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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 현실적이라 찝찝한 뒷맛, 그래도 개운한 위로

Drama/2022

by 꿈꾸는 잡다구리 2022. 6. 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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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 현실적이라 찝찝한 뒷맛, 그래도 개운한 위로

장르 : 드라마, 휴먼, 가족, 로맨스, 오피스, 코미디

시청등급 : 15세 이상

편성 : JTBC 2022.04.09. ~ 2022.05.29. (16부작)

제작사 : 스튜디오피닉스, 초록뱀미디어, JTBC 스튜디오

제작 : 

연출 : 김석윤

PD

극본 : 박해영

출연 :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엘, 천호진, 이기우, 전혜진

 

- 인물관계도

 

- 총평

방영 내내 너무 많은 해석과 찬사. 그리고 분석들이 난무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쓴 작가가 작정하고 쓴 드라마다. 나의 아저씨를 인생 드라마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나의 아저씨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 대략적인 클립 영상을 보기만 했을 뿐이다. 근데 나의 아저씨보다 이 드라마 더 정적인 느낌이다. 일단 대사가 없을 때는 너무 없다. 드세고 말 많은 기정과 창희, 하루에 10마디 말이나 하려나 싶은 미정. 묵묵히 일하는 아버지 제호와 늘 불평을 달고 사는 엄마 혜숙. 도통 뭘 하다 왔는지 모르겠지만 맨날 술 마시는 구씨까지. 서울까지 가려면 한참 가야하는 경기도 어느 산포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정은 늘 사랑을 할 거라고 외치지만 정작 사랑이 오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인물이다. 남 눈치 안 보고 이야기를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인물. 그런 기정이 태훈을 만났다. 이혼남에 싱글대디. 거기에 미정의 직장 동료이기까지 하다. 활발한 자신과 달리 과묵한 태훈. 근데 은근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 이미 한차례 이혼을 겪은 태훈은 결혼도 기정이 임신을 하는 것도 두려워한다. 아이가 커서 짊어져야 할 무게가 먼저 보여 아이가 싫다는 태훈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결말은 여전히 충돌하고 이해하고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창희는 물욕에 빠져 있는 인물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고도 치고 좋은 차 좋은 집이 있다면 자신의 삶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여자를 만나도 자격지심 때문에 못되게 굴고 결국 이별을 유도한다. 회사에서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직원에게도 어차피 그 끝을 알기에 벽을 친다. 그런 창희가 구씨의 고급 차량을 타게 되면서 마음의 변화를 느낀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현아의 전 남친 혁수의 죽음이 그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미정은 삶 자체가 피곤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인간관계는 피로다. 혼자 있고 싶어도 주변에서 가만두지 않는다. 늘 묻고 떠들고 왁자지껄한다.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카페를 가기라도 하면 무슨 일이 있냐고 묻거나 혹은 사교성이 없다고 뒷담화 하길 일수다. 그런 미정은 회사에서 사내 동호회를 들라는 이야기에 지쳐 박상민, 태훈과 함께 해방클럽을 만든다. 박상민이 내성적인 사람은 그냥 내성적이게 내버려 두면 안 되냐고 화를 내는 것도 이해가 된다. 행복지원센터 팀장 소향기가 해방클럽에 참여하면서 그들의 고충이 안타깝게 한다. 자신의 성향과 상관없이 직무 때문에 자신을 바꿔야 했던 향기는 행복하지 않아도 사람 앞에만 서면 미소를 짓게 된다고 고충을 털어 놓는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사내 이슈로 인해 퇴사를 한 미정은 잘 하는 일보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다. 디자인 능력이 출중하지만 사람과의 협업이 힘든 미정은 사람과의 협업이 최소화하는 일에서 만족감을 찾는다. 

 

구씨는 들개다. 논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들개와 비슷하다. 한량처럼 지내다 누군가 위협을 하면 이를 드러내거나 도망을 치는 존재. 그런 구씨가 과거의 일에 다시 얽히면서 다시 예전의 삶으로 복귀하게 된다. 차를 타고 가는 그날 논에 있는 들개들이 모두 잡혀 철창에 갇힌다. 과거로 돌아갔지만 맨날 술을 마시며 괴로워 하는 구씨. 마지막 장면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될만큼 미스터리한 존재이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기도 하다. 

 

이 드라마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소위 작품 속 클리셰를 비튼다는 거다. 드라마가 벤츠를 타고 가는 꼴불견 가족의 코를 눌러 주려고 제호는 무리해서 트럭을 몰아 앞지르려 한다. 보통의 드라마 같으면 벤츠를 이기는 트럭의 모습을 보여줘 통쾌함을 줄 법도 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트럭을 논두렁에 꽂아 버린다. 너무나 현실적이라 오히려 허탈한 웃음이 나는 장면이다. 반대로 예상과 반대되는 장면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모자가 날아가자 도랑을 돌아가야 줏을 수 있는 상황에 구씨가 마치 멀리뛰기 선수처럼 도랑을 뛰어 넘는다. 그 장면은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이 됐다. 너무 현실적인 내용의 드라마라 구씨가 도랑에 빠질 것을 예상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그래서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드라마기도 하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동화의 엔딩. 현실은 공주들이 왕자와 결혼하고 싸우기도 하고 애를 낳아 육아에 지치기도 하고 마냥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현실을 외면하는 결말을 내버린다. 드라마나 영화도 그런 결말들이 많다. 이것저것 재보면 과연 행복할까라고 생각이 들지만 최대한 아름답게 포장을 해 버린다. 현실을 외면하면 이야기의 뒷맛은 깔끔하다. 하지만 '나의 해방일지'는 너무 현실적이게 끝이 난다. 그들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각자 자신을 얽매고 있는 것에서 해방이 된 건지 심지어 뭐에 얽매어 있는지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은 채 끝이 난다. 그러니 뒷맛이 찝찝할 수 밖에. 그럼에도 현실적이기에 어딘가에 진짜 삼남매가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도 알 수 없는 위로는 주는 드라마다. 찝찝한데 개운한 묘한 드라마. 그게 나의 해방일지다.

 

1

방송 날짜 : 2022 4월 9일

시청률 :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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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작 메이커로 통하는 김석윤 감독과 박해영 작가의 재회는 기대만큼이나 빛났다.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는 공감을 안겼고, 정감 넘치는 풍경과 곱씹을수록 마음이 가는 대사가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촌스럽지만 사랑스러운 삼 남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이들의 인생에도 반짝이는 해방의 순간이 찾아올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1회 시청률은 수도권 3.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서울에서도 한참 떨어진 산포마을, 그곳에는 의좋은(?) 염씨 삼 남매가 살고 있었다. 평범하디 평범한 이들에게는 저마다 인생의 고민거리가 있다. 조용한 막내 염미정(김지원 분) 모든 인간관계 어려웠다. 남들은 서너 개씩 드는 사내 동호회도,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자리도 염미정은 불편하기만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염미정은 언제나 주변인이었다.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되는 일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지리한 날들은 계속됐고, 염미정은 하루하루를 견디듯 살아가고 있었다. 버텨내야만 하는 인생은 갑갑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은 무채색이었다.

 

둘째 염창희(이민기 분)는 애인과 이별했다. 이별의 순간 애인으로부터 날아온 넌 견딜 수 없이 촌스러워! 끔찍하게 촌스러워라는 말은 염창희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찬물 샤워를 해봐도, 죽어라 밭일을 해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다. 서울에 살지 못한다면, 차라도 있어야 했다. 하지만 차 얘기만 나와도 불같이 화내는 아버지가 허락할 리 없었다. 그야말로 노답이었다.

 

첫째 염기정(이엘 분)은 사랑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랜만의 소개팅은 이었다. 평일도 아닌 주말에 그 먼 서울까지 행차했는데, 소개팅 상대가 싱글 대디였던 것. 분노한 염기정은 친구를 만나 거침없이 속엣말을 털어놨다. 그런데 하필, 옆 테이블에 누가 봐도 싱글 대디인 한 남자가 생일을 맞은 딸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거기다 그 남자, 조태훈(이기우 분)은 알고 보니 막냇동생의 회사 동료였다. 완벽하게 민망한 상황이었다.

 

삼 남매의 일상에는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기분 전환을 위해 돈 들여 한 머리마저 망하자, 염기정은 속이 터질 것 같았다. 그는 동생들과 동네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무나 사랑할 거야라며 변화를 다짐했다. 그리고 정말 아무나 만나겠다는 언니의 말을 듣던 염미정의 눈에 구씨(손석구 분)가 들어왔다.

 

사실 염미정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이 있었다.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독촉 연락을 받고 있었던 것. 그러나 정작 그 돈을 빌려간 이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식구들 몰래 독촉장을 숨겨야 했던 염미정은 옆집 사는 남자 구씨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불쑥 구씨를 찾아간 염미정은 우편물을 대신 받아달라고 했다. 이름도 모르고, 말 한 번 제대로 나눠본 적 없지만, 매일 같이 밥을 먹어야 했던 불편한 남자가 지금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사람에게 먼저 다가간 적 없던 염미정의 눈에 구씨가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한 염미정의 선택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람들과 관계 맺지 않고, 말없이 일만 하는 구씨는 사람들 틈에 섞이지 못하는 염미정과 미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는 앞으로도 주목해 봐야 할 포인트다. 좁디좁은 동네인 산포에 온 정체 모를 외지인 구씨의 숨겨진 사연 또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김석윤 감독, 박해영 작가 호흡은 역시 달랐다.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도 따뜻함을 담아내고, 잔잔한 흐름 속에도 요동치는 감정의 물결을 그려냈다. 여기에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엘이 완성한 현실적인 캐릭터들은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제대로 일으켰다. 인물들 고민이 현실감 있게 와닿은 데는 인물 내면의 이야기에 집중한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 시청자는 이들을 따라가며 언젠가 한 번쯤 느껴봤던 감정들을 떠올리고, 공감했다. 여기에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담아낸 박해영 표 공감 대사 역시 진가를 발휘했다. 인물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마냥 따스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야기 속에서도 힐링을 느끼게 했다.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행복하지 않은 삶, 이상하게 어긋나는 것 같은 인생의 한복판에서 변화를 예고한 이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다.

