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
시청등급 : 15세 이상
편성 : SBS 2021.12.06. ~ 2022.01.25. (16부작)
제작사 : 슈퍼문픽쳐스, 스튜디오N
기획 : 스튜디오S
연출 : 김윤진,이단
PD : 홍성찬, 한혜원
극본 : 이나은
출연 : 최우식, 김다미, 김성철, 노정의, 박진주, 조복래, 안동구, 전혜원, 박원상, 서정연, 차미경, 허준석, 이승우, 박연우, 윤상정, 박도욱, 차승엽, 안수빈
가슴 따뜻한 드라마다. 특별히 빌런이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다. 그러다 보니 자칫 밋밋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런 이유는 아무래도 캐릭터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최웅과 국연수, 김지웅이라는 세 인물이 진짜 살아 있는 인물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극의 활력을 더해준다.
드라마에서 가장 주요한 키워드는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장르 자체가 사람들에게 그리 사랑을 받는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다큐가 드라마, 영화보다 더 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드라마는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이 같이 생활하는 모습을 담는 다큐로 시작을 한다. 서로 너무나 다를 것 같은 전교 1등 연수와 전교 꼴등 웅.
두 사람이 서서히 물들어 마음을 주고 받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리고 고등학생다운 풋풋한 장난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두 사람을 지켜보는 지웅의 시선까지. 드라마의 본 내용과 에필로그를 보다보면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시작이 됐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감정을 갖고 살아오게 됐는지를 볼 수 있다.
이나은 작가는 각각의 인물에 결핍을 줬다. 웅이는 과거 버림을 받아 지금의 부모에게 입양이 된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친부가 나쁜 사람이라 자신도 나쁜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는 불안이 삶의 모든 부분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한 인물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지를 볼 수 있다.
연수는 할머니와 살고 있는 인물이다. 성공을 해야하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엄마도 아빠도 없고 삼촌도 사고를 쳐서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짊어지고 있다. 웅이가 연수에게 이런 말을 한다. 1등을 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뭔가 대단한 게 될려는 줄 알았다고. 그 말에 연수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끄집어 내게 된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웅과 달리 늘 치열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린 인물이다. 사실 이런 인물은 학창시절 많이 볼 수 있는 인물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왜 열심히 해야 하는 지 모르는 학생들. 꿈도 없고 그저 살아만 가는 학생들. 그런 전형적인 모습이 연수일지 모른다.
지웅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오는 결핍을 가지고 있다. 아빠가 없는 지웅은 엄마와 단둘이 살았다. 엄마는 삶에 치여 모든 감정을 지웅에게 쏟아 냈다. 그 때문에 자식임에도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게 아니라 자식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취급한다. 너만 없으면 내가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지웅의 가슴에 박혀 평생의 상처가 된다. 그렇기에 혼자 사는 지웅의 집에 엄마가 와도 시큰둥하다. 자신이 알러지가 있는 음식이 뭔지도 모르는 엄마의 행동에 또 다시 상처를 입는다. 그런 지웅에게 웅이와 그의 부모는 완벽한 세상으로만 보인다. 더구나 의욕이 없는 웅이는 욕심도 없어서 자신의 가족마저 지웅과 공유를 한다. 이런 삶이 지웅에게 관찰자적인 태도를 보이게 만든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이유. 그리고 사랑에도 적극적이지 못한 채 가슴앓이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엔제이는 조금 튀는 인물이긴 하다.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에서 활동을 했지만 사람들에게 구박을 받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도 결핍이 있다. 평범한 삶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평범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평범하게 친구를 사귀는 것도 하지 못한다. 연수와 웅이 사이에서 갈등을 조장할 것 같으면서도 엔제이마저도 착한 인물로 등장해 나름 짠한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계절감이 뚜렷하다. 초여름의 꽃다운 청춘들의 모습부터 서로 상처를 입고 가슴에 냉랭한 바람이 부는 겨울까지 다양한 계절감과 이를 담아낸 영상미가 드라마를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웅이 부모도 나름 아픈 상처가 나온다.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지만 어린 자식을 먼저 보낸 뒤 웅이를 입양한 것. 한 골목의 식당이 모두 웅이 부모일 만큼 나름 부유하지만 자식 앞에서는 그저 걱정 많은 부모일 뿐이다. 자식의 불면증을 걱정하고 자식이 속앓이를 하더라도 묵묵히 옆에 있어줄 뿐 먼저 말을 하기 전까지 아는 척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은호와 솔이의 케미도 극의 활력을 더해준다. 두 사람의 코믹한 장면들이 밋밋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를 활기차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채란이라는 인물에 눈이 많이 갔다. 지웅을 짝사랑하는 채란은 지웅과 닮아간다. 사랑하면 닮아간다는 말처럼. 웅이도 채란에게 지웅과 많이 닮았다는 말을 여러번이나 한다. 채란은 그런 말에 오히려 좋아라 한다. 옆에서 묵묵히 짝사랑하는 채란이 지웅과 잘 됐으면 하는 느낌.
결핍이 주어진 인물들이 있기에 각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게 잘 살아 있었고 10년 후 다시 만난 남녀가 과거 연애에 후회를 하고 그 후회를 극복하는 과정이 따뜻했다. 겨울철 보기 좋은 따뜻한 드라마다.
1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6일
시청률 : 3.2%
달라도 너무 다른 ‘전교 꼴찌’ 최웅과 ‘전교 1등’ 국연수의 조금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 바로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일상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된 것. 서로에 대한 첫인상부터 ‘꽝’이었지만 어쩌다 강제 출연하게 된 최웅과 국연수의 ‘한 달 살이’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생각보다 성가신” 최웅과 “생각보다 재수 없는” 국연수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질 줄 몰랐다. “다신 이 답답한 애랑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두 사람, 하지만 이들의 다큐멘터리는 세월이 흘러 상상치도 못했던 역주행 인기를 끌게 됐다.
‘10년 후’ 스물아홉 최웅과 국연수의 인생도 상상과는 정반대였다. 최웅은 건물 일러스트레이터로 최고의 성공과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국연수는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평범한 직장인이 됐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그는 클라이언트 장도율(이준혁 분) 팀장의 무시에 분노를 억누르며, 대세 일러스트레이터 ‘고오’ 작가와의 콜라보 라이브 드로잉 쇼를 제시해 자존심을 만회했다. 그동안 ‘고오’ 작가는 신비주의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국연수는 장도율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를 섭외해야 했다.
한편 최웅은 자신의 그림을 구매한 아이돌 엔제이(노정의 분)와 만남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날 밤, 뜻밖의 만남을 가진 건 두 사람이 아니라 국연수와 장도율이었다. 국연수가 네 번이나 바람 맞힌 소개팅 상대에게 역으로 복수를 당하는 순간을 목격한 장도율. 굴욕과 망신도 잠시 국연수는 ‘혼술’ 중이던 장도율의 테이블에 합석했다. 심지어 두 사람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커플티를 입어본 경험조차 없다며 “그런 한심한 걸 제일 싫어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도율에게, “저도 한심한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는데. 가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때가 있잖아요”라며 옅은 미소로 답하는 국연수의 눈빛에는 옛 추억이 일렁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시끄러운 초인종 소리가 최웅을 깨웠다. 그리고 문밖에는 국연수가 서 있었다. 10년 전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자, 5년의 연애 끝에 이별한 ‘구여친’ 국연수. 알 수 없는 눈빛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모습 위로 더해진 “애정과 증오는 한 끗 차이로 같이 오더라고요”라는 김지웅(김성철 분)의 목소리는 심상치 않았다. 여기에 “서로 상처 줄 만큼 줘서 아마 다신 안 볼걸요”라는 그의 예상을 증명하듯, 국연수의 얼굴로 분무기를 조준한 최웅의 소심한 물세례가 반전 엔딩을 장식하며 첫사랑 역주행 로맨스의 서막을 흥미진진하게 열었다.
