓밟힌 김가온(진영 분)이 강요한(지성 분)을 따라 현실과 싸우기로 결심,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먼저 꿈터전 사업 기부금 횡령 의혹으로 패닉에 빠진 재단 인사들은 서정학(정인겸 분) 이사장을 거국적인 순국자로 포장해 의혹을 덮고 재단을 향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을 반 정부 세력에 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쟁취한 정선아(김민정 분)가 주재자로 존재했다.
이런 상황 속 김가온은 부모님의 사기꾼이 있어야 할 교도소에 버젓이 다른 사람이 수감된 모습을 확인, 보고도 못 믿을 상황에 울분을 토해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신을 회유하는 듯한 강요한의 행동에도 의심의 촉을 세웠다. 그 역시 목적을 위해서라면 남의 상처를 이용할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
강요한은 “현실에 정의 따윈 없어. 게임만 있을 뿐이야. 그것도 지독하게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세상을 움직이는 권력자들을 상대로 원칙과 절차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무력한 일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예전이라면 강요한의 이런 태도를 경멸했을 김가온이었지만 이 순간 그에게선 동조하는 서글픈 눈빛이 감돌았다.
재단 인사들을 향한 분노, 죽은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 강요한에 대한 의심, 사라진 사기꾼 도영춘(정은표 분)의 행방과 진실 등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김가온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여기에 시범재판부를 해체 시킬 계획을 밝히며 직접 나서달라 부탁하는 대법관 민정호(안내상 분)까지 가세, 선택의 순간이 점점 다가왔다.
김가온의 흔들리는 심리를 간파한 강요한은 자신을 돕고 있는 조력자들을 소개하며 그를 전쟁터에 더 깊숙이 끌어들였다. 차경희(장영남 분) 법무부 장관의 강압 수사로 아버지를 잃은 K(이기택 분)를 비롯해 주일도(정재성 분) 회장의 변호사 고인국(박형수 분), 이영민(문동혁 분) 사건의 첫 실시간 제보자 한소윤(천영민 분), 광역수사대 팀장 조민성(김문찬 분) 등 조력자라는 자들은 모두 ‘국민시범재판’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인물이자 저마다 과거 불합리한 판결에 상처를 입은 자들이었다.
국가로부터 쓰린 상처를 받은 만큼 국가를 상대로 싸우려는 이들의 의지는 김가온이 생각한 것보다 더 단단했다. 진정 재단 인사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법과 정의를 무시해야만 하는 것인지 김가온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져갔다. 하지만 사기꾼 도영춘의 범죄수익 행방과 차경희(장영남 분)의 미심쩍은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족쇄 같았던 고민을 마침내 끝냈다.
김가온은 여전히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장본인을 시범재판과 강요한의 선동으로 돌리는 민정호에게 애초에 불합리만 처벌을 내리며 국민들 가슴 속에 응어리를 만든 국가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어차피 현실에 정의 따위 없고, 게임만 있을 뿐이라면...이기는 게임을 하고 싶네요. 저도”라며 강요한 곁에 설 것을 고했다.
이처럼 ‘악마판사’ 8회는 현실을 직시하고 강요한과 뜻을 같이 하기로 한 김가온이 신념을 내려놓고 싸우기로 결심한 모습을 그리면서 더욱 첨예해질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강요한과 김가온은 국가 권력 카르텔을 어떤 방식으로 상대할지 다음 방송이 기다려진다.
한편, 사회 곳곳에서는 ‘우리가 권력이다’를 외치며 무고한 시민들을 폭행하는 강요한의 추종 세력들이 눈에 띄기 시작, 새로운 긴장감을 형성했다. 앞서 이영민에게 태형 30대를 선고한 이후 태형을 흉내 내는 어린이들이 포착된 바, 디스토피아의 불길한 변화가 시작된 것인지 궁금해지는 상황.
9회
방송 날짜 : 2021년 7월 31일
시청률 : 4.7%
김가온(진영 분)의 부모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수천억대 사기꾼이자 사라진 죄수 도영춘(정은표 분)의 통쾌한 참교육으로 안방을 장악했다.
강요한(지성 분)과 김가온은 교도소에 있어야 할 죄수 도영춘을 빼돌린 자를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가 벌인 짓으로 짐작했다. 그녀가 장관직에 임명된 시기와 그녀의 남편 회사가 부도 상황에 처한 시기 그리고 도영춘이 잡혀 온 시기 등 석연치 않은 일들이 모두 같은 시기에 벌어졌기 때문. 마침 차경희 수행비서의 수상한 행보를 입수한 강요한과 김가온은 그를 납치해 직접 들어보기로 결정, 여기에는 김가온이 나서기로 했다.