2

방송 날짜 : 2022년 4월 10일

시청률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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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씨는 염미정의 부탁으로 대출금 상환 독촉장을 대신 받으면서 얼떨결에 비밀을 공유하게 됐다. 염미정이 돈을 빌린 이유는 전남친 때문이었다. 그러나 전남친은 돈을 갚기는커녕 잠수상태였다. 심지어 타국의 전여친에게 갔다는 소문은 염미정을 더욱 힘들게 했다. 염미정의 마음은 하루하루 무거워졌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 수 없는 날들이었다. ‘해결은 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염미정은 자기 자신이 보잘것 없이 느껴졌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일 역시 여전히 어려웠다. 염미정에게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었다. 사내 동호회를 들길 권유하는 회사도, 사람들 사이에서 묘하게 주변을 뱅뱅 도는 것 같은 현실도 버거웠다. 염미정은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뚜렷한 이유가 있다고 하기엔 멀쩡해 보이고, 이유가 없다고 하기엔 무언가 잘못된 삶이었다.

 

하루를 견디듯 살아가는 건 염미정 만이 아니었다. 365일 취해 사는 구씨 역시 위태로워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구씨는 일이 없기만 하면 온종일 술을 마셨다. 술에 취해 다친 것도 모르고 피범벅이 된 채 깨어나기도 했다. 염미정은 그런 구씨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염미정은 또 한 번 구씨를 찾아갔다. 참아왔던 무언가가 터지고 만 염미정은 그에게 말을 쏟아냈다. 반쯤 취해 있던 구씨가 고개를 든 건 날 추앙해요라는 염미정의 말 때문이었다. 염미정은 구씨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가득 채워지게. 겨울이 오면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앉아서 보고 있을 것도 없어요. 낮부터 마시면서 쓰레기 같은 기분 견디는 거 지옥 같을 거예요. 당신은 어떤 일이든 해야 해요.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 돼. 추앙해요라고. 복받쳐 오른 듯 눈물 고인 눈이었지만, 어딘가 단단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저 남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에 찾아온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한편, 둘째 염창희(이민기 분)와 첫째 염기정(이엘 분)도 지긋지긋한 날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염창희는 외근 중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전여친 이예린(전수진 분)을 마주쳤다. 복잡한 마음을 대변하듯 비까지 주룩주룩 내렸다. 편의점 영업관리직으로 8년째 길바닥을 전전하는 염창희였다. 승진만이 이 일상의 탈출구 같았다.

 

아무나 사랑하겠다고 했던 염기정은 여전히 그 아무나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안 사귄 여자가 없다고 소문난 남자조차 염기정을 건너뛰었다. 염기정은 친구를 만나 푸념을 늘어놓았다. “아무한테나 전화와서, 아무 말이나 하고 싶어. 존재하는 척 떠들어대는 말 말고, 쉬는 말이 하고 싶어. 대화인데, 말인데, 쉬는 것 같은 말. 사실 나 남자랑 말이 하고 싶어라는 그의 속마음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나의 해방일지는 단 2회 만에 숱한 명대사를 탄생시키며 뜨거운 반응을 몰고 왔다. 시청자들은 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함께 공감했다. 행복을 원하는, 평범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깃든 따뜻한 웃음은 힐링을 선물했다. 염기정이 쉬는 말이 하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나의 해방일지는 지친 일상에 쉼터 같은 순간을 안겼다.

 

무엇보다 변화를 시작한 인물들의 모습은 앞으로를 더욱더 기대케 했다. 사고처럼 일어난 염미정과 구씨의 만남은 두 사람의 관계를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갈 전망이다. 답 없는 인생에서 염미정이 찾은 극약처방은 정체 모를 남자 구씨, 그리고 추앙이었다. 사랑보다 더한 것이어야만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 염미정의 폭탄선언이었다. 마침내 터져버린 그의 감정이 어떤 흐름을 만들어 낼지, 생각지도 못했던 고백 이후, 구씨는 염미정을 어떻게 대하게 될지 기대심리를 자극한다.

3

방송 날짜 : 2022년 4월 16일

시청률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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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미정(김지원 분)과 구씨(손석구 분)의 거리가 한 발짝 가까워졌다. 염미정은 알 수 없는 갑갑함 속에서 해방되기 위해 변화를 시작했고, 불쑥 다가서는 염미정을 밀어내던 구씨 역시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를 높였다.

 

날 추앙해요라는 폭탄선언 이후, 염미정은 구씨가 더욱더 신경 쓰였다. 자신을 밀어내듯 던진 그의 대답 때문이었다. 구씨는 내가 뭐 하고 싶은 인간으로 보여?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사람하고는이라며 단호히 답했다. 게다가 그는 전남친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는 염미정 상황을 눈치채고 있었다. 구씨는 뚫어야 될 문제를 뚫어. 엉뚱한 데로 튀지 말고라며 조언했고, 염미정은 오며가며 그를 마주치는 게 불편해졌다.

 

하지만 구씨도 염미정이 신경 쓰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늦은 밤 귀가하던 염미정의 뒤를 은근슬쩍 지켜주는가 하면, 염창희(이민기 분)에게 발견될 뻔한 염미정의 독촉장을 숨겨주기도 했다. 며칠 잠잠하던 염미정이 내가 추앙해줄까요? 그쪽도 채워진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필요하면 말해요라고 당돌하게 말을 걸어오자 구씨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염미정이 구씨에게 그런 말을 건넨 건, 폭탄선언이 있던 그 밤 구씨가 던지고 간 마지막 말 때문이었다. “너는 누구 채워준 적 있어?”라는 그의 물음이 염미정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았고,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던 염미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

 

염미정은 뚫고 나가기 위한 변화를 도모하고 있었다. 사내 동호회에 가입하는 문제로 또 한 번 행복지원센터에 불려 가게 된 염미정. 동호회를 들지 않은 또 다른 사람, 조태훈(이기우 분)과 박상민(박수영 분)도 함께였다. 더 이상 행복지원센터에 불려오지 않기 위해 가짜 동호회라도 만들려는 찰나, 염미정이 진짜로 동호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름 하여 해방클럽’. “전 해방이 하고 싶어요. 어디에 갇혔는지 모르겠는데, 꼭 갇힌 것 같아요. 뚫고 나갔으면 좋겠어요라는 염미정의 진솔한 말에 늘 심드렁하던 박상민 부장도 반색했다. 그렇게 유일무이한 동호회, 해방클럽이 탄생했다.

 

구씨에게 추앙이 필요하냐고 물었던 염미정은 점점 더 망설이지 않고 그에게 다가갔다. 염미정은 구씨에게 인사는 하고 지내요라며 그를 바라봤다. 꼭 대답을 듣고서야 돌아설 것 같은 단호한 태도였다. 마침내 구씨도 그런 염미정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마을버스 와, 뛰어라고 답한 뒤 돌아섰다. 염미정은 버스를 향해 달렸고, 구씨는 멀리서 염미정의 뒤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버스에 올라탄 염미정은 숨을 몰아쉬었다. 창에서 쏟아지는 바람을 맞자 염미정은 환한 얼굴이 됐다. 어딘가에서 풀려난 듯 숨통이 트이는 느낌, 분명 어제와는 다른 출근길이었다.

 

염미정과 구씨의 변화는 앞으로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증폭했다. 언제나 조용했던 염미정의 내면에선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터져 나왔다. 이제 염미정은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달라지기로 했다. 특히, 엔딩에서 보여준 염미정의 미소는 따뜻함을 선사했다.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듯한 얼굴을 하게 된 염미정. ‘해방클럽의 만남부터 구씨와의 관계까지, 새로운 페이지를 써 내려갈 염미정의 일상이 더욱더 궁금해진다. 구씨는 자신의 곁으로 불쑥불쑥 침입하는 염미정과 새로운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과연 그가 정말로 염미정을 추앙하게 될까. 가까워진 두 사람의 거리가 어떤 설렘을 선사할지도 기대를 모은다.

 

한편, 사랑 때문에 속 썩는 염창희와 염기정(이엘 분)의 에피소드 역시 공감을 안겼다. 친구의 결혼식에서 전여친을 다시 마주친 염창희는 이별 후폭풍에 시달렸다. 미련 때문이 아니라, 연애하는 동안 초라하게 느껴왔던 자신을 다시 마주했기 때문이다. 별 볼 일 없다는 듯 쳐다보던 애인의 눈빛은 염창희를 상처입혔다. “절대로 내가 별 볼 일 없는 거 그게 틀통나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 다른 이유를 찾아야만 했다는 그의 속마음부터 나도 알아. 걔가 쥘 수 있는 패 중에 내가 최고의 패는 아니라는 거. 더 좋은 패가 있겠다 싶겠지라는 자조는 쓰라렸다.

 

염기정은 또다시 소개팅에 실패했다. 그는 자존심까지 접어두고 사내에 소문난 연애 전문가 박진우(김우형 분) 이사에게 코칭까지 받았다. 박진우는 때가 되면 내 상대가 온다고 했지만, 염기정은 어쩐지 답이 없는 것 같았다. 사랑으로 해방을 꿈꾸는 염기정에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진다.

4

방송 날짜 : 2022년 4월 17일

시청률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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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미정(김지원 분)과 구씨(손석구 분)의 관계에 결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마침내 구씨가 염미정을 추앙하기로 한 것. 염미정을 위해 날아오른 구씨의 모습 위로,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울려 퍼지며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확실해? 봄이 오면 너도, 나도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거?”라는 구씨의 질문에 확실하다는 답을 내놓은 염미정. 특별한 관계로 거듭난 두 사람의 앞날에 관심이 쏠렸다.

 

해방을 꿈꾸기 시작한 염미정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태훈(이기우 분), 박상민(박수영 분)과 함께 사내 동호회에 해방클럽을 열어서 모임을 갖는가 하면, 구씨에게도 더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구씨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염미정은 어쩐지 구씨 앞에서 자꾸만 솔직해졌다. 애써 미소 짓지도 않고, 공허함을 감추지도 않았다.