‘그 해 우리는’은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최우식, 김다미는 기대 이상의 ‘로코 케미’로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 열아홉 과거에는 만났다 하면 ‘으르렁’대는 혐관(혐오 관계) 모드로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는가 하면, 스물아홉 현재에는 헤어진 연인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녹여낸 눈빛으로 애틋한 설렘을 유발하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특히 10년 전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에필로그를 통해 등장한 연애 시절의 모습은 최웅과 국연수가 앞으로 펼쳐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기록된 다큐멘터리와 어쩌다 비즈니스의 갑을 관계로 얽히게 된 두 사람의 재회 로맨스가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2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7일
시청률 : 2.6%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 분)가 재회의 후폭풍을 맞았다. 5년 만에 다시 마주한 ‘X-연인’을 향한 원망과 미련,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잔해를 확인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최웅의 절친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김지웅(김성철 분)이 돌연 리마인드 다큐멘터리 촬영을 제안하며, 10년 만에 또다시 기록될 그들의 두 번째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웅과 국연수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신비주의 일러스트레이터 ‘고오’ 작가의 정체가 최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국연수가 멋대로 그의 집을 찾아온 것. 클라이언트 장도율(이준혁 분) 팀장에게 짓밟힌 자존심을 위해서라면 ‘구남친’ 앞에서 비즈니스 미소를 짓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최웅은 “여기 왜 왔냐. 다신 안 본다고 했을 텐데”라고 섭외 요청을 거절했다. “넌 뭔데 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렇게 화가 나 있는데?”라는 국연수와 “넌 뭔데 5년 만에 그렇게 쿨해진 건데?”라는 최웅 대화는 이들 관계의 오랜 공백을 실감케 했다.
최웅의 집에는 ‘구여친’ 국연수에 이어 아이돌 엔제이(노정의 분)까지 들이닥쳤다. 엔제이는 자신이 구입한 건물을 그려 달라고 했지만, 최웅의 머릿속은 물세례도 모자라 소금까지 뿌려서 내쫓은 국연수 뿐이었다. 한편 ‘고오’ 작가 섭외를 포기하기로 결심한 것도 잠시, 국연수는 장도율 팀장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가오픈한 편집숍에 동행하게 됐다. 그 길은 가는 내내 가시방석이었다. 앞서 자신이 만취해서 벌인 술주정과 앞담화가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한 것. 여기에 ‘고오’ 작가와 최웅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털어놓은 상황. 더는 피할 곳도 물러날 곳도 없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때마침 편집숍을 찾은 최웅과 엘리베이터에 갇혀 버린 국연수. 이렇게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고작’ 일 때문에 자신을 찾아왔냐는 최웅에게 “내가 무슨 이유를 들고 널 찾아가야 되는 건데?”라는 국연수의 뼈아픈 대답이 돌아왔다. 여전히 자신이 철없고 유치하다는 국연수를 향해 “내가 유치하게 안 굴고 진지했으면, 감당할 순 있었고?”라는 최웅과 “만약에 진지하게 굴었으면, 어떻게 했을 건데?”라는 국연수의 싸늘한 대화가 오가며 가슴을 시리게 했다.
그런 최웅, 국연수에게 반전이 예고됐다. 고등학교 시절의 다큐멘터리 원본 테이프를 되감아 보던 김지웅이 10년 만의 리마인드 다큐멘터리 제작을 결심한 것. 다시 다큐멘터리를 찍자는 김지웅의 말에 “내가 미쳤냐, 그걸 하게? 내가 하라고 하면 다하는 노예야?”라고 발끈하던 최웅. 하지만 에필로그 속 카메라 앞에 능청스럽게 앉아 있는 최웅과 함께, 그 옆에 앉아 “진짜 이거 해야 돼?”라며 불만을 늘어놓는 국연수의 모습이 공개돼 이들의 첫사랑 역주행 로맨스를 더욱 기대케 했다.
최우식, 김다미는 헤어진 연인의 복잡미묘한 내면을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었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지만 결국 차갑게 끝나버린 ‘X-연인’과 재회의 순간, 자신도 모르게 유치하고 가벼운 말과 행동으로 진심을 숨기는 이들의 모습은 들키고 싶지 않은 현실 연애의 민낯을 솔직하게 들추며 공감을 더했다.
3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13일
시청률 : 3.1%
이날 김지웅(김성철 분)은 리마인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고단수 섭외 스킬(?)을 발휘했다. 그의 제안에 미치지 않고서야 ‘X’와 촬영을 할 수 없다는 최웅과 국연수의 반발은 거셌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과거 영상을 찾아보면서 그 시절의 추억에 잠겼고, 재회 후 우연인 듯 운명처럼 거듭되는 만남이 자꾸만 신경 쓰였다. 특히, “국연수가 너보다 더 하기 싫어하긴 하더라”는 김지웅의 한 마디가 최웅을 자극했다.
이별 후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 스친 적조차 없었건만, 최웅과 국연수는 애써 피할수록 더욱 마주쳤다. 만났다 하면 ‘으르렁’ 거리는 유치한 싸움도 여전했다. 그런데 “너 프로젝트 때문에 내 주변 얼쩡거리는 거지? 내가 마음 바뀌어서 해줄까 봐”라는 최웅의 놀림에 돌아온 국연수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라이브 드로잉쇼를 거절한 자신을 대신해 다른 일러스트레이터 ‘누아’ 작가와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
최웅은 화가 치밀었다. “걘 가짜야. 내 그림체 따라 하는 따라쟁이”라는 이야기에도 들은 체 만 체, 자신의 복잡한 마음도 모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한 국연수가 야속할 뿐이었다. 바로 그때 “이번에도 형이 졌어”라고 쐐기를 박는 매니저 구은호(안동구 분)의 말에 자극을 받은 최웅은 불현듯 묘수가 떠올랐다.
한편, 김지웅의 플랜B도 제대로 통했다. 최웅이 국연수가 부탁한 프로젝트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자고 나선 것. 고오 작가의 계약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국연수에게 “그게 내 조건이야. 다큐멘터리 찍자, 한 달 동안”이라는 최웅의 모습은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내가 널 싫어하는 10가지 이유’라는 부제로 최웅 시점에서 그려진 연애사(史)는 공감대를 높였다.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라며 돌아서던 국연수를 떠올리는 최웅의 모습 위로 더해진 “마지막 열 번째, 자기 인생에서 나를 너무 빨리 지워버렸다는 거”라는 내레이션은 두 사람이 헤어진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최웅은 국연수와 애증의 관계를 완전히 뒤틀었다. 절대 불가능할 것 같았던 ‘구여친’ 국연수와 다큐멘터리 촬영을 결심한 이유는 반전이었다. 10년 만에 또다시 카메라 앞에 선 최웅과 국연수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4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14일
시청률 : 3.3%
10년 만에 카메라 앞에 다시 선 최웅과 국연수. 김지웅(김성철 분)에게 자신들이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밝히지 말라는 반강제 협박 계약서와 함께 촬영에 돌입했다. 개별 촬영을 위해 최웅에게는 김지웅이, 국연수에게는 정채란(전혜원 분)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스물아홉이 된 청춘들의 일상은 전과 달리 조금은 지루하고 따분했다. 만만치 않은 난관을 예감한 김지웅은 최웅, 국연수를 한자리에 소환했다.