김가온은 강요한에게서 터득한 ‘돈은 강력한 동기다’란 사실을 적용해 수행비서의 충성심을 돈으로 매수하려 했다. 금괴를 하나씩 쌓아 올리며 도영춘의 거주지를 물었지만 25억만큼 쌓여도 수행비서의 입은 여전히 열릴 줄 몰랐다. 보다 못한 강요한이 반대로 금괴를 하나씩 빼며 되묻자 평온하던 수행비서의 눈빛도 요동치기 시작, 결국 모든 사실을 불기로 했다. 인간의 기저 심리를 꿰뚫을 줄 아는 강요한의 통찰이 제대로 돋보인 대목이었다.
드디어 거주지를 알아낸 강요한과 김가온은 그곳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도영춘을 엿봤다. 도영춘은 작은 농가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이자 자상한 가장 그 자체였다. 남의 가정을 산산조각내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제정신으로 볼 수 없었던 김가온이 이성을 잃자 강요한은 ”너 혼자만의 복수가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막아섰다.
도저히 그를 가만둘 수 없었던 김가온은 다시 도영춘을 찾아가 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넙죽 엎드려 사죄하는 도영춘을 일으켜 세워 목을 조르는 김가온에게선 응어리진 분노가 가득했다. 아내와 딸도 나타나 서로 부둥켜 안고 우는 도영춘 가족의 모습은 독하게 마음먹은 김가온을 흔들었고 한을 토해내듯 울부짖으며 중단,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저릿하게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나타난 강요한은 애틋한 가족의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영춘의 멱살을 잡고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동시에 헛간의 문을 잠궈 그의 아내와 딸을 감금, 김가온도 막을 수 없을 만큼 무시무시한 기세로 상황을 압도했다.
강요한은 가짜 돈다발을 도영춘이 숨긴 돈인 척 속여 가차없이 휘발유를 뿌렸고 이어 아내와 딸이 있는 헛간에도 뿌린 뒤 주저 없이 라이터를 던졌다. 활활 타오르는 헛간과 돈다발 사이 도영춘은 불붙은 돈다발을 향해 돌진, K(이기택 분)에 의해 미리 빠져나온 아내와 딸은 이 모습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가족에게마저 철저히 사기꾼이었던 도영춘의 속내를 강요한은 간파하고 있었던 것.
김가온은 도영춘으로부터 빼앗은 범죄수익을 사기 피해자들에게 몰래 돌려줬다. 여전히 고통 속에 지내던 피해자들의 면면에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고 그들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김가온의 눈가에도 같은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악마판사’ 9회에서는 도영춘을 단죄하면서 그 배후에 있던 차경희의 약점을 제대로 잡은 강요한과 김가온의 첫 공조를 그려냈다. 두 판사의 통쾌한 활극은 안방에 짜릿한 쾌감은 물론 가슴 뭉클한 울림을 선사, 다음 행보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강요한은 정선아(김민정 분)가 과거 저택 하녀로 일했다는 사실을 차경희에게 의도적으로 흘리며 두 사람의 갈등을 더욱 조장했다.
10회
방송 날짜 : 2021년 8월 1일
시청률 : 5.6%
재단 인사 내 고립된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를 이용해 사회적 책임재단 이사장 정선아(김민정 분)와 대통령 허중세(백현진 분)에게 통쾌한 일격을 날린 강요한(지성 분)과 김가온(진영 분)의 법정 활극이 펼쳐졌다.
강요한과 김가온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윤수현(박규영 분)과 엘리야(전채은 분)를 위협했던 죽창(이해운 분) 무리가 경찰청장의 지시로 전원 석방된 사실에 단순 선동 세력이 아님을 인지했다. 이들의 예상대로 죽창 뒤에는 허중세가 있었다.
정의를 표방해 무차별 폭행을 저지르고 대중을 선동하는 죽창을 시범 재판에 올려세우기로 한 강요한과 김가온은 죽창을 검거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제 죽창을 재판에 넘길 검찰의 기소가 필요한 상황. 강요한은 차경희에게 협조를 제안하면서 정선아의 수상한 과거사를 증명할 자료를 넘겼다.