 

염미정의 인생은 내내 무채색이었다. 천둥, 번개가 치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질 만큼 끝을 바라던 삶이었다. 불행하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다고 여기던 인생이었다. 염미정은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 사람보다 망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정직한 사람들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런 염미정의 눈에는 늘 구씨가 들어왔다. 어딘가 망가진 것 같고, 자신과 비슷한 내면을 가진 듯한 같은 남자였다. 천둥, 번개가 치던 밤, 염미정은 폭우를 뚫고 달려가 구씨를 구했다. 이대로 다 끝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염미정이 구씨에게 달려간 건 뜻밖이었다.

 

그리고 구씨도 달라졌다. 언제 비가 왔는지도 모르게 볕이 쨍쨍한 한낮, 염씨네 가족들과 구씨가 밭일을 나간 그날 일이 벌어졌다. 잠시 땀을 식히던 중 염미정의 모자가 바람에 날려 개울 저편으로 떨어졌다. 염창희(이민기 분)가 모자를 가지러 가려는 순간, 구씨가 일어섰다. 그는 전속력으로 달려 개울 저편으로 점프했다. 염미정을 위해 날아오른 구씨. 그 위로 염미정과 구씨가 나눈 대화가 흘렀다. “추앙은 어떻게 하는 건데?”라는 구씨의 질문에 응원하는 거. 넌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거라는 염미정의 대답이 울려 퍼졌다. 그렇게 염미정을 추앙해보겠다는 듯한 구씨의 변화는 가슴 뭉클한 엔딩을 낳았다.

 

한편, 염창희와 염기정(이엘 분)의 날들은 여전히 속시끄러웠다. 편의점 영업관리 일을 하는 염창희는 점주와의 관계가 어긋나며 회사에서 한 소리를 들었다. 옆자리 선배가 점주에게 괜한 말을 전해 진심이 왜곡된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별 수 없었다. 점주의 마음을 어르고 달래 일은 해결됐으나 일이 그것뿐만은 아니었다. 염창희는 요즘 자기 얘기를 한참이나 늘어놓는 한 점주의 전화를 계속 받아주고 있었다. 식사 중에도 전화를 끊지 못하고 매달려있는 아들을 보자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는 속에서 열불이 났다. 그는 사내자식이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그런 전화 하나 딱딱 못 끊고라며 아들을 나무랐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던 염창희도 폭발했다. “아버지는 인생을 계획하는 대로 사셨습니까?”라고 소리쳤지만, 결국 다시 집에 들어가 아버지의 눈치를 보게 되는 그의 모습은 현실 그 자체였다.

 

염기정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기질이 또 다시 발동했다. 눈밑 주름에 시술을 받으러 갔다가 고등학교 동창인 조경선(정수영 분)을 마주친 염기정은 그의 동생 조태훈과도 재회했다. 앞서 조태훈과 민망한 상황을 겪었던 염기정은 그를 다시 마주 보는 게 불편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새 그의 넓은 등짝과 친절한 태도에 매료됐기 때문. 동생 앞에서는 괜스레 뒷담화를 했어도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염기정은 선물받았던 복권 열 장을 조태훈에게 건네며 다시 연락할 만한 핑계를 만들기도 했다. 자려고 누으면 친절하게 인사하던 조태훈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마음이었다.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삼 남매와 구씨의 일상은 기대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염미정을 추앙하기 시작한 구씨의 태도,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감동을 안겼다. 누군가를 절대적으로 응원하는 것이 추앙이라는 염미정의 말, 그와 함께 다른 계절을 맞아보겠다는 구씨의 변화는 무채색의 인생에도 빛깔을 드리웠다. 삶에 미련이 없던 두 인물이 특별한 관계로 거듭나게 되면서 어떤 이야기를 그려갈지, 설렘과 기대를 자극하는 엔딩이었다. 여기에 산포에 잘못 내렸다고 말한 구씨의 과거 모습이 스쳐 지나가면서, 그가 품고 있는 사연에도 호기심이 쏠렸다.

 

염기정과 염창희의 에피소드 역시 공감과 웃음을 선사했다. 올겨울엔 아무나 사랑하겠다던 염기정은 친구의 동생이자 싱글대디인 조태훈에게 빠지고 말았다. 과연 두 사람의 만남이 두근거리는 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염창희의 팍팍한 일상, 아버지와의 갈등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승진만이 출구인 것 같은 상황, 염창희에게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계획 없는 삶을 성실히 이어나가는 염창희에게 찾아올 새로운 이야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5

방송 날짜 : 2022년 4월 23일

시청률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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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손석구 분)가 염미정(김지원 분)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함께 밥을 먹고 길을 걸으며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갔다. 가까워진 두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된 염기정(이엘 분)의 놀란 얼굴은 앞으로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염미정과 약속한 이후, 구씨는 달라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구씨는 하루를 견디기 위해 여전히 술이 필요했고, 마음먹은 것과 달리 엉망이 된 집을 치우는 일도 어려웠다. 그런 자신에게 자꾸만 화가 치솟기도 했다. 염미정은 오다가 마는 듯한 구씨의 태도에 마음이 복잡했다. 그럴 때면 지현아(전혜진 분)가 했던 말을 되뇌며 사랑을 갈구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염미정은 구씨를 좋기만 한 사람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늘 혼자라는 느낌 속에 조용히 지쳐가던 염미정에겐 진짜로 좋은 사람이 없었다.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가만 생각해보면 불편한 구석이 하나쯤 있었다. 염미정은 이런 속마음을 해방클럽에서 고백했다. 해방클럽 멤버인 조태훈(이기우 분)과 박상민(박수영 분)은 염미정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다. 염미정은 상대방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에 나도 덩달아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고, 그냥 쭉 좋아해보려고요. 방향 없이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 이젠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요라며 변화를 다짐했다.

 

구씨도 마침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구씨가 직접 염미정에게 연락을 한 것. 염제호(천호진 분)에게 염미정의 연락처를 물은 그는 먹고 싶은 것을 사주겠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구씨의 메시지에 염미정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구씨는 염미정을 마중 나갔다. 두 사람은 함께 밥을 먹고,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염미정의 얘기를 들은 구씨는 가짜로 해도 채워지나? 예쁘다, 멋지다, 아무 말이나 막 할 수 있잖아라고 물어봤고, 염미정은 말하는 순간 진짜가 될 텐데. 모든 말이 그렇던데. 해 봐요, 한번. 아무 말이나라며 구씨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런 염미정의 태도에 구씨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들 사이에는 분명 전과 다른 설렘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에서 내리던 염기정이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의아한 눈길로 두 사람을 바라보는 염기정의 모습은 이어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둘째 염창희(이민기 분)에게는 새로운 의 기류가 들이닥쳤다. 동기 모임에서 한 여자 동기가 그에게 호감을 보인 것. 금방 핑크빛으로 이어질 것 같은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염창희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모아놓은 돈 없고, 가진 것 없는 염창희가 연애를 지속할 수 있을지, 결혼은 할 수 있을지 모두 미지수였다. “걔 욕심 빤하고, 내 주제 빤하고라며 현실을 자각하는 그의 모습은 서글펐다.

 

첫째 염기정은 결국 조태훈에게 빠져버렸다. 시도 때도 없이 그가 생각났다. 하지만 다시 만날 핑계를 만들기가 영 쉽지 않았다. 다시 만날 기회를 얻기 위해 선물했던 복권 열 장도 모두 꽝이었다. 염기정은 속이 다 허했다. 연애 전문가 박진우(김우형 분) 이사에게 속을 털어놔도 갑갑하기만 했다. 다시 만날 빌미도 없는데, 중간도 없이 훅 사랑에 빠지는 금사빠 기질은 이미 발동된 후였다. 과연 그가 어떻게 조태훈과 다시 만날지 궁금증이 쏠렸다.

 

공허한 일상을 살아오던 삼 남매와 구씨에게 찾아온 변화는 새로운 기대를 몰고 왔다. 특히 염미정과 구씨의 변화는 설렘을 자극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어느 러브라인보다 특별했다. 염미정은 구씨를 좋아하면서 스스로 해방을 시작했고, 구씨도 염미정을 추앙하면서 다른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가까워질수록 서로를 구원하는 관계, 함께할수록 성장하는 관계가 두 사람의 관계였다. 앞으로 계속될 이들의 변화는 보는 이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위안을 선물할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염창희와 염기정의 날들은 공감을 자극했다. 사랑 앞에 망설이게 되는 이유, 사랑에 빠지는 이유 모두 현실적이었다. 두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방의 순간이 찾아올까. 무엇보다 염기정이 조태훈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6

방송 날짜 : 2022년 4월 24일

시청률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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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손석구 분)가 염미정(김지원 분)에게 마음을 열었다. 염미정을 추앙하면서 구씨는 달라져갔고, 염미정 역시 구씨의 지지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틸 힘을 얻었다. 두 사람 인생에 드리워진 변화는 보는 이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안겼다.

염미정과 구씨가 가깝게 지낸다는 걸 알게 된 염기정(이엘 분)은 동생이 걱정됐다. 퇴근 후 한잔하자며 동생을 불러낸 그는 아무나 사랑은 내가 하기로 했어라며 한소리를 했다. 그러나 염미정의 태도는 단호했다. “뭐가 무서운데? 평생 그렇게 사람 가려 만나서 잘된 거 있어?”라고 말한 그는 사람 대하는 연습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놓고도, 그 사람을 전적으로 응원하진 않아. 나보단 잘나야 되는데, 아주 잘나진 말아야 돼. 전적으로 준 적도 없고, 전적으로 받은 적도 없고. 다신 그런 짓 안 해. 잘 돼서 날아갈 것 같으면 기쁘게 날려 보내 줄 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해도 인간 대 인간으로 응원만 할 거야라는 염미정의 말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염미정을 추앙하기 시작하면서 구씨는 확실히 달라져 갔다. 염미정에게는 평소 보여주지 않던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고, 이야기하며 미소를 띠기도 했다. 방안 가득 쌓여 있던 술병들도 모두 치우고, 구석구석 쓸고 닦았다. 염미정은 그런 구씨를 보는 게 좋았다. 그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았지만, 자신을 아껴주는 듯한 구씨의 태도에 공허했던 마음도 채워지고 있었다. 염미정은 한결 밝아져 갔다. 하루를 견디는 일이 제법 괜찮았다.