최웅이 잠든 사이 국연수가 그의 집을 찾았고, 그가 잠결에 국연수의 얼굴로 손을 뻗으며 한차례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웅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국연수를 작업실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추억이 담긴 습작물을 발견했다. 국연수로 인해 잘못 그려 망친 흔적이 남은 그림이었다. 이를 본 최웅은 “너 때문에 망친 게 한두 번이 아니지. 내 인생도 망쳤지”라고 마음에도 없는 괜한 말을 내뱉었고, 이에 국연수가 “우리가 헤어진 게 다 나 때문이었어?”라고 돌아서며 관계의 위기를 맞았다.
그런 가운데 ‘고오’ 작가 최웅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대세 일러스트레이터 누아(곽동연 분) 작가의 언론 플레이 때문. 이는 국연수와 함께 하기로 한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라이브 드로잉쇼 회의를 위해 ‘RUN’을 찾은 최웅은 국연수, 장도율(이준혁 분)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직원들의 이야기에 신경 쓰였다. 여기에 “표절하셨습니까?”라는 장도율 팀장의 돌직구까지 그의 마음을 어지럽게 했다.
부정적 이슈를 딛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한 최웅, 국연수, 그리고 장도율. 세 사람이 다시 마주한 건 ‘소앤샵’ 오픈 기념 파티였다. 최웅과 국연수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미묘한 설렘을 유발했다. 하지만 그때 최웅의 천적 ‘누아’ 작가의 등장으로 파티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는 최웅에게 표절 논란에 반박 기사를 내지 않는 이유를 물으며,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최웅은 국연수를 붙잡아 사실 확인을 했고, 미처 대답도 듣기 전에 “거봐, 날 망치는 건 늘 너야”라며 자리를 떠났다.
최웅, 국연수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갔다. 두 사람은 이별 후 지난 5년 동안 마음 한구석에 묵혀뒀던 감정을 터뜨렸다. 서로에 대한 원망과 미련은 자신에게 상처가 되어 돌아왔다. 헤어진 연인의 재회 후폭풍은 뼈 아픈 현실 공감을 선사했다. 특히, ‘누아’ 작가로 특별 출연한 곽동연의 활약도 극적 텐션을 더했다.
매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통해 공개되는 최웅, 국연수의 과거 서사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열아홉 최웅, 국연수에게 첫사랑이 찾아온 순간이 그려졌다. 비 내리는 초여름과 그 계절을 닮은 청춘들의 이야기는 풋풋한 설렘을 선사했다. 이와 동시에 “예전에도 지금도 그냥 관찰자 정도”라는 김지웅의 대사와 함께, 여전히 변함없이 최웅과 국연수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그의 모습이 담겨있어 가슴 저릿한 짝사랑을 예고했다.
5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20일
시청률 : 3.7%
누아(곽동연 분) 작가의 등장으로 파티는 엉망이 됐다. 국연수는 최웅이 떠난 후, 장도율(이준혁 분) 팀장에게 사실 확인을 했다. 장도율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고오(=최웅)와 누아를 엮어 이슈를 만들어낼 계획이었다. 이에 국연수는 장도율의 무례를 따지며 최웅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김지웅은 촬영을 중단한 채 최웅을 따라나섰다. ‘최웅은 늘 이런 식이었어요. 평소엔 아무런 동요 없이 고요하다, 국연수만 나타나면 모든 게 흔들리고 무너져 버리는…’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연수로 인해 힘겨워하는 최웅의 모습을 지켜보는 김지웅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다.
국연수에게도 길고 지치는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는 연애 시절 다툴 때면 먼저 찾아와 “내가 계속 이렇게 찾아올 테니까 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돼. 어차피 지는 건 항상 나야”라고 말하던 최웅을 떠올렸다. 국연수는 오해도 풀고 사과를 하기 위해 나섰지만, 끝까지 용기 내지 못하고 다시 돌아섰다. 김지웅에게는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그는 아닌 척하지만 힘들어하는 최웅을 향해 “미련 때문인 거, 보인다고”라며 국연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평소와 다른 김지웅의 반응에 최웅은 “너 갑자기 관심이 지나치다?”라고 되받아치며 냉랭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날 이후, 최웅과 국연수는 어색하고 불편한 술자리에서 마주했다. 국연수가 입에서 맴도는 말을 망설이는 사이, 최웅이 먼저 사과를 건네며 침묵을 깨뜨렸다. 이어 그는 장도율 팀장과 만나고 왔다며, 누아 작가와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야 일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난 최웅의 낯선 모습에 국연수는 불안했다. 그리고 어긋나고 비틀어진 듯한 기분 속에 최웅, 국연수는 프로젝트를 위한 비즈니스 모드에 돌입했다.
최웅은 ‘100시간’ 동안 작업하는 모습을 녹화한 영상과 라이브쇼를 통해 보여주겠고 했다. 그의 겁 없고 무모한 시도에 국연수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행사 전날까지도 연락 한 통 없자 국연수는 ‘어디까지나 일을 위한 호의일 뿐’이라며 최웅의 집을 찾아갔다. 한참 만에 모습을 드러낸 최웅 앞에 괜한 핑계만 늘어놓던 국연수. 손수 준비한 차가 담긴 보온병을 건네고 돌아서는 그때, 최웅이 국연수의 손목을 붙잡으며 “자고 갈래?”라고 물었다. 예상치 못한 최웅의 한 마디, 두 사람의 눈맞춤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설렘으로 뜨겁게 달궜다.
최웅이 국연수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고, 몇 번의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는 순간까지도 지켜봤던 김지웅. 그는 최웅에게 ‘미련’이 남아있다는 사실로 정곡을 찌르고 폐부를 꿰뚫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관찰자 입장으로 존재했던 그의 개입은 관계를 뒤흔들 수 있는 심상치 않은 시그널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뜻밖의 오해로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던 최웅, 국연수의 역주행 로맨스에 재시동이 걸린 만큼 세 사람의 관계 변화가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6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21일
시청률 : 4%
최웅(최우식 분)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국연수(김다미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여기에 꿈결 같은 지난밤의 기억으로 혼란스러워진 최웅이 국연수의 집 앞을 찾아왔다. 재회의 후폭풍처럼 몰아닥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감정 동기화를 불러일으켰다.
최웅은 묘한 느낌에 잠에서 깼다. 모처럼 푹 자고 일어난 듯한 기분과 함께, 지난밤 국연수가 다녀간 낯선 흔적과 흐린 기억이 생각에 잠기게 했다. 두 사람은 라이브 드로잉쇼 행사장에서 다시 마주했다. 자신의 대기실 한구석에 잠든 국연수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최웅. 하지만 그가 잠에서 깨어나자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먼저 적막을 깬 건 “어제 말야, 우리 집에 왔었어?”라는 최웅의 질문이었다. 국연수는 그가 지난밤 일을 기억하지 못해 다행이라 생각했다.