차경희가 자신의 아들을 만신창이로 만든 강요한을 협조한 배경에는 재단 인사들의 분열을 조장해온 강요한의 물밑작업이 있었다. 재단 인사들 중 가장 적도 많고 파워도 센 차경희를 선제 공격함으로써 재단 무리들이 차경희를 소외시키도록 유도한 것. 이를 모르는 차경희는 정선아가 주도 한 것이라 보았고 정선아를 쳐낼 자료들이 필요했던 차경희로서는 강요한이 던진 미끼를 덥썩 물 수밖에 없었다.
죽창을 애국 청년으로 포장하며 시범 재판을 맹비난하는 허중세와 죽창 지지자들의 요란한 목소리가 디스토피아에 울려 퍼진 가운데 재판은 기고만장한 죽창의 태도로 시작됐다. 스스로를 혁명가라 여기며 억지 논리를 펼치는 그에게선 이미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해보였다.
이런 죽창의 기세는 김가온에 의해 꺾이기 시작했다. 김가온은 죽창의 할머니, 학교 선생님 등 최측근을 인터뷰해 관심이 고픈 철없는 젊은이의 프레임을 씌워 우월감을 가뿐하게 벗겨냈다. 이어 혁명자금이라며 얻어낸 후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추궁, 암시장에서 총기나 폭탄 등 무기 구매에 사용한 것은 아니냐며 내란죄로 몰아세웠다. 그 순간 변호를 맡은 고인국(박형수 분)은 내란죄 적용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죽창의 사생활을 공개, 혁명자금을 좋아하는 VJ에게 바치는 데 탕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췄다.
이는 애국청년, 혁명가, 위험분자 등 대중이 바라보는 죽창의 거창한 이미지를 지질하고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키기 위한 김가온의 전략이었다. "피고인은 혁명가도 아니고 내란을 선동하는 위험분자도 아니다. 솔직히 이 법정에 세울 존재도 못 된다. 비록 피고인의 죄질이 결코 작지 않지만 부디 갱생의 기회를 달라"는 고인국의 최종 변론은 죽창의 지질함에 쐐기를 박는 행위이자 김가온의 빅피처가 완벽하게 성공한 순간이었다.
한순간에 ‘국민 찌질이’가 된 죽창은 전자 발찌가 채워진 채 집행유예를 받아 자신이 괴롭혔던 사람들처럼 구타를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재판은 완벽한 승리로 끝났지만 구타당하는 죽창의 영상들을 본 김가온의 면면에는 씁쓸함이 서려 있었다.
한편, 강요한으로부터 정선아의 과거사를 알게 된 차경희는 그녀를 찾아가 온갖 멸시와 조롱을 퍼부었다. 평정심이 산산조각이 난 정선아는 ”강요한 찢어 죽여버릴 거야“라며 이전과 차원이 다른 살기(殺氣)를 드러내 안방을 공포로 물들였다.
이처럼 ‘악마판사’ 10회는 차경희가 빼돌린 죄수 도영춘(정은표 분)을 비롯해 허중세가 키운 죽창을 심판하며 점점 재단 인사들을 조여가는 강요한과 김가온의 활약이 그려졌다.
11회
방송 날짜 : 2021년 8월 7일
시청률 : 6.3%
강요한(지성 분)과 정선아(김민정 분)의 협공에 나락으로 떨어진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비극적 말로가 그려졌다.
차경희를 무너뜨릴 사라진 죄수 도영춘(정은표 분)을 찾은 강요한은 재단을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칼을 겨누도록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언론, 검찰 등 시스템을 지배하는 그들을 외부에서 공격하기란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기 때문.
강요한이 유도한대로 정선아와 차경희의 감정 대립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었다. 정선아의 과거사를 손에 쥐고 희롱하던 차경희가 이번에는 강요한을 잡고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라고 명령한 것.
차경희를 잡기 위해 자신의 과거사를 넘긴 강요한과 강요한을 잡기 위해 과거사를 쥐고 협박하는 차경희, 이익을 위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두 사람에게서 정선아는 살기 어린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 강요한은 정선아를 집으로 초대해 귀한 손님처럼 대접했다. 강요한의 호의적인 태도와 김가온의 따스한 환영 그리고 반짝반짝 빛났던 옛 추억 등 모든 것이 차경희를 치기 위한 회유 작전임을 알았지만 정선아는 왠지 그 온기에 속고 싶어질 만큼 흔들렸다.