 

가진 것 없는 남자, 염창희(이민기 분)는 이번에도 서글펐다. 염창희가 담당하고 있던 지점 중 한 곳이 더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문을 닫게 됐다. 알짜배기 지점을 경쟁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염창희는 점주를 설득하려 했지만, 노쇠한 점주는 더는 매장을 운영할 힘이 없었다. 대신 평소 일도 잘 하고 자신에게 싹싹하게 대해준 염창희에게 매장을 이어받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염창희에게 보증금과 권리금을 낼 만한 큰돈이 있을 리 없었다.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에게 말을 꺼내봤지만, 땅 팔아 편의점을 할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누군가가 부동산을 통해 먼저 임대차 계약을 해버린 것. 염창희는 점주와 함께 계약인을 수소문했다. 다행히 경쟁사에 넘어간 건 아니었으나 옆자리에서 늘 자신을 괴롭게 하던 선배가 매장을 가로챈 거였다. 염창희에겐 어려운 일이었지만, 재력 있는 아버지가 있는 선배에겐 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늘 이런 식이었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만 다 가지게 되는 현실. 염창희는 화가 치솟았다. 염창희는 앞으로 싫어하는 이들을 목숨 걸고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태훈(이기우 분)에게 뜻밖의 덕통사고를 당했던 염기정은 결국 짝사랑을 시작했다. 언제 다시 그를 보게 될까 전전긍긍했던 염기정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염기정은 염미정과 지현아(전혜진 분)를 데리고 조태훈의 큰누나가 하는 가게를 찾았다. 맥주를 꺼내던 중 조태훈과 이야기를 나눌 타이밍도 생겼다. 생각하는 것도 통하고, 볼수록 마음에 드는 남자였다. 염기정은 점점 더 조태훈에게 빠져들었다.

 

이날 염미정과 구씨의 변화는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위로가 됐다. 행복하지 못한 삶에서 지리한 일상을 반복하던 이들은 이제 조금씩 다른 인생을 맞닥뜨리고 있었다. 구씨에게 추앙받고자 먼저 손을 내민 건 염미정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구원하는 관계가 됐다. 어떤 조건도 따지지 않고 존재만으로 상대에게 위로와 힘이 되고 있었다.

 

염창희 역시 가진 것 없는 현생에 서글펐지만, 스스로 해방의 순간을 찾아내곤 했다. 짜증으로 폭주하다가도 작은 사건을 만나면 제자리로 돌아왔다. 염창희는 난 좀 그런 팔자 같아. 가랑비 같은 팔자. 강이나 바다처럼 크게 내 물줄기가 있는 건 아닌데, 가랑비처럼 티 안 나게, 여러 사람 촉촉하게 하는이라 말했다. 그 한 마디는 남들의 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염창희의 모습에 기대를 더했다. 마침내 조태훈과 다시 만난 염기정의 모습도 웃음을 더했다. 짝사랑이 깊어갈수록 머리는 복잡해져도, 에너지는 솟구친 염기정. 사랑으로 해방되길 원했던 염기정에게 어떤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증이 쏠렸다. 여기에 방송 말미, 구씨의 본명이 공개되며 호기심을 높였다. “우리 움직일 타이밍이야라며 구자경을 찾는 다급한 메시지가 구씨의 숨은 사연에 궁금증을 증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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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2년 4월 30일

시청률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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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한 염미정(김지원 분)이 눈물을 보였다. 결국 염미정은 구씨(손석구 분) 앞에서 억눌러온 감정을 폭발시켰고, 구씨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염미정을 위로했다.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 편안하고 따뜻한 시간은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했다.

 

이날 염미정은 주소지를 옮긴 사실을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에게 들키고 말았다. 다시 원래대로 주소지를 돌려놓아야 했던 염미정은 집으로 독촉장이 올까 두려웠다. 돈을 빌려준 전 남자친구는 여전히 연락이 없었다. 결국 염미정은 전화를 받을 때까지 그에게 연락하는 최후의 방법을 썼다. 그러나 끝없는 신호음 끝에 전화를 받은 건 염미정의 선배이자, 전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였다. 소문대로 그는 해외에 있는 전 애인에게 돌아갔던 것. 설상가상으로 그는 당장 돈이 없다며, 나중에 갚겠다고 되레 화를 냈다. 답 없는 현실에 염미정은 그저 눈물만 흘렀다.

 

염미정은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인 적금과 청약통장을 해지해 돈을 갚았다. 이를 알게 된 구씨는 염미정의 돈을 대신 받아주려고 했다. 그러나 염미정은 끝내 전 남자친구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그게 못마땅했던 구씨는 아직도 전 남자친구를 좋아하냐고 물었고, 염미정은 억눌러왔던 감정이 터졌다. 그는 구씨에게 이 꼴 저 꼴 안 보고 깔끔하게 끝냈다 말해줘도 되잖아. 왜 자꾸 바닥을 보래?”라며 따졌다. 그리고 제발 그냥 두라고. 내가 아무리 바보 멍청이 같아도 그냥 두라고. 도와달라고 하면 그때 도와달라고. 사람하고 끝장보는 거 못 하는 사람은 못 한다고. 얼굴 붉히는 것도 힘든 사람한테 왜 죽기로 덤비래?”라며 자신의 감정을 다 쏟아냈다. 염미정이 구씨에게 감정을 다 드러낼 수 있었던 건,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 구씨는 나 진짜 무서운 놈이거든. 옆구리에 칼이 들어와도 꼼짝 안 해. 그런데 넌 날 쫄게 해. 네가 눈앞에 보이면 긴장해. 그래서 짜증나. 짜증 나는데 자꾸 기다려. 알아라 좀. 염미정, 너 자신을 알라고라며 염미정을 챙겼다. 그렇게 구씨는 염미정의 마음을 채워주고 있었다. 염미정은 구씨를 보면 어딘가 풀려나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심장이 긴장을 안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는 보는 이들의 마음에도 따스한 설렘을 불어넣었다.

 

한편, 염기정(이엘 분)은 동생과 함께 퇴근하려다 뜻밖의 인물을 마주쳤다. 동호회 모임 중이라던 동생이 자신의 짝사랑 상대인 조태훈(이기우 분)과 함께 있었던 것. ‘해방클럽 모임이 끝날 때까지 염미정을 기다리게 된 염기정은 은근슬쩍 조태훈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친구들에게 괴롭힘당했다는 조태훈의 고백, 홀로 키우고 있는 그의 딸도 어릴 적 자신과 같은 감정을 느낄까봐 걱정하고 있는 그의 현실에 염기정은 진지한 얼굴이 됐다. 약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그것은 조태훈의 인생 과제였다.

 

조태훈을 알면 알수록 염기정은 자신이 그의 짝이 될 적임자라고 느껴졌다. 당장에라도 달려가 부풀어 오르는 마음을 고백하고 싶었다. 염기정은 짝사랑 때문에 고장 나고 있었다. “언제 좋아했나 싶게 아무 감정 없어지는 날 온다라며 마음을 달래봐도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염기정은 버스 창가에 기대어 슬픈 사랑 노래에 취해 눈물을 흘렸다. 이게 다 동생 염창희(이민기 분)의 말대로 지난날 쌓아온 죄(?) 때문인가 싶어,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과거에 차버렸던 남자들을 향해 기도하기도 했다. 사랑에 빠진 염기정의 엉뚱한 모습은 웃음을 안겼다.

 

나의 해방일지는 웃음이 깃든 깊고 솔직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선물했다. 인물들의 감정을 세심하게 따라가며 그 마음에 함께 공감하게 했고, 유쾌한 에피소드를 더해 웃음을 선사했다. 염미정과 구씨의 관계에서는 따뜻한 위안과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연인 그 이상이었다. 두 사람은 감정의 가장 끝에 있는 부분까지도 함께 나누었고, 서로에게 힘이 돼주었다. 그렇게 상대를, 그리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추앙커플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였다. 그런가 하면 사랑에 빠진 염기정의 에피소드는 시종일관 웃음을 안겼다. ‘금사빠 염기정은 엉뚱하고도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자신의 감정에 과몰입한 염기정의 버스 오열신은 단연 명장면이었다. 여기에 구씨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호기심을 더하고 있는 상황. 과연 삼 남매와 구씨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와 궁금증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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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2년 5월 1일

시청률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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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정(이엘 분)의 짝사랑 고백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염기정의 마음은 무너졌지만, 그의 귀여운 설레발과 엉뚱한 고백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세상과 부딪치며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을 찾아 나가고 있는 염씨 삼 남매와 구씨(손석구 분). 이들을 위로하는 듯 떠오른 무지개는 따스한 힐링 엔딩을 완성했다

깊은 짝사랑에 빠진 염기정은 온종일 조태훈(이기우 분) 생각뿐이었다. 그와 나눴던 메시지들을 아련한 눈길로 바라보던 염기정은 그만 ‘I MISS YOU(당신이 보고 싶어요)’가 적힌 이모티콘을 잘못 보내고 말았다. 다급하게 삭제하고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남기자 조태훈에게서 답장이 날아왔다. ‘궁금하네요. 뭐였는지라는 짧고도 친절한 답변에 염기정의 마음은 다시 들뜨기 시작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설레는 답장이었다. 염기정에게는 그 말이 꼭 보고 싶어요. 만나요, 우리라는 말로 해석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를 만날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조태훈이 중고 거래하고 있던 LP판을 염기정이 대신 찾아주기로 한 것. 주말에 서울로 나가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던 염기정이었지만,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없던 일도 만들 수 있었다. 염기정은 마침내 조태훈과 직접 만날 약속을 잡았고, 터질 것 같은 마음을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만약을 대비해 약속 장소 근처에 동생들을 배치했다. 혹시라도 차이게 되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넘어져 기억을 잃은 척하기 위해서였다.