도망치듯 대기실에서 빠져나온 국연수는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고오(=최웅)와 누아(곽동연 분)의 라이브 드로잉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국연수는 진지한 얼굴로 그림에 몰두한 최웅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요동쳤다. 그리고 그런 국연수의 변화를 가장 빨리 눈치챈 건 이번에도 김지웅(김성철 분)이었다. 인터뷰 중 최웅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국연수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김지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한편, 최웅의 아버지 최호(박상원 분)와 어머니 이연옥(서정연 분)도 행사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우연히 마주친 국연수에게 여전히 한결같이 따뜻했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던 최웅의 어머니 이연옥은 “웅이가 많이 힘들어했어. 너도 많이 힘들었지?”라며 국연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 말에 지난밤 “자고 갈래?”라며 자신을 붙잡고는 약 기운에 몽롱한 정신으로 쓰러지던 최웅의 모습이 뇌리를 스쳤다. 애써 떨쳐내려 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에 국연수는 괴로웠다.
라이브 드로잉쇼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최웅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엔제이(노정의 분)의 깜짝 등장에 행사장이 떠들썩했다. 카메라에 둘러싸인 최웅과 엔제이를 멀찍이서 바라보는 국연수, 그를 향한 김지웅의 엇갈리는 시선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국연수는 프로젝트를 끝내고도 기쁘지 않았다. 유일한 친구 이솔이(박진주 분)에게 “최웅이 그림 그릴 때 눈을 봤는데, 걔 눈에는 영혼이 가득한 것 같더라고”라며 그를 통해 돌아본 자신의 인생이 한심한 것 같다는 상심감과 허탈함을 털어놓았다.
술에 취한 국연수를 데리러 온 김지웅이 “너, 아직 최웅 좋아하냐?”라고 물었다. 그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린 국연수는 그럴 리 없다고 되뇌며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최웅이 기다리고 있었다. 국연수는 또다시 지난밤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잠결에 살짝 뜬 눈으로 자신의 손을 잡으며 “또 국연수야? 또 꿈이지? 연수야, 나 너무 힘들어”라던 최웅. 지난밤 일을 모른 척 돌아서는 그때, 모든 것을 알아챈 최웅이 “왜 꿈인척해? 왜 거짓말해”라며 국연수를 불러 세웠다.
더는 지독한 애증도, 유치한 다툼도 없었다. 최웅과 국연수는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애틋한 감정을 토로했다. “그저 그런 사랑한 거 아니고, 그저 그런 이별한 거 아니잖아”라며 어떻게 지냈는지, 힘들지는 않았는지 뒤늦은 안부를 묻는 최웅과 울컥 차오르는 눈물을 참는 국연수의 모습이 가슴을 시리게 했다. 그 위로 더해진 ‘우리가 헤어진 건 다 내 오만이었어. 너 없이 살 수 있을 거라는 내 오만’이라는 국연수의 내레이션은 그의 후회를 짐작게 했다.
국연수 시점으로 펼쳐진 새로운 이야기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가난’이라는 현실 앞, 세상 모든 것에 무심하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국연수를 바꾼 이는 ‘잠깐 현실을 눈감게 해준 유일한 사람’ 최웅뿐이었다. 하지만 국연수는 얼굴도 모르는 가족의 빚을 떠안고 홀로 할머니까지 지켜야만 했다. ‘애써 감았던 눈을 다시 떴을 땐, 현실의 악몽은 더 잔인하게 자라나 있더라고요’라는 내레이션에 이어, 최웅과 국연수의 이별 장면이 또다시 그려졌다.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라는 말의 의미가 어느 때보다 와 닿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는 너와 나의 현실이 같지 않아서, 사실 내 현실이 딱해서, 지금은 내 현실 하나 감당하기도 벅차서, 더 있다간 내 지독한 열등감을 너한테 들킬 것만 같아서’라는 전하지 못한 고백이 최웅, 국연의 이별을 더욱 슬프게 했다.
7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27일
시청률 : 3.7%
최웅, 국연수는 지난밤 기억으로 후회의 ‘이불킥’을 했다.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는 감정을 어느 정도 자각했지만, 아직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겁났다. 이에 두 사람은 도망을 택했다. 최웅의 데뷔 파티와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그의 집에 모인 김지웅(김성철 분), 이솔이(박진주 분), 구은호(안동구 분)는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갈 곳 없어 헤매던 두 사람은 10년 전 그때처럼 도서관에서 마주쳤다.
최웅은 도망만이 답이 아니란 생각에 국연수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최웅 부모님의 식당을 찾은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최웅은 “어제 질문에 대답 못 들었는데. 어떻게 지냈냐고, 그동안”이라며 지난밤의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았던 것처럼 답하는 국연수에게서 예전 모습을 떠올린 최웅은 “이제 국연수가 돌아온 게 실감 나네. 지겹다, 정말”이라고 차갑게 돌아섰다.
국연수는 최웅의 말에 상처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떠나버린 그가 걱정됐다. 다시 만나야겠다고 나선 그때, 국연수는 최웅과 엔제이(노정의 분)가 단둘이 놀이터에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어느 때보다 힘든 하루를 보낸 엔제이가 최웅을 찾아온 것.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국연수의 마음이 요동쳤다. 그리고 잠수타고 사라진 최웅, 국연수를 찾아다니던 김지웅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날 김지웅의 반대를 뚫고 합류한 이민경(이선희 분) 작가의 등장은 결정적 사건이었다. 무시 못 할 연륜과 내공을 지닌 그는 출연자 최웅, 국연수는 물론이고 김지웅의 마음까지 훤히 꿰뚫고 있었다. 최웅과 국연수의 묘한 분위기를 포착한 이민경 작가는 “김피디가 그걸 놓쳤을 리는 없는데?”라며, 억지로 만들기 싫다는 김지웅에게 “오히려 카메라가 의도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놓치려는 느낌”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그렇게 이민경 작가의 제안대로 ‘낯선 환경’과 ‘제한적인 공간’에서 두 사람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깜짝 여행을 떠나게 된 최웅, 국연수, 김지웅을 비롯한 친구들. 흔들리는 청춘들이 함께한 2박 3일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낯선 공간에서 익숙한 감정을 마주하게 될 이들의 변화를 기대케 했다.
8회
방송 날짜 : 2021년 12월 28일
시청률 : 4.3%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 분)는 예기치 못한 여행을 떠나게 됐다. 낯선 장소에서 익숙한 감정들이 자꾸만 삐져나와 혼란스러운 두 사람. 그런 가운데 갑작스럽게 내리는 빗속을 뚫고 나타난 최웅이 국연수에게 입을 맞추며 두 번째 로맨스에 불을 지폈다.
김지웅(김성철 분)에게 반강제로 끌려온 여행에서 최웅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국연수와의 추억들이 선명하게 떠올라 괴로웠다. 아무리 도망쳐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온 두 사람은 불편한 마음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국연수가 “지겹다며, 내가 그렇게 지겨운데 같이 있을 수 있겠어?”라고 물었지만, 최웅은 이제 별수 없다는 듯 체념한 표정으로 그를 대했다.
어색한 분위기 속 인터뷰를 마친 두 사람은 각자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촬영하게 됐다. 이번에는 조연출 정채란(전혜원 분)이 최웅을, 김지웅이 국연수를 맡아 함께 숙소를 나섰다. 모처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국연수는 산책을 즐기고 낮잠을 청하며 여유를 만끽했다. 김지웅은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잠시나마 행복했다. 먼저 촬영을 마친 최웅은 늦은 시각까지 돌아오지 않는 국연수와 김지웅이 신경 쓰였다.