정선아가 누구 편에 설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그녀는 앞서 차경희가 요구한 강요한을 잡을 제물로 한소윤(천영민 분)을 데려왔다. 아들 이영민(문동혁 분) 재판에서 전 국민 제보에 물꼬를 튼 한소윤이 사실은 거짓 제보자란 것을 알아냈다. 한소윤의 존재는 이미 증인 매수 논란이 있었던 강요한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에 결국 강요한의 회유 작전이 실패한 것인지, 보는 이들의 궁금증도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대응할 여유도 없이 공개 청문회를 연 차경희는 이번만큼은 확실히 강요한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강요한의 사주를 받아 거짓 증언을 시인해야 할 한소윤은 차경희의 협박으로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판세는 뒤집혀 졌고 이제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차경희에게 집중됐다. 음모라며 발악하는 차경희 앞에 강요한은 도영춘을 불러내 거액의 돈을 받고 죄수를 바꿔치기한 사실을 알렸다. 정선아가 만든 판에 패배자는 차경희가 되고만 것이다. 이후 강요한은 재단 인사들을 뒷조사한 파일을 넘기면 살길은 열어주겠다고 했지만 차경희는 이마저도 걷어찼다.
비리의 아이콘이 된 차경희는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아졌다. 교도소장의 양심선언과 검찰 출두 명령, 재단 인사들의 농락 등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이에 대통령 허중세(백현진 분)를 찾아가 비리 파일 존재로 협박, 사태를 수습해보려 했지만 아들의 마약 복용 사실을 들먹이자 모든 것을 체념했다.
차경희를 찾아간 강요한과 김가온은 다시 한번 재단 비리 파일을 넘기라고 했지만 그녀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강요한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말을 잇지 못했고 김가온은 죽은 차경희의 주머니를 뒤지며 비리 파일을 찾는 데 혈안이 됐다. 그리고 그 순간 차경희를 만나러 온 윤수현(박규영 분)이 이 현장을 목도하며 충격 속에 마무리됐다.
이렇듯 ‘악마판사’ 11회는 재단 내 가장 큰 권력을 행사했던 차경희의 죽음으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된 디스토피아가 전개됐다.
12회
방송 날짜 : 2021년 8월 8일
시청률 : 6.4%
정선아(김민정 분)의 덫에 걸려든 강요한(지성 분)과 김가온(진영 분)의 모습으로 충격 엔딩을 선사,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디스토피아가 그려졌다.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죽음은 디스토피아에 불길한 변화를 일게 했다. 재단 비리 파일을 찾고자 차경희 시체에 손을 댄 김가온은 친구 윤수현(박규영 분)에게 이 모습을 들켜 깊은 절망에 휩싸였고 반대로 재단 비리 파일을 손에 쥔 대통령 허중세(백현진 분)는 독재 야욕을 품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각각 강요한과 정선아에게 영향을 미쳤다.
김가온은 차경희를 죽였을 거라는 오해를 풀고자 윤수현을 찾아갔지만 자신을 지키기 위해 증거 인멸을 했다는 그녀의 말에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강요한 편에 선 것은 분명 스스로 한 선택이지만 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도 파일 생각만 하고 윤수현을 실망하게 한 자신이 어느새 괴물이 된 것 같아 괴로워했다.
“세상을 구하고 싶으면 윤수현을 인생에서 끊어내라”는 강요한의 말에 김가온은 “제게는 수현이가 세상입니다”라며 주저 없이 저택을 떠났다. 사람 냄새가 나던 저택은 다시 예전처럼 어둡고 고독한 기류가 감돌았고 강요한의 면면에는 차경희의 죽음으로 계획이 실패했다는 좌절보다 떠나버린 김가온 자리의 공허함을 느끼는 쓸쓸함이 엿보였다.
한편, 차경희가 남긴 재단 비리 파일 확보 후 허중세의 태도는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특히 정선아가 차기 대권후보로 강요한을 밀자 재단을 통째로 날려버리려던 강요한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냐며 강도 높은 모욕과 비난을 퍼부었고 “대선은 꼭 있어야 하나”며 선 넘는 욕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더이상 재단 인사들의 꼭두각시 대통령이 아니었다. 정선아는 허중세가 말한 강요한의 계략과 더불어 자신의 과거사를 흘린 강요한의 조력자 K(이기택 분)의 존재를 알고는 허중세와 도모하기로 한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차경희가 그랬듯 재단의 약점을 잡아 힘을 얻은 허중세는 더욱 간교하게 권력을 행사했다. 시범재판부 해체를 요구하고 나선 민정호를 피습해 강요한 추종 세력의 짓으로 몰고 역병이 다시 창궐했다는 거짓을 알려 불안을 조장했다. 시내 곳곳에는 재단의 허수아비가 된 배석판사 오진주(김재경 분)가 방역 당국의 조치에 협조할 것을 호소하는 캠페인이 도배됐다.