 

마침내 운명의 토요일, 염기정은 머리 스타일까지 바꾸고 조태훈을 만나러 갔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려는 순간, 망설이던 염기정은 혹시 연애 하실 마음 없으세요? 저랑요라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멀리서는 염창희(이민기 분)와 오두환(한상조 분)이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염기정의 급 고백에 조태훈은 당황하고 말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 염기정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했던 조태훈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고, 염기정은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다. 멀찍이서 차였다는 신호를 캐치한 염창희와 오두환은 그대로 스쿠터를 타고 염기정 옆으로 달렸다. 스쿠터가 스치자, 염기정은 약속했던 대로 길바닥에 넘어졌다. 문제는 하필 그때 염기정의 반사신경이 빛을 발했다는 것. 기절은커녕 손바닥으로 완벽하게 착지한 염기정은 놀란 조태훈이 다가오자 벌떡 일어나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손목은 이미 금이 간 상황. 창피해진 염기정은 그에게서 도망쳤다. 결국 깁스를 하고 산포로 돌아온 염기정은 밤새 눈물을 펑펑 쏟았다.

 

염미정(김지원 분)과 구씨(손석구 분)의 관계는 더 가까워졌다. 구씨만 있다면, 염미정의 무거운 마음은 금세 가벼워졌다. 그의 추앙은 염미정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염미정이 구씨를 살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역시 맞는 말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관계였다. 염미정과 구씨는 서로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고, 이해하는 만큼 힘이 되어주었다. 방송 말미, 고즈넉한 산사에 앉아 무지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따뜻한 위로를 안겼다. “어린 시절의 당신 옆에 가 앉아서, 가만히 같이 있어 주고 싶다라는 염미정과 있어주네, 지금. 내 나이 아흔이면 지금이 어린 시절이야라는 구씨의 말은 감동적이었다. 무채색이던 두 사람의 인생에 무지개빛이 쏟아지는 순간이었다.

 

무지개가 드리워진 이날의 엔딩은 더 없는 힐링을 선했다. 염씨 삼 남매와 구씨, 그리고 산포 친구들은 저마다의 인생에서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다른 부서에 지원했지만 떨어진 염창희는 새롭게 승진의 의지를 다졌고, 짝사랑이 끝나버린 염기정은 슬픔을 딛고 기운을 차리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리고 염미정과 구씨는 사랑을 시작했다. 늘 공허하기만 했던 인생에서 해방구를 찾아 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삼 남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울고 웃는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도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묵묵하고 조용하게, 자신만의 보폭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간 나의 해방일지는 한 주의 끝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한편, 구씨의 정체가 조금씩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주유소에 있던 그를 누군가가 우연히 알아보면서 위기감이 드리워졌다. 구씨에게 다급히 연락한 이는 백사장이 조만간 그 근처를 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예고편에는 백사장과 마주친 구씨의 모습이 담기면서 궁금증을 증폭했다. 구씨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 것일지, 앞으로 구씨와 염미정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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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2년 5월 7일

시청률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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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손석구 분)의 어두웠던 과거 사연이 베일을 벗었다. 여기에 구씨와 염미정(김지원 분)의 운명적인 첫 만남까지 공개됐다. 과거 함정에 빠졌던 구씨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게 염미정 덕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구씨가 산포에 있다는 사실을 백사장(최민철 분)이 알게 되면서 위기감이 드리워진 가운데, ‘추앙커플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구씨는 백사장과 우연히 마주쳤다. 과거 함께 일했지만, 지금은 적대적인 관계가 된 두 사람. 테이블에 마주 앉은 이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자취를 감췄던 구씨가 눈앞에 나타나자 백사장은 비죽거리며 쑈하냐? 망가진 척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사람이 죽었잖아. 그것도 네 여자가. 그런데 눈물이 안 나디?”라며 과거에 있었던 일을 언급했다. 이에 구씨는 걔가 얼마나 사람 질리게 하는지 모르지? 동생이니까 모르지라고 답해 백사장의 동생과 구씨가 연인 사이였음을 짐작게 했다.

 

백사장을 만나고 온 구씨는 자신을 나락으로 몰고 간 과거의 기억을 다시 꺼낼 수밖에 없었다. 함께 살던 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일,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게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구씨를 자기혐오와 괴로움에 빠지게 한 과거의 일들이 다시 그를 덮쳤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덤덤했다. 염미정 앞에서 과거의 일들을 이야기한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어보이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그만하라면 그만하고. 추앙. 취소해도 돼라며 염미정을 바라봤다. 구씨의 이야기를 들은 염미정은 굳은 얼굴이 됐다. 자신과의 관계를 끝내려는 듯 무기처럼 꺼낸 그 말에 염미정은 충격과 동시에 배신감을 느꼈다. 무거운 분위기가 두 사람을 감쌌다.

 

사실 두 사람 사이, 구씨만 기억하고 있는 과거 이야기가 있었다. 때는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 겨울 어느 날, 구씨가 산포에 잘못 내리게 된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원래 목적지는 산포가 아니었다. 그날의 마지막 열차 안에서 깜빡 잠이 들었던 구씨는 내리라고라는 누군가의 외침에 깨어나 서둘러 플랫폼을 빠져나왔다. 역 앞에 서고 나서야 잘못 내렸다는 것을 깨달은 구씨. 하필 휴대전화도 전철 안에 두고 온 상황이었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원래의 약속 장소로 향한 구씨는 뒤늦게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됐다. 그곳에는 백사장 무리가 자신을 잡아 죽이기 위해 진을 치고 있었던 것. 그렇게 구씨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산포를 헤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그날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됐다. 열차 안에서 들려왔던, 운명처럼 자신을 이곳으로 이끈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구씨. 그의 시선 끝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구씨를 힐끗 돌아보는 염미정이 있었다.

 

한편, 염창희(이민기 분)는 또 한 번 승진에서 미끄러졌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여자, 정아름(최보영 분)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그 말은 즉슨, 일 년이나 더 정선배의 옆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동료가 말한 대로 정아름이 부자이기 때문에 더 싫은지도 몰랐다. 참으로 안 풀리는 갑갑한 인생만이 염창희 앞에 놓여 있었다. 그런가 하면 염기정(이엘 분)은 차인 이후에도 여전히 조태훈(이기우 분)이 떠올랐다. 고백 실패의 그날, 조태훈으로부터 온 문자는 염기정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염기정의 마음을 존중하고 걱정해주는 그의 말에는 다정한 진심이 묻어있었다. 비록 차였지만, 덕분에 염기정은 한 뼘 성장한 것 같았다. 사람 상대하는 법을 배웠으니 올겨울엔 정말로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저 여전히, 시도 때도 없이 그가 생각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마침내 미스터리 외지인 구씨의 과거가 베일을 벗었다. 무엇보다 염미정과 구씨의 인연이 과거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은 이들의 앞날에 더욱더 호기심을 불어넣었다. 염미정은 모르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얽히기 전부터 염미정은 이미 위태로웠던 구씨를 구원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염미정은 또다시 그의 구원자가 되었다. 그러나 구씨가 직접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면서 추앙커플의 관계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구씨는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면서 염미정에게 거리를 두려고 했다. 자신 안에 있는 가장 어두운 부분을 꺼내 보란 듯이 불행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염미정은 다시 구씨를 향해 걸어갔다. 방송 말미, 다부진 얼굴로 구씨를 쫓아가는 염미정의 모습은 남은 날들에 궁금증을 높였다. 언젠가 만날 운명이었던 것처럼 얽혀든 두 사람. 이들은 함께 인생의 해방을 맞을 수 있을까.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난 아직도 당신이 괜찮아요. 더 가봐요라고 고백하는 염미정의 목소리가 담겼다. 가장 가까워진 순간, 닿을 수 없이 멀어진 듯한 두 사람에게 다시 한번 변화가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10

방송 날짜 : 2022년 5월 8일

시청률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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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미정(김지원 분)이 구씨(손석구 분)의 과거를 알고도 그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구씨 역시 그런 염미정에게 다가서며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방송 말미 지금까지와는 다른 구씨의 모습은 의미심장했다. 산포에서의 구씨가 아닌 구자경으로 돌아간 모습 위로 지난날 염미정이 했던 말이 울려퍼지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날 염미정의 머릿속엔 구씨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 같이 살던 여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구씨에게도 그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염미정이 괴로웠던 건, 어두웠던 과거를 꺼내 보이며 자신과 멀어지려는 듯한 구씨의 태도 때문이었다. 백사장(최민철 분)을 만난 뒤, 잠시 외면했던 본래의 자신을 다시 마주한 구씨. 그는 염미정을 추앙하기 전처럼 깊은 어둠 속으로 침잠하기 시작했다. 그 어둠을 불러온 것은 두려움이었다. 구씨는 넌 상황을 자꾸 크게 만들어. 오늘은 팔뚝 하나 물어뜯기고, 내일은 코 깨지고, 불행은 그렇게 잘게 잘게 부숴서 맞아야 하는데 자꾸 막아서 크게 만들어. 난 네가 막을 때마다 무서워. 더 커졌다. 얼마나 큰 게 올까라며 염미정에게 거리를 뒀다. 그는 염미정과 행복할수록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위태로워졌다. 자신의 삶은 원래 그렇다는 듯, 또다시 불행에 빠져든 구씨를 보며 염미정은 화가 났다. 구씨를 찾아간 염미정은 어금니 꽉 깨물고 고통을 견디는 건 있어 보이고, 여자랑 알콩달콩 즐겁게 사는 건 시시한가 보지?”라며 그에게 한 소리 했다. 하지만 염미정은 다시 구씨에게 손을 뻗었다. 처음부터 그를 좋기만 한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염미정이었다. 아무것도 재거나 따지지 않고, 그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사랑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관계였다. 염미정은 난 아직도 당신이 괜찮아요. 그러니까 더 가요. 더 가 봐요라고 구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 메시지에 답하듯 구씨도 염미정에게 다시 다가가기로 했다. 그 전에 백사장이 산포에 더는 나타나지 못하도록 손을 써야 했다. 구씨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백사장을 찾아가 내가 결정 갖고 올 때까지 기다려. 자꾸 알짱대면서 열받게 하면 진짜 이 세계에 내가 말뚝 박는 거니까, 조용히 기다리라고라며 날카롭게 경고했다. 그리고 그는 염미정을 찾아갔다. 구씨가 왔다는 걸 안 염미정도 한달음에 그에게로 달려갔다. 두 사람은 이전처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이들의 마음을 채워가고 있었다.