그날 저녁, 최웅 부모님에게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그들의 식당을 찾아온 엔제이(노정의 분)까지 모습을 비추며 최웅과 국연수를 비롯한 친구들의 식사 자리는 어수선해졌다. 잠자리에 들기 전 김지웅은 최웅에게 촬영 방향을 두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는 쪽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촬영할수록 헷갈리네. 네가 국연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에 대한 불편함인지…”라고 말끝을 흐리고 떠나며, 최웅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최웅과 국연수의 잠 못 이루는 밤은 깊어갔다. 다음 날 늦은 아침이 되어서야 잠에서 깬 국연수는 텅 빈 숙소를 둘러보다, 최웅이 잠자고 있는 방에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밤새 그린 그림과 찡그린 얼굴로 잠든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국연수. 바로 그때 잠들어 있던 최웅이 국연수 손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어 올리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한편, 국연수의 인터뷰 도중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국연수는 빗속에 발이 묶인 채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최웅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가 나타났다. “난 왜 또 국연수 앞에 서 있을까. 저주에 걸린 거지. 네가 그때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해”라며 알 수 없는 말들만 늘어놓는 최웅, 이에 “또 나야? 또 내 잘못이야?”라는 국연수를 향해 “또 너야, 지긋지긋하지만 또 너야”라며 또 한 번 쐐기를 박았다.
방송 말미 최웅은 비를 맞는 국연수에게 자신의 우산을 건넸다.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는 찰나 ‘정말 저주에라도 걸렸다거나, 아니면 이 말도 안 되는 여행에 홀렸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처음 국연수를 다시 만났던 순간부터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다거나’라는 내레이션에 이어, 국연수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는 최웅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설렘 온도를 제대로 높였다.
최웅과 국연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회의 후유증을 더욱 심하게 앓았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마치 데자뷔처럼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리던 두 사람. 김지웅의 말대로 단지 ‘지난 과거에 대한 불편함’ 정도일 뿐이라 믿었지만, 최웅은 ‘그런데 문제는 지난 과거 주제에 지나치게 선명하다는 거예요’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초여름 날씨처럼 변덕스럽게 요동치는 감정 속, 뜨거운 입맞춤으로 진심을 확인한 최웅과 국연수가 다시 그때처럼 사랑할 수 있을지 이들의 관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9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3일
시청률 : 3.6%
입맞춤의 후폭풍은 거셌다. 최웅은 그날 맞은 비 때문인지 감기몸살로 심하게 앓아누웠고, 국연수도 한동안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게다가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로 최웅에게 연락 한 통 없자 국연수는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전해 들은 이솔이(박진주 분)는 별일 아니라는 듯, 먼저 연락하라고 했지만 왠지 모르게 망설이는 국연수의 수상한 변화를 눈치챘다. “너, 설마 다시 만나고 싶은 거야? 진짜 최웅이 실수라고 할까 봐 그러고 있는 거야?”라는 질문에, 최웅과 재회 이후 감춰온 자신의 진심을 마주한 국연수의 눈물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웅 역시 그날의 일로 잠 못 이루고 있었다. 마침 국연수가 술에 취해 다짜고짜 최웅의 집을 찾아왔다. 그는 “네 마음대로 그딴 짓 저질러놓고,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가려고 했던 거야?”라며 ‘쿨’한 척 없던 일로 하면 그만이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국연수와 달리 최웅의 반응은 담담했다. 오히려 “사과할까? 실수였다고? 그걸 원해? 그러긴 싫은데”라는 냉정한 말들로 상처를 주고는 “연수야, 우리 친구 할까?”라는 뜻밖의 제안으로 그를 붙잡았다. 그 말에 헛웃음 치며 돌아서던 국연수는 “나, 자고 가도 돼? 친구니까 그래도 되지?”라며 예측 불가의 행보로 반격했다.
결국 국연수는 최웅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다음날도 ‘친구니까’라는 이유로 제집 행세하며 주객을 전도했다. 그리고 최웅의 작업실을 구경하던 국연수는 “계획이 뭐야?”라며 친구 하자는 그 말의 의미를 다시 물었다. 아무 계획도 없다는 최웅, 이에 “근데, 난 왜 네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라며 앞으로 듣고 싶은 말이 있으니 계획을 세우겠다는 국연수의 선전포고는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예고도 없이 찾아온 김지웅(김성철 분)까지, 세 친구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공기가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날 최웅과 국연수가 ‘친구 1일(?)’에 돌입한 가운데, 김지웅과 엔제이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김지웅이 조연출 정채란(전혜원 분)에게 자신의 짝사랑을 인정한 것. 그런가 하면 최웅과의 데이트를 앞두고 설렘을 만끽하던 엔제이가 ‘최웅 친구’로 다큐멘터리 인터뷰에 나선 모습도 에필로그에 담기며 청춘들의 로맨스 향방에 궁금증을 더했다.
10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4일
시청률 : 4.3%
이날 김지웅(김성철 분)의 등장에 국연수는 도망치듯 최웅의 집을 나섰다. 그리고 절친 이솔이(박진주 분)에게 최웅이 친구를 하자고 했고 무슨 생각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백’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솔이는 “자백이야, 고백이야? 지금 수사물 아니고 멜로야. 범인 잡는 거 아니고 짝사랑하는 거라고”라며 정곡을 찔렀다. 물론 국연수는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상대방 생각이 궁금한 것, 내 마음과 같길 바라는 것”이 짝사랑이라는 이솔이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최웅의 집 마당에서는 엔제이(노정의 분)의 인터뷰 촬영이 한창이었다. 때마침 국연수는 깜빡 두고 온 파우치를 핑계로 최웅의 집을 찾았지만, 엔제이의 인터뷰도 모자라 두 사람이 데이트에 나서는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엔제이와 식사를 하던 최웅은 몰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그들의 수군거림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애써 담담한 척하지만 “왜 사람들은 날 이해해 주지 못할까요?”라는 엔제이를 “이해받으려고 안 해도 돼요. 나만 날 이해하면 돼요”라고 위로했다.
국연수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두 사람이 신경 쓰였지만, 정작 최웅은 엔제이의 집 초대도 거절한 채로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욕실에서 발견한 파우치를 들고 국연수의 집을 찾았다. 그리고 국연수의 할머니 강자경(차미경 분)의 부름에 세상 어색하고 불편한 식사를 했다. 뭐가 그리도 못마땅한지 시종일관 쌀쌀맞던 할머니는 “너 울린 놈 뭐가 예쁘냐”라며 최웅과 이별 후 힘들어하던 손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말에 놀란 것도 잠시, 최웅은 “거 봐. 친구 해도 괜찮잖아, 우리”라며 돌아갔다.