사회 전체가 다시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정선아는 강요한과 김가온을 향한 핏빛 폭주를 시작했다. K를 납치해 강요한을 낯선 곳에 불러들이고, 민정호를 미끼로 김가온을 역병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어느 빈민집단거주지로 꾀어냈다. 각각의 장소에 나타난 두 사람 눈앞에는 두 팔이 묶인 채 공중에 매달린 K, 긴급 방역조치 중이라며 동네 주민들을 무자비로 폭행하고 강제 연행하는 끔찍한 현장이 펼쳐졌다.
정선아는 강요한이 자신과 뜻을 같이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심복에게 K를 죽이라고 지시했고 그 순간 강요한은 정선아 손에 든 총을 걷어차버리다 심복이 쏜 총에 맞고 말았다. 피가 배어 나오는 옆구리를 붙잡고 K를 구하러 갔지만 결국 죽음을 막지 못했다. 같은 시각 빈민촌에서 민정호를 찾던 김가온은 쇠파이프를 들고 나타난 죽창(이해운 분)부대와 마주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며 막을 내렸다.
이렇듯 ‘악마판사’ 12회는 폭주하는 정선아와 악마 본색을 드러낸 허중세로 인해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린 강요한과 김가온의 위기가 전개됐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온 국민을 속이고 악행을 저지르는 재단 인사들의 활개 속 관계가 흔들린 강요한과 김가온의 상황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3회
방송 날짜 : 2021년 8월 14일
시청률 : 6.9%
정부가 가린 참혹한 진실을 폭로한 시범재판부 강요한(지성 분), 김가온(진영 분), 오진주(김재경 분)의 가슴 뜨거운 대립이 그려지는 한편, 괴한이 쏜 총에 맞은 윤수현(박규영 분)의 죽음으로 충격 엔딩을 선사했다.
정선아(김민정 분)의 폭주로 조력자 K(이기택 분)를 잃고 총상을 입은 강요한과 죽창(이해운 분)부대에게 쫓기던 김가온은 각각 조력자들과 윤수현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조력자들이 일제히 공격받고 있는 상황 속 김가온과 윤수현은 차경희(장영남 분)의 죽음과 관련해 오해를 품은 채 마주했다. 진실이 어떻든 그저 김가온이 위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윤수현의 진심은 친구 이상의 감정을 꾹꾹 눌러 온 김가온을 흔들었고 그는 용기있는 입맞춤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마침내 서로의 감정에 솔직해진 이들의 사랑은 애틋하고 아련했다.
한편, 역병이 창궐했다며 전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대통령 허중세(백현진 분)는 긴급조치를 발령해 언론과 사회 전반을 장악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형산동 일대를 통제, 긴급 방역 및 긴급 구호 조치라는 미명 하에 주민들을 폭행하고 강제 연행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주민 탄압이 벌어지고 있는 형산동의 상황을 알지 못했다.
현실을 목격한 김가온은 재단 인사들에게 속는 줄도 모르고 이용당하는 오진주에게 진실을 낱낱이 알렸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있다는 사실은 보지 않고선 믿기 힘든 일이기에 오진주 역시 혼란스러워 했지만 진실을 확인하려는 정의감이 결국 그녀를 형산동으로 이끌었고 눈 앞에 펼쳐진 지옥도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허중세와 재단 인사들은 시범재판부를 해체시키고 비상재판부를 신설, 재판장으로 오진주를 내정했다. 언론에 이어 사법까지 손쉽게 주무를 심산이었던 것. 그제서야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오진주는 강요한 앞에 자신도 싸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 비로소 세 판사가 합심하여 나섰다.
이에 시범재판부는 형산동의 상황을 전국에 알리기 위한 작전으로 비상재판부 재판장 대관식을 촬영할 방송 스태프들을 몰래 이끌고 형산동으로 향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참사를 목도한 후 주변을 봉쇄, 현장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해가 저물고 밤이 될 때까지 시범재판부는 중계를 멈추지 않았고 죽창은 한 노인을 쇠파이프로 연신 내려치는 잔혹한 만행을 저지르며 강요한을 자극, 지독한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허중세는 형산동 일대 전기를 끊어버리는 무리수를 던졌지만 시범재판부는 물론 웅크렸던 형산동 주민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켜 주위를 밝혔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강요한의 외침은 형산동 주민들에게 용기의 씨앗이 됐고 죽창부대에 맞서 반격을 행사했다.