 

한편, 염창희(이민기 분)는 어딘가 차분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싫어하던 옆자리 선배가 진상을 부려도 온순하기 그지없었다. 그의 변화엔 이유가 있었으니, 꿈에 그리던 외제차가 지척에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 어느 날 우연히 구씨의 화장실을 썼던 염창희는 선반에 놓여있던 고급 외제차 키를 발견했다. 염미정과 구씨의 관계에 찬바람이 부는 것 같자, 염창희는 눈치를 보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외제차를 영접했다. 구씨 덕에 꿈만 꿨던 차를 직접 몰게 된 염창희. 그날 밤, 염창희 인생 가장 짜릿한 경험이 펼쳐졌다.

 

염기정(이엘 분)에게는 울다가 웃는 날들이 이어졌다. 조태훈(이기우 분)에게 마음을 거절당한 후 우연찮게 그를 만날 기회가 생긴 것. 처음엔 어색했지만, 술이 들어가자 분위기는 금방 좋아졌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조태훈의 둘째 누나이자 염기정의 친구인 조경선(정수영 분)이 지난날 염기정의 실수를 알게 된 것. 염기정이 애 딸린 홀애비라는 말을 들먹이며 소개팅 상대를 욕했던 날, 그 옆에서 우연히 이야기를 들은 조태훈과 그의 딸이 상처받았다는 걸 알게 된 조경선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결국 염기정은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고, 어쩌다 보니 고백했다 차였다는 사실까지 말하게 됐다. 염기정은 창피했다. 게다가 회사에서는 박이사(김우형 분)와 연애 상담을 하느라 가깝게 지냈다는 이유로 후배에게 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정말이지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그러나 그 끝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조태훈에게 다시 만나 제대로 대접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2막의 문을 연 나의 해방일지는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쳤다. 특히 어두웠던 과거가 밝혀진 구씨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호기심을 높였다. 다시 서로를 추앙하기 시작한 염미정과 구씨의 시간은 설렘으로 물들었지만, 구자경의 모습을 한 구씨의 낯선 얼굴은 의미심장했다. 그런 그의 모습 위로 내가 만났던 놈들은 다 개새끼라 했던 염미정의 말이 울려 퍼지며 여운을 남겼다. 두 사람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충만한 행복과 작은 불안을 반복하며 떨림을 안고 있는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진다.

11

방송 날짜 : 2022년 5월 14일

시청률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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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깊어진 추앙커플의 입맞춤이 심박수를 높였다. 원래 자리로 돌아오라는 회장의 명령에도 염미정(김지원 분)을 택한 구씨(손석구 분). 자신의 진심을 추앙한다라고 고백하는 그의 모습은 가슴 벅차는 감동을 선사했다.

염미정과 구씨의 날들은 설렘으로 차올랐다. 두 사람은 작은 일상부터 마음속 깊은 이야기까지 함께 나눴다. 그리고 마침내 염미정과 구씨는 입을 맞췄다. 갈대로 우거진 언덕에서 어깨를 맞댄 두 사람은 이내 깊은 입맞춤으로 설렘을 선사했다.

 

행복도 잠시 구씨에게 또다시 위기가 엄습했다. 의문의 남자들이 구씨의 뒤를 따라붙기 시작한 것. 위치추적기까지 설치한 것을 눈치챈 구씨는 일부러 트럭을 움직여 먼 곳까지 나갔다. 백사장(최민철 분)이 사람을 붙였다고 생각한 구씨는 분노했지만, 뜻밖에도 남자들을 보낸 건 과거 구씨의 보스였던 신회장이었다. 그는 구씨에게 돌아올 것을 명했다. 구씨가 답을 않고 망설이자 신회장은 이곳에 더 있어야겠냐고 물었고, 구씨는 라는 짧은 답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구씨는 염미정에게 추앙한다라는 말로 사랑을 고백했다. 전에 없던 옷음을 띠며, 어디에선가 풀려난 듯 숨을 내뱉은 구씨. 염미정을 사랑하며 그는 해방되고 있었다. 그의 간결한 한 마디는 여기서 무엇을 할 거냐는 신회장의 질문에 대한 구씨의 답이기도 했다.

 

짜릿했던 입맞춤부터 강가의 고백까지, 서로에게 깊게 스며든 추앙커플 모습은 설렘을 최고조로 높였다. 옥죄어 오던 삶의 무언가로부터 서서히 해방되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언제나 인간관계와 삶에 대해 고민하던 염미정은 인생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합의하지 않고, 진짜 자신을 찾아가기로 다짐했다. “인간은 다 허수아비 같아. 자기가 진짜 뭔지 모르면서, 그냥 연기하며 사는 허수아비. 어떻게 보면 건강하게 잘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든 질문을 잠재워두기로 합의한 사람들일 수도. ‘인생은 이런 거야라고 어떤 거짓말에 합의한 사람들. 난 합의 안 해. 죽어서 가는 천국 따위 필요 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 거야라는 염미정의 다짐은 그의 변화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구씨 역시 염미정을 선택하며, 추앙한다는 진심 어린 고백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이미 지난 10회 엔딩에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듯한 구씨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 이들의 행복이 계속될 수 있을지, 구씨에게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염기정(이엘 분)은 드디어 솔로를 탈출했다. 염기정은 언제나 사랑 앞에 솔직했다. 남자를 조금 애타게 해보라는 선배들의 말에 애타는 게 좋은 거예요? 익는 것도 아니고 타는데, 마음이. 그거 안 좋은 거잖아요. 불편한 거잖아요. 남녀가 사귀는데 뭔가 가득 충만하게 채워져야지, 왜 애정을 그렇게 얄밉게 줘야 해요? 간질간질한 게 뭐가 좋아. 시원하게 박박 긁어줘야 좋지라는 말은 실로 염기정다웠다. 그런 염기정의 매력을 알게 된 조태훈(이기우 분)도 마음을 열었다. 또 다른 설렘을 선물한 이들 커플의 이야기도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를 더했다.

12

방송 날짜 : 2022년 5월 15일

시청률 :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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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손석구 분)가 산포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와 가슴 아픈 이별을 한 염미정(김지원 분)은 홀로 눈물을 흘렸지만, 마지막까지 그의 행복을 빌었다. 과연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이별한 후 두 사람의 인생은 각각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증을 높였다.

이날 염미정에게 진심을 고백한 구씨는 다시 이전과 같은 일상을 이어갔다. 함께 밭일을 하고,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시간은 편안하고 행복했다. 그러나 구씨가 산포에 있다는 걸 클럽 사람들이 아는 이상, 행복은 오래 갈 수 없었다. 예상대로 구씨와 함께 일했던 선배라는 사람이 염제호(천호진 분)의 공장으로 찾아왔다. 구씨를 죽이겠다고 덤비는 백사장(최민철 분), 다시 돌아오라 명령한 신회장에 이어 선배까지 찾아오자 구씨는 고민에 빠졌다. 구씨를 찾아온 선배는 신회장이 오라 할 때 감사합니다, 하고 갔어야지. 너 이제 백사장 손에 죽는 게 아니고 신회장 손에 죽게 생겼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너 여기 여자 있지?”라며 구씨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추측했다. 구씨가 계속 산포에 남으면 염미정과 그의 가족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구씨의 차를 몰고 다니던 염창희(이민기 분)에게는 일생일대의 위기가 닥쳤다. 썸 타는 여자 동기 앞에서 외제차로 기 좀 살려보려고 했지만 잘 안된 건 그렇다 치고, 아버지에게 들켜서 한 소리 들은 것도 넘어갈 수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차 뒤쪽 범퍼가 찌그러져 있었던 것.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염창희는 결국 구씨에게 이실직고했다. 그렇게 구씨와 염창희만의 좇고 좇는 레이스가 펼쳐졌다. 산포를 배경으로 달려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폭소를 안겼다. 필사적으로 도망가던 염창희를 전력을 다해 좇던 구씨는 문득 인생의 어느 순간들이 머릿속에 스쳐 갔다. 옛 연인과의 일, 염미정이 건네 말 등 구씨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들이었다. 그렇게 달려 전철까지 타게 된 구씨는 그대로 서울에 있는 선배를 찾아갔다. 그리고 백사장의 약점을 전하고 떠났다. 백사장을 치겠다는 건, 그가 다시 서울에 올라가겠다는 뜻이었다.

 

구씨는 염미정에게 덤덤한 투로 그만 떠나겠다 말했다. 염미정은 가끔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구씨는 밀어냈다. 염미정이 더는 자신과 얽히지 않길 바라는 눈치였다. 결국 구씨는 산포를 떠났고, 두 사람은 이별했다. 구씨는 연락처마저 바꿔버렸다. 염미정은 구씨의 집 창가에 서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같은 시각, 구씨는 백사장의 장례식장에 있었다. 경찰을 피해 도망치던 백사장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것. 구씨는 그렇게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백사장의 죽음에도 아랑곳 않고 웃는 구씨의 얼굴은 섬뜩했다. 하지만 나는 누가 죽는 게 이렇게 시원하다라고 내뱉은 그는 이내 공허한 눈빛이 됐다. 염미정을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그는 자기혐오로 내달리고 있었다.

