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마타 고사리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키우게 됐다. 전부터 키워보고 싶은 장미허브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장미허브 가격보다 배송료가 더 많아서 걍 몇 종류를 더 시키기로 했다. 전부터 보스턴 고사리가 예뻐보여서 고사리라는 이름만 보고 주문했는데 알고 보니 후마타 고사리였다.
주문을 해서 집에 온게 벌써 3개월쯤 됐다. 7월28일에 왔다. 3개월간 후마타 고사리를 키워본 썰을 풀어보려고 한다.
우선 후마타 고사리는 상록넉줄고사리, 거미발 혹은 토끼발 고사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거미의 다리를 연상케 하는 털 달린 뿌리줄기가 특징이다.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뛰어나고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이들도 쉽게 키울 수 있는 종이라고 한다. 겉으로 드러난 뿌리줄기가 뻗아가는 성질이 있다. 착생식물이라 바위나 고목에 붙여서 키울 수도 있다.
어차피 깊이감이 있는 화분이 필요하지 않을거 같아서 낮은 화분으로 선택했다. 분갈이를 할 때 털이 있는 뿌리 줄기가 흙에 덮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참고로 생각보다 뿌리 줄기가 혐오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다. 털 달린 거미 다리 같은 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물을 주고 났더니 흙이 가라앉아 버리면서 고사리 뿌리가 쥐고 있는 흙만 솟아 올라서 섬처럼 되어 버렸다. 뿌리 자체가 드러나지 않아서 저대로 두고 키우기로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났더니 뿌리 줄기가 본격적으로 옆으로 뻗어 나오기 시작했다. 뿌리 줄기를 자세히 보면 끝부분이 연녹색으로 되어 있다. 아마도 성장점과 같은 느낌일 거 같다. 그렇다고 뿌리 줄기가 훅훅 자라는 느낌은 아니다. 생각보다 성장이 더딘 편이었다.
다습한 기후에 적합한 고사리와 이끼가 어울릴 거 같아서 주변에 돌을 두르고 안쪽에 이끼를 심었다. 위에는 고사리의 푸릇함과 아래는 이끼의 푸릇함이 어우러지길 기대하면서... 하지만 결론적으로 실패했다. 아파트 베란다라는 특성상 건조한 편이다 보니까 이끼가 영 힘을 내지 못했다. 결국 이끼는 갈색이 되어 말라버린 느낌.
3개월 쯤 되니까 이제 완전히 자리 잡은 느낌이다. 생각보다 키우기가 어렵지 않았다. 직광이 비추지 않지만 그래도 햇빛을 볼 수 있는 반그늘 공간에 두고 키웠더니 늘 푸릇푸릇함이 유지 됐다.
참고로 물은 아침 저녁으로 분무기로 이끼가 심어져 있는 부분에 분무를 해주고 가끔씩 잎에 분무를 해줬다. 그렇게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고사리들이 축 처져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럴 때 화분에서 물이 빠질 정도로 물을 흠뻑 줬다. 그러니까 하루 지나서 위에 사진처럼 다시 생생해졌다.
3개월 정도 키워본 결과 아침 저녁 분무기로 분무를 해주고 직광만 피해주면 키우기가 어렵지 않았다. 10월 날씨가 밤에는 13도까지 떨어졌지만 아직까지는 큰 타격감이 없는 듯 한다. 대부분의 식물이 10도에서 5도 이하로 떨어질 쯤 실내로 피신 시키니까 이번 겨울을 지내보면 또 뭔가 후마타 고사리의 성격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이번 겨울을 나고 난 뒤에 후마타 고사리에 대해서 더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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