드디어 국연수가 각성했다. 최웅과 국연수의 10년은 ‘친구’라는 관계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복잡했다. ‘그러니까 전, 단 한 번도 최웅을 잊은 적이 없었나 봐요’라는 그의 내레이션이 바로 이를 대변하고 있었다. 뒤늦게 자신의 진심을 깨달은 그가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이기적이었어”라며 할머니의 품에 안겨 흘린 후회와 미련의 눈물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여기에 최웅이 김지웅의 생일을 맞아 방송국 편집실을 찾은 가운데, 촬영본에서 김지웅의 시선으로 담긴 국연수의 모습을 확인한 그의 굳은 표정도 심상치 않았다. 이제껏 국연수만 바라보느라 놓치고 있던 절친 김지웅의 짝사랑 시그널을 감지한 것. 솔직한 진심을 마주할수록 더욱 엇갈리는 청춘들의 감정과 관계의 변화에 시청자들의 과몰입도 고조되고 있다.
11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10일
시청률 : 4.2%
이날 최웅과 엔제이(노정의 분)의 스캔들로 세간이 떠들썩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누구보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하루를 보낸 건 국연수였다. 최웅의 전 연인이라는 이유로 사실 여부를 묻는 연락을 받는가 하면,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의 소식은 온종일 곳곳을 끊이지 않고 따라다녔다. 애써 쿨한 척했지만 질투가 났다. 최웅이 밉고 야속해도 짝사랑은 계속됐다. 국연수는 퇴근길 거리 좌판에서 파는 대추를 보자마자 불면증을 겪는 최웅부터 떠올리며, 두 손 가득 대추를 사 들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집주인 대신 매니저 구은호(안동구 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국연수는 홀로 남아 최웅을 기다렸다. 이윽고 초인종이 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연 국연수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엔제이와 마주했다. 그에게도 국연수의 등장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그러나 당황한 기색도 잠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최웅과의 관계를 확인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집으로 돌아온 최웅은 흩어진 대추 몇 알의 수상한 흔적과 함께, 엔제이가 스캔들 축하 기념으로 선물한 와인과 카드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때 또 한 사람이 최웅의 집을 찾아왔다. 술에 취한 김지웅(김성철 분)이었다.
회식 자리에서 다시 한번 국연수를 향한 마음을 각성한 김지웅은 심란했다. 앞서 방송국 편집실에서 그의 영상을 확인한 최웅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으리라 확신한 김지웅은 “누가 그러더라. 내 카메라엔 그렇게 감정이 담겨있다고. 숨긴다고 숨겨도 그게 그렇게 티가 난다는데. 네 생각도 그래?”라고 물었다. 하지만 최웅은 모르는 척 외면하고 돌아섰고, 이후 다큐멘터리 마지막 촬영날도 연락이 두절된 채 나타나지 않았다. 김지웅은 자신이 쫓아버린 건가 싶은 마음에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꼈다.
이번에도 가장 먼저 최웅을 찾은 건 국연수였다. 어쩌다 보니 카메라도 없이 둘만의 술자리를 갖게 된 최웅과 국연수. 최웅은 어색한 적막 속 말없이 술잔만 기울였고, 국연수는 “네가 친구 하자고 했던 말,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난 안 되겠더라고. 친구 하기 싫다는 말이 아니라…”라고 용기 내어 말했다. 그런데 입을 꾹 다문 채 있던 최웅에게서 돌아온 말은 뜻밖이었다. “보고 싶었다, 국연수. 보고 싶었어, 항상. 보고 싶었어”라며, “나 좀 계속 사랑해줘. 놓지 말고 계속 사랑해. 부탁이야”라는 가슴 절절한 눈물의 고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적셨다.
마침내 최웅과 국연수가 서로의 진심을 확인, 길고도 지난했던 시간을 끝내고 두 번째 로맨스에 돌입했다. 이별로 인한 상처와 아픔, 재회 이후 원망과 미련 등 감정의 잔해들은 “보고 싶었다”라는 한마디로 모두 사라졌다. 다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던 최웅의 변화가 이들 관계를 역전시킨 것이었다. 그런 가운데 최웅은 국연수에게 어린 시절 친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이날 에필로그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최웅, 그리고 그에게 위로의 입맞춤을 하는 국연수의 모습이 그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지막까지 ‘맴찢’과 ‘설렘’을 오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12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11일
시청률 : 5.2%
드디어 최웅과 국연수의 두 번째 연애가 시작됐다. 헤어진 연인에서 친구로, 그리고 다시 연인으로 관계를 급진전한 두 사람은 5년 만에 느끼는 익숙한 듯 낯선 감정에 두근거렸다. 다시 찾아온 사랑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최웅은 불면증에 밤을 지새우고 국연수의 출근길을 마중 나오는가 하면, 국연수는 언제 어디서나 최웅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렸다. 한편, 국연수는 주말 데이트 신청에 최웅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왠지 모르게 눈치 보였다. 하지만 최웅은 예고도 없이 나타나 “주말은 멀어”라고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그를 향한 국연수의 눈빛 위로 더해진 ‘잊고 있었어요. 내가 사랑한 건 변하든, 변하지 않든, 최웅. 그 유일함을 사랑했다는 걸’이라는 내레이션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최웅은 국연수와 행복을 만끽하면서도 김지웅(김성철 분)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 그의 진심을 알고도 모른 척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 듯, 여러 차례 연락이 닿지 않자 집까지 찾아갔다. 김지웅은 며칠 사이 수척해져 있었다. 그의 말대로 밤샘의 피로가 쌓인 탓인지, 아니면 짝사랑의 열병에 가슴앓이한 탓인지 알 수는 없었다. 최웅은 “너 왜 아파?”라고 무심하게 대하면서도 아픈 몸으로 혼자 있을 그의 곁을 지켰다. 무엇보다 국연수와 재회한 사실을 숨길 수는 없었다. 어렵게 말문을 여는 최웅의 모습에서 이미 모두 짐작은 했지만, “나 국연수 다시 만나”라는 한 마디에 김지웅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나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때도 지금도 난 해줄 말이 없는데. 축하라도 해줘야 되나?”라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이제 김지웅은 조금씩 내비치던 마음을 다시 봉인하기로 했다. 그런 가운데 그는 방송국 로비에서 엔제이(노정의 분)와 우연히 마주쳤다. 최웅의 안부를 묻던 도중, 엔제이는 김지웅의 불편한 기색을 눈치채고 그와 갑작스러운 술자리를 마련했다. 뜻밖의 짝사랑 연합(?)을 결성한 엔제이는 최웅, 국연수의 재회 소식에 술로 마음을 달랬다. 짝사랑을 예찬하다가도 사실 거지 같고 비참하다며 그라데이션 분노를 표출하던 엔제이. “더럽고 치사해서 관둔다, 내가”라고 술김에 뱉어놓고 ‘취소’라고 다시 그 말을 주워 담는 그에게, 김지웅은 “괜찮아져요. 혼자 좋아하는 거, 처음엔 힘들다, 그다음엔 더 힘들다, 그다음엔 죽을 만큼 힘들다, 나중엔 그마저도 괜찮아져요. 힘들게 좋아하는 거, 그거에 익숙해져서 아파도 아픈 것 같지 않고 괴로워도 괴로운 것 같지 않거든요”라며 좀처럼 그만둘 수 없는 짝사랑의 이치를 깨닫게 했다.