 

구씨가 떠나고, 함께 걷던 거리를 홀로 걷게 된 염미정. 과거 염미정은 자신을 떠난 이들이 모두 불행하길 바랐다.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걸 확인한 이들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게 싫었기 때문. 그러나 지금의 염미정은 이전과 달랐다. 그는 구씨가 행복하기만을 바랐다.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고, 아프지 않길 바랐다. “행복한 척하지 않겠다, 불행한 척하지 않겠다, 정직하게 보겠다라고 되뇌며 거리를 걷는 염미정의 옆으로 구급차가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달라진 모습의 염미정이 눈 내리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12회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펼치며 몰입감을 높였다. ‘추앙커플은 짧은 행복을 함께한 후 이별해 안타까움과 슬픔을 자아냈다. 여기에 시간이 흐른 뒤, 염미정을 떠올리고 있던 구씨처럼 염미정 역시 구씨를 떠올리며 거리를 걷는 모습이 그려져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증폭했다.

 

그런가 하면 염창희와 염기정(이엘 분)의 이야기는 웃음을 더하며 나의 해방일지만의 매력을 제대로 살렸다. 이제 막 시작한 연애 앞에서 더더욱 솔직해진 염기정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그의 거침 없는(?) 속도는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염기정은 조태훈(이기우 분)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존재였다. 염기정과 조태훈 커플은 추앙커플과는 또 다른 설렘으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한편 도무지 풀리지 않는 염창희의 인생은 웃픈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구씨를 피해 줄행랑치는 염창희의 모습은 단연 압권이었다. 두 사람의 산포 레이스는 웃음으로 시작해 깊은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났다. 그 감정선을 담아낸 이민기와 손석구의 눈빛도 호평을 이끌었다.

13

방송 날짜 : 2022년 5월 21일

시청률 :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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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포를 떠난 뒤 뭘 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끼던 구씨(손석구 분)가 다시 염씨네 집을 찾았다. 하지만 어머니를 떠나보낸 염미정(김지원 분)은 이미 서울에 올라간 뒤였고, 구씨는 염제호(천호진 분)를 통해 그간의 일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가족의 달라진 모습과 염미정의 빈자리를 마주한 구씨는 그리움을 느꼈다.

이별 후 염미정은 전과 같이 일상을 이어갔지만, 마음 한쪽에는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 생긴 듯했다. 마음이 갑갑할 땐 불빛 하나 없는 산을 걷고, 밤길을 걸으며 구씨를 원망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버려진 느낌은 지울 순 없었다. 내색하지 않고 있었지만, 염미정은 구씨가 돌아와 주길 바라고 있었다.

 

산포를 떠난 구씨는 이전보다 더 망가지고 있었다. 술 없이는 잠시도 견디기 힘들었고, 언제나 공허한 눈빛으로 지냈다. 자신의 선택으로 떠나왔지만, 구씨의 마음속에도 아직 염미정이 가득했다. 결국 구씨는 참다못한 어느 날 전철을 타고 산포로 향했다. 그러나 그토록 그리워하던 염미정과는 엇갈리고 말았다. 이미 염미정은 산포를 떠나 서울에서 살고 있었던 것. 전철역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염미정이 보이지 않자, 구씨는 삼 남매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곳에는 곽혜숙(이경성 분)이 아닌 다른 사람과 염제호만이 남아있었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염제호의 모습 또한 구씨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염제호는 그런 구씨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구씨가 떠나고 얼마 뒤, 삼 남매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어머니 곽혜숙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 어머니가 죽은 후 삼 남매는 서울로 거처를 옮겨 살고 있었고, 염제호는 재혼을 한 상태였다. 삼 남매가 없는 산포집은 구씨에겐 낯선 공간이었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전한 염제호는 구씨에게 염미정의 연락처를 적어주었다. 쪽지를 손에 쥐고 평상에 앉은 구씨는 그리운 마음을 담아 숨을 토해냈다. 나지막이 염미정의 이름을 부르는 구씨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염창희(이민기 분)는 회사를 그만뒀다. 늘 남들의 욕망을 따라 떠밀리듯 살아온 염창희였다. 그는 문득, 여기까지 달려봤으면 됐다고 느꼈다. 염창희는 자신이 그다지 욕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선배 앞에서 솔직히 저는 깃발 꽂고 싶은 데가 없어요. 그런데 꼭 깃발을 꽂아야 되나, 안 꽂고 그냥 살면 안 되나. 없는 욕망을 억지로 만들어서 굴려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라며 속 이야기를 꺼내놨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를 이해할 리 없었다. 그런 아버지를 향해 눈물을 보이며 그냥 그동안 수고했다. 좀 쉬어라, 그래 주시면 안 돼요?”라고 말하는 염창희의 모습은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런가 하면 염기정(이엘 분)은 순탄한 듯 순탄하지 않은 연애를 이어갔다. 조태훈(이기우 분)과의 애정전선에는 이상이 없었다. 그의 둘째 누나인 조경선(정수영 분)과 딸 조유림(강주하 분)에게 이미 밉보였다는 게 문제였다. 여기에 엄마까지 조태훈을 보겠다고 나서면서 염기정은 난감해졌다. 그러나 그 시간이 엄마와의 마지막일 줄은 염기정도 미처 몰랐다.

 

이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 삼 남매와 구씨의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서로를 그리워했으나, 끝내 만나지 못하고 어긋난 추앙커플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남겼고, 삼 남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역시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예상치 못한 아픔을 겪어나가는 삼 남매의 일상이 어떻게 그려질지, 염미정과 구씨는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남은 이야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충격적인 사건은 하나 더 있었다. 염미정을 매번 들볶던 팀장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고, 휴대전화에 내연녀의 이름을 염미정으로 저장해놨던 것. 이어진 예고 영상에서 팀장의 아내에게 전화를 받는 염미정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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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2년 5월 22일

시청률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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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슬픔을 견뎌내는 염씨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시간이 흐른 뒤 여전히 공허함을 느끼던 구씨(손석구 분)는 산포를 다시 찾았고, 지난날 염미정(김지원 분)에게 있었던 일들을 알게 됐다. 구씨는 용기를 내 염미정에게 먼저 연락했고, 두 사람은 마침내 재회했다. 다시 만난 염미정과 구씨는 환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했다. 

염창희(이민기 분), 염미정, 염기정(이엘 분) 삼 남매는 어머니 곽혜숙(이경성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정신없이 장례식을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드문드문 솟아오르는 슬픔을 삼키기 어려웠다. 집안 곳곳에는 여전히 어머니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그럼에도 염씨 가족들은 서로 의지하며 상실의 슬픔을 견뎌냈다. 염창희는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의 일을 도우며 하루를 보냈고, 그의 친구들 역시 언제나처럼 곁에서 힘이 되어주었다.

 

염기정 옆에는 조태훈(이기우 분)이 있었다. 오랜만에 조태훈 남매의 가게를 찾은 염기정은 여전히 자신과 거리를 두는 그의 딸 조유림(강주하 분)을 만났다. 언제나 말이 없던 조유림은 그날 처음으로 염기정의 이야기에 답을 했다. “어른들도 슬퍼요? 엄마가 없어지면이라고 물으며 눈물을 흘리는 조유림의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염기정의 마음에도 슬픔이 일었다. 염기정은 조태훈의 가족이 되고 싶었다. “내가 너 엄마 해주면 안 돼?”라며 조유림의 뒷모습에 대고 절박하게 이야기하던 염기정은 막 문을 열고 들어온 조태훈에게 결혼하자고 고백했다. 이에 조태훈은 덤덤한 투로 그러자고 답해 두 사람의 앞날에 궁금증을 더했다.

 

한편, 염미정은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게 됐다. 팀장의 불륜 상대가 염미정이라는 소문이 사내에 돌기 시작한 것. 이게 다 내연녀의 이름을 염미정으로 저장한 팀장의 탓이었다. 염미정은 팀장의 아내 전화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팀장의 내연녀가 염미정에게 늘 다정하게 대해줬던 동료 한수진(공예지 분)이라는 사실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도 모른 척 해왔던 염미정이었지만,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마저 몰래 연애질하는 모습은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염미정은 한수진과 제대로 한판 붙었다. 멍든 얼굴로 산포에 돌아온 염미정은 구씨가 있던 평상에 앉아 그를 떠올렸다. 지독한 그리움이 염미정을 감쌌다.

 

폭행 사건은 결국 정규직 전환 심사를 앞두고 있던 염미정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거기다 합의금 때문에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니에게 들키면서, 과거 전남친에게 돈을 뜯겼다는 것까지 가족들 앞에 드러났다. 염기정은 왜 말하지 않았냐며 다그쳤지만, 염창희는 염미정의 마음을 이해했다. 삼 남매에게 가족이란, 서로 의지하는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곽혜숙의 죽음 이후 가족들은 조금씩 변화해 갔다. 생전 처음 바닷가로 가족 여행을 가기도 했다.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애정이 이들 사이에도 피어났다.

 

염미정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뒤늦게 들은 구씨도 그리움과 슬픔을 느꼈다. 구씨는 용기를 내 염미정에게 전화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재회했다.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지만, 여전한 설렘을 안은 채였다. 다시 만난 염미정과 구씨는 서로를 향해 활짝 웃었다. 염미정은 구씨에게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었고, 구씨는 구자경이라고 합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의 해방일지가 그려낸 현실적인 에피소드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상상해본 적 없었던 엄청난 일 뒤에도 일상은 계속 이어졌고, 그 시간 안에서 인물들은 조금씩 변화했다. 이전과 달리 서로 의지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가족의 모습은 공감과 함께 따뜻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들의 인생에 벌어진 예상치 못한 사건과 그 뒤의 이야기는 삶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을 불러왔다. 사는 것과 죽는 것, 가족의 의미까지, 시청자들에게는 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자신의 인생까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다시 만난 추앙커플은 남은 이야기에 기대를 높였다. 시간이 흘러 재회한 두 사람 사이에는 또 다른 설렘이 감돌았다. 이들은 끝내 해방될 수 있을까. 염미정과 구씨는 물론이고, 염창희와 염기정에게도 진정한 해방의 순간이 찾아올지,  2회만을 남겨둔 나의 해방일지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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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2년 5월 28일

시청률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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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 후, 달라진 일상을 보내는 염씨 삼 남매의 모습이 그려졌다. 구씨(손석구 분)는 염미정(김지원 분)과 재회한 뒤 삶을 견뎌내는 법을 다시 찾아가기 시작했고, “나 너 진짜 좋아했다라며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여전히 고된 인생을 한발 한발 나아가는 삼 남매와 구씨의 모습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날 구씨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염미정을 다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전처럼 함께 거리를 걷고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사이에는 설렘이 감돌았다. 그러나 재회의 기쁨도 잠시, 삼식이의 연락을 받은 구씨는 자신이 요일을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그는 염미정을 남겨두고 일을 하러 떠났다. 구씨는 조금이라도 빨리 염미정에게 가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렸다. 그러나 구씨의 인생은 좋은 순간을 만나면 언제나 더 큰 불행이 다가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일이 벌어졌다. 클럽에 찾아와 난동을 부린 여자와 마찰을 빚게 된 것. 여기에 선배는 도박빚을 갚기 위해 또 클럽 돈을 빼돌리려고 했다. 그를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한 장본인이었기에, 구씨는 더 큰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더 큰 일은 구씨 자신에게 있었다. 이미 심한 알코올중독에 빠진 그는 서서히 망가져가고 있었다. 요일를 착각한 것 역시 그 때문이었다.