긴급조치 실상을 폭로한 후 형산동을 철수하려는 시범재판부 앞에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윤수현이 나타났다. 죽창부대가 던진 돌에 맞아 다친 김가온을 보고 한걸음에 달려온 것. 하지만 그 순간 괴한이 등장, 그가 쏜 총에 윤수현이 맞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됐다. 이제 겨우 마음을 확인한 김가온과 윤수현이기에 죽은 윤수현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아내는 김가온의 모습은 시청자들까지 눈물 짓게 만들었다.
이처럼 ‘악마판사’ 13회는 오진주의 활약으로 재단 인사들에게 반격을 날린 시범재판부의 고군분투와 함께 김가온과 윤수현의 가슴 시린 작별까지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가 전개됐다.
14회
방송 날짜 : 2021년 8월 15일
시청률 : 6.9%
죽창(이해운 분)의 사형집행을 두고 충돌한 강요한(지성 분)과 김가온(진영 분)의 갈등이 그려진 가운데 김가온이 시범재판의 진실을 폭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충격 엔딩이 펼쳐졌다.
앞서 형산동에서 강요한을 자극하기 위해 쇠파이프로 노인을 폭행한 죽창은 결국 노인이 죽게 되면서 살인사건의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워졌다. 시범재판부는 죽창의 죄는 물론 바이러스가 없다는 사실까지 밝히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하지만 죽창과 변호인은 전시 상황임을 들먹이며 억지 논리로 우발적인 사고임을 주장했고 설상가상으로 바이러스의 실체가 없음을 증언할 박사마저 정부 손에 제거, 난관에 부딪혔다.
강요한은 작전을 바꿔 죽창과 대통령 허중세(백현진 분)의 관계성을 들추기 시작했다. 그동안 죽창이 저지른 범죄들을 허중세와 연결 지었는데 이런 강요한의 압박 심문은 마치 배후가 허중세임을 시인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여졌다.
이에 죽창이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공감해 스스로 벌인 일이라며 강력히 반박하자 강요한은 원하는 대답을 들은 듯 비릿한 조소를 지었다. 그리고 ‘살인자에게 사형집행을 하자’고 한 허중세의 인터넷 방송 장면을 내보내며 사형을 제안했다.
사형집행 찬성 그래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강요한은 폭탄 발언을 하나 더 던졌다. 국민들이 디케 앱의 버튼을 누르면 그 수만큼 사형수의 몸에 미세전기가 전달되고 백만 명 이상이 누르면 사망하는 전기의자 사형 방식을 선고한 것. 국민의 손으로 사형을 집행하고 감전돼 죽어가는 모습을 생중계하겠다는 전례 없는 선고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강요한이 던진 폭탄에 김가온은 강요한과의 계속되는 신념 갈등, 세상과 싸우기로 한 결심 등 복잡한 감정들에 휩싸였다. 여기에 민정호(안내상 분)가 은밀히 성당 화재 사건을 조사해왔던 윤수현(박규영 분)의 죽음이 강요한과 관련 있을 거라고 해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이번 형 집행만큼은 멈춰달라는 김가온의 간곡한 부탁에도 강요한의 뜻은 완고했다. 그가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걸 느낀 김가온은 죽창에게 맞아 죽은 노인을 떠올렸다. 그리고 강요한이 죽어가는 노인을 보고도 지켜보고만 있었던 이유가 사람들을 싸우게 만들기 위해서 희생자의 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생각에 도달했다.
주저 없이 사형선고 찬성표를 누르던 때와 달리 형 집행 시간이 되어도 국민들은 형 집행 버튼에 선뜻 손을 대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점점 숫자가 올라갔고 전기를 끊어서라도 구해주겠다는 허중세의 말에 헛된 희망을 품은 죽창은 안간힘을 쓰며 버텼지만 죽음의 단계를 코앞에 두자 눈에 핏발을 세우며 비명을 질렀고 백만에 다다르기 직전, 법정 스크린에 ‘형집행정지’가 뜨며 중단됐다. 과연 허중세가 죽창을 구한 것인지 궁금해지는 상황.
하지만 죽창을 구한 것은 긴급 기자회견을 연 김가온 때문이었다. 김가온은 “시범재판은 모두 조작되어 왔습니다”라며 전 국민 앞에 고백했고 예상치 못한 김가온의 단독 행동에 충격 받은 강요한의 표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처럼 ‘악마판사’ 14회는 죽창의 사형집행을 막고자 강요한을 배신하고 모든 계획을 붕괴시킨 김가온의 역대급 초강수가 그려졌다. 그간의 갈등과는 차원이 다른 충돌이기에 종영까지 단 2회만이 남은 현재,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궁금해진다.