이날 최웅와 국연수의 쌍방 직진 로맨스, 김지웅과 엔제이의 논스톱 짝사랑이 대비를 이루며 청춘들의 현실 연애담에 깊숙이 빠져들게 했다. ‘달달’한 설렘부터 ‘맴찢’ 공감까지 오가는 네 남녀의 이야기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무엇보다 한참을 돌고 돌아온 최웅, 국연수의 재회 로맨스에 열렬한 관심이 쏟아졌다. 길고 지난한 시간 끝에 마주한 두 사람은 10년 전보다도 더 뜨겁고 애틋하게 사랑했다. 특히 방송 말미 최웅이 국연수를 갤러리로 데려가 상상에 빠진 모습에 이어, ‘가늘게 긋는 선 하나에, 움직이는 초침 한 칸에, 그 모든 해에, 그 모든 순간에, 국연수가 없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내 모든 시간을 국연수를 사랑하는 데에 쓸 거예요’라는 그의 나직한 내레이션이 시청자들의 가슴에 따뜻하게 스며들었다.
13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17일
시청률 : 4%
최웅(최우식 분), 국연수(김다미 분)의 ‘동상이몽’ 두 번째 로맨스가 그려졌다. 이별 후 연애를 대하는 최웅과 국연수의 자세는 달랐다. 최웅에게 연애란 영원히 살고 싶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반면, 국연수는 ‘불행은 행복의 얼굴로 다가온다’라는 사실을 되뇌며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방심하지 않고 철저히 대비했다. 회사 팀원 지예인(윤상정 분)에게 족집게 과외(?)를 받고 데이트에 나선 그는 스타일 변신부터 칭찬과 리액션까지 눈물겨운 노력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국연수의 달라진 모습에 최웅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가로등 아래 최웅을 세워두고 어설프게 입맞춤을 시도하며 ‘억지’ 로맨틱 무드를 조성하는 국연수. 이에 데이트 내내 지켜보던 최웅이 어이없는 듯 뭐 하는 거냐고 묻자, 국연수는 시무룩한 얼굴로 “자주 싸우고 헤어지는 커플일수록 다시 헤어질 확률이 더 높대. 서로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서 이젠 기대치도 없대”라며 ‘글로 배운’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최웅은 “새로워. 늘 새로워. 난 널 예측한 적 한 번도 없어. 나는 네가 그냥 좋아. 매번 새로운 잔소리를 만드는 네가 좋다고”라고 변함없는 사랑을 고백하며 그를 안심시켰다.
최웅과 국연수가 더 단단해진 사랑을 확인해가는 사이, 김지웅(김성철 분)은 자신의 방식대로 짝사랑의 실연을 이겨내고 있었다. 하지만 국연수가 이를 알 턱 없었다. 다큐멘터리 영상 확인을 위해 연락해도 닿지 않자, 그는 직접 김지웅을 찾아왔다. 김지웅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마주한 국연수의 모습에 다시 마음이 일렁였다. 영상 속 최웅의 모습에 미소짓는 국연수를 씁쓸하게 지켜보다, 셋이 함께 보자는 말에 “시간이 좀 필요해”라며 그를 돌려보내 놓고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한편, 방송 말미 최웅은 국연수가 없는 집에 다녀갔다. 할머니 강자경(차미경 분)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는 말에 걱정이 된 국연수는 최웅의 집으로 향했다. 그가 거실 테이블에서 프랑스 건축학교 입학 안내서를 발견했지만, 최웅은 별 관심 없다는 듯 둘러댔다.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도중, 대학 졸업장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국연수는 그가 유학의 기회를 포기했던 대학 시절을 생각했다. 이어, 최웅은 뜻밖의 질문으로 국연수를 당혹게 했다. “그때, 우리가 헤어졌던 이유가 뭐야?”라는 한 마디에 두 사람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날 다시 시작하는 연인들이 겪을법한 현실적인 고민들은 깊은 공감을 선사했다. 과거의 연애는 익숙한 경험을 남기기도 하지만, 아픈 기억과 상처를 떠올리게 했다. 최웅은 행복한 시간들 사이로 이따금 이별의 순간이 뇌리를 스쳤고, 국연수는 또다시 같은 이유로 헤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웅은 국연수를 향한 절대적인 사랑과 믿음을 맹세하며 설렘 너머의 감동을 안겼다.
여기에 같은 상황 다른 태도로 최웅과 국연수를 대하는 김지웅, 엔제이(노정의 분)의 모습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조연출 정채란(전혜원 분)이 13회의 부제이자 동명 영화인 ‘Love Actually(러브 액츄얼리)’를 언급하며 “선배의 결말은 뭐예요?”라고 묻자 “글쎄, 난 영화 아니고 다큐라”고 답하는 김지웅의 모습이 에필로그를 통해 공개돼 궁금증을 더했다.
14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18일
시청률 : 4.1%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최웅과 헤어진 순간까지,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국연수의 슬프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시작됐다. 불운한 가정사와 지독한 가난 속에 살아온 그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상처 주고, 열등감을 이별로 포장하는 것’ 말고는 무엇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걸려온 최웅의 전화에도 차마 이별의 이유를 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최웅은 그때도, 지금도, 헤어진 이유를 몰랐다. 5년 만에 또다시 “우리가 헤어졌던 이유가 뭐야?”라고 묻는 그를 바라보는 국연수의 눈빛은 미묘하게 흔들렸다. ‘과거라는 게 그래요.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꼼짝없이 다시 저를 그날에 가둬 세우거든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해 버리도록’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지난 이야기 꺼내서 뭐해. 그런 건 기억하지 말자, 우리. 지금 다시 만났다는 게 중요하잖아”라고 아무 일 없는 듯 둘러대는 국연수의 반응에 최웅도 더는 묻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온 국연수는 할머니 옆에 누워 최웅에 대해 이야기했다. 할머니 강자경(차미경 분)은 그와 헤어진 이유가 갑자기 기울어진 집안 형편 때문이냐고 물었다. 국연수는 아니라 했지만, 강자경은 최웅과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손녀에 대한 마음을 다시 확인하며 “우리 연수 옆에 계속 있어 줘. 오래오래 아주 오래 계속 있어 달라는 거야”라고 거듭 당부한 강자경. 그는 집안이 풍비박산 났을 때도 뭐든 혼자 끌어안고 살았던 손녀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에 최웅은 “혹시 집에 무슨 일이 있었어요?”라고 물으며, 국연수가 말 못 한 무언가 있음을 짐작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최웅, 국연수는 또다시 꿈과 현실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최웅은 국연수와의 이별로 잠시 미뤄두었던 유학을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국연수는 현실에 발목 잡혔다.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 갔고, 그가 요양병원을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웅은 국연수에게 여전히 잠깐 현실을 눈감게 해준 유일한 사람이었고, 다시 그 눈을 뜬 국연수는 공허한 슬픔이 밀려왔다. “나, 다시는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라며 눈물이 그렁 맺힌 눈으로, 할머니를 바라보는 국연수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15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24일
시청률 : 4.2%
두 번째 연애는 과거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다가도, 이전에는 몰랐던 서로에 대해서 더욱 깊숙하고 솔직하게 들여다보게 만들기도 했다. 귀갓길을 마중 나오는 것,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질색하던 국연수의 말들이 모두 진심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최웅은 그를 위한 선물을 골랐다. 괜한 잔소리를 들을까 이런저런 핑계로 목걸이를 건넨 그는 “예쁘다”라며 웃는 국연수의 모습에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온종일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은 채 홈데이트를 즐겼다. 마치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평화롭고 포근한 분위기 속, 국연수는 “난 이렇게 행복할 때면 꼭 불안해지더라. 내가 또 망쳐버릴까 봐”라며 왠지 모를 조바심을 느꼈다.