 

얼굴에 생채기를 달고 온 구씨를 보고도 염미정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대신 인생이 늘 이렇게, 하루도 온전히 좋은 적 없다는 그에게 하루에 5. 5분만 숨통 트여도 살 만하잖아. 편의점에 갔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면 고맙습니다하는 학생 때문에 7초 설레고, 아침에 눈 떴을 때 아 오늘 토요일이지?’ 10초 설레고, 그렇게 하루 5분만 채워요. 그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이라며 삶을 견디는 자기만의 방식을 이야기해줬다. 그 말은 구씨에게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발 한발 어렵게 어렵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줬다.

 

염미정도 구씨를 만나 다시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었다. 염미정에게도 삶이 어렵고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규직 전환 심사를 앞두고 팀장과 친구의 불륜에 같이 휘말렸던 염미정은 결국 그때의 회사를 나와 다른 곳에서 완전히 다른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여기에 돈을 떼먹고 전애인에게로 도망친 전남친과의 문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 심지어 그는 염미정의 돈을 다 갚지도 않은채 남부럽지 않게 갖춰 결혼식을 올리려 했다. 염미정은 전장에 나가는 마음으로 그의 결혼식을 찾아갔다. 가장 살벌한 얼굴로 신랑신부 뒤에서 사진까지 찍으려고 일어섰을 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바로 구씨의 전화였다. 염미정은 그 순간 이 사람, 날 완전히 망가지게 두지 않는구나. 날 잡아주는구나라고 느꼈다. 마치 지난날 염미정이 우연히 구씨의 목숨을 구한 것처럼 말이다. 시간이 흘러 떨어져 있었어도, 두 사람은 마치 운명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유일한 존재였다.

 

구씨는 염미정에게 얘기 들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선 꺼내놓지 않는 이야기도 염미정 앞에서라면 할 수 있는 구씨였다. 자신의 형편없음을 드러내야 했기에, 염미정을 다시 만난 게 후회되기도 했다. 하지만 염미정은 구씨에게 큰 존재였다. 그는 염미정에게 나중에 내가 어떻게 망가져 있을지 나도 모르겠는데, 나 너 진짜 좋아했다. 내가 갑자기 욱해서 너한테 어떤 눈빛을 보일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떤 말을 할지 나도 몰라. 겁 나. 그런데 이것만은 꼭 기억해줘라. 나중에 내가 완전 개새끼가 돼도 나 너 진짜 좋아했다라며 진심을 고백했다.

 

한편, 염창희(이민기 분)도 이전과는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사업으로 진 대출을 편의점에서 하루하루 성실히 벌어 모두 갚았고, 친구였던 지현아(전혜진 분)와 사귀고 헤어지기도 했다. 염창희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자신을 못 견디고 지루해하는 지현아와 자주 부딪쳤다. 그러나 그는 최선을 다해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지현아에게 이별을 고한 염창희는 살다가 힘들다 싶으면 그때 와. 그때도 내가 혼자면 받아줄게. 쉬었다가 또 떠나야겠다 싶으면 또 가. 괜찮아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사람들 사이에서 휩쓸리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염창희는 진짜 평범에 도달했다. 죽기 살기로 버텨 겨우 지금에 도달한 그는 마침내 아버지에게 애썼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염창희는 비로소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욕망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그게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버텨내는 팔자, 그게 염창희였다. 이 사실 하나를 깨닫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날의 설움이 밀려온 염창희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그 모습 위로 울려퍼진 , 나는 1원짜리가 아니고 저 산인 것 같아. 저 산으로 돌아갈 것 같아라는 염창희의 말은 뭉클함을 남겼다.

 

사랑만 하면 해방할 거라 생각했던 염기정(이엘 분)은 또 다른 벽 안에 갇혀 있었다. 이번에는 결혼이 문제였다. 염기정은 조태훈(이기우 분)과 가족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조태훈의 둘째 누나인 조경선(정수영 분)은 여전히 둘 사이를 반대하고 있었고, 딸 조유림(강주하 분)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고민이 깊어가던 어느 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테스트기를 사러 간 염기정은 조유림을 마주치고 말았다. 그 얘기를 건너 건너 큰 누나에게 듣게 된 조태훈 역시 고민이 깊어졌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머뭇거리던 찰나 조태훈은 염기정이 임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염기정 앞에서 정말 다행이에요라고 말해버린 것. 그 말 이후, 염기정은 스스로 머리를 잘랐다. 시원하게 머리를 자르자 어딘가 막힌 게 뚫리는 듯도 했다. 과연 염기정은 조태훈과 연애를 이어갈 수 있을지, 두 사람의 마지막 이야기에 호기심이 쏠렸다.

 

이날 시간이 흐른 후 펼쳐진 삼 남매와 구씨의 일상은 매 순간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많은 것이 변해도, 인생은 여전히 힘들고 고달팠다. 그 고단한 여정 속에서 인물들은 저마다 버텨내는 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들 각자의 모습은 삶에서 해방이란 무엇이고, 이를 느낄 수 있는 때는 언제이며, 인생의 행복에 자격이 있어야 하는가에 관한 물음을 던졌다. 이제 네 사람의 해방일지는 마지막 장만을 남겨두고 있다. 짙은 공감과 위로를 안겼던 이야기의 끝엔 어떤 문장이 적힐지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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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날짜 : 2022년 5월 29일

시청률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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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운명처럼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 염창희(이민기 분)는 장례지도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언제나 공허한 마음으로 살아오던 염미정(김지원 분)은 마침내 내면을 사랑으로 가득 채웠다. 행복하면 더 큰 불행이 올까 두려워했던 구씨(손석구 분)는 조금씩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며 변화했다. 염기정(이엘 분)은 조태훈(이기우 분)과 끝까지 행복을 지키며 설렘을 안겼다. 염씨 삼 남매와 구씨는 그렇게 인생을 이어나갔다. 고되고 어려운 인생에도 한발 한발 나아가는 이들의 변화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위로를 남겼다.

 

견딜 수 없이 촌스러운 삼 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물들였다. 저마다의 인생에서 해방을 꿈꿨던 인물들은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았다. 마침내 해방감을 느끼며 미소 짓는 네 사람의 얼굴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도 봄을 불러왔다. 삶은 계속되고 또다시 겨울은 오겠지만, 인생을 환대하는 법을 배운 염씨 삼 남매와 구씨는 언제고 삶을 견뎌낼 방법을 찾을 것이다. ‘나의 해방일지는 그렇게 다음 문장을 열어둔 채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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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는 시작부터 차원이 다른 감성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 마을에 사는 염씨 삼 남매는 리얼한 일상으로 공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이들 각자가 품고 있는 고민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들이었다. 삼 남매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시청자도 울고 웃었다. 그러다 불쑥 낯선 설렘이 찾아왔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꺼낸 염미정의 날 추앙해요라는 고백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설렘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서로를 구원하며 변화해나가는 염미정과 구씨의 특별한 사랑은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염창희와 염기정의 이야기도 공감과 함께 유쾌한 웃음을 더했다.

 

 

구씨와 염미정의 운명적인 첫 만남과 함께 드러난 구씨의 과거사, 서울로 돌아가게 된 구씨, 삼 남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팀장과 친구의 불륜에 휘말린 염미정, 염창희의 퇴사 등 모든 인생이 그러하듯 이들에게도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찾아왔다. 이를 통해 나의 해방일지는 시청자들에게 인생에 관한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여운을 남겼다.

 

 

나의 해방일지는 회를 거듭할수록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추앙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드라마 화제성 지수 차트를 싹쓸이 하는 등 열띤 반응이 쏟아졌다. 인간에 대한 깊은 고찰과 따스한 시선으로 작은 감정선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낸 김석윤 감독과 박해영 작가의 명불허전 시너지에 찬사가 이어졌다.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엘은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인생캐를 다시 썼다. 이민기는 유쾌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연기로 주목받았고, 김지원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짙은 감성연기로 몰입을 이끌었다. 손석구는 전무후무한 구씨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매회 화제의 중심에 섰고, 이엘은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매력 안에 진솔함을 녹여내 캐릭터의 맛을 살렸다. 천호진, 이기우, 박수영, 정수영, 전혜진, 이경성, 김로사, 이지혜 등 연기 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천호진과 이경성은 현실 아버지, 어머니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이기우, 박수영, 이지혜는 해방클럽이란 힐링조합으로 사랑받았다. 정수영, 김로사는 리얼한 연기로 매 장면 감칠맛을 더했고, 전혜진은 개성 있는 캐릭터를 통해 또 한 번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나의 해방일지는 막을 내렸지만, 인물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삶이 계속되는 한 삼 남매와 구씨는 행복과 불행 사이를 오가며 자신들만의 해방일지를 완성해나갈 것이다. 동시에 이 드라마를 만난 시청자들도 각자의 페이지를 써 내려갈 것이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행복하기 어려운 삶에서 잠시나마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준 나의 해방일지는 오래 기억될 인생 드라마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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