한편, 정선아(김민정 분)와 고삐 풀린 소처럼 폭주하는 허중세의 관계에도 심상치 않은 파열 조짐이 읽히고 있다. 특히 진짜 바이러스를 유포할 생각까지 한 허중세에게 경악한 그녀는 어릴 적 살던 동네와 복지원에서 만난 소녀를 생각하는 등 평소답지 않은 여린 모습을 보여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기대되고 있다.
15회
방송 날짜 : 2021년 8월 21일
시청률 : 7.4%
정선아(김민정 분)가 짜놓은 거대한 판에 무참히 짓밟힌 강요한(지성 분)과 김가온(진영 분)의 모습으로 역대급 대반전을 선사했다.
사형집행을 막고자 시범 재판의 조작 사실을 시인한 김가온은 강요한을 찾아가 완전한 작별을 고했다. 잘못된 세상과 싸우기 위해 강요한과 한 배를 탔지만 악(惡)을 악(惡)으로 대항하는 강요한의 방식은 김가온이 용납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 속 민정호(안내상 분)가 윤수현(박규영 분)의 죽음과 강요한을 집착적으로 연관짓자 김가온은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윤수현의 수사 행적을 되짚었고 성당 CCTV 관리자 정요셉(차재현 분)을 만났다. 정요셉은 과거 강요한에게 직접 CCTV 파일을 넘기며 절대 누설하지 말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강요한이 보낸 사람으로부터 사본 갈취와 폭행을 당했다고 고백, ‘강요한은 절대 방화범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김가온의 확신은 의심이 꽃피워졌다.
김가온은 강요한이 보냈다는 사람의 주소지로 향했지만 그가 찾던 이는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상태였다. 하지만 얼굴을 확인한 김가온은 강요한이 보냈다는 사람이 곧 윤수현에게 총을 쏜 자란 사실을 알아채며 충격에 휩싸였다. 강요한이 윤수현을 죽게 한 게 아니길 바라던 실낱같은 희망은 죽은 자의 휴대폰에서 강요한의 목소리를 확인하며 산산조각이 났다.
증오감을 가득 품은 김가온은 이성을 잃은 채 저택으로 가 강요한에게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모든 증거를 눈으로 확인한 이상 윤수현을 죽게 한 자는 의심해볼 여지 없이 강요한이라고 생각했기에 거침없고 날 선 말들로 그를 몰아세웠다.
이에 강요한은 이성적으로 상대했지만 김가온의 입에서 정요셉이란 세 글자가 나오자 돌연 눈빛을 싸늘히 빛냈다. 이런 가운데 민정호가 경찰들과 들이닥쳤고 윤수현 살인교사 혐의로 강요한을 체포했다. 자신의 속 깊은 상처를 꺼내 보여줄 만큼 김가온에게 진심이었던 강요한은 김가온이 결국 자신을 믿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그 순간 저택에 뜻밖의 인물인 정선아가 등장하면서 상상하지 못한 반전이 펼쳐졌다. 김가온이 믿고 따르던 민정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선아에게 포섭된 자였고 김가온이 시범재판부에 배정돼 강요한을 만난 것도 강요한의 형 강이삭(진영 분)을 닮았기 때문에 정선아가 의도적으로 배정한 사실이 밝혀진 것. 설상가상으로 윤수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김가온이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 역시 그녀의 계획이었다. 김가온은 정선아의 꼭두각시가 된 줄도 모른 채 그저 그녀가 만든 판에 놀아난 셈이었다.
이어 정선아가 CCTV 영상을 공개하려 하자 강요한은 이성을 잃고 처절하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그가 그토록 숨기려 한 CCTV 영상에는 어린 엘리야(전채은 분)의 실수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부모를 죽게 만든 게 자기 자신인 걸 알게 될까봐 강요한은 조카를 보호하기 위해 인생을 걸고 필사적으로 숨기려 했던 것. 드디어 진짜 진실을 알게 된 김가온은 그저 자신이 벌인 엄청난 짓에 절망과 충격으로 넋을 잃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죽기로 마음 먹었다”라는 독백을 끝으로 15회가 막을 내렸다.
16회
방송 날짜 : 2021년 8월 22일
시청률 : 7.9%
인체 실험이 행해진 꿈터전 사업의 실체를 밝히고 마침내 재단 인사들을 심판한 강요한(지성 분)과 김가온(진영 분)의 통쾌하고 가슴 뜨거운 활극이 펼쳐졌다.