최웅은 본업인 ‘고오’ 작가로 돌아가 3일의 야간 전시회를 열었다. 정신없는 일정을 보내고 국연수가 오기로 한 마지막 날, 그보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엔제이(노정의 분)였다. 짝사랑을 끝낸 그는 최웅에게 진짜 친구가 되자고 손 내밀었다. 그동안에도 국연수는 소식이 없었다. 바로 그때 초대하지 않은 관객 누아(곽동연 분) 작가가 찾아왔다. 표절 의혹 제기에도 무관심한 최웅을 향해 “넌 뭐가 그렇게 잘났냐?”라며 자신이 대학 시절에도 그의 그림을 훔친 사실을 시인했다. 그리고는 “불쌍하더라, 네 인생이. 그렇게 살면 뭐가 남냐, 네 인생엔?”라며 “네 그림도 보다 보니까 지루하다. 텅 비어있잖아”라는 뼈아픈 충고를 하고 돌아섰다.
한편, 퇴근 후 최웅에게 향하던 국연수는 할머니 강자경(차미경 분)의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갑작스럽게 쓰러진 할머니 옆을 지키며 언젠가 그마저 떠나고 자신 혼자 남게 될 훗날을 떠올렸다. 그런 손녀에게 “나는 너만 있으면 돼. 나는 늙어갈 일만 남았으니까 너 하나만 있으면 돼. 그런데 너는 할머니처럼 살지 말아. 옆에 사람도 두고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그렇게 재미나게 살아, 인생을”이라며 “나 때문에 살지 마, 연수야”라고 당부하는 강자영을 바라보며 국연수는 하염없이 눈물 흘렸다.
김지웅(김성철 분)과 만남 후 돌아온 최웅은 자신을 기다리는 국연수를 발견했다. 그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와 손길에 또다시 국연수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또 다 망쳐버린 줄 알고… 또 나 때문에 망쳐버린 줄 알고…”라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국연수. 이에 최웅은 “내가 말했지? 그럴 일 없다고. 넌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연수야”라며 힘들다는 그를 아무런 말도 없이 안아줬다. 하지만 고오 작가에 대해 ‘감정을 나열한 그의 그림은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어린아이의 낙서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유명 평론가가 혹평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작 누구보다 위로가 필요한 건 최웅 자신이었지만, 국연수를 향한 그의 따뜻한 미소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최웅과 국연수의 행복에 균열을 일으키는 불행의 조각들이 곳곳에 감지됐다. 성공한 건물 일러스트레이터 ‘고오’ 작가 최웅의 추락부터 국연수의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 강자경의 건강 악화까지, 오직 사랑만으로 넘어설 수 없는 현실의 장애물 앞에 위기를 맞은 두 사람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됐다. 방송 말미 에필로그에서는 최웅이 국연수와 이별로 포기했지만, 재회 이후 다시 고민 중이던 ‘유학’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너랑 같이 가고 싶어”라는 한 마디에 흔들리는 국연수의 눈빛은 그 선택에 궁금증을 더했다.
16회
방송 날짜 : 2022년 1월 25일
시청률 : 5.3%
이날 최웅, 국연수는 서로의 선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함께 유학을 가고 싶다는 최웅에게 국연수는 처음으로 좋아진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웅 역시 그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새로운 삶을 살리라 결심한 중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연애로 더욱 단단해진 두 사람. 최웅의 흔들리는 모습에 국연수는 괜찮으니 다녀오라 했고, 그는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며 돌아올 날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동안 김지웅(김성철 분)은 어머니 정경희(박미현 분)를 원망하면서도 그의 마지막 소원대로 함께 다큐멘터리 촬영을 시작했고, 엔제이(노정의 분)는 데뷔 10주년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최정상 아이돌이 아닌 평범한 청춘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했다. 최웅은 국연수와 아쉬울 것 없을 만큼 매일 하루를 최고의 시간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 가끔은 불안하고 위태롭지만 나름대로 순탄한 날들로 가득 채운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해’를 지나 많은 것들이 변했다. 드디어 최웅은 국연수에게 “사랑해”라고 고백했고, 절대 사람은 그리지 않았던 그가 처음 만났던 열아홉 국연수의 모습을 그리며 청혼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잊지 못하는 그 해가 있다고 해요. 그 기억으로 모든 해를 살아갈 만큼 오래도록 소중한. 그리고 우리에게 그 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라는 최웅의 내레이션이 두 사람의 행복한 앞날을 기대케 했다. 최종회 에필로그에는 부부가 된 두 사람이 또다시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이 그려지며 훈훈한 감동을 더했다.
‘그 해 우리는’은 유쾌하게 웃기고 애틋하게 설레는 청춘들의 현실 연애담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풋풋했던 학창 시절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하다가도, 누구나 한 번쯤 웃고 울었을 지난 연애의 기억을 떠올리며 ‘과몰입’을 유발했다. 이에 회를 거듭할수록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호평과 입소문을 타고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화제성 차트에서도 그 인기를 입증했다. 스마트미디어렙(SMR) 클립 조회 수(1월 9일부터 1월 24일까지)에서 현재 방영 중인 미니시리즈 재생 건수 전체 1위를 기록, TV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드라마 화제성과 출연자 화제성을 비롯한 검색 반응 등에서도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밝힌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조사 결과) 부문에서는 전체 3위에 등극하며 남다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 OST 최초로 빌보드 ‘핫100’에 진입한 방탄소년단 뷔의 ‘Christmas Tree’를 필두로 이승윤의 ‘언덕나무’, 샘김의 ‘여름비’ 등의 OST 또한 리스너들의 사랑 속에 국내 음원차트 순위권에 자리매김 중이다.
5년 전 이별과는 또 다른 결말을 맞은 최웅, 국연수의 역주행 로맨스뿐만 아니라 김지웅과 엔제이까지 상처와 아픔을 딛고 성장한 청춘들의 이야기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최웅이 어린 시절 친부로부터 버림받은 기억에서 벗어나는 방법, 국연수가 어쩔 수 없는 삶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김지웅이 부정했던 어머니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엔제이는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은 평범한 일상을 찾아가는 모습이 공감 어린 응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최우식, 김다미를 비롯한 배우들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3년 만의 재회이자 데뷔 이후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함께한 두 배우는 기대 이상의 케미스트리로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최우식은 유쾌와 진지를 오가는 변화무쌍한 얼굴로 현실적이라 더 설레는 최웅을 그려냈고, 김다미는 전작의 강렬한 이미지를 지운 국연수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했다. 짝사랑의 절절한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한 김지웅 역의 김성철, 당차고 솔직한 매력으로 사랑스러움을 배가한 엔제이 역의 노정의의 존재감도 압권이었다. 박진주, 조복래, 안동구, 전혜원, 박원상, 서정연, 차미경 등 빈틈없는 열연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린 배우들에게도 찬사가 쏟아졌다.
여기에 진가를 발휘한 신예 김윤진 감독, 이나은 작가도 빼놓을 수 없다.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터치로 청춘 로코의 진수를 선보인 감독과 작가의 시너지는 막강했다. 웃음, 설렘, 공감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감각적인 대사가 가득한 대본을 토대로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출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가장 추운 계절에 이토록 청량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보여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라는 김윤진 감독의 말처럼, ‘그해 우리’의 꽁꽁 얼어붙은 연애 세포를 따뜻하게 녹이며 숱한 이들의 인생 청춘 로코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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