윤수현(박규영 분) 살인교사 혐의로 강요한이 구속된 상황 속 김가온은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꿈터전 병원에 침투했다. 그곳에서 정선아(김민정 분)도 모르게 인간 생체 실험이 자행되고 있는 재단 사업의 실체를 목도, 때마침 병원 시찰을 나온 재단 인사들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폭로하기만 하면 되지만 국가 비상사태 중이라 언론이 통제되고 있던 상황. 이에 김가온은 정선아의 끄나풀 민정호(안내상 분)를 데리고 자폭을 결심하고 폭탄이 터짐과 동시에 실체 내용을 담은 메일을 언론사에 배포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폭탄이 터지기 직전 교도소를 빠져나온 강요한이 이를 저지하면서 정선아의 술수로 판세가 기울어졌던 팀 요한의 흥미진진한 반격이 시작됐다.
먼저 강요한은 법정 안에 재단 인사들을 가둔 뒤 디케앱으로 마지막 재판을 시작, 꿈터전 병원 내부 영상을 공개하고 정선아 손에 죽은 자, 결탁한 자 등 권력에 가려진 추악한 민낯을 낱낱이 폭로했다. 이어 폭탄 스위치를 들고 법정 안에 들어간 강요한은 살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재단 인사들과 함께 자폭하며 뿌연 연기와 함께 사라졌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강요한이 법정 내 비상탈출로를 체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가온은 어딘가 살아있을지 모를 강요한을 그리워하며 새 시대를 맞이했다. 그리고 “잘해라. 안 그러면 돌아올 거니까”라며 그 앞에 거짓말처럼 강요한이 등장, 차오르는 눈물과 환한 미소로 진짜 작별하는 두 남자의 마지막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그린 드라마다. 디스토피아라 하면 유토피아의 반대어. 역(逆)유토피아라고도 한다. 가공의 이상향, 즉 현실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를 묘사하는 유토피아와는 반대로, 가장 부정적인 암흑세계의 픽션을 그려냄으로써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문학작품 및 사상을 가리킨다.
재판장이라고 하는 공간을 마치 쇼 프로그램화 시킨 세계. 공개 재판, 혹은 마녀 재판, 사실 재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그런데 이를 쇼처럼 만들어 버리는 악마 판사. 드라마를 보면서 예전에 봤던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인터넷에서 살인을 하는 사건을 다룬 영화. 접속자가 많을수록 죽음이 빨라지는....
흥미로운 건 집단의 무서움이다. 집단이 옳다고 하면 전후관계와 상관없이 옳다고 믿게 되는 상황. 더구나 상황에 따라서 여론이 달라지는 상황등이 흥미롭다. 물론 디스토피아를 다루다 보니까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많기는 하다. 태형이나 3자릿수 징역 등이 실제와 동떨어진다. 그럼에도 드라마가 주는 통쾌함이 있다.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통쾌함을 더 느끼는 것 같다.
또 재미있던 점이 김민정이 연기한 인물. 물론 빌런이다. 하지만 무조건 악한 빌런 같은 느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악함과 정신적 유약함 사이를 오가는 느낌이었다. 요한에게 '도련님'이라고 하는 것도 묘한 매력이 있었다. 진짜 센캐의 느낌과 유악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는 것.
그리고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그릴 거면 더 완벽하게 설정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점. 그렇지 않으면 설정이 꼬이게 된다는 거.
‘악마판사’는 한 재단이 국가를 장악한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이라는 세계관 하에 적폐들과 맞선 판사들의 치열한 전쟁을 그려왔다. 특히 죄를 지으면 그 누구든 법정에 오르고 금고 235년형, 태형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획기적인 형벌을 내려 통쾌함을 선사, 장르적 쾌감은 물론 기존 법정 드라마와 결이 다른 신선함을 전했다.
무엇보다 다수의 의견에 따라 엄벌하는 사이다 재판을 보여주면서도 양날의 검처럼 사회에 위험한 변화를 야기하는 모습을 그린 점이 보는 이들을 흥미롭게 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강요한의 방식이 옳은 정의인지, 디스토피아에서는 어떤 방식이 최선일지 등 생각해 볼 여지를 열어 의미를 더했다.
또한 지성(강요한 역), 김민정(정선아 역), 진영(김가온 역), 박규영(윤수현 역) 등 캐릭터 고유의 매력을 살려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관계성 맛집으로 불릴 만큼 케미를 자랑, 과몰입을 일으키는 연기 시너지를 빛냈다. 뿐만 아니라 허를 찌르는 치밀한 스토리 전개와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눈앞에 생생하게 보여준 세련된 연출까지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또 하나의 인생드라마를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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